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맨 숨진 채 발견된 가수 유니(26·본명 허윤)는 평소 네티즌들의 악플(악성 댓글)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니의 가족들이 유니가 평소 우울증에 시달려왔다고 말한 것으로 미뤄 일단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유니는 22일 3집 앨범을 공식발표하면서 컴백할 예정이어서 갑작스런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가요계에서는 유니가 평소 네티즌들의 악플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다는 지적이 나와, 악플이 자살과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유니가 섹시 코드를 내세우며 연예 활동을 하는 동안 유니 미니홈피 등에서는 악플이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를 잘 아는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21일 “유니가 지난 20개월 동안 마음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게 악플러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며 “옷 벗고 섹시코드로 나오는 대표적인 연예인으로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으면서 과다 노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하지만 그런 것만으로 자살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의 어머니 이모씨는 기자회견에서 “ 유니는 마음이 여리고 내성적인 아이인데 어린 나이에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받았던 것 같다”며 “우울증이 유니의 자살의 원인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평소 이상한 점은 없었다”며 “유니가 우울증 증세가 있어 약을 먹은 적은 있지만 완전히 나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니가 자살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유서 등은 어떤 것도 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니는 앞서 지난 2005년 4월 KBS 2TV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에 나와“미혼모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외할머니와 단 둘이 살아야했다”며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고백하기도 했다.
유니는 방송에서 “어렸을 때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우연히 나눈 이야기를 듣고 이 같은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초등학교 시절 다른 아이들이 아빠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내게만 아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척 힘들었다”고 했다.
유니는 당시“불우했던 가족사를 딛고 일어난 만큼 연예 활동을 통해 내 주변의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희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유니는 중학교 2학년 때인 1996년 KBS 드라마 ‘신세대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본격 연기자로 데뷔했다. 당시 이혜련이라는 예명으로 영화 ‘본 투 킬’(1996년) ‘세븐틴’(1998년) ‘질주’(1999년) 등에 출연했으며 1998년 KBS드라마 ‘왕과 비’에도 출연했다.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유니는 지난 2003년 유니라는 이름으로 1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가수로 전향했다. 섹시 댄스 가수를 표방한 유니는 관능적인 춤과 파격적인 노출의상으로 화제를 모았고,지난 2005년에는 2집‘콜 콜 콜(Call Call Call)’을 발표해 인기를 끌었다.
유니는 특히 2년여간의 공백을 깨고 3집 ‘솔로 판타지’를 통해 본격적인 컴백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고,22일 오전에는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예정돼 있어 갑작스런 자살소식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1일 사망한 유니의 어머니 이모씨가 이날 오후 8시 빈소가 차려진 인천광역시 온누리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가고 유니의 자살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유니의 어머니는 딸을 잃은 슬픔에 목이 메여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추측성 보도가 나갈까 우려되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는 유니의 어머니는 “유니가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해 생활을 했는데 마음이 여린 데도 그 상처를 혼자 억누르며 참아왔다. 우울증이 있었는데 그게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 때문에 과거 약을 먹은 적은 있지만 완전히 나았다고 생각했다. 평소 이상한 행동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니는 21일 낮 12시50분 인천광역시 자택에서 목이 매여 숨져있는 상태로 외할머니에게 발견됐다. 가족들은 사인을 자살로 판단하고 있다. 유니의 빈소는 인천광역시 온누리 병원에 차려졌으며 가족들의 뜻에 따라 사망 하루만인 22일 오후 2시 발인된다. 고인의 유해는 부평화장터에서 화장된다.
망자를 두번 울리는 유니 빈소의 불청객들
기자수첩]1월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수 유니의 빈소가 마련된 인천 서구 왕길동 온누리병원 장례식장은 밤 늦게 부터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의 행렬이 이어졌다. 고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믿기지 않았던 탓일까. 저녁 무렵까지 한산하던 장례식장에는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동료 연예인들의 발걸음이 하나 둘씩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례식장 주변에는 얼마후 불청객들도 찾아들었다. 고인을 애도하는 게 아니고 빈소를 찾은 연예인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이들이다.
고인의 갑작스런 죽음을 알리는 소식과 함께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병원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그랬기 때문일까? 취재진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병원 주변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들을 병원에 용무가 있어 방문한 사람들이라고 여겼다.
고인의 어머니가 추측성 보도를 최소화시키기 위한 기자회견을 잠시 갖고, 가족들과 지인들이 모여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편히 잠들기를 기원하는 합동예배를 올렸다. 그 후 장례식장은 조용한 분위기로 고인의 명복을 비는 분위기가 됐다. 사진 기자들도 유가족의 슬픔과 경건한 분위기를 때문에 장례식장 밖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밤 늦어서 고인의 소식을 접한 동료, 선후배 연예인들이 하나 둘 씩 장례식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들을 향해 터져 나온 소리는 “꺅~, OOO 왔어”다. 장례식장 주변을 서성거리던 중, 고등학생들에게서 나온 소리다. 그리고 조문 온 연예인이 장례식장으로 들어가면 “너도 OOO 봤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쓴 웃음이 났다. 특히 고인이 된 유니가 생전에 악플에 상처를 받았다는 말을 들은 터라 마음이 더 아팠다.
고인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우울증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소속사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간접적인 요인은 바로 악플로 인한 상처일 가능성이 높다. 네티즌이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고인은 큰 상처를 받았다는 말이다. 유니의 죽음이 전해진 후 온라인에서는 악플에 대한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고인의 빈소 주변에는 그런 악플에 버금가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유니는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하지만 고인은 잿밥에 관심이 더 많은 사람들 때문에 한번 더 죽는 것은 아닌지 심히 유감스럽다.
故 유니, 네티즌 "말이 무섭다"
"'완전..삼류 ㅋㅋㅋ'(ID: FEEL대로), '나가요걸이네~'(ID:겨울날씨)"
2005년 2월, 유니의 새로운 2집 앨범 타이틀 곡 "콜콜콜"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위의 리플은 유니의 뮤직비디오가 게재된 모 포털 까페의 게시물에 달린 네티즌들의 리플이다.
2년이 지난 2007년 1월, 가수 유니는 모든걸 덮어버리려는듯 홀연 자살, 충격을 안겨줬다.
96년 드라마로 데뷔, 서구적인 외모로 연기자 활동을 이어가던 유니는 2003년 6월 첫앨범을 발표하고 가수와 연기자의 겸업을 선언했다.
유니에 대해 네티즌들의 악플과 인신공격이 시작된 것은 2집앨범을 준비하며 공백기를 가졌던 2004년 여름, 휴식기간 달라진 유니의 사진을 유니의 미니 홈피에서 본 네티즌들이 성형 의혹설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네티즌들은 유니의 달라진 콧날에 '진짜 성형중독이네', '얘두 성형중독 걸렸나바..ㅉㅉ '등의 성형비하 리플을 연달아 달았고, 유니의 사진은 각종 포탈 싸이트및 관련 까페로 퍼져 수많은 악플에 시달려야했다.
이어 2005년 2월, 유니의 두번째 앨범 타이틀곡 "콜콜콜"의 뮤직 비디오가 발표, 네티즌들의 악성 리플은 극에 달했다.
유니와 여성 백댄서들이 가슴을 거의 드러낸채 반라로 출연하는 뮤직비디오에 나타난 과도한 선정성이 문제가 되, 유니는 코 성형에 이어 가슴 성형설 의혹와 악플의 괴롭힘을 끊임없이 받게된것이다.
'완전..삼류 ㅋㅋㅋ'(ID: FEEL대로), '나가요걸이네~'(ID:겨울날씨)등의 악플은 새활동중인 유니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로 작용했다.
유니는 2집 앨범 활동중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동물원 우리에 갇힌 동물이 아니다. 인격을 가진 사람이다"라며 무자비한 악플에 상처받고 있음을 밝혔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성형설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없다. 하면 했다고 욕 먹고, 안하면 안했다고 욕 먹는다."라고 입을 다물며 상처받은 속내를 드러냈다.
새앨범을 준비중이던 유니는 22일 유서를 남기지 않고 돌연 자살해 평소 앓은 우울증이 원인이었다는 추측과 함께, 유니가 평소 악플에 시달렸다는 매니저의 증언으로 악플이 자살의 이유에 포함되지 않을까하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유니의 죽음이후에도 악플의 공격은 계속됐다. '잘 죽었다', '가슴 큰데 아깝다'등의 상식 이하의 리플은 고인의 유가족뿐 아니라 일반 네티즌들의 분노와 함께 질타를 받았으며, 각종 포탈 사이트에서는 유니관련 악플은 바로 신고접수하여 처리중이다.
악플러들의 지나친 행태에 대해 네티즌들은 "말이 무섭습니다. 꼭 칼로 찔러야만 살인은 아니잖아요?", "연예인도 사람입니다. 무심결에 하는말에 깊은 상처를 받습니다"등의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들은 악성리플에 시달린 유니의 자살에 조의를 표하는 한 편, 악플러(악플을 남기는 사람)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