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의 동화세계를 발랄하게 전복시키며 북미에서만 2억 6,765만불을 벌어들였던 3D CG 애니메이션 <슈렉>의 업그레이드 속편. 전편의 목소리 주인공 3인방, 마이크 마이어스와 에디 머피, 카메론 디아즈가 다시 슈렉과 동키, 피오나 공주의 목소리를 담당한 이번 속편에는 새로운 캐릭터들도 대거 등장, 더욱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선, 안토니오 반델라스가 자신의 영화 <마스크 오브 조로>를 풍자한 듯한 '장화신은 고양이'의 목소리를 연기했고,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의 미남배우 루페트 에베렛이 챠밍 왕자 역을 담당했으며, 최근 007 시리즈의 새로운 Q역으로 등장했던 영국의 특급 코미디언 존 클리세와 <사운드 오브 뮤직>, <메리 포핀스>의 명배우 줄리 앤드류스가 각각 해롤드 왕과 릴리안 왕비의 목소리를 연출했다. 시사토크쇼의 대명사 래리 킹의 목소리 카메오 출연도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연출은 전편에 이어 앤드류 아담슨 감독이 담당했으며, <스피릿>의 감독 켈리 어즈베리와 이번이 장편데뷔작인 콘래드 버논(전편과 이번 속편에서 '진저브레드맨'의 목소리를 연기했다)이 공동감독으로 합세했다.
전편에서 악당 파콰드 영주의 성을 디즈니 랜드에 빗대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의 동화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했던 제작진은 이번 속편에서는 (허황된) 꿈의 공장, 할리우드 및 소비지상주의와 외모지상주의의 대명사, 베버리 힐즈를 대상으로 풍자 정신을 이어갔다. 이를 위해 <스타 워즈>의 시작 타이틀-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에서 이름을 따온 듯 한 '겁나 먼' 왕국의 이모저모를 할리우드 및 그 옆 베버리 힐즈 거리로부터 빼껴왔고, 그 속에 '베르사체', '알마니', '아베크롬비 & 피치' 등의 패션 브랜드들과 '스타벅스', '베스킨 라빈스' 등의 프랜차이즈 이름을 본 딴 가게들을 즐비하게 배치하였다. 피오나 공주 역의 카메론 디아즈는 속편의 풍자 정신에 대해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고 쉴 새없이 웃을 것이다. 왜냐하면 영화를 통해 우리의 문화와 사회가 얼마나 바보스럽게 변해가는지를 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전작에서 디즈니의 수많은 영화들과 함께 <와호장룡>, <인디아나 존스>, <매트릭스>, <드래곤하트> 등을 패러디했던 제작진은 이번 속편에서도 <미션 임파서블>, <반지의 제왕>, <마스크 오브 조로>, <스파이더맨>, <에이리언>, <고스터버스터즈>, <터미네이터 2>, <가위손>, <귀여운 여인>, <사랑의 행로>, <플래시댄스>, <레이더스>, <클리프행어> 등의 패로디를 위트있게 선보이고 있다.
한편, <슈렉>의 창조자라 할 수 있는 제프리 카첸버그가 이끄는 드림웍스 사는 영화의 개봉과 함께 80여개 회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관련상품 판매에 나서는 동시에, '펩시'산하 프리토-레이(녹색 치토스의 판매를 시작했다), 휴렛 팩커드('슈렉' 콤퓨터 제품 판매), 버거 킹 등 8개 회사와는 공동 파트너 계약을 맺음으로서, 극장 수입 외에도 엄청난 부수입을 챙길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속편도 미국 개봉에선 첫주 4,163개 상영관으로부터 주말 3일동안에만 무려 1억 804만불의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는 흥행 성공을 이뤘다. 원래 개봉 예정일이었던 금요일보다 이틀 앞당긴 5월 19일, 수요일, 첫선을 보인 이 제작비 7천만-7천5백만불 짜리 영화는 주중인데도 불구하고 첫날 하루동안에만 1,179만불을 벌어들이는 괴력을 과시했는데, 이는 1999년, <포켓몽> 1탄이 주중 하루동안 벌어들였던 1,010만불을 앞지른 만화영화 사상 최고의 주중 1일 흥행성적이다. 그 흥행기세를 이어서, 드림웍스 사는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무려 4,163개로 상영관 수를 늘였다. 단일 영화가 4천개 이상의 극장에서 상영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종전 최다 상영관 수 기록은 <엑스맨 2>의 3,741개). 이 결과, <슈렉2>는 주말 3일동안에만 전편의 주말 3일 성적은 4,235만불의 두배가 넘는 1억 804만불을 벌어들임으로써 북미 영화사상 두번째로 높은 주말 3일간의 흥행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역대 1위는 <스파이더맨>의 1억 1,484만불). 결국 <슈렉 2>는 개봉일인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동안 벌어들인 총수입 1억 2,898만불을 벌어들임으로써 역대 최고의 개봉 첫 5일간 흥행수입을 기록하는 위업을 달성했다(종전기록은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의 1억 2,410만불). 또, 토요일 하루동안 이 영화가 벌어들인 수입, 4,480만불은 역대 최고의 1일 흥행수입이기도 하다(종전기록은 <스파이더맨>의 개봉 첫주 토요일 수입 4,362만불).
피오나 공주와의 달콤한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슈렉은 피오나 공주의 부모님인 '겁나 먼 왕국(Far, Far Away)'의 해롤드 왕과 릴리안 왕비로부터 저녁식사의 초대장을 받는다. 이에 슈렉과 피오나 공주는 긴장되는 마음으로 친구인 당나귀 '동키'와 함께 '겁나 먼 왕국'을 찾아가지만, 괴물 사위와 못생겨진 딸의 모습에 왕과 왕비는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화가 난 해롤드 왕은 요정계 대모의 도움을 받아, 딸과 슈렉을 갈라놓기 위한 작전에 착수한다. 사실 대모는 그녀의 미남아들 챠밍 왕자(그 역시 공주를 구하러갔으나 슈렉보다 한발 늦었었다)를 피오나 공주와 결혼시켜 왕국을 차지하려는 흑심을 가지고 있다. 급기야 슈렉과 동키 앞에 슈렉을 없애기 위해 왕에게 고용된 특급 킬러 '장화신은 고양이'가 나타나는데...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은 전편의 열광적인 반응에 비해 다소 못 미칠 수 있지만 뛰어난 걸작임에는 틀림없다는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캐리 릭키는 "2001년도 최고작이었던 전편과 비슷한 수준의 유쾌함과 떠들석한 재미를 선사하는 속편."이라고 평가했고,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 역시 "전편처럼 재미있고 달콤하며 매력있는 영화."라고 치켜세웠으며, 버라이어티의 토드 맥커시는 "캐릭터의 매력과 스토리 전개의 풍부한 재치는 영화내내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며, (전편처럼) 시종일관은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관객들을 웃게 만든다."고 호감을 나타내었다. 또,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이 영화가 가진 재치와 바람직한 마음은 영화의 느린 시작을 극복하게 만들었다."고 평했고,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는 "<슈렉 2>는 아동용 만화영화의 규칙들을 전복시키는 기쁨으로 넘쳐난다....올 여름 최고의 영화중 한편."이라고 박수를 보냈으며, 뉴욕 타임즈의 A.O. 스캇은 "영화속의 여러 나쁜 언행에도 불구하고 불쾌감을 주지않는, 빈틈없고 유쾌한 오락물."이라고 고개를 끄덕였고,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호화스러운 작화와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사려깊은 재미."를 높이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비교하자면 원작에는 못미친다는 의견 또한 대부분 평론가들의 반응이었는데,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슈렉 2>는 밝고 생생하며 재미있지만, 결코 <슈렉>이 되지는 못했다."고 아쉬워했고, 시카고 트리뷴 역시 "탄탄한 영화이지만 (전편처럼) 개척적인 모험담이 되지는 못했다."고 결론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