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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춘란의 분류
가. 잎에 따른 분류 1)잎의 형태에 따른 분류 2)잎의 무늬에 따른 분류 (葉藝品) 가) 복륜(覆輪), 나) 호반(縞斑) 다) 사피(蛇皮), 라) 호피(虎皮), 마) 단엽종(短葉種), 바) 서(曙)
나. 꽃에 따른 분류 1) 꽃의 형상에 따른 분류 2) 꽃의 형태에 따른 분류 가) 춘란 꽃의 부판의 형태에 따른 분류 나) 춘란 꽃의 봉심의 형태에 따른 분류 다) 설판(혀)의 형태에 따른 분류 3) 꽃의 색깔에 따른 분류 2. 춘란 감상의 묘 |
◎ 춘 란(春蘭)
사계절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잎 선이 그리는 넉넉한 자태와 맑고 청아한 향기를 갖는 난은 선인들에게서 사군자 중의 하나로 분류되었다. 배양과 육성이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문화. 즉 난 문화로 정착되어 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접하며 배우려 하고 있다. 난을 배우려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선천적으로 식물 가꾸기를 좋아하는 심성을 타고 난 사람들이다. 어떤 계기에 난의 향기나 자태에 매료되어 취미 생활에 접하게 되며 난이라는 식물을 깊은 관심과 애정의 눈으로 살펴보면서 심미안이 생기고, 난에 격을 부여하는 의미의 단계를 넘어 인생을 관조하는 마지막 취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동양란 중에 춘란은 봄에 꽃을 피우는 난을 통칭하여 부르는 호칭이다. 지역적으로는 한국춘란, 중국춘란, 일본춘란, 대만춘란, 중국 오지춘란으로 구분하기도 하며, 꽃대 하나에 꽃을 한 개 피우는 일경일화와 꽃대 하나에 꽃을 피우는 일경구화(중국에서 九자는 많을 多의 의미로 해석)로 분류하기도 한다.
옛 선인들은 일경일화를 난(蘭)이라 하여 격을 부여하였고, 일경구화는 혜(惠)라 하여 격을 낮추어 분류하였으나 근래에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경일화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고루 나오지만 일경구화는 중국에서 집중적으로 발견 배양되었으며 근래에는 한국의 남해 도서지방에서 발견되어 목포를 중심으로 한 남도 지방에서 배양되고 있다.
또한 춘란의 향기에 있어서도 중국, 대만, 중국 오지 춘란은 춘란 고유의 여러 가지 향을 가지고 있으나 한국춘란과 일본춘란은 향기라기 보다는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나서 향기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한국춘란과 일본 춘란은 통상 향기가 없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 나라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끔씩 유향종이 채취되어 선을 보이고 있으나 난의 형태나 꽃의 형태가 중국 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 춘란의 분류
춘란은 동양란의 한 분류로서 한국, 중국, 일본의 춘란을 따로 구분하기란 극히 어려우며 형태와 특징이 거의 비슷하기에 원예적인 측면에서 크게 국적을 구분하지 않는다. 춘란의 감상기준으로는 잎에 녹색의 기본 바탕색을 제외한 어떤 색깔의 무늬가 고정되어 감상요건을 충족시키면 엽예품(葉藝品)으로 분류한다. 또, 꽃에 녹색의 기본 바탕색을 제외한 어떤 색깔의 무늬나 색이 고정되어 감상 요건을 충족시키면 화예품(花藝品)으로 분류하고, 꽃의 형태가 춘란의 기본 화형을 갖추지 못하고 기형의 형태를 갖고 있으며 고정성을 갖고 있으면 기화(奇花)로 분류한다. 잎의 형태가 춘란의 기본 형태가 차이가 나서 기형적인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가. 잎에 따른 분류
1) 잎의 형태에 따른 분류
춘란의 잎이 꼿꼿이 서있는지, 옆으로 누워있는지, 꼬여 있는지, 잎 끝이 하늘을 보고 있는지 등의 생김새에 따라서 입엽(立葉), 중입엽(中立葉), 중수엽(中垂葉), 수엽(垂葉), 권엽(捲葉), 노수엽(露垂葉)으로 구분한다.
2) 잎의 무늬에 따른 분류 (葉藝品)
춘란의 잎에 녹색의 기본 바탕을 제외한 어떤 색깔의 무늬가 고정되어 나타나는 것을 통상 엽예품이라 부른다. 춘란의 엽예품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잎에 나타나는 무늬가 선(線狀)으로 나타나는 종류인 복륜(覆輪), 호(縞) 등과 무늬가 반(斑狀)으로 나타나는 종류인 호반(虎斑), 사피반(蛇皮斑) 등으로 크게 구분한다. 또 무늬가 나타나는 시기나 소멸하는 시기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는데 봄에 새 촉이 나올 때부터 무늬가 나타나면 선천성(先天性) , 봄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자라면서 무늬가 나타나는 후천성(後天性), 봄에 무늬가 나타났다가 자라면서 소멸되는 것을 후암성(後暗性)이라 칭한다. 대체적으로 선천성 무늬를 가지고 있는 난의 꽃에는 잎에서 보는 것과 유사한 무늬가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가) 복륜(覆輪)
복륜은 선상(線狀)의 무늬가 잎 끝에서 벌브 있는 곳까지 잎 테두리 부분에 무늬가 나타나는 형태를 통칭하는 종류로서 무늬의 길이가 길고 짧음, 또는 무늬가 넓고 좁음에 따라서 조(爪), 심조, 사복륜, 대복륜, 심복륜, 심대복륜, 호복륜, 또는 무늬의 색깔에 따라서 황복륜, 백복륜, 감복륜 등으로 세분화된 명칭을 가지고 있다.
나) 호반(縞斑)
호반류는 선상의 무늬가 잎의 가장자리가 아닌 안쪽에서 나타나는 형태를 통칭하는 종류로서 벌브가 있는 부분에서 잎끝 쪽으로 하나 이상의 무늬가 선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많다. 선의 갯수 또는 선의 폭이나 분포에 따라 호, 중투, 중투호, 중압호, 발호, 편호, 원평호, 산반, 산반호, 선반, 중반 등으로 세분화된 명칭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춘란 중에 가장 인기 있는 품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 사피(蛇皮)
사피무늬는 춘란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무늬 형태로 녹색의 기본 바탕에 호반(虎斑)처럼 일정한 무늬가 나타나고, 이 무늬 안에 여러 종류의 녹색 점들이 뿌려진 상태가 나타나는 형태를 통칭하는 종류로서 전면사피, 단절사피, 산반사피 등으로 구분하고, 근간에는 사피화가 개화하여 선을 보이고 있다.
라) 호피(虎皮)
호피는 간단히 말하면 난 잎에 호랑이 줄무늬가 나타나는 형태를 통칭하는 종류로서 규칙적으로 조각난 것처럼 나타나는 무늬와 불규칙하게 번지는 타입의 무늬로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무늬의 형태에 따라 절반, 대절반, 맹호, 단절반, 대절반, 망지, 시괄, 옥반, 도호, 취설호, 금사 등으로 구분한다.
마) 단엽종(短葉種)
단엽종은 일반적인 난보다 잎의 길이가 짧고, 잎 끝이 둥글고, 잎이 두껍고 넓으며, 잎에 주름이 진 것 같은 라사지가 들어 있는 난의 형태를 말한다. 벌브가 발달되지 않아 꽃을 보기가 어려우나 두화나 원판화를 개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기의 여러가지 특성을 갖고 있더라도 라사지가 없으면 단엽종이라 하지 않고 환엽(丸葉)으로 분류하는 것이 보통이다.
바) 서(曙)
난 잎에 옅은 녹색의 무늬가 안개처럼 부드럽고 엷게 분포되어 있는 형태를 통칭하는 종류로서 이러한 무늬의 분포도에 따라 서(曙) 또는 서반(曙斑)으로 불려지며 대부분이 녹색으로 변하는 후암성(後暗性)을 가지고 있으나 근래에 무늬가 소멸되지 않는 품종들이 선보이고 있으며, 우수한 색화들의 출현으로 난인들의 기대가 큰 종류이다.
나. 꽃에 따른 분류
1) 꽃의 형상에 따른 분류
난 꽃의 기본적인 형상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예로부터 중국춘란 쪽에서 명품의 분류 기준으로 매화모양의 매판, 수선화 모양의 수선판, 연꽃 모양의 하화판으로 구분하여 전래되어 왔으나 근래에는 많은 품종의 개발과 세분화로 매판, 수선판, 하화판, 원판, 두화, 기화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2) 꽃의 형태에 따른 분류
난 꽃의 기본적인 형태는 6장의 꽃잎을 가지고 있다. 제일 윗쪽의 꽃잎을 주판(主瓣), 좌우 바깥쪽 2장을 부판(副瓣), 안쪽의 꽃잎으로 윗쪽에서 안으로 오므린 형태의 2장의 꽃잎을 봉심(捧心), 안쪽의 아래쪽에 잎이라기 보다는 두터운 살덩이 형태를 하고 있는 혀 모양의 설판(舌瓣), 제일 안쪽에 난 꽃의 화분을 달고 길쭉한 모양의 비두로 구성되어 있다. 춘란의 꽃의 형태를 가지고 요소별, 특징별로 구분하는 것은 그만큼 난을 과학적 또는 예술적으로 세분하여 구분하고 있으며, 미술적 감각을 지닌 심미안으로 살펴보아야
그 진가를 알 수가 있다.
가) 춘란 꽃의 부판의 형태에 따른 분류
춘란 꽃의 제일 위쪽의 꽃잎인 주판(主瓣)은 대부분이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는 형태가 대부분이고, 좌우 바깥쪽 2장의 부판(副瓣)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통상적으로주판과 부판이 어떤 각도를 이루고 있는가에 따라 분류되어 평견피기, 삼각피기, 낙견피기, 대락견피기, 비견피기, 반전피기, 긴변피기 등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주판과 직각을 이루는 부판을 갖는 평견피기가 가장 높은 격을 인정받고 있다.
나) 춘란 꽃의 봉심의 형태에 따른 분류
춘란 꽃의 안쪽 꽃잎으로 위쪽에서 안으로 오므린 형태의 2장의 꽃잎을 봉심(捧心)이라 통칭하는데 두 장의 꽃잎으로 비두를 안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으로 옛날 중국춘란의 명품을 구분할 때 봉심에 살덩어리가 붙어 있는 형태(투구)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명품으로 분류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별로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 춘란에서는 투구화라는 한 종류로 분류하고 있으며 봉심의 형태에 따라 합배, 반합배, 분소, 투구, 잠아봉심, 관음봉심, 묘이봉심, 착이봉심 등 여러 가지로 세분된 명칭을 가지고 있다. 두 장의 봉심이 살포시 오므려 비두를 가릭 있는 형태에 격을 부여하고 봉심이 벌어진 형태는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다) 설판(혀)의 형태에 따른 분류
춘란 꽃의 안쪽 하부에 잎이라기 보다는 두터운 살덩이 형태를 하고 있는 혀 모양의 설판(舌瓣)으로 동,서양란을 불문하고 난과 식물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잎의 형태이다. 기본적으로 색깔이 있는 화점 (舌點이라 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며 잡색이 섞이지 않고, 설점이 없으며, 맑고 깨끗할수록 격을 부여하고 있으며, 난꽃의 중심에 위치하여 균형과 조화에 기준이 되는 설판의 형태에 따라 여의설, 유해설, 원설, 권설, 대포설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3) 꽃의 색깔에 따른 분류
난 꽃은 녹색을 기본 바탕색으로 보고 녹색을 제외한 어떤 색깔의 무늬나 색이 고정되어 감상 요건을 충족시키면 화예품(花藝品)으로 분류하고 있고 근래에 많은 품종의 개발과 무늬의 발색에 따른 배양 능력의 향상으로 한국 난계의 발전을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화예품에서도 엽예품과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꽃의 색깔이 확실하게 잘 나타나는 선천성과 개화하면서 천천히 또는 온도나 어떤 조건에 따라서 급하게 발색되는 후천성, 처음에는 색이 잘 들었다가 개화하면서 색깔이나 무늬가 빠져나가는 성질의 난들이 있어 색화의 감상과 선택에 있어서는 집중적인 배양과 관찰이 요구되며, 그 색깔에 따라 소심, 백화, 황화, 홍화, 주금화, 적화, 자화, 도화, 등으로 구분하고 무늬 에 따라 복색화, 호화, 복륜화, 산반화, 수채화, 색설화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2. 춘란 감상의 묘
춘란 감상의 묘는 준비하는 기다림과 지속적인 관심으로 보고 싶다. 화아분화를 거쳐 7~8개월의 꽃대기간을 지나 본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꽃의 형태와 꽃의 색깔을 발색하기는 긴 인내와 끝없는 애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배양되고 우리가 보기에 아름다운 감상기준과 품격을 갖춘 난들을 보고 있을 때 행복감을 맛 본 난인은 자신의 난실의 난을 좀더 깊은 애정과 인내로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때 우리 한국 난계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 옛 선인의 시 한 수로 난마을 가족에게 선택받은 난인의 행운을 전하고 싶다.
《 풍 란 》
◎ 풍란(부귀란) 감상법
1. 풍란이란?
풍란은 산 속의 물가의 노목이나 바닷가 암벽에 붙어살던 안그레컴(Angreacum) 무리의 난과 상록 다년초로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풍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그 외의 이름으로는 향이 그윽하다 하여 계란(桂蘭), 나무 위나 바위 등 높은 곳에 산다 하여 선초(仙草), 시인, 묵객들이 처마 끝에 매달아 놓고 그 운치를 즐겼다 하여 헌란(軒欄)이라고도 한다. 풍란은 두 종류가 있는데 Aerides japonicum Reichbfil 이라는 학명을 가진 나도풍란, 일명 대엽풍란과 Neofinetia falcata Hu 라는 학명을 가진 소엽풍란이 그것이며 소엽풍란 중 잎 모양이나 잎의 무늬, 꽃의 색깔과 형태 등의 면에서 특이하여 남다른 감상가치가 있는 것을 일본인들은 부귀란(富貴蘭)이라 부른다. 그래서 애란인들이 의미를 두고 일컫는 풍란은 주로 소엽풍란, 그 중에서도 부귀란이다.
풍란, 부귀란이 원예상품으로 개발된 것은 주로 일본에서였으며 과거 토쿠가와 막부 시절부터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취미생활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우리 나라에도 풍란은 남해와 서해안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으나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어 국가에서 보호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나라에서 채취된 난 중에서 잎이나 꽃의 변이를 나타내는 품종은 청무지 변이엽 10여종과 복륜과 중반의 예를 나타내는 일부 품종 외에 다른 다양한 품종이 있다는 얘기는 거의 보고되지 않고 있다.
풍란이 애란인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끌고 있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그 첫번째 이유가 바로 독특한 향에 있다. 6, 7월경에 피는 꽃의 향은 주로 빛이 없는 밤이나 흐린 날 진하게 풍기는데 달콤한 향이 사람의 후각을 매료시킨다. 그 외에도 잎 무늬와 형태의 아름다움, 뿌리가 성장할 때의 그 생장점의 영롱한 색깔, 또 작은 식물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재배할 때 좁은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는 이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풍란은 애란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체로 풍란은 흙에서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충해에 의한 피해가 거의 없고 아주 강건하여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잘 자란다. 일반 난들처럼 매년 새 촉이 불어나는 것은 아니고 잎도 일년에 두 장 나오기 때문에 번식이 빠른 편은 아니다. 그러나 새 촉이 붙을 경우 한꺼번에 여러 촉이 붙기도 하므로 약간의 기다림과 시간만 할애하면 대주로 키우는 것도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풍란은 잎의 자태와 무늬, 뿌리의 색깔, 꽃의 모양과 색깔, 잎들이 붙어 있는 곳을 일컫는 축의 색깔, 그리고 그 축 부위에 연결되어 있는 각 잎의 붙어 있는 자리를 일컫는 붙음매의 형태 등에 따라 그 품종의 특성이 구분된다.
2. 풍란 감상의 기본적 포인트
풍란의 감상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그 품종이 지니고 있는 본예가 무엇이며 가장 이상적인 무늬가 무엇인 지를 알아두어야 한다. 그래서 지나치게 녹이 많고 무늬가 희미하거나 반대로 녹이 거의 없고 노란 색깔만 많이 들어가 있다거나 밑의 잎들은 무늬가 가장 이상적인데 위로 갈수록 녹이 점점 없어진다든가 반대로 녹만 차 들어온다든가 새 촉이 유령으로 자꾸 나온다든가 하는 품종은 감상면에서나 재배면에서 그 가치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화려하게 보이더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잎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게 웃자랐다든가 아니면 한 촉에서 잎들이 일정하지 않고 길고 짧고 들쭉날쭉하다든가 하는 것은 재배 시 환경 차이가 너무 극심하여 난이 무척 많은 몸살을 앓았다는 것을 뜻하며 역시 감상면에서 가치가 몹시 떨어진다.
그 외에도 뿌리가 곧게, 보기 좋게 뻗어내리지 못 하고 구불구불하다든가 여러 가닥으로 갈라졌다든가 말라 비틀어졌다든가 또 축이 촘촘하지 못 하고 엉성하다든가 꽃이 한 대에 대여섯 송이씩 피지 않았다든가 화예품의 경우 제 색깔이 나타나지 않았다든가 하는 것들 역시 감상가치가 몹시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3. 잎의 특징과 감상
풍란의 잎은 두텁고 단단하며 짧고 잎 끝이 뭉툭하면서도 뾰족한 비교적 좁은 형태의 잎이 좌우 대칭을 형성하고 있는 바 일반 난과 식물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아울러 그 잎의 모양과 무늬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1) 무늬의 종류와 감상
(1) 복륜
부귀란의 무늬종 중 가장 많은 개체를 지니고 있으며 부귀전, 만월 등 부귀란 최고의 명품이 대부분 복륜 중에서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동출도와 같은 저렴하고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그 기품이 뛰어나고 강건한 품종까지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어 초보자에서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복륜은 다른 무늬종과는 달리 항상 고정돼 있고 무지나 유령으로 갈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이 꾸준한 인기의 비결이다. 간혹 중투 형태나 유령, 무지로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복륜으로 돌아간다는 게 특징이다. 복륜은 동출도나 부귀전처럼 백색으로 나타나는 것도 있고 자신전처럼 황색으로 나타나는 것도 있으며 준하복륜처럼 심대복륜으로도 나타나고 서출도처럼 호복륜으로 나타나는 품종도 있다. 또 들고 햇빛에 비춰보면 별빛처럼 작은 투명한 무늬를 보여 주는 수정복륜 같은 특이한 품종도 있다. 풍란은 또한 복륜에서 중투나 호 옆변이종 등으로 변하기도 한다.
(2) 호(縞)
호의 무늬는 풍란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금광금이라든가 도우이중, 대강환호, 금두 등 애란인들의 인기가 집중되는 품종들이 많이 있다. 풍란 호의 가장 이상적인 무늬는 잎장마다 일정하게 똑같은 형태의 호 무늬가 들어가 있어야 하며 넓은 면적의 호가 편호로 한 두 줄 들어가 있는 것보다 가는 줄무늬가 여러 줄 골고루 들어가 있어 녹의 무위와 호의 부위가 일정한 규칙성을 형성하고 있을 때가 최고이다. 그러나 풍란에서 호는 변화가 무쌍하여 일정하게 고정된 호의 무늬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대체로 이상적인 형태의 무늬도 위로 갈수록 유령에 가까워진다든가 혹은 새 촉이 유령에 가깝게 나올 확률이 다른 어떤 무늬보다 더 많다는 데에 재배의 어려움이 있다.
(3) 호피(虎皮)
풍란의 호피반은 춘란이나 혜란의 경우와는 달리 상당히 다양하다. 고외, 기주설호, 호박 등과 같이 선천성이면서 백호피반을 띠는 종류와 당금, 화의, 금공작, 금루각 등과 같이 후천성이면서 황호피반을 띠는 것도 있고 천지천, 일월황 등과 같이 선천성이면서 맑은 서반성 백호피반을 나타내는 품종도 있고 설산처럼 선천성이면서 황호피반을 나타내는 품종도 있다. 그런데 대체로 선천성 백호피반은 소멸성이라는 게 단점이고 후천성 황호피반은 처음엔 무지였다가 가을 이후 강한 햇빛에 소출을 시키면 잎 전체에 노란 호피 무늬를 나타낸다.
(4) 중투, 중반
풍란에서 중투의 예를 지닌 품종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동출도, 어성복륜, 준하복륜 등의 복륜 품종들 중에서 간 혹 새 촉이 중투 무늬를 띠고 나오는 경우가 있으나 고정이 안 되고 또 그 중투 촉만 분리를 시키면 결국 살지 못 하고 죽어 버리기 때문에 중투는 거의 개발이 되지 못 한 상태이다. 그러나 중투로 안정된 종류로 대표적인 것으로는 복륜 서출도에서 변이해 나간 진학이 있다. 그러나 진학도 녹이 적기 때문에 번식과 재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며 잎이 위로 갈수록 녹이 점점 약해져 유령으로 빠지다 죽는 확률이 높다. 그 외에 호를 지닌 동양전이 중투로 발전하여 산반 중투 형태를 띤 서와 대강환호에 엷고 약간 희미한 중반 무늬가 들어간 제, 그리고 조일전이 중투로 변한 양명전, 부사금이 중반으로 변한 봉 또는 부사중반이 있다. 대체로 품종이 귀한 편이고 상대적으로 고가이다.
(5) 산반
산반 무늬도 풍란에서는 많지 않다. 대표적인 산반의 예를 지닌 품종으로는 경하가 있다. 그 외에 팔중의와 팔중의의 산반 백호가 황산반 백호로 변한 광명전, 감성이 뚜렷한 산반호를 나타내는 부악등이 있다.
(6) 사피
풍란에서 아직 사피는 나오지 않고 있다.
2) 엽변이종
(1) 병엽(竝葉)
가장 표준적인 잎의 모양으로 좌우로 쭉쭉 뻗은 잎의 모양을 뜻한다. 대부분의 풍란이 이에 속한다.
(2) 입엽(立葉)
잎 끝이 위로 힘차게 뻗어오른 잎 모양새를 뜻하며 대표적인 것이 서출도에서 변한 은세계, 입사전, 어검 등이 이에 속한다.
(3) 두엽(豆葉)
잎의 크기가 3cm 내외로 아주 작고 둥근 모양을 지닌 앙증맞은 풍란으로 기린환, 정지송, 녹보, 두환, 십이단, 희달마, 청모란, 흑모란, 홍공작 등이 이에 속한다.
(4) 만곡엽(灣曲葉)
활처럼 크게 곡선을 그리면서 아래로 구부러진 잎을 말한다. 대파청해, 청해, 변경환 등이 이에 속한다.
(5) 희엽(姬葉)
위로 솟구치지 않고 잎이 지면과 거의 수평이 될 만큼 옆으로 뻗어나간 잎. 금광금과 당금이 대표적이다.
(6) 역엽(力葉)
잎 끝이 곧게 뻗어나가다가 갑자기 손가락 끝마디처럼 구부러진 형태의 잎. 금광금이 대표적인 역엽을 지니고 있다.
(7) 침엽(針葉)
잎 끝이 뾰족하면서 잎 자체가 솔잎처럼 가는 잎. 조선철, 아파침홍, 개통, 복수환, 도취 등이 이에 속한다.
(8) 울두엽
잎이 마치 생리장애를 겪은 듯 가운데 엽맥을 중심으로 벌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 부분이 마치 벌레집이 생겨 있듯 붙어 있는 형태를 말한다. 안마울두, 보울두, 용모 등이 대표적인 품종이다.
(9) 사자엽(獅子葉)
마치 숫사자의 갈기털을 연상시키듯 잎이 자유분방하게 뻗어나간 잎의 모양. 청룡사자, 낭화사자, 사자갑룡, 수파사자 등이 대표적이다.
(10) 나사엽(羅絲葉)
잎에 나사지가 들어가 있는 풍란이다. 오모자환, 라사복륜, 금은라사 등이 대표적이다.
(11) 갑용엽(甲龍葉)
보통 잎은 엽맥이 V자형으로 피어 있으나 이는 반대로 엽맥이 위로 솟아 있다.
이에는 호갑용,사자갑용이 있다.
(12) 투성(透性)
거꾸로 치켜들고 햇빛에 비춰보면 별빛 무늬 같은 투명한 점무늬가 나타나는 풍란. 금광성, 수정복륜이 대표적 품종이다.
4. 꽃의 특성과 감상
꽃 역시 다른 난과 식물들과는 상당히 다르게 작고 앙증맞으며 꽃송이마다 낚시바늘처럼 길게 늘어진 수염을 뜻하는 말인 거(距)라는 것이 붙어 있어 그 우아함을 더해 준다. 사실 종명 falcata 라는 명칭은 바로 그 낚시바늘처럼 생긴 거의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 대부분의 꽃은 백색이지만 더러 황화, 도홍화, 녹화, 기화 등이 피기도 한다. 아무튼 소엽풍란의 꽃은 모조리 소심이다.
1) 도/홍화
(1)도화 (桃花)
일명 복숭아색이라는 꽃잎에 엷게 물든다. 도희, 도원, 비충, 영충, 청해등이 있다.
(2)홍화(紅花)
붉은 자홍색으로 피며,화심 간우데가 붉게 피는 동천홍과 꽃잎 끝에서 붉게 피는 주천왕,성성등이 있다.
2) 황화
개나리색 진한 황화는 아니지만 은은한 황색이 도는 꽃을 피우는 것으로 대팔주가 대표적이고 서운이 황화라 하는데,꽃잎이 피기 전까지는 아이 보리색이고 만개 시는 백색으로 변해 핀다. 근래에 교잡 배양종 중 개나리색과 같은 황화가 피는데 아직 미등록 상태에 있다.
3) 녹화
비취색 은은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난들로서 풍란 중에서도 극히 드물다. 비취, 기주녹풍, 춘급전 등이 이에 속한다.
4) 기화
정상적인 꽃 모양에서 약간의 파격이 곁들인 꽃이 피는 품종으로 꽃대에 여러 송이의 꽃이 계단형태로 핀다 하여 계단피기로 불리우는 춘급전(춘급전은 8겹까지 계단피기 형태로 핀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약간 독특한 형태로 피는 영충이 대표적이다.
5) 하늘피기(天笑피기)
대부분의 꽃이 위로 치켜 든 꽃대에 수줍은 듯 고개를 살포시 떨군 새악시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나 당당하게 하늘을 향해 치켜 들 듯 피어난 꽃의 모습을 일컫는다. 비충, 옥금강, 청해, 금은라사, 무학, 대파청해 등이 이에 속한다.
6) 기타
대부분의 꽃은 백화로 피지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독특한 색깔이나 형태를 지난 것 외에 꽃은 백화로 피되 꽃대에 아주 진한 홍색이 곁들여 있어 감상가치를 높여 주는 난들도 있다. 동출도, 동출도에서 황복륜으로 변이된 호동복륜, 서출도, 진학, 은세계, 연성환 등이 이에 속한다.
5. 뿌리의 특성과 감상
풍란은 원래 나무나 바위에 뿌리를 드러내 놓고 살던 습성이 있는 난이기 때문에 집에서 분에 심어 기르더라도 그 습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다른 일반 난들은 뿌리가 분 속에 숨어 있어 그 모습을 지켜 볼 수가 없지만 풍란은 뿌리를 공기 중으로 드러내 놓고 자라는데 그 생장점의 색깔이 영롱하고 다양하여 다른 난들과는 달리 뿌리 자체도 하나의 감상가치를 지닌 대상이 된다. 그 말고 투명한 모습은 보는 이를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 주기에 충분하다.
1) 청근(靑根)
뿌리의 생장점이 연하고 투명한 연두색을 띠는 종자로서 경하, 청왕금, 유곡금, 직희, 어검, 어성복륜, 월계관, 천혜복륜, 호박, 공작환, 정지송, 대파청해 등 그 개체가 상당히 많다.
2) 니근(泥根)
뿌리 끝이 붉은 색을 띤 탁한 갈색 뿌리를 뜻하는 말로서 풍란 중 가장 많은 뿌리의 특성이다. 부귀전, 만월, 동출도, 서출도, 준하복륜 등 거의 대부분이 니근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니근의 특성은 햇빛을 강하게 받을수록 붉은 빛이 더 진하고 영롱해져서 더러는 루비근에 가까울 만큼 진한 홍색을 띠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당금, 금루각, 고외, 어기, 부귀전 등이 대표적이다.
3) 루비근
보석 중 하나인 루비처럼 영롱하고 투명하며 진한 홍색 뿌리를 지닌 풍란으로서 대표적인 명품으로는 금모란, 백모란이 있다. 백모란은 잎에 나타나는 호와 분홍빛이 도는 꽃도 환상적이지만 영롱한 색깔의 루비근을 지닌 뿌리야말로 가장 압권이다.
6. 기타 사항
위에서 언급한 잎과 꽃, 뿌리 외에도 잎들이 촘촘히 붙어 있는 곳을 지칭하는 축의 색깔도 품종의 특성을 구분해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주로 탁한 갈색을 띤 니축이 대부분이지만 더러 청축이나 붉은 적축 등이 감상의 한 요인이 되고 있으며 축과 잎의 경게선이자 붙어 있는 모양새를 나타내는 붙음매 역시 생긴 모양이 다양하다. 산처럼 나타난다고 하여 산형, 달처럼 둥근 모양이라 하여 월형, 물결치듯 하는 모양이라 하여 파형, 반듯하다 하여 일문자형 등으로 구분하며 역시 품종 구분과 감상의 한 요인으로 취급받고 있다.
요즘 풍란이 인공교잡이나 실생배양에 의해 대량 번식되어 시중에 나돌고 있고 그
결과 많은 부귀란(풍란)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애란인들 사이에선 실생종은 그다지 높이 쳐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서는 실생이나 교잡에 의한 품종은 등록시키지도 않고 이름도 별도로 붙인다. 교잡이나 인공 실생배양에 의해 나온 품종은 대체로 바다 해(海)자나 나무 수(樹), 계집 희(姬)자를 뒤에 붙여서 구분한다. 단 명감에 오른 청해, 대파청해, 직희, 운해, 사청해 등은 예외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우리 나라와는 달리 실생배양에 의해 탄생한 대파청해는 동해(東海), 공작환의 실생배양품은 청모란(靑牡丹)이라고 별도의 명칭을 부여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실생배양품은 원종에 비해 뿌리가 가늘고 잎과 꽃이 소형이며 꽃의 향도 덜 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실생배양도 15년~20년 이후에는 자연산과 동일하게 발달하여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실생배양에 의한 대량번식이 가장 활발한 품종은 주로 옥금강, 정지송, 기린환, 취화전, 주천왕, 성성 등 무지종이며 금루각, 설산, 고외, 기주설호, 당금, 천지천 등 호피종도 일부 성공을 거두었고 호 계통은 직희, 팔중의, 부악 정도이나 부악과 일반 호계통을 교잡하여 만든 제 2 교잡종이 생산되나 이는 인기가 없으며, 일본에서는 인정조차하지 않는다. 그리고 복륜계통은 조직배양도 실생배양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바른용어]
끝으로 농업 용어 중 크게 잘못 쓰고 있는 말이 있다. 조직배양이라는 용어이다. 무균배양에서 조직배양과 실생배양 2가지로 분류한다. 조직배양이란? 동.식물의 조직(세포 또는 생장점)을 따 증식시키는 고도의 배양 기술을 말한다. 이 때는 모본과 똑같은 개체가 나타난다. 실생배양이란? 씨앗을 무균배양법으로 발아시켜 증식, 배양시키는 방법으로 쉽게 말하자면 종자배양 또는 씨배양이다.(이 때는 모본과 유사하거나 무지로 나타날 뿐 똑같은 개체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현재 동양란계(특히 풍란)에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조직배양에 성공한 전례는 없다고 본다.앞으로 무균배양 하시는 분, 재배농가, 상인, 애란인들 모두 조직배양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차라리 씨배양묘, 또는 씨배양품이라고 해야 옳은 용어가 된다.
◎ 풍란(부귀란 가꾸기)
부귀란은 앙증맞은 모양과 다양한 무늬, 달콤한 감향으로 애란인들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누구나 한 번쯤은 길러보고 싶어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몰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소위 부귀란 전문가들한테 물어보면 기껏 한다는 소리가 그냥 아무데나 던져놔도 잘 자란다는 무성의한 답변뿐이다. 그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부귀란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답답하기만 하다.
부귀란도 일반 난과식물들처럼 물과 바람과 햇빛과 영양분과 공중습도에 의해 배양상태가 결정된다. 따라서 부귀란 재배법에 대한 안내란 바로 위의 다섯 가지 요소에 식재와 심는 방식, 병충해, 화아분화, 겨울잠 등에 대한 것만 기술해 주면 누구나 부귀란 재배에 대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물 주기
다른 난들처럼 몇 일에 한 번씩 줘야 한다고 쉽게 말할 문제는 아니며 역시 마르면 준다는 원칙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일반 난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마른 상태가 물주기에 적합한 상태인가를 확인하는 방법이 아주 쉽고 정확하다. 우선 심어놓은 수태가 겉부분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마르고 화분 밑 구멍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 물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거나 아예 바짝 말랐을 때 흠뻑, 속까지 다 젖도록 주면 된다. 이 때는 한 번에 물이 속까지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약 10분 간격으로 세 번에 나눠서 준다. 그러나 부귀란 재배에 어느 정도 이력이 붙으면 수태가 그 정도까지 마르지 않았어도 물을 줄 때를 알게 된다. 사실 위의 방법은 안전하기는 하나 부귀란을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키우는 데엔 문제가 좀 있다. 그래서 필자는 겉의 수태가 마르지 않은 상태라도 성장기인 봄, 가을엔 느낌으로 물 주는 시기를 잡아 흠뻑 준다. 그러나 이 방법은 오랜 경험과 연구에 의해 자기만의 배양법이 터득되고 난 후에 할 일이다. 물을 너무 적게 주면 뿌리는 길게 자라지만 잎이 잘 자라지 않거나 거칠어지고 너무 자주 주면 뿌리가 썩어 죽게 된다.
2. 통풍
부귀란은 풍란(風蘭)이라 부를 만큼 바람(통풍)은 중요한 요소이다. 부귀란에게 통풍이 얼마나 중요하고 부귀란이 얼마나 강한가 하는 것을 필자는 경험으로 터득했다. 몇 년 전 원예를 좋아하는 처남에게 장모의 기일에 동출도 한 화분을 선물했다. 그러나 난을 전혀 모르는 처남은 그저 거실의 그늘지지만 바람이 가장 잘 통하는 곳에 두고 두 달이나 석 달에 물 한번씩만 슬쩍 준 것밖에 없다고 했다. 일년 후 장모의 기일에 다시 처남댁을 찾았을 때 비참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싱싱한 모습의 동출도가 살아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잎장 한 장 떨어진 게 없었다. 수분 부족으로 녹이 탈색되고 뿌리가 말라비틀어진 게 눈에 띄었지만 말이다. 결국 대기중에 뿌리를 드러내 놓고 나무나 바위에 붙어 살던 풍란은 웬만한 건조에는 끄덕도 없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만일 햇빛이 내리쪼이고 바람도 안 통하는 곳이었다면 그 난은 벌써 죽었을 것이다. 따라서 부귀란을 재배함에 있어 소형팬을 적절한 위치에 설치하여 신선한 바깥바람을 부쳐 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요소다. 바람이 안 통하면 부귀란은 병에 걸려 죽는다. 그래서 부귀란을 키우기에 가장 좋은 곳은 처마 밑 그늘지고 통풍이 100% 원활한 곳에 매달아 키우면 가장 이상적이다.
3. 햇빛
부귀란도 녹색식물이기 때문에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영양분을 광합성의 의해 얻는다. 따라서 광합성에 필요한 햇빛은 필수적이다. 그 외에도 햇빛은 난의 성장에도 관여를 한다. 햇빛이 과하면 잎이 타거나 누렇게 뜨고 잎이 딴딴해지긴 하나 밑으로 처지거나 옆으로 눕는다든가 잎에 붉은 점이나 검붉은 점이 보기 싫게 많이 나타나는 등 피해가 나타나고 햇빛이 너무 없으면 잎이 가늘고 길쭉하게 웃자라 힘이 없이 옆으로 축축 처져 버려 정상적인 성장을 못 하게 된다. 그러면 대체 햇빛을 어느 정도 쪼여 주어야 할까? 그것은 품종에 따라 다르다. 우선 대부분의 무지엽이나 복륜 품종 및 후천성 호피종은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고 호 종류나 선천성 소멸 호피종 등은 햇빛을 적게 필요로 한다. 참고로 품종에 따른 햇빛 필요량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70% 일조량, 30% 차광을 요하는 품종들 (방충망 두 장 정도의 차광율)
(1) 무지 엽변이종 : 이세왜계, 오모자환, 대파청해, 흑모란, 해황환, 황해, 소환, 취화전, 춘하 등등
(2) 호피반 : 양염, 당금, 한하계, 금공작, 금루각, 설산, 화의 등등
(3) 화예품 : 운해, 기주녹풍, 주천왕, 춘급전, 성성, 취애, 동천홍, 도원, 비취, 희경, 성차,
도희 등등
(4) 호 : 조하, 조일전, 의포금, 금두, 월전, 금화산, 사광전, 보금, 옥천금, 동양전, 백모란, 백모란 호, 우희, 옥기, 금호금, 보주, 부사봉, 보생전 등등
(5) 복륜 : 조일전복륜, 봉, 아락천, 금갑복륜, 호동복륜, 어성복륜, 월계관, 천혜복륜, 준하복륜,
자신전, 신대, 취보, 서정, 태양복륜, 황려전, 옥천, 옥금, 동출도, 서출도, 비복륜, 비,
어기, 연성환 등등
2) 50% 일조량, 50% 차광을 요하는 품종들
(1) 무지 엽변이종
우약환, 대응환, 대강환, 화선, 두환, 기주갑룡, 귀청옥, 기린환, 비충, 안마울두, 흑요,
소응환, 사자갑룡, 호갑룡, 십이단, 취선, 영충, 청해, 청룡사자, 청룡사자, 조선철, 청축
조선철, 입대붕, 옥금강, 침울두, 수파사자, 침엽사자, 복수환, 홍공작, 무학, 몽환,
정지송, 용모, 녹보 등등
(2) 호피반 : 천지천, 출운금반, 귀운각, 금유황, 금모란, 봉황전, 백운각 등등
(3) 화예품 : 아파침홍 등등
(4) 호 : 운룡롱, 직희, 금광금, 금사묵, 은령, 경하, 어성금, 지락, 묵류, 섭묵, 청광묵, 청왕금, 태양전, 천대전사자, 천상, 백옹사자, 부사금, 홍모란, 어렴영, 도우이중, 팔중의, 광명전, 나인지광, 제, 진학, 낭화사자 중반, 홍선, 부악, 보선, 대화금 등등
(5) 복륜
서, 직희복륜, 경하복륜, 은세계, 건국전, 팔천대, 국휘전, 호동금, 신풍, 청보, 성광전,
장생전, 백중, 백왕복륜, 부귀전, 부사복륜, 만월, 라사복륜, 입사전 등등
3) 30% 일조량, 70% 차광을 요하는 품종들 (갈대발 한 장 정도의 차광율)
(1) 무지 엽변이종 : 사청해, 귀보청, 금광성, 금은라사, 보울두, 낭화사자, 변경환 등등
(2) 호피반 : 호박, 신월전, 고외, 여고외, 기주설호, 남해설호, 백봉 등등
(3) 호 : 대강환호, 관설, 귀모전, 모란백호, 사자왕금, 신호동, 백청룡 등등
(4) 복륜 : 대팔주, 대동환, 옹사자, 검룡, 국광전, 호동지검, 수정복륜, 철교전, 보검, 어검, 정지설
그러나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은 아침 아홉 시 이전의 햇빛 외엔 가능하면 차광해 주고 봄, 가을의 햇빛은 위의 차광율에 따라 차광해 주고 겨울 햇빛은 가능하면 많이 쪼여 준다.
4. 비료
부귀란은 다른 춘란이나 한란, 혜란만큼 많은 비료를 필요로 하진 않으나 역시 식물이며 집에서 기르는 방식은 일종의 수경재배이므로 비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비료의 적정 희석비율에 맞추어 주되 봄과 가을(3, 4, 5, 6, 9월)에 한 달에 한 번 정도씩만 주면 된다. 단, 부귀란은 맑은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든 유기질 비료나 검증이 안 된 시중의 비료는 절대 금물이다. 책에는 마감프 케이 서너 알을 수태 사이에 넣어 주라고 돼 있으나 효과도 미미할 뿐더러 수태에 퍼런 이끼만 끼게 만들기 때문에 하이포넥스 6,000대 1이나 유비 100대 1, 다이나그로 3,000대 1, 북살 3,000대 1 같은 비료와 바이오레민 1,000대 1이나 하이아토닉 500 대 1 같은 영양제를 묽게 희석하여 주는 게 좋다.
5. 공중습도
부귀란은 특별히 공중 습도가 중요한 요소이면서도 전혀 중요치가 않다. 공중습도가 높으면 그만큼 난이 충실하게 자라지만 원래 산이나 바닷가 암벽 등 습도가 높으면서도 한낮이나 봄철, 가을철, 겨울철 같은 습도가 아주 낮은 계절에도 뿌리를 드러내 놓고 살게 돼 있기 때문에 공중습도에 대한 적응력은 어느 난보다 뛰어나다. 따라서 통풍과 습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통풍이다. 책에선 적정 습도를 맞출 수 없을 경우 아침 저녁으로 잎에 물을 뿌려 주라고 돼 있으나 이는 금물이다. 자칫 더운 여름철엔 병균의 온상이 된다.
6. 식재 및 심기
부귀란은 분에 심는 방법과 목부작이나 석부작을 만드는 법과 헤고판에 붙여 기르는 방법이 있다. 목부작과 석부작은 운치 있는 돌과 나무에 부귀란의 멋을 곁들인 것이지만 사실 부귀란이 튼튼하고 아름답게 자라기를 기대하기란 무리이다. 석부작이나 목부작을 보면 분에 심은 것보다 뿌리가 훨씬 길게 자란다. 그것은 그만큼 난이 환경이 좋지 못 해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물과 영양을 찾아 뿌리가 길게 뻗는 현상이고 따라서 잎이 예쁘게 성장할 여지가 그만큼 작아지는 것이다. 헤고판은 분에 심는 장점과 석부작이나 목부작의 장점을 중간에서 결합한 것이지만 시각적 효과가 그다지 뛰어나지 못 하고 한 번 붙인 난은 뿌리가 워낙 단단히 붙어 떼어내기가 불가능할 정도이므로 이식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난의 성장에도 좋고 관상미도 뛰어난 것은 역시 분에 심는 방법이다. 가끔 보면 일반 난석에다 심어 둔 것을 볼 수 있는데 뿌리에 수분을 일정하게 공급한다는 면에선 매우 불리하다. 그래서 뿌리가 썩거나 말라비틀어지기 쉽다. 그러한 점 때문에 부귀란은 수태에 심는다. 먼저 맥주컵을 거꾸로 엎어놓고 그 위에 짧은 수태를 반 주먹쯤 올려놓고 꼭꼭 다진다. 그 위에 부귀란을 얹고 뿌리를 골고루 편다. 그리고 20cm 이상 되는 긴 수태로 뿌리가 안 보일 때까지 세로로 걸쳐나간다. 맥주컵을 빼낸 뒤 그대로 분에 집어 넣으면 된다.
7. 병충해
원래 부귀란은 병충해에 강해서 거의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 그러나 고온에 다습하고 통풍이 불량하면 연부병이나 곰팡이에 의한 병들이나 깍지벌레 같은 해충의 피해를 입기 쉽다. 대개 연부병은 윗 잎장부터 물크러지는데 그 때는 물크러진 잎장의 서너 장 밑을 소독한 가위로 잘라내 버리고 마이신제를 뿌려 주면 멈춘다. 설사 그 촉이 계속 물크러져 들어가도 그 촉만 제거하면 다른 촉에는 전이가 되지 않아 춘란이나 한란처럼 통째로 난을 잃을 염려는 없다. 가끔 잎에 나타나는 탄저병 등의 곰팡이병은 다이센이나 톱신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깍기벌레가 생기면 몇 안 되면 손으로 일일히 잡아 주는 게 좋지만 너무 많으면 수프라사이드 1,0001ㅐ액을 뿌려 준다. 그러나 부귀란은 일반 난들보다 살충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므로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바이러스는 부귀란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바이러스에 걸린 부귀란을 직접 보았다는 동료 애란인이 한 사람 있긴 했으나 그 사람도 일본에 가서 워낙 희귀해서 일본인들이 없애지 않고 표본으로 보존해 둔 것을 운좋게(?) 보았다는 것이다. 간혹 복륜 계통의 부귀란에 겨울이나 봄철에 무늬 부분에 빨간 색소가 나타나거나 무지옆 뒷면에, 심하면 앞면까지 파리똥처럼 까만 점이 다닥다닥 나타나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병은 아니며 햇빛이 과하여 안토시아닌 색소가 발현된 것이다. 이는 그 난이 건강하다는 반증도 된다. 이 때는 햇빛이 적게 드는 곳으로 옮겨 주면 몇 주 후, 깨끗이 사라진다.
8. 화아분화
부귀란을 키우면서 꽃을 보지 않으면 사실 그 맛의 80%를 잃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여린 꽃의 형상이나 달콤한 감향이 사람을 매료시키기 때문이다. 부귀란은 해마다 10월에 잎과 잎 사이에서 꽃눈이 형성되어 그해 겨울을 넘긴 뒤 이듬해 여름, 6, 7월에 꽃을 피운다. 그리고 꽃이 지고 난 잎장과 잎장 사이에서 이듬해 봄에 새 촉이 나온다. 그래서 꽃을 보기 위해 양력 10월에 인위적으로 꽃눈이 맺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데 이를 화아분화시킨다고 말한다. 화아분화의 요령은 10월에 접어들자마자 오전 햇빛은 잎이 타지 않을 정도로만 해 주되 그대로 쪼여 주며 분 밑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서 물기가 하나도 없을 정도까지 물을 주지 않고 바짝 말린다. 그럼 대개 일주일 내지 열흘, 심하면 보름에 한 번 정도 물을 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료는 일체 주지 않는다. 그러면 꽃눈이 형성되어 12월쯤 보면 뭔가 자그마한 것이 잎 사이에 살짝 고개를 내민채 겨울을 나고 있는 게 보인다. 그게 바로 꽃눈이다.
9. 겨울잠
부귀란도 겨울엔 춘란이나 한란처럼 겨울엔 쉬면서 영양분을 축적해야 한다. 그래서 겨울엔 햇빛을 충분히 쪼여 주되 낮 온도가 15가 넘지 않게 해 줘야 하고 밤에는 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해야 한다. 부귀란은 영하로 떨어지면 동해를 입어 잎이 우수수 다 떨어지고 결국 죽게 된다. 보통 겨울잠은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약 두 달가량 자는데 그 때는 많은 물도 필요치 않기 때문에 잎이 쪼글쪼글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겨울잠 현상이다. 쪼글쪼글해지지 않더라도 잎에 윤기가 없고 녹도 많이 퇴색해 있다. 그래서 부귀란은 잎이 쪼글쪼글하게 겨울잠을 재워도 되고 그렇지 않고 그냥 윤기만 없게 재워도 되며 심지어 겨울잠을 아예 안 재워도 괜찮다. 단, 잎이 쪼글쪼글하게 겨울잠을 재운 후엔 2월 중순부터 급격하게 온도를 올려 주거나 물을 너무 자주 주면 난이 몸살을 하거나 적응을 못 해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 관리요령
이석영 : 풍란 소엽종 두 촉이 있는 데...선물해주신 분이 12일에 제집에 직접 와서 "ᄀ"자 모양을 엎어 놓은 형태의 세워진 돌에 붙여 주었습니다. 밑 돌에는 돌고사리, 콩짜개(일명 콩란?)와 이끼류를 배양토에 심었습니다. 이들이 자리잡는 시기가 좀 흐른 다음에는 멋있어 보일 것 같네요. 딴 것은 그런대로 모양을 갖추어 제멋을 뽐내는 데,오직 풍란만은 뿌리쪽이 시원찮은 것 같습니다. 한 칠부 부분에 착생을 시켰고, 뿌리는 위쪽으로 세네개 옆으로 다섯 개, 밑으로 칠팔 개 배치를 했습니다. 돌은 운모가 많이 섞인 검고 무른돌입니다. 밑으로 벋은 것은 약간 비취색을 보이나 위쪽 것과 옆쪽 것은 쭈글쭈글한 것과 희끄무레한 것이 많고 뿌리 끝이 까맣게 된 것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뿌리상태 외에는 아주 실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릅니다. 베란다는 정남향에서 약간 동향이며,11층이라 그런지 햇볕의 양은 베란다 절반 밖에는 들어오질 않네요. 그래도 11시 이후에는 버티컬을 쳐놓아 직사광을 차단해 놓고 있습니다. 관수는 오전에는 뿌리에만 스프레이하고 21시 이후 샤워하듯이 푹 줍니다. 풍란을 떼어서 뿌리를 전부 밑쪽으로 향하게 해서 다시 붙여야 할지...아니면 다른 방안이 있는 지... 도움을 청합니다.
김덕수: 풍란 석부작을 만드셨다니 축하 드립니다. 다른 두 분이 명쾌하고 좋은 답변을 해 주셨는데 우선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6월 12일 작품을 만드셨으면 난이 자릴 잡느라 좀 몸살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달 정도 정양을 시키셔야겠죠. 정양을 시킬 때는 습도가 충분한 그늘이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람이 잘 통해야 한다는 겁니다. 혹시 멋진 돌에 멋진 풍란으로 작품을 만드시고 너무 기쁘고 흐뭇하신 나머지 거실이나 안방 등과 같은 공기 흐름이 100% 불량한 곳에 놓아두지 않으셨습니까? 그랬다고 한다면 아무리 강한 풍란일지라도 완벽하게 죽이는 데엔 열흘이면 족합니다. 風蘭! 곧 뭡니까? 바람의 난이란 뜻이죠. 그만큼 다른 난보다 바람을 더 좋아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요즘처럼 난이 생육하기 딱 좋은 날씨엔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으면서 바람이 사방팔방에서 잘 통하는 곳에 놔 두시고 시시때때로 (석부작인 경우 금방 마르므로 하루에도 몇 번씩 틈나는 대로) 물을 주시면 잘 자랄 겁니다.
풍란은 3월부터 뿌리가 움직이기 시작하여 자라다가 장마철을 전후해서 일단 멈춥니다. 그랬다가 9월 중순 이후부터 10월까지 다시 한 번 자라다가 멈춥니다. 그러니 시기적으로 볼 때 새 뿌리가 자라는 게 눈에 보이려면 가을쯤 돼야 할 것 같습니다만 여건만 좋으면 한 여름에도 뿌리가 자라는 게 풍란입니다. 풍란은 뿌리를 밖으로 드러내 놓고 사는 착생란이기 때문에 바람과 적당한 습도만 유지되면 뿌리도 잘 내리고 새 촉도 잘 나오고 꽃도 잘 핍니다. 자생지 바위 암벽 같은 데에 붙어 사는 풍란들 가운데엔 뿌리가 5미터까지 자라기도 한답니다.
저도 풍란(부귀란)을 한 6, 70분 재배하고 있고 석부작도 몇 개 만들어 키웁니다만 난중에서 재배하기가 가장 쉬운 게 풍란입니다. 석부작은 수태를 이용하여 분에 심은 것보다 습도관리가 어려우니까 최소한 하루 두 번, 아침 저녁으로는 물을 뿌려 주시고, 뿌리 전체를 수태로 감을 필요는 없지만 습도유지를 위해 풍란 기부 밑에, 뿌리들이 뻗어나가고 있는 지점 바로 밑에 수태를 한 두 조각 정도 뭉쳐서 끼워 넣어 주시면 됩니다. 부디 이 석영님의 풍란이 잘 자라서 내년 여름엔 하얀 꽃이 만발하여 달콤하고 진한 향이 온 집안에 가득 찰 수 있길 빌겠습니다.
蛇足 ; 풍란은 꽃을 감상할 목적이 아니면 거실이나 방 등, 통풍이 원활하지 못한 곳엔 놔두지 마십시오. 겨울에도 얼지만 않는 곳이면 됩니다.
◎ 부귀란의 원종과 배양종의 차이
많은 애란인들이 인공적으로 난을 대량번식시키는 방법을 조직배양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는데 시중에 나돌고 있는 인공 배양종 중에 조직배양종은 단 한 촉도 없습니다. 그럼 무엇이겠습니까? 모조리 다 풍란의 꽃을 피워 인공수정을 시킨 뒤 씨방이 맺히면 그 씨를 받아 자연상태와는 달리 난균의 도움없이 강제적으로 발아시키는, 즉 무균배양에 의해 대량으로 번식시킨 실생배양(實生培養)입니다.
조직배양과 실생배양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직배양이란 모든 난들이 지니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잠아(싹의 눈)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그 눈만 아주 날카로운 칼로 살짝 떼어내어 그 조직을 배양, 즉 키워서 또 하나의 개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서 그렇게 배양한 개체는 원래 어미가 지니고 있는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연상태보다는 환경요인의 조작으로 더 빨리 성장하긴 하지만 완전한 성촉으로 자랄 때까지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많이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 배보다 배꼽이 수천 배나 더 커집니다. 즉, 부귀전 한 촉을 200만원에 사서 조직배양으로 한 촉을 만들어 내서 출시를 했다면 들어간 비용 계산하여 적어도 500만원을 받아야 할 지 모른다는 게 제가 아는 한 전문가의 말이었습니다. 그럼 애란인이 200만원짜리 원종을 살까요? 아니면 배양종 500만원짜리를 살까요? 위에서 말했듯이 특성은 똑같습니다.
이에 비해 실생배양은 씨방 속에 들어 있는 수백만 내지 수억 개의 씨를 동시에 발아시키는 것이므로 통상적인 발아성공율 20 ~ 30%만 감안하더라도 부귀란 한 촉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실생배양종이 몇 포기가 되겠습니까? 따라서 들어간 비용 감안하더라도 원종보다 훨씬 싼 값에 낼 수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공적으로 서로 다른 두 품종을 수정시켜 새로운 잡종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겁니다. 그러나 동일 품종끼리의 실생배양에 의한 개체라 하더라도 한 모주의 씨앗에서도 각기 다른 품종이 나타나며 원종의 특성을 100% 고스란히 지니고 있지 못 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재 가장 왕성하게 실생배양이 되어 대중화된 품종은 주로 무지의 잎변이종들과 호피반 계통의 난들이고 금광금이나 나인지광 같은 호도 성공은 했으나 워낙 성공율이 떨어져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아무도 손대지 않고 있다고 하며 복륜은 아직 성공을 하지 못 했다고 합니다.
둘째, 원종과 배양종이 차이를 정확히 설명들을 못 하고 계셨던 같습니다. 어떤 분은 배양종의 장점이 더 큰 것처럼 말씀도 하셨는데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실생배양종은 값이 싸다는 것외엔 큰 장점을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저도 배양종을 몇 가지 구입하여 원종과 동시에 비교하며 재배해 보았습니다.
원종과 배양종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배양종은 원종에 비해 잎의 크기와 꽃의 크기가 원종에 비해 훨씬 작고 향기도 원종에 비해 약하고 색화의 경우 꽃의 색깔도 원종에 비해 선명하지가 않습니다. 뿌리 역시 원종에 비해 가는 게 특징입니다. 제게 있는 금루각 두 가지를 비교하면 실생배양으로 만든 것은 15년째 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왜소하고 뿌리 끝의 생장점의 색깔도 원종에 비해 붉은 기가 덜 돕니다. 다만 무지종의 경우 15년 정도 키우면 원종과 외형상 크기면에선 차이가 거의 없어진다고 합니다.
둘째, 얼마 전에도 어떤 분이 질문을 하셨을 때 너무 물을 끼얹는 것 같아 사실대로 말씀을 못 드리고 고정성 여부를 지켜 보라고만 말씀드렸는데 옥금강과 같은 무지종의 꽃을 보면 원종은 꽃잎이 다섯 장 균형잡혀 선명한데 배양종은 석 장만 있는 게 허다합니다. 즉 기형으로 나타납니다. 그게 수백만 개체 중 하나한테서 나와 고정이 될 때 기화로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배양종이 그렇게 꽃이 피다가 세력이 좋아지면 정상으로 피다가 몸살을 하면 또 기형으로 나타나곤 합니다. 이에 비해 원종은 아무리 몸살을 하고 세력이 떨어져도 그런 기형으로 피진 않습니다.
셋째, 호피반 종류(설산, 기주설호, 고외, 여고외, 금루각, 화의, 당금, 천지천, 금공작 등등)는 실생종이 원종이 무늬보다 훨씬 더 화려합니다. 그러나 그 무늬의 고정성이 상당히 염려스럽습니다. 설산은 선천성으로 소멸하지 않는 반면, 기주설호, 고외, 여고외, 천지천 등은 선천성 백호피반으로 나와 소멸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고, 금루각, 당금, 화의, 금공작 등은 후천성으로 소멸하지 않는 게 특징입니다. 그런데 비소멸성이 소멸을 한다든가, 성촉이 되면서 무지나 유령으로 퇴보한다든가, 후천성이 소출을 해도 무늬가 잘 발현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기주설호, 고외, 여고외 등은 백호피반이 아닌 황호피반을 띠고 있고 소멸도 비정상적으로 더디거나 몇 년이 가도 소멸하지 않아 솔직히 원종의 씨를 배양한 것이라기보다는 몇 가지를 교잡한 잡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넷째, 소멸성 호피반은 가능하면 햇빛을 적게 주어야 무늬도 잘 나타나고 소멸도 비교적 더딘 데 반해 설산과 후천성 호피종은 햇빛을 많이 주어야 무늬가 선명해집니다. 그런데 배양종은 소출을 위해 원종과 똑같은 조건으로 햇빛을 쪼여주는 데도
녹이 없는 무늬부분이 햇볕에 타버리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에 있는 배양종 금루각은 불쌍해서 못 볼 지경입니다.
다섯째, 배양종은 원종에 비해 번식력은 뛰어난데 정기적으로 한 번씩 스스로 정리수순을 밟아 배양자의 속을 긁어 놓더군요. 특히 무늬종의 경우에 말입니다. 한꺼번에 새 촉이 대여섯 촉씩 붙어(부귀란은 전혀 문제될 게 없는 현상입니다.) 사람을 기쁘게 합니다. 몇 년 잘 커서 대주가 돼 줍니다. 그러다 어느날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제게 있는 금루각 배양종도 제게 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처음 올 때 그 모습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일본은 배양종을 기피하고 원종만 평가해 줍니다. 배양종이 나와 가격을 떨어뜨려 부귀란의 대중화에 기여는 했으나 무분별한 교배와 배양으로 원종이 사라질 염려가 있어 식물학적 입장에서도 이젠 문제시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요즘 부귀란 전문점엘 가도 원종을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대파청해나 옥금강 원종을 이젠 돈 주고 사려고 해도 살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물론 원종은 상당한 고가입니다. 변대삽님도 언급하셨지만 원종과 배양종 실물을 놓고 보면 배양종이 얼마나 초라한 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일본에선 배양종은 별도의 이름을 붙여 거래합니다. 예를 들어 대파청해 배양종은 동해라 하고 공작환 배양종은 청모란이라 합니다.
따라서 기왕 부귀란에 심취하실 요량이시면 싸다고 배양종으로 분수만 늘리실 게 아니라 차라리 돈을 모아 좀 비싸도 원종을 구하시는 게 장기적으로 알찬 애란생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부귀란의 분갈이에 대해
<김현철님 질문>
풍란의 수태를 새것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전혀 몰라 자문을 구합니다.
(완전 초보의 입장에서 천천히 설명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덕수님 답변>
우선 수태를 물에 한 두 시간쯤 담가 불립니다. 그리고 나서 긴 수태(적어도 20센티미터 이상)와 짧은 수태를 따로 분리합니다. 그리고 밑의 밭침대가 없으면 제일 작은 플라스틱 화분이나 작은 캔음료 깡통, 좀 큰 박카스병 같은 것을 거꾸로 엎어 놓고 (이 때 이것들은 잘 넘어지기 쉬우므로 조심) 그 위에 짧은 수태를 반 주먹 정도 집어서 올려놓고 골고루 폅니다.
그리고 그 올려놓은 짧은 수태가 흐트러지지 않게 꽉꽉 눌러서 틀로 쓰고 있는 분이나 병, 깡통에 밀착시킵니다. 다음엔 썩은 뿌리를 다 다듬은 풍란을 그 위에 올려 놓고 뿌리를 골고루 폅니다.
다 얹었으면 긴 수태를 가로가 아닌 세로로(즉 위 아래로) 한 가닥씩, 혹은 몇 가닥씩 풍란 뿌리를 감쌉니다. 뿌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 감쌌으면 풍란과 수태 부분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는 틀을 빼냅니다. 그리고 화분에 그대로 집어넣습니다.
대체로 커서 잘 안 들어가므로 플라스틱 자 같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살살 밀어넣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분 밑으로 치렁치렁 늘어지는 수태는 가위로 깔끔하게 잘라줍니다.
그리고 구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수태를 분벽 쪽으로 붙여 주면서 구멍을 확보해 줍니다.그리고 물을 주신 후 그늘에서 며칠 정양시킨 후 정상 위치에 두고 관리하시면 됩니다. 풍란 분갈이를 하시려면 빨리 하시거나 아니면 여름에 하십시오. 뿌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지장이 있으니까요.
◎ 풍란(부귀란)의 재배요령
최재승: 상세하고 친절한 답변에 감사 드립니다. 저는 부귀란을 약3년 전에 입문하여 현재 약 30여분을 배양하고 있습니다만, 평소 느낀 점은 부귀란의 가격,품종별 배양방법등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매우 어렵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습니다. 어느 책을 보아도 풍란은 병해에 강하고, 착생식물로 별도의 영양공급도 필요 없고, 어느 누가 배양해도 잘 자라며,그저 햇볕과 통풍만 잘해주면 그만이라는 것이 고작입니다. (대부분의 상인들도 동일). 김덕수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그 동안 아무 것도 모른 채 품종에 관계없이 햇볕과 통풍에만 신경을 썼으니 제가 난마을에 가입한걸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며, 한가지만 더 조언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복륜,호반부,무지계통의 최상의 배양조건(햇빛의 정도 등) 과 부귀란에 좋은 영양제. 그리고 라인지광, 당금, 부악, 금루각, 청해와 서출도, 천혜, 금갑복륜 품종의 배양 시 유의점이 있으면 고견을 부탁 드립니다.
김덕수: 부귀란에 대해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부귀란의 특성과 항간에 잘못 알려진 미신(?)에 대해 먼저 말씀 드린다면
<미신 1> 부귀란은 뿌리를 드러내 놓고 바위나 나무에 붙어 살며 공기 중의 영양소를 흡수해서 살아가기 때문에 비료는 필요 없거나 줘서는 안 된다. 정 주려거든 수태 속에 마감프케이 세 알 정도 넣어 두면 충분하다.
<반론> 어떤 식물이든 살아가는 데에 영양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식물은 없습니다. 부귀란 (풍란)도 마찬가집니다. 더구나 원예화 되어 자연상태와는 다른 인위적 환경에 들어 왔다면 스스로 영양분을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부귀란에 시비를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하는 문제로 저희 한국부귀란회 회원들간에도 몇 년 전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적당히 시비를 하며 재배한 회원의 난과 그렇지 않은 회원의 난을 3, 4년 후에 비교해 보니 시비를 한 회원들의 난이 훨씬 세력도 좋고 번식력도 뛰어났으며 예술적 가치도 높은 명품으로 자란 반면, 마감프케이 몇 알만 주신 분들은 수태에 퍼런 이끼만 무성한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었습니다.
따라서 적절히 시비를 해야 합니다. 어떤 비료가 좋으냐고 물으셨는데 일반 난에 좋은 비료는 부귀란에도 좋습니다. 단 어떤 비료든 2천배 내지 3천배 정도로 묽게 주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하이포넥스 (과립형), 유비, 나이트로자임, 바이오레민 등 비료와 영양제를 적절하게 번갈아가며 엽면 시비를 하기도 하고 관수할 때 주기도 합니다.
<미신2> 부귀란에는 병충해가 없다.
<반 론> 저도 그게 사실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최재승님이 겪은 것처럼 연부 내지 부패병, 혹은 기타의 병들을 일반 난들처럼 똑같이 앓을 수 있습니다. 단, 바이러스에는 무척 강합니다. 부귀란 중에서 바이러스에 걸린 난이 있다는 얘길 직접 목격한 어느 난우로부터 들은 적이 있긴 합니다만 시판 중인 난들 중 바이러스 증상을 보이는 난은 하나도 없습니다. 물론 다른 질병에 대해서도 일반 난들보단 비교적 강한 편이고 병든 촉만 제거하거나 병든 부위만 제거하면 개체를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도 단골로 다니는 어느 난 가게에서 여름을 잘못 넘겨 한 쪽 짜리 도우이중이 최재승님의 고외처럼 천엽부터 말라 들어가고 물크러지기 시작하여 밑의 잎으로 계속 확대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걸 버리려 하길래 제가 공짜로 얻어와서 밑의 잎장 두 장만 남기고 위 부분을 소독한 가위로 잘라낸 뒤 다이센과 톱신엠, 그리고 스트렙토마이신을 1000배로 희석하여 매일 일주일 정도 뿌려 주자 병이 더 이상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2년 후 밑부분에서 새 촉이 두 촉이나 올라와 올해엔 잎이 벌어지며 석장 째 잎이 나오고 있지 뭡니까?! 그러한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귀란의 질병에 관해 무관심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고온에 과습, 통풍 불량이라는 악조건이 갖춰지면 모든 병균은 부귀란을 향해 달려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미신3> 부귀란은 오전의 여린 햇볕 외엔 차광해 주어야 한다.
<반 론> 물론 지나친 직사광선은 부귀란에도 해롭습니다. 또 품종에 따라 강한 빛을 좋아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무지 품종과 화예품 종류, 호피반 중 황색 무늬를 나타내는 종류들), 중간 정도의 빛을 좋아하는 녀석도 있고 (호 종류와 복륜 종류 중 다수), 약한 빛을 좋아하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호피반 중 백색 무늬를 띄는 품종들과 무지품종 중 잎의 변이를 나타내는 것들과 일부 호 종류와 복륜 종류). 그러나 자외선은 유리를 투과하지 못 하기 때문에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대부분 부귀란에 해를 주지 않습니다. 저도 남향 아파트 베란다 난실에 부귀란, 자생춘란, 일본춘란, 중국춘란, 한란, 광엽혜란, 세엽혜란에 장생란까지 잡다하게 기르지만 베란다 샷시에 차광망이나 발, 블라인더 같은 걸 아예 설치하지도 않고 키웁니다만 일소현상을 보이는 난은 아직 하나도 없었습니다.
특히 겨울철 하루 종일 들어오는 햇빛은 부귀란에게는 보약입니다. 햇빛이 모자란 어두운 조건에서 자란 부귀란을 보면 잎이 웃자라서 균형이 깨지고 무늬도 선명하지 못 합니다. 햇빛을 좋아하는 정도에 따라 부귀란을 분류해 놓은 자료로는 저희 한국부귀란회 고문으로 계시는 김정일님 (고향이 절대 북한은 아님)이 난과 생활 96년 10월 호에 상세히 기고해두셨으니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장하고 계신 난들 중 당금, 부악, 금루각, 천혜복륜, 서출도는 햇빛을 무척 좋아하고 난인지광과 금갑복륜은 중간 정도, 청해는 비교적 빛을 싫어합니다. 그런 대로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부귀란의 병에 대해
최재승: 안녕하세요 최재승입니다. 매우 무더운 날씨입니다. 지금당장 계곡물에 풍덩 하고 싶은 마음인데 날씨가 문제가 아니고, 제가 배양하고있는 부귀란(고외)이 약 보름 전부터 신아에서 나온 새잎이 까맣게 변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죽은 잎을 빼낸 후 다음 새 잎도 역시 까맣게 변해 죽어 갑니다. 현재 신아 두 촉에서 새잎이 나오는 족족 죽어 갑니다. 특히 신아에서만 발생되고 있는데 이런 경우를 거의 경험해 보지 못해 걱정입니다. 뿌리도 건실한데 다이젠엠을 써보아도 병반이 계속 진행되는데 원인과 도움 바랍니다.
김덕수: 우선 최재승님이 재배하시는 부귀란 (고외)는 부귀란 중에서 호반 무늬로 사랑을 받는 품종입니다. 그러나 그 호반 무늬는 새 잎이 나올 땐 참 선명하고 아름다왔다가 그 해 겨울이나 다음 해 봄쯤이면 소멸되고 무지 잎으로 변하는 게 단점입니다. 그런데 햇빛을 쬐이면 무늬의 소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 무늬가 나오기도 전에 소멸부터 해 버린다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그늘에서 재배하도록 되어 있는 난입니다.
문의해 주신 병징과는 관계 없는 품종 설명을 왜 이렇게 길게 드렸느냐 하면 바로 지금 햇볕 문제와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난 서적이나 잡지 등에선 부귀란은 병충해에 강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느니 연부병이나 부패병 같은 증상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는다느니 하는 거짓말로 부귀란을 처음 접하는 애란인들을 혹세무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천만에요! 지금 최재승님의 경우가 바로 그걸 반증하고 계십니다. 부귀란의 제일 최근에 나온 가운데 잎을 천엽이라 하는데 더운 여름철에 그 곳에 물이 고여 통풍이 잘 안 된 상태에서 햇볕을 쬐게 되면 최재승님의 난처럼 연부 내지 부패병을 앓게 됩니다.
그런데 부귀란이 재미 있는 것은 일반 난과는 달리 그런 무서운 병에 걸렸어도 그 병에 걸린 촉만 완전히 떼어 내버리거나 혹은 이미 잎장이 7,8장 이상 되는 성촉의 경우라면 병에 걸린 위 부분 (잎장 다섯, 여섯장 정도) 부분만 소독한 가위로 잘라 내 버리게 되면 남은 개체는 죽지 않고 새 촉을 내밀며 자란다는 점입니다. 일반 난의 경우처럼 부귀란도 연부나 부패병이 붙으면 치료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새 촉에서만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어미 촉은 아직은 이상 없다는 증거니까 미련 없이 병에 걸린 촉은 뿌리째 떼어 내버리시고 새로 받으십시오. 잎장 한 장만 제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건강한 촉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빨리 제거하시고 앞에서 고외의 특성을 말씀 드렸으니까 바람이 잘 통하고 직사광선이 들어 오지 않는 곳에 놓고 기르십시오. 아울러 물은 5월 이후엔 시원한 저녁 때 주셔야 합니다.
요즘엔 고외나 여러 품종들이 조직배양 내지는 씨를 무균 발아시켜 대량으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혹 그런 종류를 구입하신 거라면 아무래도 자연산 원종에서 번식된 것보다는 병해에 약하니까 신경을 좀 쓰셔야 할 겁니다. 부디 최재승님의 난이 속히 건강을 되찾길 빕니다.
◎ 풍란 꽃 피우기
김경호: 저는 작년서부터 풍란을 여러 종류로 한 50분 키우고 있는데요 꽃대가 보이질 않아요. 일반적으로 6,7월에 꽃이 핀다고 하던데 영 움직임이 보이질 않네요. 겨울에 조금 온도가 있게 보냈는데 그게 문제가 있었는지 좀 가르쳐 주세요.
김덕수 : 김경호님! 50여종을 키우고 계시면 상당히 많은 품종을 입수하신 것 같습니다. 사실 풍란(부귀란)은 등록품 약 150여종, 미등록품 약 100여분밖에 안 되는 걸 감안한다면 전체 부귀란 중 약 20퍼센트 정도를 보유하고 계신 것이니까 춘란이나 한란 등에 비하면 굉장히 많은 숫잡니다. 그런 만큼 꽃에 대한 열망도 간절하시리라 생각됩니다.
풍란은 보통 한 촉일 경우에도 꽃을 피우는데 대신 잎장 수가 최소한 일곱 장 이상은 되어야 꽃을 피웁니다. 보통 1년에 촉 당 잎장이 평균 두 장 정도 나오니까 적어도 3,4년 생은 되어야 꽃을 피운다는 소리죠. 그러나 살생번식 (흔히 조직 배양이라 통칭되는 인공 번식법)에 의해 번식된 풍란은 비록 여러 촉에 촉 당 잎장 수가 10장이 넘어도 꽃이 잘 안 피다가 플라스크에서 나온 지 적어도 7,8년 이상 될 때 비로소 꽃을 피우는 것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난가게에서 소엽풍란이라고 해서 너댓 촉 중간 규모의 대주로 팔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 2,3년 정도에 불과하니까 잎장 수는 비록 촉 당 여섯 장 정도씩 되더라도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아직은 임신을 할 수 없는 덩치만 큰 어린애라고 해야 겠죠. 왜냐하면 그런 난들은 대부분 플라스크 (사람으로 말하면 엄마 뱃속)에서 잎장 수가 대여섯 장 정도 나왔다가 밖에 나와서는 그 잎들이 그냥 성장하기만 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경호님께서 그런 종류로 50여종이나 구비하고 계신 것은 아닐 텐데요, 풍란은 겨울잠을 재워도 되고 (겨울잠을 잘 때는 잎이 모조리 쭈글쭈글해졌다가 봄이 되면 다시 펴집니다.) 겨울잠을 재우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저도 아파트 베란다 난실에서 여러 품종의 난을 키우다 보니 부귀란의 겨울잠은 거의 재우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6,7월경에 꽃은 잘 핍니다.
김경호님의 풍란의 문제는 아마 아직 어린 난들이거나 아니면 화아분화를 제대로 못 시키셨거나 둘 중 하나일 공산이 크다고 봅니다. 풍란은 다른 난들보다 꽃 피우기가 더 쉽습니다. 세력만 좋고 평상시 물 관리만 일정하게 해 주셨다면 굳이 화아분화를 하지 않아도 꽃이 잘 핍니다.
풍란의 화아분화 시기는 양력 10월, 11월 중순까지입니다. 다른 난들처럼 그 기간에는 물을 한 달에 두 번, 어떤 분들은 한 달에 한 번만 줌으로써 난을 무척 고생시켜 억지로 꽃눈이 맺히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다른 난들과는 달리 풍란은 두, 세 달 정도 물 한 방울 안 줘도 말라 죽지 않을 만큼 강합니다. 그러니 정 꽃을 보고 싶으시면 금년 10월 초순부터 11월 중순까지 10일 내지 15일에 한 번씩 만 물을 주고 햇빛(유리창이나 비닐을 통해서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흠뻑 쬐어 줘 보십시오. 그러면 아마 겨울을 넘긴 뒤 내년 5월 말경부터 꽃대가 잎과 잎 사이에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해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서 6월 말을 전후해 김경호님의 난실을 달콤한 향으로 가득 채워 줄 겁니다.
그러나 저 같은 경우엔 굳이 화아분화를 하지 않습니다. 평상시 물 관리를 전 건조하게 하는 편이고 차광 같은 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햇빛도 평상시 흠뻑 쬐어 주는 편입니다. 전 분 밑의 수태 동공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봐서 물기가 전혀 없는 완전히 마른 상태가 될 때 (겨울엔 약 15일, 봄 가을엔 약 8일 ~ 10일, 여름엔 6~ 7일 간격) 수태가 완전히 젖을 때까지 두 세 번 반복해서 흠뻑 줍니다. 그러다 보니 화아분화 같은 걸 하지 않아도 꽃이 잘 핍니다. 다만 세력이 좀 약한 아직 어린 종자목이거나 대주라도 뭔가 환경 적응에 실패한 난은 꽃을 안 피우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간혹 어떤 녀석들은 겨울이나 초봄에 꽃을 피우는 것들도 있으나 정상은 아닙니다.
김경호님은 물 관리를 어떻게 하시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 같은 방법으로 재배해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난이 적응을 해서 화아분화로 인한 몸살을 앓지 않아도 되니까요. 부디 내년엔 온 난실이 그윽하고 달콤한 풍란 향으로 가득 차길 빌겠습니다.
김경호: 책에서도 볼 수 없는 풍란에 대한 상식을 너무나도 많이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에 꽃이 폈던 풍란들도 꽃이 피질 않는군요 하이포넥스도 가끔 주고 물도 분이 완전히 마르면 요즘 같으면3일에 한번 흠뻑 주는데 너무 과잉 보호가 아닌가 합니다. 난들이 세력이 좋아 뿌리도 좋고 잎도 싱싱한데 그런 이유도 있는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 풍란 돌에 부치는 방법
유호길 : 석영님! 풍란을 어떻게 돌에 붙이셨어요. 저도 풍란이 있는데, 돌에 붙여 보고 싶은 차에, 석영님의 글을 일고 글을 띄웁니다. 어떤 분은 이끼와 함께 돌에 싸고 실로 묶는 분도 보았고, 돌에 붙이는 특수 접착제가 있다는 얘기도 들은 것 같은데 ......
김상일: 호길님 간단합니다. 풍란 붙이는 요령! 나무 붙이는 순간접착제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겉포장에 한자로 '목'자가 크게 있습니다.)
<풍란 붙이는 요령>
1) 뿌리를 정리하고 한,두시간 말린다.(뿌리에 습기가 없어야 잘 붙습니다.)
2) 붙일 곳을 정하고 풍란의 뿌리를 위쪽부터 먼저 붙이고 아래 쪽은 위쪽이 마른 다음 당겨서 붙이면 됩니다.(접착제를 이쑤시개 끝에 꼭 묻혀서 조금씩이면 충분하고 붙인 다음 손으로5분 정도 살짝 누르고 있어야 합니다.
3) 풍란 아래 부분에 틈이 생기면 그냥 두셔도 되고 수태를 끼워 두셔도 좋습니다.
4) 그 이후 틈만 나면 물 주십시오.
5) 이끼를 붙이시려면 먼저 남은 찬밥으로 풀을 끓인 다음 이끼 붙일 곳에 풀을 바르고 집 근처에 있는 이끼를 구해서 말려서 낸 가루를 뿌려 준 후 자주 스프레이를 해주면 잘 자랍니다. (산에서 구한 이끼는 잘 살지 않음)
최재승: 호길님! 석부작을 해 보신다구요? 석부작이나 목부작은 돌과 나무에 야생화 또는 난과 같은 자연을 접목시키는 아주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돌에 난을 붙이기보다는 가급적이면 괜찮은 소재를 택하여 풍란 붙일 자리를 잘 선택하여 최대한 미적인 자연을 연출할 수 있도록 사전 구성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돌이나 나무에 난을 붙인다면 그것은 진정한 석부작이 아니라 석부에 그치는 것이죠 석.목부작은 돌과 나무의 멋 뿐만 아니라 풍란뿌리가 붙어가는 아름다움과 전체적인 조화까지 고려하여 이삼년 후 어떤 풍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 하는 안목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풍란을 붙이는 방법은 김상일님이 상세히 말씀하신대로 실행하면 되고 목각용 본드 외에 저의 경우는 록타이트(LOCTITE)사에서 나온 401본드(철물점에 2000원)를 주로사용하고 있습니다 동 본드는 물기가 있는 곳에도 순간적으로 붙어 풍란의 생장점을 피해 이쑤시개로 아주소량만 묻혀 살짝10초만 눌러 주시면 됩니다.
풍란에 콩짜개와 이끼가 어울리면 좋은 작품이 되겠군요 이끼는 산에 가시면 소나무 밑동에 붙은 잔잔한 이끼를 채취하여 사용하시면 죽지않고 번식이 잘되어 석,목부작 연출소재로 좋을 겁니다. 석부작의 시기는 풍란의 뿌리가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기 전(2-3월)에 시작하시는 것이 소재에 활착이 빠르고 난에도 좋습니다 . 지금은 풍란 뿌리의 성장이 가을까지 잠시 멈추고 휴면에 들 시기입니다. 가을에 뿌리성장은 아주 미비한 정도구요 뿌리가 착생 된 상태로 겨울을 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답니다 좋은 작품 만들어 어린 시절의 자연을 떠올리시기 바랍니다
◎ 풍란의 식재법
우선 수태를 물에 한 두 시간쯤 담가 불립니다.
그리고 나서 긴 수태(적어도 20센티미터 이상)와 짧은 수태를 따로 분리합니다.
그리고 밑의 밭침대가 없으면 제일 작은 플라스틱 화분이나 작은 캔음료 깡통, 좀 큰 박카스병 같은 것을 거꾸로 엎어 놓고 (이 때 이것들은 잘 넘어지기 쉬우므로 조심) 그 위에 짧은 수태를 반 주먹 정도 집에서 올려놓고 골고루 폅니다. 그리고 그 올려놓은 짧은 수태가 흐트러지지 않게 꽉꽉 눌러서 틀로 쓰고 있는 분이나 병, 깡통에 밀착시킵니다. 다음엔 썩은 뿌리를 다 다듬은 풍란을 그 위에 올려 놓고 뿌리를 골고루 폅니다. 다 얹었으면 긴 수태를 가로가 아닌 세로로(즉 위 아래로) 한 가닥씩, 혹은 몇 가닥씩 풍란 뿌리를 감쌉니다. 뿌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 감쌌으면 풍란과 수태 부분을 한 손으로 잡고 다른 손으로는 틀을 빼냅니다. 그리고 화분에 그대로 집어넣습니다. 대체로 커서 잘 안 들어가므로 플라스틱 자 같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살살 밀어넣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분 밑으로 치렁치렁 늘어지는 수태는 가위로 깔끔하게 잘라줍니다.
그리고 구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수태를 분벽 쪽으로 붙여 주면서 구멍을 확보해 줍니다. 그리고 물을 주신 후 그늘에서 며칠 정양시킨 후 정상 위치에 두고 관리하시면 됩니다. 풍란 분갈이를 하시려면 빨리 하시거나 아니면 여름에 하십시오. 뿌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지장이 있으니까요.
《 한 란 》
◎ 한란이란
1. 한란의 매력
한란의 향은 동양란 중에서 가장 우수한 청향으로 맑고 은은하고 풍요롭다. 잎은 우아한 자태의 곡선미를 지니고 있으며 광택이 있고 무늬 변화도 다양하다. 꽃은 일경다화로 잎의 위로 곧게 올라간 꽃대에서 여러 송이의 날렵하면서도 기품있는 꽃을 피워 난의 귀족으로 불리운다.
한란의 꽃에는 남의 시선을 유혹할 만한 화려함 보다는 은은한 멋이 배여 있는 기품을 간직하고 있어 어려운 설명 없이도 보는 사람을 감동시킨다. 꽃잎이 얇아 소심과 청화는 맑고 깨끗한 청색이 돋보이고 색화들은 색의 변화가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배양에 있어서의 한란의 꽃은 환경과 정성의 차이에 의해 독특하리 만큼 변화가 심해 더욱 더 매력을 느끼게 한다.
한란의 잎에 나타나는 무늬는 혜란에 버금갈 만큼 다양하고 예를 갖춘 무늬가 곡선미와 광택이 있는 잎에 생겨나 관상미를 한층 뛰어나게 해 풍성한 즐거움을 준다. 긴 잎에 생기는 무늬의 조화는 촉수가 많아도 흐트러지지 않고 정돈 된 멋을 풍긴다. 엽예를 가진 한란에 꽃이 필 때는 이제껏 난에서 느끼기 힘든 웅장함 그 자체이다. 한란의 꽃은 형태가 다양하고 색채의 변화도 풍부해 아름다움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다소 곤란하나 일반적인 형태에 관한 기본 지식을 알아야 감상에 도움이 되며 고정된 품종이라도 花形, 花色, 花間, 花莖이 배양자에 의해 조화를 이루게 해야 아름답게 보인다. 엽예품 역시 무늬에 대한 지식이 없으
면 난 잎의 아름다운 무늬를 즐길 수 없다.
2. 화예품 감상과 분류
꽃은 주 부판의 모습이 단정하고 내판이 벌어지지 않아야 하며 혀는 살짝 말리고 둥근기를가져야 아름답다. 화색은 맑고 깨끗하며 잡색이 섞이지 않고 선명해야 한다. 꽃대의 신장은 미적 감상미를 더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제 1화가 잎의 곡선 윗부분에 위치하게 하여 2화, 3화를 간격이 맞게 피우면 아름다움이 돋보이며 감상미를 높인다. 위의 모든 조건을 갖추더라도 잎과 꽃, 꽃대와의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한란 특유의 아름다움과 기품이 풍겨 나온다. 한란의 꽃은 다른 꽃과는 달리 무엇보다도 품위를 중요시 한다.
가. 홍화
홍화는 흔히 남화라고 하며 형태는 단정하고 남성적인 품격을 갖추고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혀는 담록색이나 엷은 황백색에 가까운 색이 화려하고, 볼 부분의 색조와 설점이 선명하면 한층 꽃이 돋보인다. 한란 중에서 홍화는 적색, 주홍색 또는 자색이 섞이고 게다가 농담의 변화가 많다.
나. 소심
홍화는 남성적인 것에 비해 소심은 여성적이라 할 수 있다. 꽃잎은 맑고 깨끗한 것이 좋고내판은 잎 끝을 잘 감싸고 있어야 한다. 혀는 깨끗하고 부드러우며 화간이 넓어야 우아하고 정숙함이 돋보인다.
다. 도화
도색의 짙고 옅음과 홍색이나 자색을 섞은 색 등이 있지만 꽃잎은 투명하고 맑아야 하며 황색등 다른 색을 섞으면 좋지 않다. 하얀 혀와는 잘 어울려서 화려하며 자방, 꽃대도 탁하지 않아야 한다.
라. 황화
꽃잎의 맑음이 중요시 되며 잡색이 있으면 좋은 꽃이라 할 수 없다. 맑은 황색에 자방이나 꽃대에 홍색, 도색, 짙은 녹색으로 물들인 품종이 나타나고 있어 감상미를 높여 준다.
마. 경사화
경사화에는 홍경사, 도경사, 청경사가 있어 각자 다른 특색을 가진다. 홍경사는 맑은 녹색 바탕의 꽃잎에 홍색의 줄이 있고 도경사는 맑은 황록의 꽃잎에 도색의 줄을, 청경사는 담록의 꽃잎에 갈색의 줄이 있다. 경사화의 미적 기준은 색채의 투명도에 있다.
바. 청화
꽃잎은 짙은 녹색에서 맑은 녹색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하다. 청화의 아름다움은 한란의매력으로 꼽을 수 있는 첫째이며 난인 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맑은 청색의 신비함 때문이다.
사. 청청화
꽃잎, 자방, 꽃대가 모두 맑은 녹색 또는 맑은 황록색으로 깨끗하고 탁하지 않은 것이 이 꽃의 조건이고, 볼 부분이 약간 물들어 있으며 혀에 점이 있는 꽃이다. 청청화는 맑고 투명한 꽃과 꽃대가 조화를 이뤄 깊은 멋을 자아낸다.
3. 엽예품의 감상과 분류
엽예품이라 하더라도 한란이라면 우선 잎 모양의 아름다움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한란의잎 자태는 여유 있고도 대범하게 쭉 뻗은 풍성함에 그 아름다움이 있다. 엽예품에 있어서도이것은 마찬가지이다. 잎의 길이가 길므로 입엽은 그다지 바람직 하지 않으며, 유연하게 큰원을 그리면서 쭉 뻗어 나가는 곡선이야 말로 한란의 아름다움이다.
엽예품이라면 당연히 무늬가 선명한 것이 첫째 요건이 된다. 복륜이든 호든 녹색 부분과 무늬 색과의 선명한 대비가 되어야 한다. 호나 중투에서는 무늬가 크고 넓은 것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다. 중투는 감복륜이 깊게 걸쳐 있는 것이 좋으나 무늬가 크다는 것은 감복륜 부분이 얇다는 것이므로 자칫하면 천박한 모양이 되기 쉽다.
한편, 호의 경우에는 호의 폭이 넓은 것 보다는 가늘게 여러 개의 호가 나타난 것이 좋은 무늬이다. 결론적으로 엽예품의 감상 기준은 무늬와 녹색의 대비가 잘 유지되고 무늬 색이선명하며, 나타난 형태가 잎과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가. 복륜
예로서는 단순하며 품종도 많다. 그런 만큼 특색이 분명치 않으면 명명 되지 않아서 지금 현존하는 명명품들은 꽃에서도 색화를 볼 수 있는 품종이 많다.
나. 호반
잎의 기부에서 잎 끝까지 직선으로 나타나는 무늬가 호이다. 백색이나 황색이 있으나 감호라는 것은 유령 바탕에 녹색이 선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대개는 감복륜을 걸친 중투에 나타나는 무늬이며 중투호 라고 할 때도 이 감호이다.
춘란의 엽예품에서는 잎 끝까지 뚫고 나간 호는 발호라고 하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나, 한란에서는 그러한 것을 구분하고 호반 예에서 잎 끝에 녹을 남기는 무늬 성질은 다시 중반이라든지, 중투호 라든지, 혹은 중압호 라고 하는 식으로 단순한 호와 구별하고 있다. 이 점은 혜란에서의 예의 분류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다. 중반
감복륜이 있고 그 내부에 나타나는 무늬이다. 이것은 호와는 다르다. 호라고 할 경우는 위에서 밑에까지 거의 같은 굵기로 직선적으로 나오는 무늬를 말하는 것이고 중반이라는 경우는 그 굵기가 일정하지 않으며 또, 위에서 아래까지 통하여 있는 것도 아니며 도중에 끊어지기도 하고 옆의 선과 연결 되기도 한다. 혜란의 서옥이 중반 예의 대표적 품종이며 중국춘란 군기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라. 중투
잎의 가장자리에 녹색을 남기고 그 내부에 백색이나 황색으로 넓게 무늬가 들고 그 가운데 녹색의 호나 무늬가 없는 것을 중투라 한다. 일반적으로 나타난 중투는 약간의 감호가 들어간다거나 감산반이 들어가기 쉽다. 여러 촉의 잎 모두가 중투로 나오는 것도 상당히 어려운일이다. 그런 경우 중투로 보이는 잎의 수가 더 많으면 중투 예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마. 감복륜
잎 주위에 녹색의 복륜이 있는 중투, 중반, 중투호, 중압호 등의 바깥쪽 녹색을 말하지만 한란 엽예품에서는 감복륜이라는 예를 별도로 정의 한다. 중투나 중반도 감복륜으로 설명되지만 이것들은 예의 주체가 감복륜에 있는 것이 아니고 중투나 중반에 있는 것이므로 이 경우에는 감복륜에 포함 시키지 않는다. 한란 엽예품에서 말하는 감복륜이란 전체적으로는 담록색의 잎으로서 그 가장자리가 보통의 녹색이거나 또는 조금 짙은 녹색으로 복륜이 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바. 감산반
중투 등의 백색이나 황색의 바탕에 감색의 작은 반점들이 무수히 흩어져 있는 것이다. 통상
유령의 잎에 감이 나타날 경우 급격히 녹색이 짙어져 오는 경우와 점점이 산반으로 감이 흩어져 넓어지는 것이 있다. 후자의 무늬가 고정된 상태가 감산반이다. 이와는 반대로 녹색의 엽면에 백색이나 황색의 작은 무늬가 무수히 흩어져 있는 무늬도 있다. 이것을 산반 또는 반호로 부르고 있다. 한란 엽예품에는 감산반의 범위에 드는 것 밖에 없다.
사. 호피반
잎의 여기저기에 크기도 형태도 다양한 반점이 경계를 확실히 하여 나타나는 무늬를 말하는것으로 시괄, 절반, 옥반, 도호, 유호 등 여러가지 무늬가 있으나 한란에는 유일하게 대만한란 무산황 이라는 품종만 있다.
아. 사피반
춘란에서는 서의 바탕에 작은 녹색의 반점이 연달아 나타나 고기 비늘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인데, 혜란에서는 유령 바탕에 감의 그물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란에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 며 등록된 품종이 없다.
자. 복합 예
백복륜의 끝에 감조를 걸친 소위 이중 복륜이 있으나 엽예품으로서의 완성미는 떨어지나 명명품으로는 유일하게 국보가 있다.
차. 삼채 예
색채적으로 단순하지 않고 삼색 이상의 색을 가지는 것으로서 호나 중반, 중압호에 나타나는 수가 많다. 잎의 원래 색조인 녹색과 무늬색인 백색이나 황색 이외의 그 중간 색인 담록색 내지 옅은 황색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 제주한란에 대해
한란은 중국 본토, 대만, 일본 등에서 자생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생하고 있습니다. 자생지 분포는 남제주군 남원지역, 서귀포 돈네코일원, 중문동지역 등에서 조금씩 발견되고 있으며, 연중 습도가 높고 온화한 기후로써 그렇게 높지 않은 해발600m정도 이하에서 자생하며, 대부분 상록수가 우거진 그늘에서 자라고 있는데 이러한 지역에서는 춘란, 돈란(죽백란 등)들도 볼수가 있습니다.
특히 한란은 해발 300m 내외에서 많이 자생하고 있으며, 높이 올라갈수록 산소가 적고 추으므로 자연습도가 높고 따뜻한 중산간 지역에 자생지가 분포 되어 있음을 볼 수 가 있습니다. 오래전에는 밀감밭, 텃밭 등에서도 발견되기도 했는데 요즘은 무부별한 산채로 인하여 거의 멸종 되기 직전 상황이기도 합니다. 자생지 토양을 보면 오래묵은 토질, 낙엽이 썩고(부엽토) 물 빠짐이 좋은곳, 경석이나 물이 고이지 않은 토양에 주로 자생하며, 특히 신아나 동자묘(실생묘)는 낙엽을 걷어내지 않고는 도저히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한란유묘(동자묘)가 있어 채집할 때는 반드시, 조심스럽게 흙을 헤쳐 뿌리에 있는 근경을 짜른 다음에 그냥 묻어 두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다시 그 근경에서 새순이 나오고, 뿌리가 생겨 이듬해 그 자리에서 다시 한란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않고 마구 캐어버리면 조금 남아있는 자생지 마져 멸종 되어버릴 것입니다. 현재 제주한란은 천연기념물 제191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제주한란은 한란이 자생하는 동양3국중 위도상으로 추운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한란, 일본한란과 비교해 보면 외견상 똑같이 보이지만, 난의 향(청향)과 잎자세 등을 보면, 제주한란의 우수성과 차이점을 알 수 있습니다. 제주한란의 향은 맑고 은은한 청향이며, 잎은 광택이 흐르는 듯 있고, 곡선미는 다른 한란에 비해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처음에 배양하기 다소 까다롭다고 생각 되지만 제주한란을 자신있게 키울수 있다고 한다면, 어떤 종류의 난도 큰 무리 없이 키울수 있으리라 보아 집니다.
제주한란의 화색도 생각보다 상당히 다양합니다. 화색을 대별해 보면 청화, 홍화, 자화, 경사화, 황화(백화, 소심은 아직 미발견)로 구별될 수 있으며, 더 자세한 분류는 지면상 생략합니다. 대신 개인적으로 연락주시면 답변하겠습니다.
오래 전에 어떤 수필에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가람 이병기선생의 글로 생각되어 집니다. 제주에 사는 양치종군이 가져온 한란 백화를 감상하면서 쓴 글 속에 한란백화라는 말이 언급되어 있어 모두가 백화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반드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양치종선생님은 제주에서 교육감을 지낸 존경받는 교육자 이기도 합니다)
제주한란은 잎자세도 다양하여 노수엽, 입엽, 중수엽, 수엽, 권엽, 중입엽, 세엽 등이 주로 발견되고, 엽예품인 중투, 복륜, 호피반, 유령 등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또 광엽으로 대표적인 한란은 설문대, 병한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준비된 자료도 없이 쓰다 보니, 정리가 안 된 부분이 많습니다. 제주한란에 관한 여러가지 정보나 기타 내용을 나중에 잘 정리하여 추후에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한란 발색법
한란은 재배하는 장소,환경에 따라 꽃색이 현저하게 차이가 납니다. 이것은 비료의 과다, 채광의 강약등이 원인이라고 생각됩니다.최근에는 온도변화가 화색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각지에서 개최되는 한란전시회의 시기는 11월중순에서 하순경이 많고, 이 시기에 가장 좋은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야간의 기온은 10도전후까지 내려가지만, 이것이 한란꽃의 발색에 최적온도라고 여겨집니다. 아래표를 보면 온도가 높아지면 화경이 잘 자라지만 화색이 탁합니다. 반대로 온도가 내려가면 화색은 선명해지지만 화경이 자라지 않고 꽃의 간격이 촘촘해집니다.
(표: 야간온도에 따른 개화시기의 색채의 변화)
야간온도 야간온도 야간온도
15도전후 10도전후 5도전후
-------- -------- -------
황색화계-화경이 잘자람 -화경은 자람 -화경이 거의 안자람
-황색이 엷어짐 -화색이 잘나옴 -백황색이되고
(본래의 황색) 촘촘해짐
-꽃전체가 작아짐(小輪)
도색화계-화경이 잘자람 -화경이 보통자람 -화경이 거의 안자람
-도화색이 엷어짐 -화색이 잘나옴 -紅에 가까운 桃色
(원래의 도색) -약간 소륜화
홍색화계-화경이 잘자람 -화경이 보통자람 -화경이 거의 안자람
-엷은 홍색 -화색이 잘나옴 -맑은 홍색으로 꽃이
(본래의 홍색화) 촘촘해짐
-거의 소륜화
혀의상태-무점계에서도 점이 -품종이 지닌 혀의 -설점이 있는 품종도
나옴 특징이 나옴 설점이 적어짐
-설점이 많아짐 (무점계통으로 보여짐)
-무점계는 점이 없고
맑은 색으로 됨
최근 증식을 촉진하기 위해 연 2회 신아를 낼려고 하는 재배방법을 시도하는 사람이 많으 것으로 보이지만, 개화시기가 불특정해지고, 초가을이나 연초에 꽃이피기도 합니다.이렇게 해서 격조미가 넘치는 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요. 좋은 꽃을 피우는 포인트는 화아분화를 될 수 있는 한 늦추는 것과 주야의 온도차가 10-15도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1) 개화기의 조절
개화일보다 약 백일전에 화아가 만들어 지므로, 7월하순 또는 8월상순경까지 채광을 약하게 하고 관수회수를 늘려 장마때와 같은 상태로 관리합니다. 그후에는 채광을 강하게,관수회수를 줄여 화아분화를 촉진합니다.
2) 화경의 선택
7월하순까지는 화아가 붙어 자라고 있는 색화(홍화,황화,도화)는 화아를 자릅니다. 8월하순 또는 9월상순에 화아가 2,3개 붙어 있는 경우, 화경이 짧은 것과, 꽃 봉오리수가 5~7개를 지닌 가느다란 화경만 남기고, 꽃봉오리가 많고 굵은 화경은 자릅니다. 꽃봉오리가 5-7개로 가느다란 꽃대(細幹)가 꽃간격도 적당하게 피고, 꽃봉오리가 적으므로 꽃이 크게 핍니다. 반대로 꽃봉오리가 많은 것은 꽃간격(花間)이 촘촘하고 꽃은 작게 피웁니다.
3) 감상의 기준
꽃과 잎의 모습, 화분과의 균형잡힌 정돈미는 꽃대 하나에 5-7개의 꽃 봉오리일때 가장 밸런스가 좋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한란의 개화는 화아가 붙고나서 백일전후라고 합니다. 紀州한란, 토좌한란, 薩摩한란등 산지에서 전시회, 품평회가 개최되지만 가장 좋은 꽃을 볼 수 있을때는 11월중순입니다.
◎ 한란 가꾸기
○ 온도관리
우리나라 한란은 자생지가 제주도인 만큼 한란만을 재배하는 사람은 서울을 비롯한 내륙에는 많지 않다. 그러나 춘란을 배양하고 있는 애란인들은 대부분이 한란 몇 분 정도는 갖추고 있다. 따라서 겨울나기 온도는 춘란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한란에는 약간 낮은 감이 있다.
한란은 춘란보다 따뜻한 곳에서 자생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휴면기간은 최저 5~7℃, 주간은 15℃ 정도로 춘란보다 평균 5℃ 정도 높은 실온을 유지해야 봄에 신아가 빨리 나온다. 춘란과 동거하고 있는 한란은 차가운 온도에서 지내왔기 때문에 신아가 늦게 나와 1년 사이에 다 못자란다.
아파트 베란다의 난실은 정남향인 경우 주간에 온도가 20℃ 이상 올라가는 경우가 있으므로 너무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적당하게 통풍을 해 주어야 한다. 공기가 탁하기 때문에 가끔 햇빛이 좋은 따뜻한 오후에 문을 활짝 열어서 환기를 해 준다. 오전 햇빛은 직사광선을 주어도 되지만 오후는 차광망 한장 정도를 통과한 햇빛을 주면 된다. 이 정도의 광도는 약 7,000룩스 정도가 된다.
온도 조절과는 별도로 날씨가 따뜻한 날은 창문을 열고 공기를 바꾸어 준다. 다만 차가운 바람이 잎에 직접 닿지 않도록 관리한다.
○ 물주기
관수는 화장토가 말랐다고 생각하면 오전 중에 충분하게 준다. 분이 크기 때문에 마르는 속도는 느리지만 춘란과는 달리 화장토가 말랐다 싶을 때 물을 주어도 상관없다. 다만 수돗물을 직접 주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난실 온도가 춘란보다 높기 때문에 난실온도 15℃ 정도일 때 5℃ 정도 되는 겨울철 수돗물로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난이 시들시들 하는 것은 이러한 원인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반드시 난실온도와 같거나 1~2℃ 높은 물을 주어야 한다.
물을 줄 때는 분밑에서 물이 흐를 정도로 주어야 난분 속에 머무르고 있는 가스를 교환하고 노폐물을 씻어 낼 수 있다.
○ 비료주기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한란만 배양하고 있을 경우는 1월보다 온도를 올렸으므로 엷은 비료를 월 3번 정도 준다. 춘란과 함께 배양하고 있는 한란의 경우는 2월 중순부터 개화를 위해 춘란실의 온도를 올리기 때문에 엷게 희석한 비료를 한번 정도 주도록 한다.
겨울이라 한란이 비료분을 흡수하지 않고 분내에 축적되어 비해(肥害)를 우려하는 사람이 있지만 자생지의 부엽토 아래에 뿌리를 뻗고 있는 난은 겨울이라도 부엽토에서 우러나오는 아주 엷은 영양분을 섭취하고 있으므로 우려할 바가 못된다는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 경험자들의 말을 들으면 겨울에 적절한 시비를 하면 신아가 굵게 나온다고 한다.
◎ 한란 경사화에 대하여
한란은 일본의 경우 엽예품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화예품으로 예를 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주한란의 경우, 산반이나 복륜이 채집된 적이 있다고 들었으나, 실제 본적이 없고, 꽃으로 그 아름다움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란의 꽃은 크기나 형태에 따라서 분류하고, 또 꽃의 색깔에 따라 홍화, 황화, 도화, 청화 그리고 更紗花로 나누어 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황화와 도화, 청화는 바로 구별이 되지만 홍화와 경사화는 초심자들이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더구나 한란은 발색방법에 따라 또 화경관리를 할때의 온도에 따라 색의 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전시회에 나온 꽃은 거의 대부분 홍화, 경사화가 구별되지만, 어설픈 초보자의 집에서 핀 꽃은 구별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그래서 경사화의 정의와 외판에 나타나는 색의 특징을 좀 쉽게 설명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그리고 가능하면 외판에 특징을 그림보듯이 구체적으로 해 주실 것을 부타드립니다.
- 김 정 훈 -
한란 경사화에 대한 질문을 아래와 같이 한 후에 更紗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알기위해서 잠시 짬을 내어서 조사를 했습니다.
更紗는 포르투칼어 사라사(saraca)를 일본어로 표현한 것으로 更은 sarani의 음에서 따온 것이라 의미는 없습니다. saraca는 1)무명이나 비단에 인물,화조 또는
기하학적 무늬를 색색으로 날염한 천 2)홍백색이 섞인 saraca와 비슷한 꽃빛깔.
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전적의미를 가진 경사화를 한란꽃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구별을 해야하는지 부탁을 드립니다. - 김 정 훈 -
更紗花는 群色花라고도 하는데 한란꽃의 내외변에 다른 색의 여러개의 가는 線이 바탕색보다 진하여 縞로 나타나는 것인데, 그 선이 홍색을 띄는 경우에는 紅更紗, 도색이 강한 경우에는 桃更紗라고 하며 그 이외에도 黃更紗, 靑更紗 등으로 분류가 되는데 대체로 홍갈색의 선이 드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홍경사화는 작황이 나쁜 홍화와의 판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 경사화는 일반적으로 잡색이 없는 맑은 색상의 한란보다는 기품이 높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품격이 있고 아름다운 경사화도 많이 있는데, 일본한란중에 秋月, 燦月, 明鳳, 男爵, 若櫻 등을 포함하여 우수한 경사화의 명품이 많이 있지요.
- ANANDA -
일본한란의 경사화의 藝(엽예포함)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이 다양한 예가있습니다.
경사화(녹, 홍색화변에 홍갈색줄) : 男爵, 巨龍..........
경사.색설화 : 福之神, 極樂鳥....
경사.무점계 : 鷲羽, 燦月, 秋月, 貴夫人..
경사.소설 : 燦峰, 若櫻..
경사.짜보 : 小公子, 圓..
경사.소심 : 靜素..
홍경사 : 太鮮, 太洋, 司童子..
도경사 : 桃櫻
황도경사 : 무명(미야자끼산)
청경사.무점계 : 劍聖
경사.백복륜(엽) : 瑞穗, 鳳玉
경사.감조백복륜중반(엽) : 國寶
홍경사.색설화 : 微笑
경사.底紅 : 日向之園
도복륜경사 : 文鳥
* 참고문헌 : 寒蘭大鑑, 日向寒蘭連合, 平成4年
* 추가로 경사화에는 김상일님 말씀대로 황색선, 녹색선 등의 예는 없으며 다만 홍색, 도색, 홍갈색선(자색) 등에 의한 경사화가 있습니다. - ANANDA -
김정훈님.. 한란경사화에 대하여 많은 관심이 있으시군요. 다시한번 정리하여 올립니다. 그런데 다만 이런 의견이 있구나하고 참조만 하시길 바랍니다. 일본한란에서 녹색 내지는 붉은색 바탕의 화판에 홍갈색(자색)의 선이 들어가 있으면 경사화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바탕색이 그다지 선명하지 않고 잡색이 섞여 흐리멍텅해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群色이라는 표현도 사용하고 있는가 봅니다. 그리고 일본한란 화보를 보면 홍경사화나 도경사화는 화판이 홍화나 도화가 아니고 홍색이나 도색의 줄무늬선이 들어간 것으로 줄무늬선의 색상에 의해 구분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청경사(검성)는 화판이 녹색에 줄무늬선은 자색이고, 황도경사(무명)는 황색화판에 도색선이 들어가 있지요.
그래서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 홍경사, 도경사는 줄무늬색으로, 청경사, 황경사 등은 화판의 색으로 구분을 하는데, 줄무늬색과 주부판의 색상이 맑고 뚜렷해야 거기에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따라서 홍경사, 도경사는 주부판이 홍색이나 도색이 아닙니다. 홍경사인 太洋이나 도복륜경사화인 文鳥 등을 보면 주부판의 기본 색상이 녹색이지요. 만약에 주부판이 홍색이나 도색이고, 줄무늬선도 각각 홍색, 도색이라면 홍화 나 도화가 되는 것이지 경사화가 되는 것이 아니랍니다. 어느정도 정리가 되시는지요? 가장 좋은 것은 함께 실물을 보고 판단을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유감이군요.
일본한란에 대해 정통하지도 못한 까닭에 확실하게 정의를 내려드리지 못하여 미안합니다. 좀더 조사하고 공부해서 새롭고 정확한 것을 알게되면 보충 자료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ANANDA -
《 혜란 (蕙蘭) 》
◎ 혜란이란
동양란은 예로부터 난과 혜로 분류되었다. 꽃이 꽃대마다 한 송이의 꽃이 피는 것 (일경일화)과 여러 송이의 꽃이 피는 것(일경구화)이 있는데 옛날부터 중국에서는 일경일화를 蘭,일경구화를蕙라고 구별하였다. 하지만 오늘날 애란가들 사이에는 일반적으로 무늬가 들어 있는 일경다화의 난을 蕙蘭이라고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혜란의 산지가 아니어서 재배는 많지 않지만 사군자 등의 그림에서 혜란이 나타나는 것을 보아 혜란의 재배와 감상은 고려시대 때부터였다고 본다. 혜란의 본격적인 재배와 발전은 1981년 후반 난 수입자유화 이후였다.
식물중에서 혜란만큼 아름답고 화려하고 다양한 무늬를 갖는 식물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혜란은 이러한 무늬의 변화에 중점을 두고 배양과 감상을 하는데 잎 폭이 넓은 것을 대엽혜란또는 광엽(廣葉)혜란이라 하고 잎폭이 좁은 것을 세엽(細葉)혜란이라고 분류한다. 혜란은 잎의 무늬 외에도 잎의 형태와 꽃 그리고 향기를 즐길 수 있는 품종이 있다.
1. 엽예품
동양난의 엽예는 혜란에서 유래되었는데 혜란을 감상하는데는 광엽의 경우 3~5촉정도, 세엽은 10촉 이상이 되어야 보기가 좋다. 무늬는 감모자황중투, 황중투, 감모자백황중투, 감모자백중투, 감모자백중반, 황중투호, 황호, 황조,황조삼광호, 황조운정, 황중호, 황중반, 황중호금사, 황복륜, 황복륜운정, 황호반백황호, 백조금사,백조감호, 감조감호, 백조삼광호, 백황호, 백조백호, 백조황호, 백호, 백호반,백중반, 백선반, 백반호, 백복륜, 백대복륜, 백대심복륜, 백심조복륜, 백모자서반, 사피호반, 감복륜반호, 서반 등 그 변화는이루 일컬을 수 없을 정도이며 그 무늬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은 어떠한 난과도 견줄 수 없다.
따라서 난의 엽예를 즐기는데 중점을 두는 애란인들은 각 엽예종류별로 혜란을 구입하여 재배를 한다면 매우 만족하리라 생각된다. 특히 혜란엽예품은 그 무늬 변화가 다양하므로 이들의 엽예를 완성시켜가는 재미와 또한 재배 중에 발생하는 변이개체를 별개의 품종으로 등록하여 가꾸면서 감상하는 재미도 꽤 각별할 것이다.
2. 화예품
혜란의 경우 엽예에는 못미치지만 화예품도 많다. 홍화, 도화, 백화, 자화, 청화, 소심, 복륜화 등 다양한 화예가 존재한다.
1) 소심
혜란 화예품에서 가장 먼저 꼽을만한 것으로 추란소심류를 들 수 있는데 관음소심, 십팔학사 소심, 용암소심 등은 번식도 잘 되고 꽃도 잘 피며 아름답고 향기도 좋아 나무랄 데가 한 군데도 없는난이다.
철골소심의 경우는 잎의 형태가 강건하고 꽃피우기가 그리 쉽지는 않으나 꽃의 형태가 단아하고 귀족적이며 향기롭다. 이들은 잎에 무늬가 없어 요즈음은 굳이 혜란이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으나 대중화 되어 선물용 난으로서 가장 값싸게 거래되고 있으므로 초보자들이 난에 입문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품종으로 추천할 수 있다.봉, 옥침중호, 백렴, 설월화, 천향 등은 잎의 무늬도 아름다우면서 소심으로 피는 이예품(二藝品)으로 유명하다. 보세란의 경우는 녹묵소, 백묵소, 취묵소 등이 있는데 웅대하면서도 품격이 있는 난이다.
2) 소설
혜란에서는 소설은 매우 희귀한 편이다. 대만보세계의 수광이라는 품종은 홍경사화에 설판에 점이 없는 소설화가 피는데 홍경사화에 황색설판이 아주 잘 어울리며 일반 보세란과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3) 홍화
홍화는 혜란에서 그리 흔하지는 않은데 사계란중에 홍화개체가 간혹있다. 홍아, 시장홍, 홍랑 등이다. 그 중에 홍아는 홍장미빛의 꽃이 핀다고 한다.
4) 도화
보세란중에 도희, 부용봉 등이 환상적인 분홍색의 꽃을 피우며 사계란에서 교학, 귀부인, 도림,
홍비 등이 있다. 사계란 엽예품중 살마금, 부사금, 서해금등은 유명한 엽예품이면서도 분홍색화를 피우는 이예품이다.
5) 백화
사계란중에서 백궁, 백모란 등이 백화로 환상적으로 핀다. 보세에는 최고엽예품중 하나인 천녀가백화보세라고 한다.
6) 복륜화
욱황, 대훈, 신고산 등의 복륜엽예품은 꽃에도 복륜화가 피는데 어두운 색상의 보세란꽃에 복륜이 물리면 그나마 화려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대훈의 꽃은 수수한 홍경사와 백복륜 사이에 진홍색이 물들어서 보기가 좋으며 세엽계 설월화의 꽃은 보일 듯 말 듯 복륜이 물려서 우아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7) 호화
일황관의 경우는 매우 특이한 꽃이 피는데 일반보세와는 달리 황록색의 꽃에 상아색의 호가 모든꽃잎에 선명하게 들어있어서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거기에 한 수 더하여 설판은 온통 자색을 띄는 색설화가 피어 깊게 들어가는 대복륜모자예를 갖는 잎과 잘 어울려 감상가치가 매우 뛰어난 품종이다.
8) 기화
사계란에는 많은 품종들이 개발되어있는데 이 중에는 기화가 상당히 포함되어있다.일반적으로 기화라고 하면 매우 보기에 안좋다는 느낌을 갖는 애란인들이 많은데 칠선녀는 기화이지만 매우 정형적인 느낌의 기화로서 하늘을 보고 피는 연꽃과 같이 개화한다. 보도선녀는 사계란 3대 명화중의 하나인데
봉심이 설판화하였으며 외판과 내판의 색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외에 대둔기린, 문산기접, 화광접, 옥사자 등 나름대로 특징있고 고아하여 감상가치가 있는 품종들이 많다.
3. 형태의 감상
혜란은 그 자체의 유려하고 풍부한 잎 모양 만으로도 충분히 감상의 가치가 있다. 광엽혜란중에 중국보세는 중국남부원산으로 엽자가 약간 입엽이며 넓은데, 대만보세란은 대만섬원산으로 대체로 수엽성이며 잎끝이 뾰족하게 가늘어진다. 대명란은 중국남부가 원산으로 잎이 두껍고 잎폭이 특히 넓으며 광택이 있는 대엽성의 난으로 잎의 중간에서 잎끝에 걸쳐 약간 말리는 듯한 특징이 있다
세엽혜란은 잎의 형태가 가늘고 긴 편인데 건란계의 웅란은 잎이 꼿꼿하게 서 있어 남성적인 느낌이며 자란은 부드러운 곡선의 여성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감상을 잘 하려면 웅란은 길이가 긴 화분에 심고, 자란은 조금낮은 화분에 심어야 조화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세엽혜란 중에 소심란 계통의 난은 잎의 곡선과 광택이 뛰어나서 꽃이 피지 않아도 그 나름대로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대만보세중에 단엽성의 소형변이종인 달마가 있는데 단엽종 중에서 유일한 엽예품으로 예의 변화묘미가 다종다채로운 희귀품이다. 달마의 출현에 자극을 받아 춘란, 한란, 세엽혜란, 한란의 단엽신품종이 80년대에 대거 등장하였는데 이들 단엽종은 잎의 길이가 짧거나 매우 두꺼운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잎자태나 바탕의 변이 주름 등의 특색이 확인되어져 명명이 되었는데 무늬종이 매우 희귀하며 무늬를 보여도 잎이 두껍기 때문에 선명한 무늬색을 나타내는 것은 많지 않다.
4. 향기
혜란은 보세란의 경우 엽예에 중점을 두고 재배와 감상을 하다 보니 그 자체의 꽃은 물론 향기에 대해서는 별로 크게비중을 두지는 않는 것 같다. 더욱이 향기가 너무 진하고 강해서 오히려 싫어하는 것은 물론 10명중 4명 정도는 이처럼 강한 보세란 꽃향기를 전혀 맡지를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그 요인이 될 것 같다. 그러나 보세란향기는 그 나름대로 다른 종류의 난에서는 맡을 수 없는 특징이 있는 매력을 갖는다. 더구나 꽃이 드문정월 달에 꽃이 피어 맡는 보세향기는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리고 난꽃이 드문 한여름에 피는 옥화, 건란의 청향은한 여름의 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주는 듯하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피는 소심란의 맑은 향기는 가을 하늘을 더욱 맑고 푸르게 느끼게 해준다.
향이 있는 난은 곱게 화장한후 옥향로에 향을 피우고 밤새워 님을 기다리는 여인같다.
◎ 혜란 가꾸기
온도관리
우리나라에서 겨울철 배양이 가장 어려운 동양란은 혜란일 것이다. 혜란의 원종은 광엽혜란이 대만보세란, 중국보세란, 대명란, 세엽혜란이 옥화란, 건란, 소심란 등에서 변이된 것으로 한결같이 대만이나 중국대륙 남부가 원산지다. 위도상으로는 북위 24。의 아열대지방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겨울에 대륙성 고기압의 한풍이 불어대는 온대지방에서는 견디기가 힘든 난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혜란이 오랫동안 우리나라와 비슷한 기후를 가진 일본에서 재배되고 개발되어 명명된 것이기에 일본의 온대성 기후에 어느 정도 순화되어, 추운 겨울에도 약간의 보온시설만 있으면 충분히 겨울을 날 수 있다. 일본에서 혜란가꾸기가 성행하는 곳은 규슈(九州)지방과 시코쿠(四國), 나고야(名古屋) 이남의 비교적 따뜻한 곳이며, 도쿄(東京) 이북에서는 거의 배양하지 않는다. 그만큼 겨울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한란과 마찬가지로 혜란만을 재배할 경우 혜란에 온도를 맞추어 가온을 해 주면 쉽게 월동을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춘란이나 한란과 함께 배양하고 있기 때문에 온도 맞추기가 어렵다. 더구나 혜란은 잎을 관상하는 난인데 잎이 한번 동해라도 입으면 치명타가 된다. 최근 모 난원에 들렀더니 춘란은 아무 이상 없는데 광엽혜란이 대부분 동해를 입었으며, 세엽혜란도 약간 피해를 본 것이 있었다. 최저 온도 10℃, 최고 온도 15℃를 유지하도록 가온을 해야 한다. 춘란과 함께 재배할 경우 춘란보다 높은 곳에 두어 월동을 시키면 죽지는 않지만 온도가 낮아 신아가 나오는 것이 늦어져, 가을까지 다 못자란다. 오전 햇빛은 차광망을 치지 않아도 되지만 오후 햇빛은 50%짜리 차광망을 한벌 치는 것이 잎이 타지 않는다.
물주기
혜란은 온도를 높여 배양하므로 난분이 쉽게 마른다. 화장토가 마르면 실온에 맞게 미지근하게 물의 온도를 높여 주도록 한다. 물은 흠뻑 준다. 수돗물을 바로 주면 온도차가 심하여 난이 충격을 받으므로 좋지 않다.
혜란실은 온도가 높기 때문에 고온으로 인해 난이 물크러지지 않도록 통풍에 유의하며, 특히 관수 후에는 환풍기를 풀 가동한다.
비료와 소독
고온으로 배양하고 있는 혜란은 2월에도 엷은 비료를 월 3회 정도 주는 것이 좋다. 신아를 빨리 내어 가을까지 성촉으로 완성시킨다.
온도가 높으므로 겨울일지라도 살균제를 월 1회 정도 준다.
◎ 혜란 무늬에 대해
운정, 삼광호, 금사 등은 주로 혜란의 무늬를 설명하는 데에 쓰이는 용어들입니다.
운정이란 혜란 잎의 끝부분에서 기부 쪽을 향하여 잎의 바탕색보다 좀 더 진한 녹색의 선이 마치 엽심처럼 쭉쭉 뻗어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치 춘란에 나타나는 감호와 약간 비슷한 구조라 할 수 있을까요? 아무튼 운정 무늬가 나타나는 혜란은 어떤 게 있는 지 그것까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삼광호는 춘란과 혜란에서 사용하는 명칭이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혜란의 경우 잎장 한 장에 조, 복륜, 그리고 호의 무늬가 동시에 나타나는 극히 희귀한 예를 나타내는 명칭입니다. 감상성은 지극히 높은 만큼 나타나는 경우도 거의 없는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극히 드문 무늬입니다. 춘란의 경우는 호피반 무늬의 한 분야를 나타내는 말로서 切班의 무늬가 엽맥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으로 나타나되 한 잎장에 절반 무늬가 층을 이뤄 세 번 나타나는 경우를 일컫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금사란 호피반에서 나타나는 무늬 형태의 일종으로 혜란보다는 춘란에서 주로 사용되는 명칭입니다. 곧 엽맥을 따라 무늬색이 모자이크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일컫는 말로 한 때 바이러스 병반을 금사무늬로 착각하여 변이종이라 하며 애배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금사라는 용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 혜란과 뿌리
일반적으로 보세류의 혜란은 가능하면 영상 10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게 따뜻이 관리하는 게 좋습니다. 최악의 경우도 5도 이하로는 안 내려가게 해 주어야 이듬 해 봄에 새 촉을 받을 때 무리가 없이 일찍 받아 겨울이 되기 전에 다 자라게 할 수 있으나 춘란처럼 5도 이하로 떨어뜨리면 난이 사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새 촉이 장마철 무렵에나 올라와 가을까지 다 자라지도 못 한 채 겨울을 맞게 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 또 다음 해 새 촉을 받는 것도 늦어져 악순환이 되죠.
그리고 쏟아 보신 금화산의 뿌리가 그렇게 상하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이미 뿌리가 상하기 직전의 상태인 것 같습니다. 물컹거리는 부분이 있다는 게 그 증거죠. 아마 뿌리가 하얗고 맑은 색이라기보다는 탁하고 좀 거뭇거뭇한 부분이 눈에 띌 겁니다. 벌써 부리가 엄청나게 몸살을 했다는 증겁니다.
아무튼 그래도 완전히 상한 것은 아니니까 물관리에 좀 더 신경쓰시고 특히 통풍에 유념하십시오.
그리고 다이센은 난에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1,000 대 1이 기준입니다. 비교적 약해가 적은 농약이 다이센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500대 1이면 좀 강한 느낌이 듭니다.
참고가 되었는 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합니다.
◎ 혜란구입 관련 문의
1. 구입희망혜란 : 천녀, 태양, 서황, 애국, 달마
2. 상기의 혜란이 초보자가 기르기 적당한 품종인지?
일반적으로 혜란은 재배가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선적으로 환경이 좋아야 하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고수라도 춘란을 잘 키우시는 분들 난실을 방문해보면 일반적으로 혜란을 잘 키우시는 분들이 드문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혜란류가 높은 온습도를 요구하며 춘란과 같은 낮은 휴면온도(5~10℃)에서는 다음해에 신아발생이 늦거나 거르는 경우가 많고 생육도 좋지 않습니다.
혜란류의 적정월동온도는 10~15℃정도 입니다. 더더구나 큰 이유는 대부분의 난우님들이 춘란류를 애지중지하느라 그동안 수집하여둔 혜란품종에는 관심도 안주고 난실 제일 구석이나 난대 맨 밑에 쳐박아두니 고수님네 난실이라고 해서 잘 자라줄 리가 없지요. 상기 혜란류들은 일반적으로 초심자들도 가꾸기에 무리가 없는 품종인데 천녀만큼은 무늬가 너무 화려하여 엽록소가 부족하므로 생육이 부진한데다가 잎도 잘타고 약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양 : 금화산에서 진화한 것으로 무늬의 변화도 많으며 매우 건실하게 잘 자라며 꽃도 보세
치고는 단정하며 꽤 볼 만합니다. 이 난에서는 웅대하고 당당한 기품을 맛볼 수 있지요.
서황 : 정한석님이 경매에서 받은바 있는 서옥에서 진화한 것으로 화려하나 약간 약한 경향 이 있지만 춘란에서 말하는 중압중투의 무늬가 멋있어 한 분정도 키워 볼만합니다. 애국 : 혜란을 하는 분은 누구나 필수적으로 키우다시피 하는 품종입니다. 중투호무늬가
매우 잘 들어가는 품종으로 몇 년 지나면 이끼 같은 녹이 찹니다. 건실하게 잘
자라며 번식도 좋은 편입니다.
달마 : 달마 무지종은 구하지 말고 최소한 조복륜정도를 구해 키우시길. 한때 대단한 인기로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팔리던 품종인데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아직도 엽예품은
상당히 비싼 편이므로 향후 몇 년을 기다리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외에 가격도 저렴하고 아름다워 추천을 하고 싶은 광엽혜란은
대 명 란계 : 학지화, 부용전
중국보세계 : 상원황
대만보세계 : 욱황계통, 대훈계통, 양로계통, 황도, 일황관, 일향, 도희
3. 좋은혜란을 구별하는 방법은?
1) 가능한한 벌브가 굵고, 잎장수가 많으며
2) 잎장이 생기가 있고 광택이 나며 두꺼운 것
3)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무늬가 골고루 균형있게 들어가 있고( 품종 고유의 무늬가 들어
있는 것 )
4) 잎에 얼룩덜룩하거나 혹은 검은 반점이 없어야 하고
5) 건실한 뿌리가 적어도 3~4이상 되는 것
6) 보기에는 멀쩡한데 이상할 정도로 너무 저렴한 것은 구하지 말 것
4. 그리고 적정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난은 공산품이 아닌 생물이며 재배상태가 다양하여 일률적인 가격을 말하기는 어려우므로 자신이 직접 이곳저곳 다니며 상품과 가격을 알아보고 판단하여 구입하세요.
5. 추천할만한 구입장소는?
우선적으로 추천할 것은 시간이 나실 때 양재동 화훼시장에 가셔서 이집 저집 다니면서 물건도 보고 가격도 물어보시면 아시게 될겁니다. 분양/교환코너의 안창국님 글을 참조하시면 좋겠군요.
( 종로의 경우는 가격이 좀 쌀지는 모르나 하자가 있는 상품이 대단히 많으며 문제가 발생 될 경우 재교환 및 반품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
※ 건란계통의 세엽혜란
일반적으로 건란이라고 하면 잎이 곧게 선 남성적인 느낌의 건란을 칭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것은 雄蘭 또는 마이란 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잎이 부드러운 곡선을 갖는 수엽성의 건란의 경우에는 雌蘭(자란)이라고 하지요.
건란은 웅란이외에도 자란, 소엽란, 옥화란, 고금륜 등도 건란으로 함께 포함하여 부르기도 합니다. 건란은 세엽혜란계통의 난인데 이들 세엽혜란은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1) 옥화란계 : 원산지는 중국이다. 수엽성으로 세엽계 중에서는 조금 너비가넓고 광택이 좋으며 복륜이다. 신아는 아름다운 홍도색이며 개화성적이 좋고6~8월 경에 개화한다. 일경다화로서 방향이 좋은 꽃을 피운다, 복륜이 아닌 품종을 北中이라 한다.이 계통에는 명옥, 금기, 조양, 려보, 백황호 등의 유명한 품종이 있다.
2) 웅란계 : 원산지는 중국의 福建省이다.( 이 때문에 建蘭이라고도 불림) 잎은 웅대하고 두꺼운 곧은 잎으로 이름 그대로 건실한 느낌. 꽃은 연황색으로 향기가 좋은 다화성인데 6~8월경에 개화한다. 이 계통의 품종으로는 천사황, 괴, 사천룡, 일지출, 천사방 등이 있다.
3) 자란계: 원산지는 중국 복건성의 장주 부근이다. 잎은 약간 얇고 굽은 잎으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여성적인 잎 모양이다. 꽃은 모양과 개화기가 웅란과 거의 동일하다. 이 계통으로는 우주전, 태황이 있다.
4) 소엽란계 : 원산지는 중국이다. 잎은 곧은 잎으로 웅란과 유사하나 후발성인 황색의 끝테 무늬를 나타낸다. 꽃은 모양과 개화기가 웅란과 유사하다. 이 계통에 금황렴이 있다.
5) 고금륜계 : 잎모양은 소엽란과 유사하다. 욱, 은세계가 있다.
6) 암고금륜계: 잎은 너비가 약간 좁은 곧은 잎으로 새순은 연두색이다. 꽃은 연두색이며 8월경에 개화한다. 황휘, 일진, 일광 등이 있다.
7) 적아소심계 : 원산지는 대만 신죽지방으로 신죽소심, 사계란 등으로도 불리운다. 잎은 광택 있는 진한 초록색으로 수엽성이며, 새순은 아름다운 진한 홍색이다. 꽃은 연한 홍색 또는 분홍색인데 9~10월경에 핀다. 살마금, 봉래지화, 도, 서해금, 홍하 등이 있다.
8) 옥침계 : 어침이라고도 부르는 소심란으로 원산지는 중국의 남부이다. 아름다운 광택의 수엽으로 잎 끝이 둥그스럼하다. 꽃은 8~10월 경에 개화하는데 백화의 소심으로 품위와 향기가 좋으며 일경다화이다. 옥침란은 꽃이 매우 투명하여 꽃을 물에 넣으면 꽃이 모습을 감추어 버린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꽃이 희고 깨끗하다. 봉, 백렴, 옥룡 등이 있다.
9) 옥진계 : 원산지는 중국으로 잎은 반입엽성으로 광택이 적다. 9~10월경에 향기가 좋은 일경다화의 꽃이 핀다. 금옥, 황대, 운상관, 사금 등이 있다.
10) 소심계 : 원산지는 중국남부로서 "秋蘭素心'이라고도 한다. 9~10월경에 일경다화성의 향기와 품위가 있고 아름다운 흰색의 소심꽃을 피운다. 철골소심 - 천향, 관음소심- 설월화, 용암소심, 대둔소심, 영복소심, 영안소심, 천태산소심 등이 있다.
11) 소란계: 중국남부와 일본 큐우슈우가 원산지며 우리나라 제주도에도 드물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짐. 잎은 입엽성의 가는 잎으로 초가을에 가련한 느낌의 향기로운 2~3송이 작은 꽃을 피운다. 천초소란, 소란삼광, 직희 등이 있다.
12) 봉란계 : 원산지는 중국이나 동남아에 널리 퍼져 자생한다. 꽃은 일경다화성인데 화분아래로 쳐져서 피며 일경다화의 혜란 속중에 본 종만이 향기가 없다. 본래는 기생란으로 다른난과 달리 뿌리가 가늘다. 봄에 피는 종류를 춘봉란, 겨울에 피는 것을 한봉란이라 한다. 소송금, 귀녀희, 을희, 수정 등이 있다.
이상의 세엽혜란계에는 꽃의 화형이나 색상이 다양한 것외에 향기가 좋을 뿐만 아니라 엽예면에서도 복륜, 중투, 호, 서, 서호반, 조복륜, 감복륜 등의 다양한 특성을 보이는 아름다운 품종이 무수하게 많이 있다.
* 특히 추천하고픈 아름다운 품종을 열거하면
옥화란계 금기 : 백심모자복륜, 전복예( 세엽의 학지화 )
조양 : 백조감호, 전복예
명옥 : 백중반호, 감복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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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란계 천사황 : 감복륜, 극황중투호
일지출 : 황심복륜에 축입
사천룡 : 황중투호( 꽃이 크고 아름다움 )
취 : 감복륜 백중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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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란계 우주전 : 감조복륜에 감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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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고금륜계 황휘 : 백복륜에 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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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아소심계 봉래지화 : 백호반, 황호반(후발성)
살마금 : 감심조, 감복륜에 황중투호, 핑크빛 꽃
서해금 : 백황서반, 핑크빛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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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침소심계 봉 : 옥침중호(옥중)의 변이, 황중투, 소심꽃
백렴 : 백황호, 소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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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란소심계 설월화 : 관음소심계열(?), 백복륜, 소심꽃
천향 : 철골소심계열, 백조백호
轉復藝란? ... 신아시에는 가장자리부분이 짙은 녹색을 띄어 중심부보다 색상이 더욱 짙지만 다 자란 성목은 이 가장자리부분이 심대복륜으로 변화하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