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사의 함정 - 중국인 연간 25만명 자살

[이재운1045]

신문 기사의 함정

우선 이 기사를 보고 뒤에서.....

- 중국, 연간 25만명 자살

연합뉴스

2009.09.04 14:40

청장년층, 자살이 사망원인 1위

중국은 연간 225만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그중 25만명이 자살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타와 후이룽관(回龍觀)병원 임상유행병학연구실이 공동 조사한 결과로는 중국의 자살률은 10만분의 22.23이며 자살은 이미 중국의 제5대 사망원인이 됐다고 중경만보(重慶晩報)가 4일 보도했다.

덩샤오훙(鄧小虹) 베이징위생국 부국장은 중국은 자살률이 높은 국가라고 털어놓고 특히 자살은 15-34살의 청장년의 사망원인 중 1위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살인구는 전국 사망자의 3.6%를 차지하고 전 세계 자살사망자의 3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높고 계절별로는 봄철이 가장 높았다. 또 작년 하반기 시작된 세계금융위기 탓에 청년 자살자가 늘어났다.

<해설과 비판>

13억 인구 중 25만 명이 자살하는 게 얼마나 심각한지 알려면 다른 나라와 비교를 해봐야 한다.

아래에 위 기사를 요약해 보았는데, 요약문만 봐가지고는 무슨 대단한 내용이 있을 것같지만 알고보면 그저 그런 것이다.

- 중국의 자살인구는 전국 사망자의 3.6%를 차지하고 전 세계 자살사망자의 30%, 중국의 자살률은 10만분의 22.23이다.

- 자살은 이미 중국의 제5대 사망원인이 됐다

- 자살은 15-34살의 청장년의 사망원인 중 1위

- 자살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높고 계절별로는 봄철이 가장 높았다.

- 중국은 연간 225만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그중 25만명이 자살로 인해 사망

하나하나 살펴보자.

- 중국의 자살인구는 전국 사망자의 3.6%를 차지하고 전 세계 자살사망자의 30%, 중국의 자살률은 10만분의 22.23이다.

우선 중국인은 세계인구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사망자가 30%라고 해도 그리 높은 수치는 아니다. 13억 6천만 인구가 급속한 경제 성장과 자본주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보면 대단한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세계 평균으로 쳐도 중국인은 세계 자살자의 22%를 차지해야 하니 말이다.

게다가 10만 명 당 자살자 기준으로 보면 그리 높은 것도 아니다.

이 수치는 우리나라보다 낮다. 우린 25.2명이나 된다.

그러니 뉴스가치가 떨어진다. 정작 더 심각한 건 우리나라다.

자살 많이 하기로 유명한 나라 3국을 보면 헝가리 22.6명, 일본 18.7명, 핀란드 18.4명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와 헝가리보다 낮은 수치다.

- (중국인) 자살은 이미 중국의 제5대 사망원인이 됐다

자살은 2008년 한국인 사망 원인 중 4위다. 중국보다 한 칸 앞섰다.

참고로 한국인 10대 사망 원인 순위는 1.암 2. 뇌혈관 질환 3. 심장 질환 4. 자살 5. 당뇨병 6. 호흡기 질환 7. 교통사고 8. 간 질환 9. 폐렴 10. 고혈압성 질환 순으로 총 사망자의 70.4%를 차지한다.

- (중국인) 자살은 15-34살의 청장년의 사망원인 중 1위

어차피 15~34세 사이 사람들은 병으로 죽을 확률이 낮다. 가장 큰 경쟁 원인이 교통사고인데, 중국은 이들이 차를 운전하는 비율이 낮다.

우리나라는 10대는 교통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다. 20~30대는 우리도 역시 자살이 가장 높다. 이러다 40대가 되면 암이 가장 큰 사망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중국인이라고 뭐 특별할 것도 없다.

- 자살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높고 계절별로는 봄철이 가장 높았다.

이건 전세계 공통이다. 호르몬 문제 상 봄철 자살자 수가 가장 많다는 건 의학적 상식으로, 중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 중국은 연간 225만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그중 25만명이 자살로 인해 사망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분석에 따르면, 자살 기도자의 수는 자살자 수의 8~10배쯤 된다. 성별로는 남자가 여자보다 2~3배 많지만, 반대로 자살 기도는 여자가 남자보다 4배쯤 많다고 한다.

중국이라고 무슨 대단한 자살 국가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상식이 있어야만 이런 기사에 속지 않을 수 있다. 세상을 제대로 읽기가 이처럼 어렵다. 기자가 무식해서 이런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잘 모르다 보니 비교할 생각을 못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담사 선생님들, 리더스코리아에 독후감 많이 올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