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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전 19세기도 끝나가는 어느 6월에
캐나다 폰드로부터 프린스 에드워드섬에 도착한 연락선위에
빨간 머리의 한 소녀가 섬에서의 생활을 꿈꾸며 희망찬 가슴을 안고 있었다.
이야기는 이 섬에서 초록지붕이라 불리는 집에 사는 독신의 오라버니와 누이가
고아원에서 남자아이를 데려오기로 결심한데서부터 시작된다.
지금 막 오빠인 매튜 카스버트는 아끼는 외출복을 입고서 고아원에서 데려올 남자아이를 맞으러
브라이트 리버 기차역을 향해 한가롭게 마차를 몰고 있었다.
매튜는 사람앞에 나서는 것을 매우 싫어했고, 특히 여자라면 설령 어린아이라 하더라도 무서워했다.
60살인 이날까지 독신인것은 필시 그 때문이었다.
한편 매튜의 누이인 마릴라도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불쌍한 오라버니를 도와
초록색 지붕집이라 불리는 이 집을 이날까지 꾸려오고 있었다.
역에서 매튜가 마중나오기를 기다리는 앤.
앤과 매튜 아저씨의 첫만남...
매튜는 당황해서 앤에게 '고아원에서 데려오려고 했던게 여자아이가 아니고 남자아이라는 말조차 하지못하고
그냥 집으로 데려간다. 마차위에서 끝없이 재잘거리는 앤.
"전 주근깨하고 빼빼마른 것은 신경 안써요 그런 건 상상으로 잊어 버릴 수 있어요.
피부는 장미빛이고 눈은 아름다운 별같은 제비꽃 빛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치만 빨강머리는 안돼요.
'제 머리는 윤기나는 까만색이다' '까마귀의 날개처럼 까만색이다' 라고 열심히 마음속으로 상상해 보지만
그래도 역시 빨강머리는 사라져 주지 않아서 가슴이 메어 터질것 같아져요.
제 생애 최대의 불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요. `기쁨의 하얀길' 어때요?
전 장소라든가 사람의 이름이 마음에 안들면 언제나 스스로 새 이름을 지어내 그대로 부르곤 해요.
이제부터 아저씨도 `기쁨의 하얀길' 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
"나는 아저씨와 마음이 맞을 것 같아요.
이야기 하고 싶을 때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내가 너무 야단스럽게 말한다고 웃거든요.
하지만
굉장한 생각을 전하려면 말에 과장이 섞이지 않을 수 없잖아요?"
앤이 살게 될 에이번리의 아름다운 풍경들...
드디어 초록색 지붕집에 당도한 앤. 그러나 그런 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초록색 지붕집에서 필요로 했던 아이는 앤이 아니고 농사일을 거들어줄 남자아이라는 잔혹한 사실이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되자 마치 배우가 과장된 연기를 하듯 슬픔을 토해내는 앤...
"제가 필요 없는 거군요. 제가 남자아이가 아니라서 필요없는 거군요.
역시 그런게 아닐까 의심해 봤어야 하는 건데요. 지금까지 아무도 저를 원하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모든게 너무 꿈만 같아서 길게는 가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지만요...
아~ 전 어떻게 해요? "
앤이 대성통곡을 하자 당황한 마릴라는 달래보려고 하지만... 오히려 앤의 맹렬한 항의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이내 앤의 엉뚱함과 독특함에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 자 자, 그렇게 울 것 없단다. "
" 아뇨. 있어요!! 아주머니라도 우실거예요!!
아주머니가 만약 고아이고, 자신을 받아주리라고 생각한 집에 왔는데,
남자아이가 아니라서 필요없다는 말을 들으면 아주머니라도 우실거예요!
아~ 전 이런 비극적인 경험은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울고 있는 앤에게 마릴라가 이름을 묻자 금방 밝은 표정을 하고 대답하는 앤
저를 코델리아라고 불러주시겠어요?
코델리아라고 불러달라고? 그게 너의 이름이니?
아니.. 저기, 제 이름은 아니지만.. 저 코델리아라고 불리고 싶어요.
근사하고 우아한 이름이잖아요.
도대체 무슨말인지 전혀 모르겠네. 코델리아가 아니면 뭐라고 하는 이름이니?
앤 셜리예요.
하지만 부탁이니까 코델리아라고 불러주세요.
그래도 만약, 정 앤이라고 부르시려면
'e'가 끝에 있는 철자법으로 불러주세요
일단 날이 어두워졌기 때문에 마릴라는 앤을 하루밤 재우고 내일 돌려보내기로 한다.
그래서 앤을 2층 방으로 안내하고, 무심코 잘자라고 말하는데, 바로 앤의 거센 항의를 듣게 된다 ^^;
"어떻게 저에게 잘 자라는 말씀을 하실 수가 있는거죠? "
" 저에게 있어 오늘밤이 얼마나 끔찍한 밤인지 잘 알고 계시면서... 어떻게 잘 자라고 하실 수가 있어요? "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못한 매튜는 결국 고심 끝에 생각하고 있던 걸 마릴라에게 이야기 한다.
" 저 애는 꽤 좋은 아이란다. 마릴라
그렇게 여기에 있고 싶다고 하는데 웬지 불쌍하구나. "
' 매튜 오라버니... 설마 저 애를 여기에 두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
" 그거야...
아니, 그...그럴 생각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그... 어찌됐건... 저 애를 집에 두면... "
"저 애가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건가요? "
"우리가 저 애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슬픔의 밤이 끝나고 새로운 아침이 초록색 지붕을 찾아온다. 어제의 슬픔은 어느새 잊어버린 듯 밝은 모습의 앤 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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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내가 말한 것은 벚나무뿐만이 아니에요. 물론 벚나무도 아름다워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
그 나무도 흡사 그것을 알고 피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멋있다는 건 모든 걸 말하는 거예요. 뜰도, 과수원도, 시냇물도, 숲도, 이 드넓은 세상의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요.
이런 아름다운 아침에는 세상이 온통 사랑스럽지 않으세요? 시냇물의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와요.
시냇물도 얼마나 명랑한지 아세요? 언제나 웃고 있어요. 겨울에도 얼음 밑에서 시냇물이 웃으며 흐르고 있는 소리가 들려요.
초록색 지붕집 옆에 시냇물이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저를 이 집에 두지 않을 테니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지 않느냐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두 번 다시 이 곳을 볼 수 없다 해도, 초록색 지붕집에 시냇물이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고 싶어요"
창밖을 내다보면서 초록색지붕집의 아름다움에 올라워하며 나무들에게 열심히 말을 거는 앤
그러나 고아원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어쩔 수 없이 슬픔에 잠기는 앤.
매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마릴라는 앤을 돌려보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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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밖으로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아요.
여기서 살 수 없게 된다면 초록색 지붕집이 아무리 좋아진들 소용없을 테니까요.
밖으로 나가 나무며 꽃이며 과수원이며 시냇물과 친해진다면 틀림없이 초록색 지붕집을 사랑하게 될 거예요.
지금도 괴로운데 더 이상 괴로워지고 싶지 않아요. 물론 밖으로 나가보고 싶어요.
모두들 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아요. '앤, 앤, 이리 나와. 앤, 앤, 함께 놀자.'
하지만 나가지 않는 편이 좋겠어요. 아무래도 이별해야 할 텐데 좋아지면 난처하잖아요.
그리고 좋아지려는 마음을 누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잖아요?
전 여기서 살게 된다고 여겼을 때 기뻐서 어쩔 줄 몰랐어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이토록 많은 것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짧은 꿈은 끝났어요.
이제는 운명을 받아들일 작정이니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밖에 나가지 않겠어요."
드디어 초록색 지붕 집과 작별하는 앤...
앤의 슬픔에 가득찬 작별인사를 들으며 매튜는 하염없이 멀어져가는 마차를 바라 본다.
마차가 보이지 않게 되고 나서도 오래도록 그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매튜...
앤을 고아원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스펜서부인 댁으로 가는 마릴라와 앤...
마릴라는 앤에게 옛날 일들에 대해서 묻는다. 어디서 태어났고 어떻게 자랐는지...
앤의 부모님은 모두 학교 선생님이였다. 앤의 부모님은 앤이 태어나고 3개월이 되었을 때
열병으로 새상을 떠난다.
앤은 앤의 집에서 일하던 토마스 아주머니에게 맡겨진다.
"어머니는 제가 태어난지 석 달 만에 열병으로 돌아가셨대요.
'어머니'하고 부른 것을 기억할 수 있을 만큼 자랄 때까지 살아 계셧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버지도 나흘 뒤 열병으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전 고아가 되어버렸지요.
토머스 아주머니 말로는 이웃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했대요.
그때도 저를 바라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게 제 운명인가 봐요. 아버지와 어머니 고향은 멀었고 친척도 없었대요.
결국 주정뱅이 남편을 둔 토마스 아주머니가 저를 맡아 키워주었어요. 토머스 씨네가 볼링브로크에서
메리스빌로 이사하자 저도 함께 갔어요. 8살 때까지 그 집 아이를 돌봐주며 살았어요.
저보다 어린 아이들이 넷이나 있어 손이 많이 갔어요. 그런데 어느 날 토머스 아저씨가 기차에 치어 세상을 떠났어요.
아저씨의 어머니가 아주머니와 아이들을 맡게 되었지만 전 남의 아이니 필요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아주머니는 어찌할 바 몰라 했어요. 그 때 강 상류에 살던 해먼드 아주머니가 저를 맡겠다고 했어요
제가 아이들을 잘 돌보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강 상류의 숲을 베어낸 조그만 개간지에서
해먼드 아주머니와 함께 살았어요. 나무 그루터기밖에 없는 무척 쓸쓸한 곳이어서 상상력이 없으면
도저히 살 수 없는 곳이에요. 해먼드 아저씨는 그곳의 작은 제재소에서 일했고, 아주머니는 쌍둥이를
세 번이나 낳아 아이가 여덟이나 되었어요. 마지막 쌍둥이가 태어났을 때
전 아주머니에게 아기가 하나둘쯤이라면 괜찮지만, 계속해 세 번이나 쌍둥이를 낳으니 견딜 수 없다고
똑똑히 말씀드렸어요.
이 아기도 안아줘야 하고, 저 아이도 안아줘야 했기 때문에 녹초가 되도록 지쳐버렸거든요.
2년 넘도록 해먼드 아주머니 댁에서 살았는데, 아저씨가 돌아가시자 아주머니는 아이들을
여기저기 친척들에게 나눠 맡기고 미국으로 가버리셨어요. 아무도 저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하는 수 없이 호프 타운의 고아원에 가게 되었어요. 고아원도 아이들로 가득차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맡아 주었어요. 스펜서 부인이 오실 때까지 넉 달 동안 그 고아원에 있었어요."
"토머스 아주머니와 해먼드 아주머니는 너에게 잘해주셨니?"
"네, 네..."
앤은 머뭇거리며 대답했으나 감수성 예민한 작은 얼굴이 빨개지며 당황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두 분 다 그럴 마음은 있었어요. 되도록 친절하게 해주려고 생각했다는 것을 전 알아요.
친절하게 해주려는 생각이 있었다면 반드시 그렇지 못했더라도 괜찮아요. 두 분 다 살아가는데
걱정거리가 많았거든요.
남편이 심한 술주정꾼이라면, 세 번이나 쌍둥이를 낳는다면 힘들겠지요?
하지만 저에게 친절히 해주려는 마음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해요."
앤의 너무나도 불쌍했던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릴라는 어느새 앤을 측은하게 여기게 된다.
스펜서부인댁에 도착한 마릴라는 스펜서부인에게 상황설명을 하고 앤을 고아원으로
돌려보낼 수 있냐고 묻습니다.
스펜서부인은 마침 근처에 사는 블류에트 부인이 집안일을 거들 여자아이를 구하고 있다며
앤을 블류어트 부인에게 보내려고 합니다.
날카롭고 인정머리라곤 없게 생긴 블류에트 부인을 보고 절망을 감추지 못하는 앤...
그런 블류에트 부인에게 혹사당할 앤을 생각하자 차마 마릴라는 앤을 보낼 수 없게됩니다.
결국 마릴라는 매튜와 하루더 상의해보겠다며 앤을 다시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말합니다.
마릴라의 그말에 지옥에서 다시 천국으로 돌아온 앤...
그에 반해 마릴라는 자신이 내린 결정임에도 자신의 의도와는 너무나 다르게 일이
돌아가는 것에 당황합니다.
마냥 행복해 하는 앤...
흩날리는 꽃잎들은 멈출줄을 모르는 가운데... 앤은 초록색 지붕집으로 돌아오고...
앤을 보낸뒤 하루종일 안절부절 못하던 매튜는 멀리서 마릴라가 앤을 다시 데리고
오는 것을 발견하고 흐뭇한 표정을 짓습니다.
결국 앤을 맡기로 결심한 마릴라는 어깨에 한층 힘을주며 말한다.
"어떻게든 잘 가르쳐 쓸모있는 아이로 만들어봐야겠어요. 제가 하는 방법에 결코 참여하지 말아주세요.
저 아이 교육은 제게 맡겨주세요. 앞으로는 꽤나 바빠질것 같아요...
여태까지 참 편안하게 살아온 나에게 드디어 고생할 차례가 돌아온것 같아요.. "
매튜는 슬며시 맛장구를 쳐준다. '그렇겠군..동생이 나설 차례인게야..."
마릴라에게 초록색 지붕집에 있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는 앤.
앤은 밖으로 뛰쳐나와 눈의 여왕과 시냇물과 숲에게 기쁜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매튜에게도...
"어디에 누구인지도 모르는 앤보다도 초록지붕집의 앤이 더휠씬 휠씬 좋지 뭐야!~~"
"난 초록색 지붕집의 앤이야~~~
초록색 지붕집의 앤~~~"
잔에 부어서 커피마시는 매튜아저씨!
자신의 방이 생겨서 기뻐서 정리하고 살피는 앤......
"매튜 오라버니와 나는 너를 여기에 두기로 결정했다. 네가 착한 아이가 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말이다.
아니, 왜 그러니?"
"눈물이 나와요.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눈물이 나와요. 너무나 기뻐서... 아, 기쁘다는 말로는 모자라요.
'기쁨의 하얀 길'과 벚꽃 나무를 보고 무척 기뻤지만... 이 기분은 기쁘다는 것보다 훨씬 멋져요!
아, 너무도 행복해요. 착한 아이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어요. 힘은 들겠지만요.
그런데 저는 왜 울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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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기쁨을 감당하지 못하는 앤은 들판으로 뛰어나가 나무와 꽃, 시냇물들에게 인사를 한다.
이제까지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앤은
마릴라에게 예전에 자신이 만들어 낸 상상속의 친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토머스 아주머니 댁에 있을 때 아주머니 방에 유리문 달린 책장이 있었어요. 한쪽 유리문은 깨져 있었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한쪽 유리문에 비치는 제 모습을 책장 속에 살고 있는 다른 아이라고 상상하곤 했어요.
전 그 소녀에게 케이티 모리스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우리는 무척 사이가 좋았어요.
특히 일요일에는 몇 시간이나 케이티에게 말을 걸었어요. 케이티와 이야기하는 게 즐겁고 위로가 되었어요.
책장에 마술이 걸려있어 그 주문만 알아내면 책장문이 열고, 케이티 모리스가 사는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들어가면 케이트 모리스는 제 손을 잡고 일년 내내 햇빛이 비치고 꽃이 피어 있는 이상한 요정의 나라로 데려가는 거에요.
해먼드 아주머니 댁으로 가게 되었을 때 케이티 모리스를 남겨두고 가는게 무척 슬펐어요.
그 아이도 저와 똑같은 기분이었죠. 책장문 안쪽에서 제게 작별의 키스를 할 때 그 애도 울었거든요."
앤은 거울속의 자신에게 말한다.
"너는 그냥 초록색 지붕집의 앤에 지나지 않아.
내가 코딜리어 공주라고 상상하면 반드시 이 주근깨 얼굴이 나타난단 말이야. 바로 지금처럼...
하지만 어디의 누구인지 모르는 앤보다 초록색 지붕집의 앤이 훨씬 좋아!!"
마릴라 : "시계를 좀 봐라. 내가 아까 몇시에 돌아오라고 했니?"
앤 ; "두시요. 하지만 소풍이란 정말 신나는 거잖아요. 가도 좋아요?
전 소풍을 가본일이 없는 걸요. 꿈속에서 가본일은 있지만요.
정말이에요. 소풍은 지금까지 한번도.. "
마릴라 : "난 너한테 두시에 돌아오라고 말을 햇었다. 그런데 지금은 3시 15분 전이 아니냐.?"
"어째서 내말을 듣지 않았는지 알고 싶구나."
앤 : "정말 그대로 하려고 애를 썼어요. 하지만 얼마나 한적한 숲속이 매력적인 곳인지
아주머니께서 알아주신다면... 제 마음을 아실꺼에요"
마릴라 : " 난 몰라도 된다."
마릴라가 돌아오라는 시간에서 30분이나 늦게 돌아온대다..
늦게 돌아와서 매튜에게 가서 또 이것 저것 지껄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에 돌아와 꾸중하는 마릴라의 말을 귀담아 듣지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지껄여대는..
마릴라 : " 자 기울껄 갖고 나와서 차마실 시간까지 니가 맡은 몫을 기워두도록 해라."
앤 : "옷을 기우는건 싫단 말예요. 조금도 상상할 여지가.. "
시키는 것도 잘 하지 않으면서...숲속에 대해서 ...하얀꽃길에 대해서
마릴라 옆에서 옷을 기우지 않고 ....10분째 재잘거리는 앤.
카모티에서 가게에 들러 앤이 좋아하는 초콜렛 카라멜을 산 매튜아저씨.
"한꺼번에 먹지 않아요.
오늘밤에는 한개만 먹고
근데 이거 절반은 다이애나에게 줘도 괜찮죠?
그렇게 하면은 나머지 절반은 두배로 맛있을 꺼에요.
다이애나한테 줄것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기뻐요.
정말 고맙습니다~ 아저씨 ^^"
매튜와 둘이 있을때 마릴라가 매튜에게 앤에 대해서 한 첫 칭찬~
"저애의 좋은 점은요. 인색하지 않다는 거에요.
난 말예요. 인색한 아이처럼 싫은 건 없으니까요."
앤을 보기 위해 초록색 지붕집에 찾아온 이웃집의 린다 아주머니는 앤을 보자마자 이렇게 말한다.
"정말이지 얼굴을 보고 데려온 게 아닌 것 만큼은 분명하군요...
빼빼 마른 정말 못생긴 아이로군요, 얘, 좀더 가까이 와봐라. 네 얼굴을 자세히 보여주렴.
아이구, 맙소사! 주근깨가 이렇게 많을 수 있담. 머리털은 꼭 당근같이 새빨갛구나. "
분노로 입술까지 부르르 떨리던 앤은 마침내 폭발하고 만다.
발을 쾅쾅 구르며 린다 아주머니에게 소리를 지르는 앤.
"당신 같은 사람은 싫어요! 싫어, 싫어... 정말 싫어...
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나요?
아주머니는 예의없고 뻔뻔스러우며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에요!"
놀란 마릴라가 앤의 이름을 부르며 제지하려 했지만,
앤은 조금도 굽히지 않고 여전히 린드 부인을 쏘아보며 말한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는 건가요?
만일 아주머니가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겠어요?
뚱뚱하게 살이 쪄서 상상력이라곤 조금도 없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면 말이에요.
어때요? 기분이 나쁘시겠죠? 그래도 저는 전혀 개의치 않아요!
아주머니의 기분을 상하게 해주고 싶어요.
예전에 술주정꾼 토머스 아저씨도 나에게 심한 말은 한적이 있지만,
아주머니만큼 내 마음에 상처 입히지는 않았어요.
아주머니를 결코 용서할 수 없어요. 결코!"
마릴라의 눈을 피해 앤을 설득하고 방에서 나오다 마릴라가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소파에 누워 자는 척~~~
매튜아저씨 너무 귀여운 모습!~~
마릴라는 앤에게 린드부인께 사과하러 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앤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마릴라는 앤이 잘못을 뉘우칠 때까지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는 벌을 내렸다.
그런 앤을 안쓰러워하던 매튜는 마릴라 몰래 앤을 설득하고...
마침내 앤은 마릴라에게 잘못을 뉘우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앤과 마릴라는 사과를 하기위해 린드부인을 찾아간다
린드부인 앞에 도착한 앤은 다소 과장된 몸짓과 말을 쏟아내며 사과를 드리기 시작했고...
린드부인과 마릴라는 예상밖의 사태에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아아~ 린드 아주머니, 정말 잘못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사과의 말은 사전 한 권의 말을 모두 써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러니 상상해 주시는 수 밖엔 없습니다. 저는 아주머니에게 몹시 실례되는 행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로 매튜아저씨와 마릴라아주머니께도 폐를 끼쳐 드렸습니다.
두 분은 친절하게도 남자아이가 아닌 저를 초록색 지붕집에 살게 해주었는데 전 은혜를 모르는 나쁜 아이였습니다.
이런 제가 벌을 받고, 훌륭한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해도 당연합니다.
아주머니가 저에 대한 진실을 말했는데 화냈으니 너무도 나쁜 아이였습니다.
아주머니 말씀은 모두 사실입니다. 저는 빨강머리에 주근깨 투성이고 말라깽이 인데다가 못생겼습니다.
제가 아주머니에게 한 말도 사실이긴 하지만 그런 말을 해선 안됐던 것입니다.
아, 린드 아주머니, 부디 저를 용서해 주세요. 만약 용서해 주시지 않으면
저는 평생 슬픔에 잠겨 살아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제 성질이 고약하더라도, 이처럼 가엾은 고아를 일생 동안 슬픔 속에 살게 하고 싶지는 않으시겠죠?
결코 그러시지 않으리라고 믿어요. 부디 용서한다고 말씀해 주세요, 린드 아주머니"
마릴라는 앤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오히려 이런 상황 자체를 연극을 하듯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당황하지만, 본디 사람 좋은 성품인 린드 아주머니는
앤의 그런 행동을 진심에서 우러나온 뉘우침이라고만 생각하고 기꺼이 용서를 해준다.
그리고는 앤의 행동에 감동까지 받았는지.. 앤을 위해 좋은 말까지 아끼지 않는다.
"매슈나 앨런 부인처럼 첫눈에 좋아지는 사람도 있고
린드 아주머니처럼 좋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람도 있어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는 것이 많고 교회에서 많은 활약도 하니까
마땅히 좋아해야 할 텐데,
늘 자신에게 타이르지 않으면 그렇게 되지 않거든요.
깜빡 잊어버려요."
"앞일을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이예요.
이루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생각하는 건 자유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
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린드부인 댁을 나와서 초록색 지붕집으로 돌아가는 길...
앤은 갑자기 마릴라에게 몸을 기대고는 마릴라의 커다랗고 거친 손 안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말한다.
앤의 가냘픈 손이 자기 손에 닿았을 때 어떤 따뜻한 그리움이 마릴라의 가슴에 솟아올랐다.
그것은 아마도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어머니로서의 감정 같은 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