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아니어도 모처럼 여행을
떠나면 유명한 음식점에 관심이
가게 마련. 게다가 여행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식이 있다면
굳이 외면할 이유는 없다.
맛있는 음식 먹는 것도 여행하는
목적의 하나이니.
요즘 여행은 정보를 거의 모두
인터넷에서 얻으니, 식당도
해당 사이트에서 찾는다.
가장 유명한 사이트가 옐프라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행지,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앞으로 갈지 모르겠으나)에서
앞으로는 하지 않기로
다짐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추천 맛집 사이트에 상위권에
오른 식당은 찾아갈 게 아니라
되도록이면 피하자는 것.
프라하에서 유명한 음식은 꼴레뇨라고
했다.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유명한
식당이라는 곳을 두어 군데 들렀다.
그곳에서 먹지는 못했다.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아예 들어서지도 못하게
했다. 그것까지는 괜찮은데, 종업원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걸 몰랐어?" "예약 몰라?" 하는
표정들. 식당 직원이 손님에게 웃는 것은
기본인데 얼굴에 웃음기라고는 없었다.
기가 막혀서 내가 웃어주고 말았다.
다시 걷다가 꼴레뇨를 적어놓은 식당이
눈에 띄길래 들어갔다. 맛이 좋았다.
잘 한다는 곳에서 먹어본 바 없으니
비교할 수는 없으나
종업원들은 태도는 많이 달랐다.
친절하면 음식 맛도 좋게 마련.
그 반대도 성립한다.
맛집으로 소문났으나
입맛이 쓴 일을 비엔나에서 겪었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슈니첼을 꼭 먹어보라고
했다. 슈니첼은 나에게 각별한 음식이다.
토론토로 이민을 와서 처음으로 일했던 곳이
샌드위치숍이었다. 오전에는 배달을 하고,
점심시간에는 주방에서 일을 했다.
앞에서 주문을 받아 샌드위치를
싸는 아주머니들이
뒤로 요청하는 것이 몇 가지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슈니첼이었다.
썰고 두드려서 얇고 넓게 편 돼지고기를
계란에 담궜다가 빵가루를 묻혀 보관한다.
물론 그것은 내가 만들었다.
앞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나는
냉장고에서 한 장을 끄집어내어
기름에 튀겼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아주머니들은
슈니첼을 '스네이서'라고 했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바로 그 스네이서, 슈니첼이었다.
누가 비엔나에 가면 그 식당에 가서 슈니첼을
꼭 먹어보라고 했다. 예약을 하라고 했다.
비엔나에서 예약을 시도했으나 2주치가
벌써 끝나서 실패.
거리 구경을 하는데 사람들이 어느 식당 앞에
줄을 서 있었다. 슈니첼로 가장 유명하다는
바로 그 피그뮐러였다.
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섰더니 15분쯤 후에 자리가 났다.
오후 2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이었다.
자리를 안내 받아 앉았는데
종업원이 왔다갔다 하면서도
주문을 받지 않는다.
메뉴판만 던져놓고 좀체 오지 않았다.
옆으로 지나가길래, 우리를 잊었나 싶어
"주문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기다려." 한 마디 하고는 그냥
슥 지나가 버린다. 어? 하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말에 짜증이 묻어 있다.
2~3분 후에 오더니 주문을 받기 전에
한 마디를 또 한다.
"주문 받으러 오려 했는데, 왜 그렇게
서두르느냐?" 이건 숫제 서양 식당의
주문 문화를 모르는 사람 취급이다.
입씨름 하기가 싫어서
"뭐라고?" 한 마디만 하고 말았다.
맥주와 더불어 슈니첼을 주문했다.
큰 접시를 다 덮을 만큼
컸다. 그런데 고기를 아주 얇게 펴서
그런지 크기에 비해 양이 많지는 않았다.
바삭 하게 잘 구웠으나
이게 이런 저런 불편함을 무릅쓸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먹다 보니,
맛이 아니라 모양과 크기로 유명한 집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예전 명동에서 먹던 돈까스가
이보다 나았다.
종업원이 바쁘면 간혹 불친절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아무리 맛이 좋아도 불친절을
감당하면서까지 먹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족발집 욕쟁이 할머니도 별로였다.
여행중에,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캐나다에서 하듯 팁을 15~20% 정도 주면서
다녔다. 이곳에는 주고 싶지 않았다.
프라하에서부터 소문난 맛집에
이렇게 저렇게 실망한
이후 우리는 맛집을 찾지 않았다.
구경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눈에 보이는 식당에 그냥 들어갔다.
기준은 한 가지였다.
손님이 여럿 보이면 들어가자,
그러나 줄은 서지 말자.
그렇게 하면 실패는 하지 않았다.
비엔나에서는 감동적인 식당을 만났다.
기차를 타려고 중앙역에 왔는데
배가 너무 고팠다. 역사의 패스트푸드는
먹기 싫어서 밖으로 나왔다.
파스타와 피자를 파는 식당이 보였다.
손님이 많았다. 자리가 없었는데,
종업원이 오더니 대기석에서 기다려도 되고
거기서 먹을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 몸이 크지 않으니
대기석도 그런 대로 괜찮았다.
피자 한 판, 파스트 하나,
맥주를 주문했다. 양이 많아 보였다.
먹다 보니 다 먹었다.
시장하기도 했거니와 그보다 맛이 좋아서.
역전의 붐비는 식당인데도
일하는 사람들이 친절해서 마음에 들었다.
체스키크롬로프에서는 옐프에서 검색한
식당에 갔다가 줄이 길어서 바로 발길을 돌렸다.
작은 동네라 다른 식당들이 가까이에 많았다.
거의가 텅 비어 있었다. 이번에는
자리가 너무 많아서 당혹스러울 정도.
아무 생각없이 들어간 식당이
의외로 맛이 좋았다.
평점 최고 하고 그 나머지 식당의 맛 차이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손님들은
1등한테 몰빵했다. 멀리 여행을 왔으니,
최고의 맛을 찾는 것은 당연하겠는데,
내 눈에는 나머지 식당들이 좀 안 돼 보였다.
인터넷 사이트 때문에 상위권 몇몇 빼고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에서
보았던 한 식당 직원의 표정이 떠오른다.
광장에 면한 한 식당은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그런데 바로 옆집은 그 넓은
페티오에 한 사람도 없었다.
앞치마를 두른 직원 하나가 식당 문앞에
서서 광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손님이 안 오면, 왜 이렇게 안 오나,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문 밖으로
나와보게 마련이다.
나도 그랬었다.
식당에서 소소하게 당한 이야기.
지난번 글에 썼어야 했는데 빠뜨렸다.
할슈타트 옆마을 오베르트라운의
민박집 주인이 동네 식당이
잘 한다고 알려주었다.
차를 몰고 산 속으로 15분여 달려야
나오는 곳이었다. 잘츠부르크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렀다. 식당 앞으로 큰 개울이
흘러 경치도 좋고 분위기도 근사했다.
음식값이 비쌌다. 계산을 하려는데
명세서에 주문하지 않은 것이 보였다.
"이거 뭐냐?"고 물으니 빵이라고 했다.
4유로가 넘었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음식에 빵이 그냥 딸려나온다. 그런 줄
알고 먹었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그걸 내왔다. 물론 주문한 적도 없었다.
음식 주문을 받을 때
"어떻게 이 식당을 알고 왔냐"고 하길래
민박집 주인 소개로 왔다고 했던 터라
항의를 하려다 말았다.
민박집에서 마지막 아침을 먹고 난 다음
주인에게 그런 일이 있었노라고 말했다.
주인은 "알았다"고 짧게 말했다.
짧은 대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더 이상 말 안해도 알겠다.
그리고 주인은 오해 받기 싫어서 그랬는지
"우리 비지니스하고는 상관없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민박집에서 먹은 가정식 아침식사. 간단하지만 깔끔하고 꽤 근사했다.
민박집과 그 주인이 하도 괜찮아서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지나가는 손님에게 뜯어낸 몇 푼과
동네 친구의 신뢰를 맞바꾼 식당 주인.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아래부터는
1) 비염이나 축농증
2) 분노조절장애 및 ADHD
3) 여드름과 아토피 등의 피부병 때문에 고생하거나
4) 만성피로 원기(에너지) 회복에 관심있는 분들이 보면 좋을 내용.
여기에 다이어트와 에너지원을 새로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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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http://cafe.daum.net/drkimcanada/QXTI/1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베리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