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자연을 통해 그 말의 깊은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조그만 황토방을 짓고 싶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다. 활엽수에 밀려 광합성을 못해 스스로
쓰러져 벌레가 수없이 갉아 먹은 소나무를 사용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오래된 소나무들이 쓰러져가는 것을 보며 매우 안타까워 했는데 이렇게나마 새 생명을 불어넣게 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싶다. 하나 같이 벌레들이 파 먹어 껍질이 너덜너덜하다. 그대로 조금더 진행이 되면 소나무는 영원히 썩어 갈 것이다. 더 늦기전에 기둥으로 하기로 했다.
이 네 기둥을 옮기는 데 무척 힘이 들었다. 아무리 썩어가는 기둥이지만 상당히 무거웠다.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 무사히 옮길 수가 있었다.
석가래를 옮기는 작업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아무 장비가 없었던 관계로 이 역시 일반상식과 Bronson원장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올릴 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모두 생각했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다 (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
캠프를 방문한 나는 깜짝 놀랐다. 지난 주만 해도 새하얀 색의 나무들이 기나긴 장마로 곰팡이가 끼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올해는 유난히 장마가 길어 거의 매일 비가 오다 시피한다. 이전의 싱싱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긴 장마의 흔적만 남았다.
여름 휴가기간(7월29일-8월2일)동안 나는 캠프에서 일을 하기로 하고 다른 아무 일정을 잡지 않았다. 문제는 휴가기간 내내 비 소식이 있다는 것이었다. 울산에서 친구 가족이 서울에 올라와 같이 보낸 하루를 제외하곤 4일간 캠프에서 황토방 짓기를 했다. 예상했던 대로 거센 비가 내렸다. 그러나 임전무퇴 물러났수가 없었다. 비를 맞아가며 드디어 지붕 갈비살을 완성했다. 힘은 들었지만 계획했던 대로 휴가기간에 지붕을 완성할 수 있어서 마음이 뿌듯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창대하리라' 벌레들이 파 먹은 쓰러진 나무였지만 그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나무 갈비살 사이는 발을 깔았다. 자연적인 모습이 가장 어울릴 것 같아서이다. 하늘에 자연적인 천창을 하려고 하는데 재료가 마땅치가 않다.
지붕을 하고 내려오다 송이버섯과 버금간다는 능이버섯을 만났다. 말로만 듣던 능이버섯을 처음 만난 것이었다. 다시 한 번 자연은 무한한 것을 우리에게 주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황토방 만들기에 돌입했다. 하나 하나 계획한대로 황토방이 만들어져 가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무엇보다도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자연의 멋을 살린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올해 안으로 완성되려나..............
이 얼마 만인가~ 작년부터 짓기 시작한 황토방의 네 벽면을 휴가를 맞아 모두 완성했다. 경험이 없어서 힘은 들었지만 무엇인가 생각한 바를 현실로 이루어 간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인 것 같다. 또한 이 작은 황토방을 지으면서 내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현실을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부침 또한 땀을 흘리면서 모두 씻어버렸다. 1캠프에 이어 이번이 두번 째 황토방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무던히도 땀을 많이 흘리며 나의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중요한 기회였다. 말로도 충분히 황토방을 지을 수는 있으나, 땀을 흘리며 나 자신과의 싸움을 통하여 얻어진 결과물이기에 더욱 값지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출입문과 창문 그리고 지붕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하나 하나 해 나갈 것이다. 또 다른 자연친화적인 캠프를 기대하며........
이번 현관문은 무엇으로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던 차 버려진 나무 껍질을 이용했다. 만들고 보니 투박한 갑옷이 연상된다. 1캠프는 스테인레스로 된 창문으로 마감을 했는데 자연과 어울리기에는 2%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완전히 자연에서 나는 돌, 나무, 흙을 사용하기로 했다. 자연 친화적인 소재가 따뜻함을 주는 것 같다.
이번 창문만들기는 자연친화적인 황토방인 만큼 나무로 하기로 했다. 어떤 그림이 나올지 궁금하다.
황금 문고리~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커텐을 친 모습. 밖에는 밝은데 커텐을 치니 아늑한 느낌이다.
황토방 삽을 뜬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 매주 조금씩 조금씩 하다보니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없었지만 1년이란 세월이 흐르자 이렇게나마 조그만 황토방이 완성되었다. 우리 셋은 집들이 차원에서 비박을 했다. 삼겹살과 엄나무 한약재를 넣은 백숙이 일품이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정상에 올랐다. 온 갖 나무에서 피톤치드가 나와서인지 무척이나 상쾌했다.
첫댓글 멋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