드라마는 원래 '행동의 모방'으로서, 이야기를 움직이는 행동의 전개라는 방식으로 관객 눈앞에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드라마의 시작 부분에서 극적 상황과 주요 등장인물들의 목표나 욕망이 주어졌으면, 그에 관한 사건들이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추어 박진감있게 전개되어야 한다. 시청자들에게 호기심과 기대감, 줄거리의 진행방향에 대한 예측 등을 불러일으키면서 극중 사건과 등장인물들에 몰입하게 하려면 생동감있는 인물성격 못지 않게 사건들이 갈등과 서스펜스를 일으키면서 전개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 인물들의 행위와 사건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고 리얼리티를 갖게 하려면 그것이 신빙성있는 동기로 강력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프랑스의 비평가 브룬티에르는 <劇의 法>이란 저서에서 드라마의 기본은 갈등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의 극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성취하기를 갈망하는 목적과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것을 방해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이 상극하는 두 힘(세력) 사이의 투쟁과 갈등이 바로 드라마의 기초가 된다고 했다.
갈등(Conflict), 투쟁(Strggle), 충돌(Collision)은 모두 같은 뜻으로 드라마는 바로 이 '만나고' '대립하고' '충돌하는' 갈등구조속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다.
따라서 갈등이 없는 곳엔 드라마도 없다.
동기(motive)
드라마의 시작부분에서 상황이 설정됐으면, 등장인물들의 행동(상황에 대한 대응)이 펼쳐지게 된다. 예컨대 조용한 마을에 무법자가 나타나 마을 사람을 살해하는 상황이 설정되면, 그 무법자를 몰아내고 마을에 평화와 질서를 가져오려는 일련의 행동이 잇따라야만 한다. 이처럼 동기는 등장인물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그런 말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이 이유가 분명하고 그럴듯해야만 우리는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공감하며 볼 수 있고 전개되는 사건들이 황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게 아니라 리얼리티를 가지게 된다. 줄거리가 왜 저렇게 전개되는가, 또 등장인물들은 왜 저런 행동과 반응을 하는가 하는 동기를 시청자에게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그 드라마가 시청자의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없다.
사건을 전개해나가고 등장인물을 묘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적절한 동기를 부여하고, 그 동기가 공감을 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로, 그 동기가 시청자에게 감정의 반응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셋째로, 그 동기는 필수적인 사건들을 이끌어내야만 한다.
동기를 크게 둘로 나누면 선한 동기와 악한 동기로 나눌 수 있다. 연극 [햄릿]에서 햄릿이 숙부를 살해하려는 동기는 아버지의 복수(아들로서의 의무)와 동시에 불의로 뒤덮인 덴마크에 정의와 질서를 회복(공동사회의 선을 위한 투쟁)하려는 선한 동기이다. 드라마의 주종을 이루는 수많은 '애정물'들은 사랑이라는 선한 동기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간다. 그런가 하면 [오델로]에 나오는 악인 이아고는 자신이 부관으로 승진못한 데 대한 앙심과 무어인에 대한 인종적 차별의식에서 오델로를 파멸의 길로 이끈다.
이아고나 혹은 권력욕으로 던컨왕을 죽인 멕베스 등은 악한 동기로 움직인 것이다. 이러한 예는 기둥 줄거리의 가장 큰 동기를 설명한 것이며, 이 동기에 의해 중심 사건들이 연속되면서 필수적인 사건들을 끌어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각각의 세부 장면에서도 역시 각각의 세부적 동기들이 인물들의 행위를 이끌어간다. 햄릿은 아버지의 유령으로부터 죽음의 진상을 듣고 나서 복수를 맹세하지만, 복수를 하기 위해 우선 미친 척 하기로 한다. 미친 척 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필리아를 만난 장면에서 여자의 정절을 비웃고 "수녀원에나 가라"고 모욕을 준다. 이 장면에서 햄릿이 미친척하는 행동은 '복수'라는 큰 동기에 의한 것이며, 음흉한 악당 왕에 대항하는 전략이므로 관객의 공감을 획득한다. 또 이 복수라는 큰 동기는 극이 끝날 때까지 사건들을 연속되게 하는 주 동인이며 필수적 사건들(주인공의 목표나 욕망의 성취 혹은 좌절에 관한 사건들)을 연결시킨다. 또 연인 오필리아에게 대하는 비논리적이면서도 논리를 갖고 있는 햄릿의 대사나 행동은 광기를 믿게 하기 위한 동기와, 어머니의 시동생과의 재혼 때문에 생긴 여성 전체에 대한 불신이라는 세부적 동기를 갖고 있다.
이처럼 동기는 주 동기와 세부적 동기들로 구분할 수 있으며, 동기의 결과로 후속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그것이 드라마적 플롯을 이룬다는 걸 알 수 있다.
갈등 (conflict)
19세기 독일의 연극학자이자 지금도 드라마의 플롯구조 분석과 작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구스타프 프라이타크는 "드라마의 본질은 갈등과 서스펜스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19세기 프랑스의 비평가 브룬티에르는 "드라마는 의지적 행동"을 다룬다고 하면서, 주인공은 그 실현을 위해 전력을 다해 투쟁하는 강력한 목표나 욕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드라마를 '행동의 모방'이라 정의한 바의 그 '행동'은 곧 목표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긴장이나 호기심, 극적 흥미를 이끌어가는 요인은 주인공과 상충하는 목표나 욕망을 가진 인물 혹은 대상과의 대립이다. 바로 이 대립이 갈등을 자아내는 것이며, 위기(주인공이 위험에 빠졌을 때혹은 목표의 좌절이 일어날 때마다 발생하는 것)와 긴장을 만들어내게 된다.
드라마 속에 나타나는 갈등구조는 크게 네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인간에 대항하는 인간 (개인과 개인의 대립. 개인과 집단의 대립)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갈등이다. 이중에서도 선인과 악인의 대립 구도는 매우 흔한 것이다. 그러나 노골적으로 선인과 악인을 대립시키는 갈등구조는 너무 많이 써먹어 낡은 것이 되었다. 선인이되 악의 요소도 가진, 즉 일방의 선인과 악인이되 매력과 나름의 타당성을 가진 일방의 악을 가진 인물 등의 창조가 필요하다. 또 '삼각관계' 플롯에서 한 이성을 두고 두 라이벌이 벌이는 애정 갈등구조 역시 흔한 것인데, 두 라이벌의 성격 대조가 뚜렷할수록 갈등이 선명하고 흥미가 높아진다.
2) 자연에 대항하는 인간 (천재지변. 불치병 등)
자연의 힘과 대항해서 싸우는 주인공의 불굴의 투쟁은 인간을 압도하는 자연의 거대한 위력과 신체적으론 나약하지만 인간의 위대성, 인간애를 보여주는 감동의 드라마가 될 수 있다. 엄청난 자연과 대항해서 벌이는 인간의 사투는 그야말로 장엄한 서사시가 된다. 그러므로 그 감동의 폭이나 스케일에 있어 인간들 사이의 갈등과는 격이 다른 장엄한 드라마가 되는 것이다. 영화 [허리케인] [노인과 바다][타이타닉], 드라마 [산] 등.
3) 사회에 대항하는 인간 (보수와 혁신. 세대간의 마찰 등)
자신을 둘러싼 불합리한 사회조직, 환경, 제도나 인습과의 투쟁은 강력한 사회성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4) 자기 자신에 대응하는 인간 (본능. 내면세계의 선과 악. 감정. 의지 등)
자신의 또하나의 자아, 혹은 내면의 자아, 또는 무의식과 갈등을 일으키는 구도는 강력한 심리드라마가 된다. 영화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싸이코] 등.
그러면 갈등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어떻게 지속시켜야 할 것인가.
갈등 곧 대립은 드라마의 전반부에서 빨리 시작되어야 한다. 상황 설명이나 배경 묘사에만 너무 시간을 많이 들이면서 본격적인 사건 시작에 뜸을 들이면 시청자의 관심을 계속 붙잡기 어렵다. 드라마는 영화나 소설, 연극과 달리 시청자가 인내력을 가지고 보지 않기 때문에 빨리 본격적인 사건과 갈등구조로 들어가야 한다. 등장인물들의 대립을 빨리 제시해야 시청자는 앞으로 벌어질 극적인 사건들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시청하게 된다. 갈등이 해결되면 자연히 시청자의 몰입과 관심은 떨어지게 된다.
대체로 시청자의 지속적 관심을 묶어 놓으려면 마지막까지 갈등을 유지해야 한다. 즉 계속 갈등들을 정점(꼭대기)을 향해 누적시켜 나가서 긴장을 유지하고, 정점인 클라이막스(전환점)에서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어야 할지, 해결방향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햄릿에서 레어티스와 결투를 하는 장면이 바로 정점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레어티스가 햄릿을 찌른 칼에 왕이 독을 칠해 놓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왕비는 결투를 보다가 긴장하여 햄릿을 먹이려던 독주를 마시고 절명하며 독을 넣은 사람이 클로디어스왕임을 밝힌다. 따라서 햄릿은 왕을 살해함으로써 복수를 이룬다.(갈등의 해결) 그러나 햄릿 역시 죽는다. (결말)
갈등을 벌이는 인물들은 주인공의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성격묘사의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예컨대 햄릿은 유령의 말을 듣고 복수하겠다고 결심하고서도 사색적이고 신중한 성격이기 때문에 유랑극단의 배우들로 하여금 비슷한 연극을 공연하게하여 숙부의 반응을 살펴 확증을 얻은 다음에야 복수를 실행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성질이 급하고 행동적인 레어티스(오필리어의 오빠)는 햄릿이 자기 아버지를 죽인 사실을 알자 즉각적으로 햄릿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1, 갈등의 의미
갈등(葛藤)이란 한자어를 보면, 칡나무와 등나무가 서로 얽히고 섥혀서 자라는 모양이다. 야산에 흔한 칡나무의 줄기는 그냥 곧은 줄기는 없다. 항상 제 줄기끼리 서로 얽히던가 다른 나무라도 얽혀서 뻗어나간다. 야외 휴게소나 쉼터에 흔히 있는 등나무 또한 그렇다.
갈등이란 사전적 의미는 ‘일이 까다롭게 뒤얽힘이며, 서로 불화하여 다툼을 의미’한다. 이런 뒤얽힘과 다툼은 드라마에서는 생명과 같다. 뒤얽힘이란 성격과 심리로 충분히 드라마 상에 표현될 수 있으며, 다툼이란 일종의 충돌(conflict)로써 사건을 통하여 표현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갈등은 성격과 심리를 그 저변에 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성격과 심리는 심리학적으로 이해되지만, 갈등은 사회학적으로 이해를 해야 한다. 심리학적 개념의 갈등은 드라마에서는 성격과 심리로 충분히 설명이 된다. 그래서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갈등은 사회학적 개념임을 유의해 주기 바란다.
갈등이 없다면, 드라마가 맥이 없다. 흔히 ‘맥없는 사람’이란 말을 한다. 중심이 없고, 재미도 없고, 별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드라마에서는 갈등이 없다면 더 이상 드라마를 끌고 갈 수가 없으며, 갈등의 끝은 곧 드라마의 끝인 것이다.
한편의 드라마에서 갈등은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갈등은 꾸준히 계속되어야 한다.
인간들의 갈등은 괴로운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에서의 갈등은 그 갈등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는 즐거운 것이다. 이 즐겁다는 것은 드라마가 계속된다는 것이며,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확 붙잡아 놓고 끝이 궁금해서 못견딜 그런 갈등을 잘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작가로서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을 것이다. 드라마의 구조는 갈등의 성립과 해결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2, 갈등의 사회학
드라마를 보는 묘미는 갈등을 발견하고, 그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을 지켜보는데 있다고 한다. 갈등도 단 하나의 갈등으로는 드라마의 재미가 떨어짐으로 여러 갈래의 갈등으로 늘어져서 결국 해결점에 이르게 하는 과정이 드라마의 기본 틀이다.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이제는 드라마의 처음부분만 보면, 어떠한 갈등이 벌어지겠구나 미리 짐작들을 하고, 쉽게 채널을 돌려버린다. 그래서 요즘의 드라마는 드라마가 갈등을 빨리 시작하고 빠르게 몇 갈래의 갈등으로 이어져 나간다. 다시 말하면,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바로 갈등 상황이 보여지고, 또 하나의 갈등상황이 벌어진다는 암시와 함께 처음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을 오랫동안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은 너무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하여, 갈등의 소재가 이미 고갈된 상황이라고도 한다. 즉,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거의 모든 갈등상황이 드라마로 보여졌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드라마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의 연속극인 sbs의<덕이>나 kbs의<꼭지>의 갈등은 이미 우리에겐 지나치게 친숙한 갈등이다. 하지만, 보는 이들은 늘 즐겁다고 한다. 갈등의 근본적인 것들은 그대로이지만, 새로운 인물과 색다른 상황으로 다시 포장되었기 때문이다.
갈등이란 것은 새로운 양상으로 인간들에게 잘 나타나지는 않는 법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갈등만해도 그렇다. 이미 드라마에서 나왔던 상황적 갈등이며, 선택적 갈등이 대부분이다. 이 말은 무리하게 특이한 갈등을 드라마로 쓰기보다는 평범한 갈등이라도 드라마로 이채롭게 잘 표현하라는 것이다.
공모전에 당선된 작품들의 경우를 보면, 특이한 갈등 구조의 이야기는 거의 없다. 모두가 익숙한 갈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작가가 구사할 갈등은 사회학 개념의 갈등을 밑바탕으로하면 된다. 사회학의 갈등은 “투쟁” “대립” “대조”의 의미다. 일정한 합의점이나 조화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예비과정인 것이다. 그리하여 갈등이 있는 곳에서만 행동은 지각이 있고 자의식을 갖는다고 사회학은 말하면서, 갈등이론은 주요하게 세갈래로 나뉜다.
①개인과 개인 ②개인과 집단(사회) ③집단과 집단. 이렇게 세 줄기를 축으로 나뉘어진 갈등 중에서도 가장 중심적인 개인의 갈등은 정신분석학적인 개념으로 이드, 자아, 초자아로 다시 나뉜다. 더 이상 언급한다는 것은 불필요하다. 우리의 연구는 드라마를 위한 갈등에 바쳐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론과 실 상황에 적용된 모습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3, 갈등의 설정
갈등은 표현이라는 의미보다는 설정이라는 의미가 제격이다. 갈등은 상황을 통하여, 대사나 인물의 성격을 통하여, 드라마 내내 표현되는 것이므로, 그 처음의 설정이 중요한 표현인 것이다.
드라마를 구성할 때, 작가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이 드라마를 갈등의 전개 과정만을 그리는데 치중할 것인가, 갈등의 해결방안을 찾는데 치중할 것인가 하고 말이다. 전자의 경우는 리얼리즘 계열의 작가이며 후자의 경우는 감상주의 작가가 될 것이다.
드라마는 갈등이 끝나야 끝이 난다. 그러므로, 드라마 작가는 리얼리즘과 감상주의가 복합된 작가여야 할 것이다. 갈등의 전개를 사실적으로 그려야 하며, 결말을 사실적이되 감상적 차원으로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다음은 갈등의 설정을 고전문학에서부터 살펴보겠다. 고전문학에서의 갈등은 거의가 다음 세 가지 형태로 설정되었다. 이 세 가지에서 벗어나면, 실험작이 되었던 것이다.
① 선악의 대결- 두 개인의 이야기로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의 본질적 갈등이다.
② 개인과 사회의 대립- 개인의 조직들과 사회적 조직체와의 대결로 주로 약한자와 강한자의 대립으로 보여진다.
③ 한 개인의 내면적 갈등으로 사랑과 의무감 또는 신념과 절망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으로 설정되어 결국 어느 하나를 택해야 하는 형태다.
이 세 가지 고전적 갈등의 설정은 “결혼 성공” 또는 “주인공의 죽음”등으로 쉽게 끝나고, 막을 내리기 일쑤다. 그러나 여기서 발전한 현대물의 갈등 설정은 좀 더 다양해 졌다. 고전의 세 가지를 기본으로 하면서 ①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의 대립 ② 낡은 것과 새것 사이의 마찰 ③ 있는 자와 없는 자 사이의 거리감 ④ 개성과 상식의 괴리감 ⑤ 개인과 인간의 조건, 존재와의 대결 등이 그런 다양하게 설정된 갈등의 형태들이다
*** 36가지 극적 국면 ***
드라마에 있어서 극적인 경우가 몇 차례나 있는지, 끝이 있는지, 없는지를 제일 먼저 생각해 낸 사람은 프랑스 사람 '제라두 도 네루바루'였다. 그는 24가지 극적 경우를 들었다. 그 다음으로 이탈리아 사람 '가루로 구찌'가 36경우설을 내세웠으나 구체적으로 전해지지는 않는다.
19세기말 프랑스 사람 '조르쥬 호르티'가 36설을 다시 세웠고 지금까지 많은 극작가들이 기본으로 공부하고 있다.
1. 탄원 : 탄원이란 호소, 진정, 요구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는 세가지 인물 요소가 생겨난다.
* 탄원을 하는 사람
* 탄원을 접수받고 있는 권력자
* 그것을 중간에서 조정하는 사람
2. 구제 : 구제란 의미는 구원과도 같다. 어떤 결정적인 절망과 포기속에서 누군가를 건져내고 희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 구제를 기다리고 있는 피해자
* 피해자를 누르고 있는 박해자
* 그를 구해 낼 수 있는 구제자
3. 복수에의 추적
* 다른 사람의 원한을 갚기위하여 쫓는 경우
* 스스로 복수를 위해 쫓는 경우
* 직업적으로 죄인을 쫓는 경우
4. 육친간의 복수 : 친계 가족간에 서로를 노리고 복수하는 경우
5. 도망 : 실질적인 도피. 심리적(양심)인 도주
6. 재난 : 불가항력적인 사회적, 개인적 재난
7. 잔혹 또는 불운의 밤 : 어떤 죄나 이유도 없이 타인들의 음모와 조작에 의해 불행을 겪게되는 갈등
8. 반항 : 어떤 절대적인 힘에 대하여 일어서서 맞서는 모반과 저항
9. 기도(대담한 기획) : 어떤 상황을 미리 기획하고 결정하는 단계
* 전쟁을 위한 기도
* 사투
* 쟁탈전을 위한 기도
10. 유괴
11. 미스터리(수수께끼) : 알 수 없는 의문의 사건에서 출발해 진실을 알아내는 형태. 흥미와 스릴, 궁금증과 게임의 근성, 긴장감을 유도
12. 획득 : 뭔가를 자신의 힘으로 싸워서 얻는 것
13. 육친간의 증오 : 복수와는 다른 그저 미워하고 있는 그 자체
14. 육친간의 다툼 : 증오가 심리적이고 오랜 세월의 결과로 쌓이고 빚어진 것이라면 육친간의 다툼은 다분히 외형적이고 계산적이며 영리한데서 기인
15. 살인적 간통 : 극한 행동을 전제로하는 무분별하고 탐욕적인 간통이 살인을 부른다는 상황을 전제로 함
16. 간통 : 간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일반적 논리에 대한 물음
17. 정신착란(발광) : 미친 사람에게는 이성이나 지성의 판단력이 있을 수 없다. 인물 자체보다도 미치게 된 배경이 더 중요하다.
18. 치명적 천려(얕은 생각) : 무지함, 어리석음, 무분별이 치명적인 상황으로 나타남
19. 모르고 범한 애욕의 죄 : 순수한 사랑이기보다는 육체적 관계에의한 결과까지를 의미. 문제는 그 이후의 증상이다.
20. 모르고 육친을 죽인다 : 드라마틱한 상황을 예로 든 상황설정
21. 이상을 향한 자기 희생 : 꿈의 목표이고 인생의 최대 목적인 이상을 향해 가는 집념과 고집
22. 육친을 위한 자기 희생 : 가족을 위해 자신의 생명, 사랑, 정조를 희생하는 경우
23. 정욕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 결과적으로 재산, 가족, 명예, 생명까지 잃게되는 애욕의 결과
24. 사랑하는 사람을 희생시킨다 : 절대적인 필연성이 없이는 설득력이 없는 희생. 가족관계나 주종관계로 표현된다.
25. 우자(愚者)와 열자(劣者)와의 다툼 : 강한자와 약한자의 싸움
26. 애욕의 죄 : 근친상간, 동성애의 경우
27. 사랑하는 자의 불명예를 안다 : 애정, 신앙, 사회, 가족적 사랑속에 알게되는 믿었던 사람의 불명예
28. 사랑의 장애 : 신분상의 차이, 가족간의 반대, 빈부의 격차, 학력의 차이 등으로 인한 남녀간의 사랑에 끼어드는 장애
29. 적과의 사랑
30. 야심(야망) : 이상과도 흡사한 야망은 존귀한 목표가 아니라 개인적인 영광이나 투지, 출세에 대한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 파고는 높고 거친 역경의 계속일 수 밖에 없다.
31. 신과의 대결(싸움) : 인간이 철두철미한 좌절과 절망에 몰렸을 때 구원을 외치다가 돌변하여 저주하며 저항하는 것과 구도자들의 절규에서 쏟아지는 원성을 들 수 있다.
32. 잘못된 질투 : 질투는 늘 혼자서 일으키고, 혼자서 상상하고, 혼자서 결론을 내리고 의심과 미움이란 형태를 만들어 낸다.
33. 잘못된 판단 : 곧 오해를 지칭한다.
34. 뉘우침(회한) : 자신의 죄에 대한 반성은 드라마 상에 상당한 변수를 유발한다.
35. 잊은 자의 발견 : 극의 촉매제로 혹은 배경 스토리의 고리로서 사용
36. 사랑하는 자를 잊는다 : 버린다, 사라진다라는 것과는 다른 뜻으로 구원과 휴식의 길로서 잊음을 의미
서스펜스 (suspense)
드라마의 사건 연결의 원칙은 일단 극의 상황과 목적이 주어졌으면, 지지부진하게 딴 얘길 하는 등 자꾸만 지연시키면서 에돌아 가는 게 아니라, 결말 장면까지 신속하게 사건들이 전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 에피소드들은 모두 극적 상황을 진전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연속극이나 일일극 등 긴 호흡의 드라마는 여러 이야기와 여러 등장인물들 묘사로 자꾸 가지를 뻗어나가며 진행되지만 단막극은 동심원을 가장 내부의 중심을 향해 그려나가듯 큰 원에서 점차 작은 원으로 사건과 스토리가 집중되다가 마지막으로 돌이 처음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고 고요한 감동으로 끝나야 한다.
이처럼 드라마의 사건들의 연속성과 전진적 이동은 바로 시간의 연속성(흐름)과 관련이 있다. 극의 시간과 사건은 현재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과거 사건이 들어오는 경우 현재를 설명해주거나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한해서이다. 어떤 극적 상황이 주어지고 나서, 중심인물들은 자신의 목표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을 해나가는 것이 플롯을 이룬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인물들간의 서로 상충되는 목표나 욕망, 성격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고, 주인공이 대립하는 인물이나 대상에 부딪쳐 위기에 처할 때마다 긴장이 일어난다. 이러한 사건들의 연속은 '다음엔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것인가' 또 '이런 사실을 알고난 인물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하는 식으로 다음 사건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 예측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다음 사건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 서스펜스이다.
서스펜스를 만드는 방법은 대체로 5가지가 있다. 또 이 5가지 방법은 한 드라마에서 몇가지가 섞여 사용되기도 한다.
1. 수수께끼와 의외성
시청자의 호기심을 유발하기 위해선 어떤 수수께끼나 궁금증, 속임수를 제시한다. 추리극이나 수사극에서 이 방법을 흔히 쓰는데, 이때 주의할 것은 도입부에서 너무 일찍 정보를 주어 다음 사건을 시청자가 쉽게 예측하게 하고 만다든지 또는 너무 정보를 주지 않아 앞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을 이해하지 못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흔히 아가사 크리스티의 영화 등에서는 범인이 누구인가 하는 수수께끼를 던지고,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혐의를 두게 만든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거의 혐의를 두지 않았던 의외의 인물이 마침내 범인으로 밝혀진다.
2. 시청자에겐 진실을 알려주지만 등장인물들은 모르는 경우
[오이디푸스왕]은 관객들이 다 오이디푸스가 자신이 찾는 범인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모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선왕의 살해범이 누구인가를 찾는 이야기구조는 추리극을 닮아 있다. 관객들은 범인이 누구인지 빤히 알고 있었지만 이 극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자신의 운명이나 진정한 정체를 모르는 등장인물이 벌이는 행동을 보면서 연민과 공포를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등장인물들이 모르는 진실을 시청자에게 미리 알려주고서, 진실을 모르는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행동은 시청자에게 전능적 시선을 가진 즐거움과 동시에 등장인물의 미궁을 헤매는 행동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정을 유발하여 더욱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3. 예측과 실현
시청자는 드라마를 보면서 인물들의 관계와 인물들의 운명, 다음에 일어날 사건 등을 나름대로 예측한다. 즉 직관, 추측, 예견 등에 의한 추리인데, 이는 단순한 호기심과는 다르다. 이러한 예측이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놀라움을 주는 반전으로 처리될 때 매우 흥미가 높아진다.
고대극에서는 전통적으로 '예언과 실현', '맹세' 등의 서스펜스를 사용했고(먼저 예언이 제시된다. 그러면 그 예언이 과연 성취될 것인가, 또 예언이 성취되면 인물들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근대 이후에는 '꿈' '전조' '환상' '예감' 등이 사용된다.
4. 복선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복선에 있다" 라는 말이 있다. 잘 짜여진 플롯은 정교한 복선을 사용한다. 복선은 관객이 알아채지는 못할 정도로 교묘하게 암시를 던지고, 나중에 그것들이 하나하나 실현되게 하는 방법이다. 사건들이나 인물들의 등퇴장, 성격과 사건들의 관계 등도 반드시 그럴듯한 이유가 있어 일어난다는 느낌을 부여하게 되고, 플롯이 논리적으로 꽉짜인 느낌을 주게 된다.
5. 감정의 고조와 공감
사실 긴장이나 서스펜스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지간에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드라마의 초점이 등장인물에 있다는 점이다. 등장인물에게 닥치는 모든 사건들, 그들이 갈등을 벌여 나가는 줄거리는 결국 등장인물과 관객과의 일체감이 만들어지도록 짜여져야 하는 것이다. 등장인물이 매력있고 깊이있고 생생하게 창조되고 그들의 동기가 호소력이 있다면, 등장인물이 눈물을 흘릴 때 시청자 역시 눈물을 흘리게 되고, 행복해 할 때 같이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다음 사건을 어떻게 짜고 어떻게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할 것인가 하는 서스펜스의 문제는 결국 등장인물의 감정이 어떻게 정점을 향해 고조되는가와, 등장인물과 시청자를 하나로 묶는 공감의 형성의 문제이다.
서스팬스/위기/절정/결말
드라마의 구성 요소 중 전개는 사건을 중심으로 하고 주제를 명시하는 곳으로 이 부분에서 작품의 질이 결정된다. 양적으로 드라마의 태반은 전개부에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기교, 다시 말하면 복선이나 생략, 장면전환 등의 기교에 가장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하는 곳이다.
☞드라마의 전개 방식
서스펜스(suspense) - 극적 긴장감을 말한다.
위기(危機) - 위험한 고비나 경우
절정(climax) -사건의 발전이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부분.
결말(結末) - 드라마의 끝부분
플라이다크의 '희곡론'을 보면 구성을 <3부 5단설>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도표화 해 보면 아래와 같다.
발 단 -- 프롤로그
-- 도입부
전 개 -- 1차 위기
-- 2차 위기
-- 클라이맥스
-- 반전
결 말
옛 이론이지만, 현대 드라마 이론으로도 가장 설명하기에 무리 없는 구성에 관한 이론이다.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면서 우선 구성을 위한 몇가지 사전 선택을 해야 한다 .
구성을 위한 형식
극본의 작업에 임하면서 일단 기본형식을 결정해야 한다. 극본의 기본 형식은 다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단선형식인데, 하나의 사건이 종결까지 일정하게 같은 성질과 원인으로 발전하며 진행되어 나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원인 설정이 있고 사건이 따르며, 그 사건에 인물들의 행동이 있고, 결국은 의문에 대한 해답이 나오는 식의 형식이다. 단막극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형식이며, 시청자가 무리없이 이해가능한 형식의 드라마다. 이 단선형식에서는 주인공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거의 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둘째는 복합형식인데, 두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사건이 부딪쳐 갈등이 조성되어 발전한다. 이 형식으로 구성이 되면, 많은 상황과 많은 사건을 다룰 수 있다. 흔히 연속극에서 많이 사용하며, 영화 시나리오의 경우도 거의 복합형식을 따르고 있다. 이 복합형식에서 주인공의 역할은 5-60% 비중이 되며, 제2,3의 인물이 상당한 역할을 한다.
복합형식을 단막극에 적용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많은 사건과 상황이 등장하므로,자칫 이야기가 분열될 우려가 있다. 복합적인 상황이나 사건들은 모두 핵심 사건을 돕는 사건이어야 하며, 주제와 연관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
구성의 전개방식
형식 중에서 하나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구성의 전개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즉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 또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로 나뉜다.
먼저 점진법이다. 이것은 하나의 배경,상황등을 설명해 나가면서 잔잔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첫씬에서 어느 아름다운 강이 보인다. 그 강 위를 떠가는 나룻배가 한 척 보인다. 그 나룻배에 두 사람이 앉아 있다. 그들의 조용한 대화가 들린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다음은 돌출법이다. 돌출이란 갑자기 튀어나온다는 뜻이다. 상황을 잠시잠깐 보여주면서 바로 사건이 터져 나온다. 그러므로 사건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 방식이다. 요즘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전개방식이다. 첫씬에서 강물 위에 나룻배가 보인다. 사람하나가 강물에 빠졌다. 그는 수영을 못한다. 살려달라고 한다. 그러나 나룻배에 앉아 있는 사람은 살려주지 않는다. 빠진 사람은 어떻게 그 강에서 나오게 될까.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식이다.
마지막으로 타이틀과 나래이션법이다.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상황적 장면에 자막이나 해설이 나오는 것이다. 타이틀법은 강을 배경으로 하고 자막으로 '사건 당일....'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나래이션법은 강을 배경으로 "이 강에서는 언제 무슨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은....."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주로 사극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들이다.
드라마의 시작, 발단부
드라마의 발단부분은 극본의 처음부터 9-10개의 씬까지이다. 이 부분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대부분 이 부분을 읽어보면, 작품의 성격을 가늠하는 것이며, 작가의 역량 또는 작가의 드라마트루기 정도를 모두 알아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의 절대절명의 2대 원칙이 있다.
1> 3분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2> 6분 이내에 기본 사건과 주요인물이 소개되어야 한다.
이처럼 아주 절박한 부분이기도 하며, 작가로서의 주도면밀한 구성력을 남김없이 보여주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처음 장면은 드라마의 앞날에 중요한 출발점이므로 작가의 각별한 흔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퍼스트 씬
드라마가 시작되는 퍼스트 씬의 핵심은 매력과 충격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곧 관심을 얻기에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장소,인물을 명확하게 소개하되, 가장 적절하고 매력 있는 씬부터 드라마가 시작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관심을 끈다는 것은 무리가 없고 자연스럽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 원칙아래 매력이 넘쳐야 한다는 것이다.
매력은 여러 가지 형태로 보여질 수 있다. 먼저 인물에 관계한 매력이다. 주인공으로 대통령이 나온다던가 전과 10범의 범죄자가 나온다던가 하는 식으로 인물 설정의 매력이 있고, 인물의 괴상한 행동에 의한 매력도 있다. 또한 장소에 관한 매력이 있다. 암바위 위에 매달려 있는 사람에 관한 장면부터 시작한다면, 암바위가 있는 장소는 분명 매력적인 장소다. 그리고 의문을 일으킬 만한 것도 충분히 매력이 있다. 사람들은 의문탐구의 본능이 있으므로 어떤 의문스러운 것을 보여주는 것은 대단한 매력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매력적인 시작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사건이 뒤따라야 한다.
사건의 제시
싸움판이 있으면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서서 보기 마련이다. 드라마의 사건제시는 그런 싸움판과도 같다.
드라마의 경우, 그 싸움(사건)을 중간부터 설명하느냐 혹은 단순 암시만 하느냐 아니면 그 싸움과는 무관하지만 싸움이 될 만한 꼬리 하나부터 제시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는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서 결정할 일이다. 나아가서 심리적,의문적,묵시적,충격적으로 사건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소재의 성격에 따라서 결정할 일이다.
발단부에서는 사건의 제시는 필수이며, 작가가 가장 염두해 두어야 할 점은 그러한 사건제시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관심을 얻기 위해서 억지로 줄거리 한토막을 툭 던져놓는 식은 절대금물이다.
프롤로그
공모당선작들을 보면, 퍼스트 씬부터 사건이나 주인공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프롤로그를 사용한 경우가 있다. 프롤로그는 그 작품 전체와는 격리된 별개의 장면이지만 작품 전체를 어느정도 알 수 있게 타이틀이 뜨기 전에 귀뜸해주는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혹은 앞으로의 극본이 지루하게 전개됨으로 첫 장면에서 나중에 나오게 될 쇼킹한 장면을 미리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살인이 있던 날 밤, 그 살인의 과정을 처음부터 지루하게 보이기 전에, 프롤로그에 천둥번개치는 밤 풍경을 보여준다. 그리고 살인에 착수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프롤로그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임진왜란의 전투씬 한 장면이 프롤로그로 보여진다. 그리고 타이틀이 있고, 다음 장면부터는 조선시대 도성안의 풍경이다. 이런 식의 구성이라면, 시대적 배경을 프롤로그만 보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질 지라르는 그의 '연극이란 무엇인가'에서 '프롤로그는 작품 전체가 일관성이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보여 주거나 아니면 작품 전체와 대화를 나눈다'라고 그 의미를 정의내리고 있다. 가장 타당한 정의이다.
한편, 프롤로그는 작품을 한층 고급화(?)시키기도 한다. 어떤 의미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아래 예문을 보기로 하자. <새들처럼>이란 극본이다.
S#1. 프롤로그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날으고 있는 새들.
S#2. 창살(타이틀)
화면에 꽉찬 창살 밖으로 새가 날아가고, 서서히 어두어지면서
타이틀 "새들처럼"이 쓰여진다.
S#3. 교도소 감방 안(밤)
좁은 방안에 앉아 있는 죄수........
위 예문의 경우, 프롤로그라는 하나의 장면이 앞으로 어떻게 드라마에서 연결이 될까 자못 궁금해 진다. 죄수가 탈출을 꿈꾸게 되는지 아니면, 죄수가 옛날의 자유롭던 시절을 회상하게 되는지....
프롤로그를 이런 식으로 잘 활용해 보기 바란다. 최근 드라마 극본 공모 당선작들의 퍼스트 씬을 보면, 유독 프롤로그가 많다. 읽어보고, 그 프롤로그가 작품 전체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파악해 보기를 바란다.
아방 타이틀
드라마가 시작되면서 처음 서너 장면이 계속된다. 그 후에 타이틀이 뜨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도입부를 흔히 아방 타이틀(avan title)이라고 한다. 타이틀이 나오기 전에 사건이나 관심을 살 만한 장면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는 데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타이틀 전과 후의 장면은 서로 필연성이 있어야 한다는데 주의를 해야 한다.
전개부의 곡선
전개부분은 여러개의 곡선과도 같다. 곡선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듯 이야기의 흐름 또한 그래야 한다. 즉 리듬을 타야 한다는 것이다. 긴장이 있고 긴장 완화가 있고, 더 강한 긴장이 있고...
이 전개부분은 긴장과 스릴이 만들어지는 부분이며, 소개되지 않았던 인물들이 이 과정에서 모두 소개되는 부분이며, 중요한 사건의 복선들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겠다.
전개의 마술-장면전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것은 씬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나가는 것이다. 즉 매끄러운 장면전환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면전환시 주의할 점은 주인공만 계속해서 나오는 것은 지루하므로, 인물의 전환 또한 적절히 생각해야 하며, 장면의 앞과 뒤를 충분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면의 앞은 현재 보이는 상황이다. 장면의 뒤는 감추어진 상황으로 아직은 보이지 않는 장면이다. 장면의 앞, 현재의 씬에서는 바람끼 있는 남자의 정사씬이 펼쳐지고 있다. 다음 장면은 그 남자의 가정집에서 부인의 모습이 보여진다. 그렇다면 부인의 모습은 장면의 뒤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앞과 뒤를 적절히 활용하면 이야기의 전개는 훨씬 재미있어 질 것이다.
그러나, 장면전환 그리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가장 크고 확실한 것은 다음 의 것들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①사건 ②상황과 성격 및 행동 ③ 비밀 ④ 복선
사건은 살인을 말한다.
상황과 성격,행동은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될 것이다. 혹은 누군가가 살인을 하라고 시켰던 이유와 그 시킴에 따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될 것이다.
비밀은 숨겨진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두 종류의 비밀이 있다. 시청자는 모르고 오직 살인자만이 아는 비밀이다. 그래야 긴장이 더해간다. 또 한가지는 살인자는 모르나 시청자는 아는 비밀이다. 살인자에게 살인을 주문한 사람이 자신의 속셈을 이미 시청자들에게 알려주었다. 이 사실을 살인자는 모르고 있다.
복선은 지뢰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밟으면 터지는 지뢰다. 이 지뢰에 관해서는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다.
1. 서스펜스(suspense)
불안한 상태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상황 따위를 나타내는 말로서 일반적으로 추리극, 첩보극, 활극, 모험극, 공포극 등을 통칭 서스펜스 드라마라고도 한다.
그러나 실은 멜로드라마나 홈드라마는 물론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모든 드라마는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바로 이 서스펜스를 적절히 이용함으로써 극적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 서스펜스의 테크닉
■긴장과 이완을 교묘히 배합하면서 철저하게 계산된 플롯에 의해서 시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로 스토리를 엮어 나가야 한다.
■이완없이 계속되는 서스펜스는 시청자의 신경을 지치게 한다.
■마치 연을 날릴 때처럼 '감고 풀고'를 되풀이하면서 극의 절정까지 서스 펜스를 몰고 올라가야 한다.
(2) 서스펜스를 만들어 가는 방법
우연의 남발을 자주하면 드라마의 질이 떨어진다. 서스펜스는 당위성 있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① 호기심을 통한 서스펜스
시청자의 연민을 불러일으키거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 반드시 등장하는
인물이 시청자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캐릭터이어야 한다.
주인공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② 공포를 통한 서스펜스
공포를 통해 극적 긴장감을 더한다. 심리적 불안으로 인하여 서스펜스는 한층 높아진다.
풍부한 변화와 복잡화로 드라마를 전개시켜 나가되 확실한 해답은 결말부분에 제시한다.
③ 예견을 통한 서스펜스
앞으로 일어날 불행에 대해서 사전에 약간의 힌트를 줌으로써 극적 긴장감을 조성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전쟁에 출정하는 군대의 열병식 도중 군기가 부러진다면 관객은 그 부대가 패하리라는 것을 예감하게 되고 거기에 속한 주인공의 운명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④ 공감을 통한 서스펜스
시청자의 공감을 받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다.
등장인물은 시청자와 교감할 수 있어야 하며, 공감대를 형성할수록 극적 긴장감은 높아진다.
(3) 서스펜스를 만들기 위해 지양해야 할 것
① 전혀 관계가 없는 대사나 덜 중요한 대사, 아주 긴 대사는 사용하지 않는 다.
② 아름다움을 위한 배경을 설정하면 안 된다.
③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는다.
복선-잘못하면 터진다
복선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슬며시 암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복선이 없다면 나중에 사건의 결과를 설명해줘야 하는 지루함이 있다. 그래서 미리 보여주는 것이며, 사건의 결과에 대한 납득의 사전절차인 것이다.
복선은 사건의 계기를 은근히 보여주어야 한다. 너무 확실하면 탄로나고, 너무 은밀하면 시청자가 이해를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사실 지뢰를 묻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군대를 다녀온 분들은 지뢰 제거는 혹 해보셨을지 몰라도 거의가 지뢰를 매설해 보지는 않았으리라. 위험하니까가 그 이유다. 드라마극본에서도 복선 작업은 위험하다. 요즘 시청자들이 너무 약삭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치와 문제점을 잘 알면 어느 정도 눈속임에는 용이하다.
복선의 위치
복선의 최적의 위치는 '발단부의 끝이나 전개부의 초반이 좋다'(이환경 著 TV드라마작법. P394. 청하, 99년) 이 위치에 복선을 삽입하는 것은 전개부 동안에 시청자들이 쉽게 잊어버리고 뒤에 가서 놀라라는 것이다.
복선의 위치는 시청자가 눈치 못채게 은밀하게 제시되었다가 잊혀져야 한다. 그리고 중반이나 결말부에서 터져야 한다. 복선의 역할이 드라마를 급진전 또는 의외의 상황연출과 새로운 반전의 계기가 되어야 함으로 적당한 자리라는 것이 쉽게 잊혀질 위치가 되어야 하는 것이며, 사건의 제시부와 거의 같은 위치가 되어야 한다.
복선의 문제점
① 복선을 감추려는 의도가 지나치면 작가 혼자만 알고 시청자는 모르게 된다. 이것은 복선이 아니라 비밀이 될 수 있다. 복선은 명확하게 기억하게 하되, 암시적인 힌트정도의 가벼운 것이어야 한다.
② 복선의 대사,행동,상황은 어울림이 있어야 한다. 드라마의 전개상으로 크게 어색하지 않다면 되지만, 복선의 씬이 불필요한 씬으로 보인다면 안 될 것이다.
생략의 미학
드라마 전체 비중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전개부에서는 장면의 중복, 상황의 중복등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과감한 생략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생략은 긴장을 조절하고, 중복되는 의미와 비슷한 상황은 통일시키며, 시간과 공간을 절약하고, 대사와 지문을 압축하는데 있음을 숙지하기 바란다.
위기와 클라이맥스
국어 교과서에서 가장 많이 들어왔던 말들이다.
그동안의 사건과 행동...은 모두 이곳에 집중된다.
터질 것은 다 터진다.
위기는 터지기 일보 직전의 급박한 상황이며 클라이맥스는 기어코 터져버린 상황이 될 것이다. 난데 없는 교통사고, 가스폭발,다리붕괴등은 위기나 클라이맥스는 아니다. 그동안 극본의 전개에서 대립되고 갈등되었던 것들이 폭발되어야 한다. 드라마의 가장 좋은 클라이맥스적 폭발은 증폭된 인간 의지에의 대립이 하나의 사건으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그 동안 등장했던 인물들을 가능한 한군데에 모아야 한다. 예를 들면, 모든 형제들이 하나씩 다 등장했다가 나중에 부친위독이라는 소식에 한집에 모두 모이는 것처럼 최고조의 상황을 만들라는 것이다. 최고조의 상황에서는 반드시 갈등은 폭발하게 되어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극본을 읽으면서 어느 부분이 클라이맥스인가를 꼭 평가해 보기를 바란다. 그 보다 더 좋은 공부가 없을 것이다.)
2. 위기(危機)
1) 1차 위기
발단부에서 시작과 동시에 사건의 문을 열었으면 1차 위기(압점)에서는 이 사건의 여러 파상들이 일단의 집합점으로 모아져야 한다. 위기가 모아진다는 것은 긴장과 스릴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
① 우연의 남발 또는 필연적 과정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
② 신(scene) 하나하나도 잘 챙겨서 확인해야 한다. 한 신이 너무 지루하지 않은지 살펴야 한다.
2) 2차 위기
사건이 일차적 긴장과 위기를 경험했다면 빨리 다음 압점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바로 2차 위기, 두 번째 압점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은 본능적으로 운명과 사건을 찾아 자꾸만 파고들어 가게 되어 있다. 어떤 계기에 의해 사건이 터지고 그것이 첫 번째 위기로 몰리고(1차 압점) 이어서 좀더 확실하게 코너로 몰려 안타깝게 되는 지점이 여기 두 번째 압점인 것이다.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기 전까지 두 세 번, 많게는 네 번 정도의 위기를 거듭 반복하게 되는데 그 위기들은 '소압점'이라 하여 드라마의 본격적인 흥미와 긴장, 재미를 확인하는 요소로써 좋은 징검다리 역을 감당하게 된다.
반전
드라마를 고급화시키는 마지막 핵심 장치가 반전이다.
반전은 형세가 뒤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반전으로 드라마의 구성이나 테마가 뒤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의 흐름에 확신을 갖고, '이제 어떻게 끝날 것이다'하고 믿고 있는 시청자들의 믿음을 뒤엎어 놓는 것이다. 그 뒤엎어진 상황에는 '아, 그랬었구나!'하고 시청자가 탄복할 만한 복선들이 앞에 놓여 있어야 한다.
<정부>라는 KBS의 추리물을 예로 들어보자. 아내 있는 남자가 정부와 결혼하기 위해서 아내를 죽인다. 그러나 남자는 정부와 썩 행복하지는 않는다. 고민한다. 그리고 옛 아내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죽는다. 남자의 장례식장에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내와 정부는 서로 보험금을 나누고 있다. 보험금을 나누는 장면이 상당한 반전이다. 그동안 시청자들의 믿음을 완전히 뒤엎어 놓은 것이다.
반전은 작가가 시청자와 즐기는 일종의 두뇌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뇌게임에서 작가가 질 수는 없다. 지지 않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 밖에 없다.
3. 클라이맥스(절정:climax)
클라이맥스는 드라마의 정점(頂點)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지금까지 전개되어 온 갈등과 위기의 상황들은 모두 이 클라이맥스를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작가는 클라이맥스를 통하여 자신이 의도하는 바의 주장이나 사상 즉 테마(主劑)를 극명하게 부각시켜야 한다.
(1) 반전
대부분의 사람들은 클라이맥스가 끝나면 드라마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반전은 드라마의 전반부에 있을 수 있지만 그 참맛은 다 폭발해 버린 클라이맥스 이후에 복병처럼 나타나는 데 있다.
결정적으로 모든 것이 종합되고 정리된 것들을 한꺼번에 방향을 바꾸어 버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점을 제2의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다.
반전은 구성의 정교한 테크닉의 하나이다. 반전을 쓰기 위해선 반드시 복선이 필요하고 그 복선은 아주 자연스럽게 처리되어 감추어졌다가 반전 부분에서 이어져야 한다.
(2) 복선
복선은 언젠가 나타날 사건을 풀거나 납득시키기 위해서 비밀리에 묻어 두는 이야기의 장치이다. 이 복선으로 인해서 드라마의 내용이 급진전하기도 하고,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며 그때까지 끌어왔던 내용이 새롭게 반전되기도 한다.
《복선의 위치》
① 복선은 극히 자연스럽게 제시되었다가 다른 분위기나 내용 속에서 잊혀 진 체 숨어 있어야 한다.
중요한 복선은 어디까지나 은밀하고 시청자가 가급적 눈치채지 않게 배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② 복선에 의한 결과는 위치상으로 전반부, 그것도 발단부의 끝이나 전개부의 초기에 설치되어야 한다.
복선에 의한 결과는 항상 중반부 이후나 결말 가까이에서 터져 나오기 때문에 시청자가 쉽게 잊어버리고 뒤에 가서 놀라게 된다.
③ 복선을 감추려는 의도가 지나쳐 작가 혼자서만 알고 시청자가 감지하지 못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되도록 명확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해주되, 그 부분은 극히 평범하면서도 암시적으로 힌트를 주듯이 가볍게 지나쳐야 한다.
④ 복선을 삽입했으면 설치한 지점과 터트릴 지점 사이의 시간적, 공간적 거리감을 알맞게 조정해야 한다.
라스트씬
드라마의 라스트씬은 테마를 뚜렷하게 새기는 부분이기도 하며, 여운을 남기는 부분이기도 하며, 연속극의 경우는 다음 시간이 기대되는 부분이기도 한다.
영화는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라스트씬에 여운을 남기는 장면을 주로 쓴다. 그러나 공감을 나누는 것이 더 큰 목적인 드라마의 경우에는 테마의 확인 시간이 주를 이룬다.
4. 결말(結末)
(1) 행복한 결말(happy ending)
행복하게 끝맺는 것으로 외형상으로 사업에 성공한다든가 원하는 것을 얻었다든가, 결혼이나 연애를 성취했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여러 가지 갈등과 고통을 딛고 얻어내는 값진 것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행복의 극적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피엔딩은 비극과 수난 끝에 얻어지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행복한 결말의 예≫
■외형적인 행복 외에 내면적인 해피엔딩
: 육체적으로는 부서지고, 상처받고, 쓰러져 피폐하지만 마음은 더없이 행복하게 결말짓는 경우
■헌신적인 모성애라든가, 불치의 병을 가징 연인이 사랑을 위하여 마지막 헌신을 남기며 기쁘게 죽어가는 것
※ 해피엔딩을 결정했다고 해서 이야기를 일부러 싱겁고 밝게만 끌어낸다든가, 꼭 필요한 운명과 비극적 요소들을 감정상 배제하면 안 된다.
어디까지나 감정을 충분하게 살려 주면서 필연성을 찾아내 유도하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불행한 결말(unhappy ending)
세 가지 엔딩의 유형 중에서 가장 흥미 있고 관심과 여운을 끄는 결말이다. 사람들은 웃고 즐겁게 끝나는 것보다 울며 비극적으로 끝나는 운명에 더 미련과 여운을 갖는 속성이 있다.
주인공이 불행하게 끝나는 경우는 그에 합당한 운명이 주어지기 마련인데 그 운명의 모습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 외면적 불행
겉으로 드러나는 파멸의 모습이다. 신분과 명예, 돈과 사랑을 송두리째 잃고 비참하게 쓰러져 가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해당 인물의 신분과 명예가 높을수록 극적 흥미도 따라서 고조된다.
행복과 불행은 외형적인 모습만은 아니다. 어떤 드라마의 결말이 돈과 명예를 잃는 사람의 불행한 모습으로 끝났는데도, 해피엔딩이 될 수 있다. 불행한 사람이 그래도 마음에는 소중한 것을 얻어서 심리적으로 기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피엔딩과 언해피엔딩을 사용할 경우 외형적인 모습에 집착하지 말고 내면적인 불행인가 행복인가도 충분히 고려를 해야 한다. 야망을 위해서 가족과 친구를 다 버린 남자가 결국 성공한 모습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지만 사실은 심리적 불행으로 언해피엔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내면적 운명
심리적인 파멸을 의미한다. 겉으로는 부귀와 명예, 사랑을 손에 쥔 듯하지만 실제로 그에게 남은 것은 상처와 자책감, 상실감뿐이다.
ex) 돈 때문에 연인을 버리고 평생 죄책감에 빠져 사는 여인
야망의 성취를 위해 양심을 버리고 정상에 선 젊은이의 허망한 승리
▒ 내외면적 운명
외형적인 면과 심리적인 면 모두가 불행으로 떨어지는 경우이다.
효과적인 면에서는 외면적이든 내면적이든 어느 한 쪽이 파멸 당한 사례보다 실질적 감응이 적을 수 있다.
ex) 사랑의 배신과 좌절
절망에 의해 모든 것을 잃고 아편 중독자가 된 창녀
믿었던 친구로부터 배신당해 명예와 재산과 가족을 잃고 복수의 화신이 되어버린 사내
(3) 알 수 없는 미해결의 결말
작가가 일부러 끝을 맺지 않고
의외의 결말이기도 하며, 결말을 시청자에게 맡기기도 한다. '그는 죽었는가 사라졌는가..'를 시청자들이 판단하다라는 주문이다. 작가와 시청자가 함께 생각해 보자는 표현이기도 하다.
※ 시청자들로 하여금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시청자의 상상이 가능한 의문부를 던져야지 애매하거나 정말 뭔지 모를 의문스러운 결말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감동적인 last scene의 구성 방법>
① 간결해야한다.
② 여운을 남겨야 한다. (시청자의 가슴속에 남아있도록 first scene 못지 않게 중요하다.)
③ 감동적인 last scene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 나온 단편소설, 비디오, 영화, 연극 등을 많이 보고 읽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key point
드라마의 전개방식: 서스펜스→위기 →절정(클라이맥스) →결말
※ 결말은 클라이맥스와 반전으로 내려와서 시청자에게 의외성, 즉 전혀 시청자가 예측하지 않은 결말을 선사해야만 시청자에게 경이로움과 감동, 신선함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