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로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을 넘나드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북쪽의 아라한(태국)-포이펫(캄보디아) 국경을 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남쪽의 뜨랏(태국)-꼬꽁(캄보디아) 국경을 넘는 방법이다.
태국에서 육로로 캄보디아로 들어가는 여행자들의 대부분은 아라한-포이펫 국경을 이용한다. 그 이유는
이 루트가 태국에서 캄보디아 제일의 관광자원인 앙코르 유적지가 있는 씨엠립으로 들어가는 가장 가깝고
편한 루트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 루트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 상에 넘칠 정도로 많다.
이에 반해서, 또 다른 루트인 뜨랏-꼬꽁 국경을 이용하는 여행자의 수는 극히 적고 이 루트에 대한 정보
역시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이용자 수가 적다고 해서 이에 대한 정보의 가치마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보의 희소성 때문에 이 루트를 이용하고자 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이에 대한 정보가 더욱
절실하고 소중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글에서는 뜨랏-꼬꽁 국경을 이용하여 태국과
캄보디아를 육로로 넘나드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기로 한다.
뜨랏은 태국 남부의 유명한 휴양지인 꼬창과 꼬막으로 들어가는 관문 도시이며, 꼬꽁은 캄보디아의
푸켓이라고 불리는 캄보디아 제일의 휴양도시인 시하눅빌(Sihanoukville)과 캄보디아의 국경 마을인
핫렉 사이에 있는 작은 국경 도시이다. 따라서, 이 루트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과 유명한 휴양도시인 시하눅빌을 여행한 후 태국으로 넘어가서 태국 남부의 휴양지인
꼬창이나 꼬막으로 여행을 계속하거나 또는 방콕이나 파따야로 가려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편의상 시하눅빌에서 꼬꽁을 거쳐 태국의 뜨랏으로 이동하는 방법에 한정해서 설명하기로 한다.
프놈펜에서 시하눅빌로 가는 방법은 매우 쉽기 때문에 생략하며, 뜨랏에서 꼬꽁으로 넘어가는 방법은
이 글에서 소개하는 방법과 방향만 반대일 뿐 거의 같기 때문에 생략하기로 한다.
시하눅빌에서 캄보디아의 국경도시인 꼬꽁으로 이동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니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배편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꼬꽁행 미니버스 표는 시하눅빌의 숙소나 여행사에서 판매하며, 요금은 13불이다. 소요시간은
7~8시간이며 버스는 아침 7시경 출발하는데, 캄보디아의 열악한 도로 사정으로 인해, 이 노선은 산 넘고
물 건너는 험난한 여정이며 변수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보다 확실한 방법인
배편을 선호하는 것 같다.
꼬꽁행 배 표는 시하눅빌의 숙소나 여행사에서 판매하며, 요금은 15불이다. 소요 시간은 약 4시간인데,
배 편은 하루 한 번밖에 없으며, 출발 시간은 12시이다. 승선 후 간단한 점검이 있어서 배는 실제로
12시 20분경 출발해서 꼬꽁항에 오후 4시 30분경 도착한다고 한다.
꼬꽁항에 도착하면 핫렉 국경까지는 모또(오토바이택시)나 합승택시를 이용해서 이동하는데, 요금은
모또의 경우 2~3불, 합승택시의 경우 1인당 3불(4명이 탑승할 경우 8불) 정도라고 하며, 선착장에서
국경까지 약15분 정도 걸리는데, 도중에 다리 통과비 1200R(약 0.3불)를 내야 한다고 한다.
선착장에서 모또나 합승택시를 흥정할 때에는 지나치게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재빨리 국경으로
이동하는 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국경을 넘는 시간이 촉박하고, 또 태국으로 넘어가서도 다음 교통편과
연계되는 시간이 매우 불편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보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분이 뜨랏-꼬꽁
국경을 닫는 시간이 오후 5시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참고로,
아라한-포이펫 국경은 오후 8시에 닫힌다고 함),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로 서둘러서 국경에 도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국경에 오후 5시까지 도착만하면 시간이 좀 지나도 출국심사를 해 준다고는 한다.)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입국하면 입국장 20m 전방에 미니버스들이 많은데, 이곳에서 뜨랏이나
방콕, 파따야 등으로 요금을 협상해서 갈 수 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을 잘 고려해서 뜨랏으로
가서 일박을 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강행군을 할 것인지 결정해야 될 듯 싶다.
꼬창이나 꼬막으로 여행을 계속하거나 정규 버스 노선을 이용해서 방콕이나 파따야로 이동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일단 뜨랏 버스터미널로 가야한다. 요금은 1인당 110밧(Baht)이며,
소요시간은 약 1시간 30분.
이렇게 해서 뜨랏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대략 오후 7시30분경인데, 무슨 놈의 교통 연계가 이렇게
되어있는지 이때는 이미 방콕행 오후 7시 버스는 떠나고 난 뒤이고, 다음 버스를 타려면 밤 11시까지
기다려야 한다. 또 파타야행 버스는 이미 끊어지고 난 뒤라 파따야를 가려면 이곳에서 일박을 한 후
다음날 오전 버스를 타야 한다고 한다.
뜨랏 시내에는 야시장도 있고 까페나 식당, 인터넷숍 등이 많이 있기 때문에 밤 11시에 출발하는 방콕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크게 무료하지는 않다고 한다. 다만, 이 시간에 버스를 타면 방콕에 도착하는 시간이
새벽 4시30분경이라는 게 문제다. (버스는 방콕 에까마이의 동부터미날에 도착하는 데, 요금은 275밧이고,
소요 시간은 약 5시간30분이라고 한다.) 따라서, 뜨랏에서 일박을 하고 다음날 오전에 여유있게 방콕으로
가야할 것인지, 무리해서라도 야간에 이동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고민이 뒤따른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뜨랏-꼬꽁 루트를 이용하여 태국-캄보디아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교통도
불편할 뿐만 아니라, 국경을 닫는 시간과 교통편의 연계에 있어서 상당히 어려움이 많다. 이 모든 스케줄이
일반적인 상식처럼 여행자들에게 편의를 주는 방향으로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심하게 표현하면
여행자에게 최대한 많은 삥을 치기 위해서(?) 일부러 불편을 주는 방향으로 되어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불편하다. 따라서,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지 않고 이 루트를 이용하면 국경을
넘을 때나 교통 편의 연계 면에서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 틀림없다.
물론,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숙지하고 있어도 이 루트의 이용에는 상당한 불편이 있다.
그러나, 문제점을 모르고 갑작스럽게 당하는 것과 문제점을 미리 충분히 알고 그에 대비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예컨대, 비행기 사정과 같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어쨌든 당일 새벽에라도 방콕에 도착해야
할 여행자라면 늦은 밤 11시 버스를 타고서라도 방콕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텐데 이럴 경우 방콕에 새벽에
도착한 이후의 대비책을 세워둬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여행자라면 차라리
꼬꽁이나 뜨랏에서 일박하면서 다른 이들이 경험하기 힘든 캄보디아나 태국의 국경도시에서의 특이한
체험을 즐기고 그 다음날 오전 중에 여유있게 이동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방콕으로 경제적인 방법으로 이동하는 게 주목적인 여행자라면 이렇게 꼬꽁이나 뜨랏에서 일박을
하게 될 경우, 시간과 비용의 경제성 측면에서는, 프놈펜에서 airasia등과 같은 저가 항공을 이용하여
곧바로 방콕으로 들어가는 방법보다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따라서, 이 루트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게 주목적인 여행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며, 캄보디아에서 국경을 넘어
꼬창이나 꼬막과 같은 태국 남부의 휴양지로 여행를 계속하려는 사람들이나, 여행해 보지 못한 새로운
루트를 여행해보고자 하는 호기심이 많은 여행객들에게만 적합한 루트라고 결론내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필자가 이 루트를 직접 건너보고 작성한 글이 아니라, 인터넷을 검색해서 여러 분들이
올린 여행정보를 읽고 종합해서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다소간의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밝혀둔다. 예컨대,
뜨랏-꼬꽁의 국경이 닫히는 시간이 오후 5시라는 정보는 단 한 명의 여행자로부터 얻은, 그것도 그 분조차
단정적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밖의 정보들은 복수의 경험자들로부터 취득해서 종합한 것이기 때문에 큰
오류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 글이 뜨랏-꼬꽁 국경을 넘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