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에 입문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의외로 스모와 프로레슬링(WWE 등)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요새 스모 경기에서 자주 보이는 손바닥 치기(츳파리) 기술은 WWE의 찹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상대를 장외로 넘겨버리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점도 WWE와 비슷하고
무엇보다도 '링 네임'(시코나)을 사용한다는 점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스모가 WWE처럼 짜고 치는 경기는 아니지만,
협회에서 대진표를 그때그때 짜서 스토리가 있는 대전을 만들어낸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모에 입문한 지 얼마 안됐지만 빠르게 빠져든 것 같습니다. (원래 WWE 광팬이었습니다.)
서설은 이쯤에서 하고, 스모 선수들의 링네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스모 선수의 링네임은 '시코나'(四股名)라 부릅니다.
'시코'는 '네 개의 넓적다리'란 뜻으로 스모에서 쩍벌 자세를 하고 다리를 높게 들었다가 땅을 울리는 동작을 말합니다.
'나'(名)는 '이름'이란 뜻입니다.
즉, 시코나는 스모에서 사용하는 이름이란 뜻입니다.
대부분의 선수는 본명이 아닌 시코나를 사용하며(극히 일부 본명을 시코나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음)
자신의 스승이나 과거 유명한 선수의 시코나에서 글자를 따 와서 만듭니다.
보통은 사나이다운 이름을 많이 짓습니다.
유명 요코즈나 몇 명과 현역 산야쿠의 시코나의 의미를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 아사쇼류(朝青龍)
- 아침의 푸른 용(Morning Blue Dragon)
* 하쿠호(白鵬)
- 하얀 붕새 (White Phoenix)
* 아케보노(曙)
- 새벽녘 (The Dawn)
* 하루마후지(日馬富士)
- 태양마 후지산(Sun Horse Mount Fuji)
* 카쿠류(鶴竜)
- 학용 (Crane Dragon)
* 키세노사토(稀勢の里)
- 희한한 기세의 마을 (Village of Rare Force)
* 테루노후지(照ノ富士)
- 빛나는 후지산 (Shining Mount Fuji)
* 코토자쿠라(琴櫻)
- 코토 벚꽃(Koto Cherry)
= 코토는 거문고와 비슷한 일본의 전통 악기(사실 이름만 보면 약해 보입니다)
* 호쇼류(豊昇龍)
- 풍성히 승천하는 용(Rich Rising Dragon)
* 오노사토(大の里)
- 거대한 마을(Great Village)
* 와카모토하루(若元春)
- 젊은 모토하루(Young Motoharu)
* 와카타카카게(若隆景)
- 젊은 타카카게(Young Takakage)
(모토하루와 타카카게는 전국시대 무장 모리 모토나리(毛利元就)의 아들 3형제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 다이에이쇼(大栄翔)
- 크고 영광된 비상(Great Glorious Flight)
* 아비(阿炎)
- 불꽃(The Flame)
첫댓글 흥미롭군요ᆢ
방송을 보니 거의가 오야카타가 링네임을 내려주고
각베야의 돌림자 같은게 있는것 같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스님들 법명처럼 ᆢ
맞습니다. 그래서 테루노후지가 있는 이세가하마베야 선수들은 오야카타인 아사히후지(旭富士)를 따라서 '후지'를 따서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세가하마베야에는 하쿠호가 데려온 선수들도 있는데 이 선수들은 하쿠호의 호(鵬)를 따서 시코나를 짓기도 하고요.
영어로 보니까 뭔가 더 느낌이 오는 거 같네요~^^
이미 영어권에서는 저보다 앞서서 시코나 해석을 해둔 분들이 계시네요.
참고해서 시코나 사전 같은걸 만들어서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해야겠습니다.
쿠마몽 님을 알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스모 선수의 예명인 시코나의 한자 표기와 뜻을
풀이한 글이 언젠가는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재밌긴 합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영어권에서 만든 자료를 토대로 자주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