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 23분짜리 1편당 거의 300장 수준의 스샷을 찍어대는 그 감상 스타일로는 걸리면 사망 확정(?) 입니다-_-;;;
(가만 생각하면 그동안 그걸 찍어 올리느라 고생했는데 미완성이라도 정방되면 지울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ㅡ,.ㅡ;;;)
스샷없는 감상문이라는 짓을 해봅니다.
원작네타가 그득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일단 보는 와중에 느끼는 것은 아쉬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원작에서 인상깊었던 장면들이 꽤나 많이 사라졌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영상화 되었으면 바라던 부분들이죠.
밤샘하다가 졸려서 정원에서 그대로 자던 토모야가 어둠속에서 빛을 찾아내는 장면이라던가,
이치노세 부부의 비행기 내에서의 장면이라던가.
이치노세 부부의 비행기 장면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위해서 뺀 것 같습니다만, 개인적으로 혹여 나와줄까 기대했는데 말입니다.
원작에서 파도에 떠밀려온 가방을 배경으로 세계 각국의 글자가 떠오르던 장면이 애니에선 나오지 않은 것도 아쉽습니다.
애니에서는 If you find... 부분이 영어로만 나오지요. 물론 애니답게 목소리로 연출한 것은 좋았지만 이왕이면
글자도 함께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노)신사 분의 이 대사... 어디로 간 걸까요...ㅠㅠ
신사 : 알았니, 코토미군. 논문은, 거기에 있어. 지금, 너의 눈 앞에 있는 것이, 이치노세 부부가 평생에 걸쳐서 완성시킨, 최고의 논문이야.
자랑스럽게, 신사는 말했다. 안경 건너편의 양눈이, 아주 약간 젖은 것처럼 보였다.
신사 : 내가 보증하지. 그 정도로 아름다운 말을, 나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어. 이치노세 부부는... 너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최후까지, 너의 행복만을... 빌고, 있었던거야.
또한 토모야와 코토미의 관계가 연인에서 친구로 재설정됨에 따라 없어진 장면들도 아쉽더군요.
토끼, 사슴, 그리고 당신 뒤의 몇 구절이라던가... 친구 사이라면 좀 어색한 대화가 될 수 있으니 별 수 없지만;;
이건, 꿈? 여기는....어디지?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들은 적이 없는 소리. 그런데도, 그리운 소리. 천천히, 눈을 떴다.
소녀 : 에... 너는, 누구? 모르는 사람, 집에 들어오게 하면 안 된다고, 그랬어.
토모야 : 여기는 어디?
소녀 : 우리집.
토모야 : 너는, 누구?
소녀 : 코토미. 히라가나 세 개로, 코토미. 부를 때는, 코토미짱.
토모야 : 그거, 뭐야?
소녀 : 바이올린.
토모야 : 이상한 소리.
소녀 : 나는 아직, 잘 못 켜. 하지만, 선생님이 겨게 되면, 정말로정말로 좋은 소리.
아주 약간, 웃는 얼굴이 되었다. 코토미가 제일 처음 보여준, 어색한 미소. ....아아, 그래. 알고 있어. 이건, 꿈이야. 둘이 아직, 조그만 꼬마였던 시절. 조그만 행복을 쌓아가던 일이, 세상의 전부였던 시절. 아직 슬픔을, 몰랐던 시절. 잠이 깨는 것이, 이제 곧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었다. 나는 코토미를 맞으러 간다. 혼자뿐인 방에서, 지금도 울고 있어. 그러니까.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코토미 : 잘 잤어?
토모야 : 아니... 아직, 꿈을 꾸고 있는 건지도 몰라.
내 눈 앞에서, 코토미가 미소짓고 있다. 그 때와 같은 정원을 보며, 똑같은 미소로 서 있다. 마치, 꿈의 계속처럼. 단지, 행복한 듯이.
코토미 : 쭈욱, 기억하고 있었어. 정원에서 길을 잃고 왔던, 소년. 함께 소꿉놀이를 하고, 함께 책을 읽고. 함께 술래잡기를 하고, 함께 숨바꼭질을 하고. 엄마의 과자를, 반씩 나눠먹고... 나, 그 소년을, 정말로 좋아했었어. 그래서... 쭈욱, 기다렸었어.
코토미의 눈동자가, 나를 응시한다. 나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까...이번엔 나의 차례다. 지금이라면, 전부 기억해낼 수 있다. 그 시절의 코토미가, 가장 좋아했었던 책의 한 구절. 반복해서,반복해서 둘이서 읽고서, 책이 없어도 외워버렸던 대화... 그것은 항상, 이런 식으로 시작되었다.
토모야 : 너는 타임머신을 타고 여기에 온 거구나.
코토미 : 아.....
코토미의 눈동자가 커졌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응시한다. 나는 단지, 다음 말을 기다린다. 그리고, 코토미가 입을 열었다.
코토미 : 네. 제 아버지가 발명하셨어요.
토모야 : 그러면, 여기엔 자주 오는거니?
코토미 : 벌써 몇 번이나. 여기는 내가 좋아하는 시공좌표니까. 몇시간을 있어도 질리지 않아요. 여기에서 보이는 것은 모두모두 멋져요. 그저께는 토끼를 보았어요. 어제는 사슴, 오늘은 당신.
그리고는, 정말로 행복한 듯 웃었다. 그 시절 그대로의 코토미가, 긴 시간을 넘어서, 내 눈 앞에서 웃고 있었다.
토모야 : 데리러 왔어.
나는 손을 내밀었다. 이 집에서, 나를 계속 기다리고 있었던, 조그만 소녀에게.
토모야 : 가자... 바깥 세상으로.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그런데...
코토미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버렸다.
코토미 : 알고 있었어, 알고 있었어.... 이런 일을 해도, 아무 것도 돌아오지 않아. 옷도 다르고, 바이올린도 없고, 머리장식도, 이렇지 않았어. 토모야군도 나도, 이미 조그만 꼬마가 아니야. 아빠도 엄마도, 이제 돌아오지 않아. 아무리 많이 책을 읽어도, 나는 훌륭한 사람은 될 수 없어. 아무리 페이지를 잘라내도, 내가 한 일은,되돌릴 수가 없어.... 이런 세상이라니, 잘못되어 있어. 아빠와 엄마가 없는 세상이라니, 잘못되어 있어. 어째서, 나는 여기에 있는거야? 나만, 남은거야? 나도 함께 가고 싶었어. 아빠랑 엄마랑, 함께 비행기를 타고. 함께 바다 속에, 가라앉아 버리고 싶었어....
토모야 : 안 돼!
코토미 : 에....
코토미 : 아....
토모야 : 부탁이야, 부탁이니까... 부탁이니까, 그런 슬픈 이야기는 하지 말아줘. 나는, 코토미가 좋으니까. 코토미가 없어져 버리면, 나는 슬플테니까.
코토미의 슬픔은, 나의 슬픔이니까. 가장 괴롭고 슬플 때에, 지켜주지 못했으니까. 나는 알고 있어. 코토미는 지금도, 여기에 있어. 그날 그대로, 슬픈 마음으로. 그래서, 내가 데리러 왔어. 넓고도 밝은, 바깥세상으로. 혼자뿐인 집 안에서, 이제 내버려 둘 수는 없어.
코토미 : 나도.... 나도, 토모야군이 좋아. 정말로정말로, 좋아.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좋아했었어... 하지만... 나, 무서워. 나는 알고 있으니까. 아무리 소중한 사람도, 없어져 버리고 마니까. 가장 행복한 순간도, 사라져 버리고 마니까. 나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나, 무서워서 참을 수가 없어...
토모야 : 나는 여기에 있어. 나는 여기에 있고, 지금, 코토미를 보고 있어. 지금부터도 쭈욱, 제일 가까이에서 볼거야.
코토미 : 하지만... 하지만, 언젠가 분명히, 만날 수 없게 될거야. 토모야 : 응. 영원히 함께는 있을 수 없어. 언젠가는 만날 수 없게 될 날도, 분명히 오겠지. 그것이 언제가 될 지, 나로서는 알 수 없어. 어쩌면, 지금일지도 몰라. 하지만 말이야... 코토미의 머리칼을 손끝으로 살짝 쓰다듬는다. 아이같은 머리장식이, 말을 기다리듯이 흔들린다. 토모야 : 만약에 내가, 코토미보다 먼저 없어져 버리게 되어도. 나는 계속, 코토미 옆에 있을거야. 내가 보이지 않아도, 아무 말도 전해줄 수 없어도. 코토미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계속 코토미를 보고 있을테니까. 나는 영원히, 코토미를 지킬테니까. 만날 수 없어도, 옆에 있을테니까. 코토미가 멈춰서버리지 않도록. 오늘보다도 내일, 코토미가 좀더 행복하게 될 수 있도록. 그러니까, 나는...
팔에 꾸욱하고 힘을 준다. 나를, 쭈욱 기다리고 있던 소녀. 다시 만난 소녀. 벌려져 버린 공백 채로, 잊혀져버린 세월 채로. 전부 상냥하게 해 주는 거야, 라고.
코토미 : 나 말이야... 나, 울보라서... 토모야군이 사라져 버리면, 분명히 울어버릴테니까. 눈물이 멈출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옆에 있어 주어도, 알아차리지 못할 지도 모르니까. 토모야군을, 미워하게 될 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계속, 함께 있어 줄거야?
깨달은 사실을, 하나씩하나씩 입에 담는다. 그리고, 테이블에 놓여져 있는 가죽표지의 책을 알아차렸다. 낡은 페이지를 다시 열 필요는 없었다. 이야기의 계속은, 우리들 둘이서 만들어 갈 테니까.
코토미 : 그저께는 토끼. 어제는 사슴. 오늘은, 당신...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
코토미 : 당신은, 토모야군.
확실한 빛이 깃들었다.
코토미 : 토모야군은, 토모야군.
내 이름을 속삭인다.
코토미 :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
둘은, 손을 잡는다. 이제 두번 다시,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토모야 : 코토미. 둘이서, 밖으로 나가자. 괜찮아, 무섭지 않아. 영원히 함께니까.
코토미는, 끄덕하고 대답했다. 밖은, 해질녘이었다. 주택가의 골목에, 기울어가는 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맨발인 채인 코토미가, 조심스레 주변을 엿본다. 처음 집에서 밖으로 나온, 조그만 꼬마처럼. 처음 모래사장에 서서, 파도에 맨발을 담그는 것처럼.
코토미 : ....정말로, 신비한 느낌.
방실하고 웃는다. 그대로 얼굴을 위로 향했다. 눈부신 듯 눈을 가늘게 하며, 코토미는 넓게 펼쳐진 하늘을 바라본다. 잘게 잘려진 구름이 주황빛으로 물들어, 코토미의 눈동자에 비치고 있었다. 상당히 오랫동안, 코토미는 그러고 있었다. 거기에 하늘이 있다는 것을, 이제 막 떠올린 것처럼. 바깥 세상. 어디까지나 이어지는, 높디 높은 하늘. 거기에는 우리들이 모르는 미래가, 가득 기다리고 있다.
코토미 : 하늘, 정말 아름다워... 토모야 : 아아. 아름답네.
굵은 부분으로 표시한 부분들은 인상 깊게 본 부분들입니다. 맨 앞의 대사는 TOE와도 묘한 연관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죠.
그리고 나머지 부분들은 진정으로 코토미가 삶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우정으로 흘러가면서 생략되고 잘린 눈물나는 부분들이죠.
또 아쉬운 점은 쿄가 사람들을 잔뜩 불렀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모금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
물론 전편에서 이야기했지만, 저는 모금자의 마음들을 가방을 찾아준 사람들의 마음과 비슷한 무언가로 생각하고 있어서
그에대한 언급이 있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원작에는 이런 언급이 있었습니다.
코토미 : 응. 나도 과자, 만들었으니까. 토모야 : ...너무 많이 만든 건 아니지? 코토미 : 음...... 아주 약간, 많이 만들어버렸는지도. 토모야 : 또냐... 쿄 : 오늘만큼은 아무리 많아도 괜찮아. 토모야 : 축하 기념으로 네가 전부 다 먹을꺼냐? 쿄 : 일단 나, 소집 걸었으니까 말이야. 모금운동에 참여한 멤버 전원. 토모야 : 전원!? 이라니 너 그럼, 엄청난 수가 되는 거 아냐? 쿄 : 모처럼의 증정식이니까, 성대한 편이 좋잖아? 토모야 : 라니, 너 말이야... 코토미 : 괜찮아. 코토미 : 나의 정원은, 넓으니까.
저 대사와 코토미의 마지막 대사는 좋은 느낌으로 어울리는데 말입니다.
대신 가방이 나오는 장면에서 등장하던 빛무리들은 엄청나게 마음에 드는 연출이었습니다.
...자, 이제 남아있는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마지막 장면.
바이올린 끝에 붙여둔 태그를 클로즈업 해줘! ㅜㅜ
모두로부터 코토미에게. 이전보다 좋은 소리~
미묘한 변경점 중에 마음에 드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토모야가 코토미를 찾아가는 것을 포기하는 이유인데요.
원작을 보면 이렇게 되있습니다.
새카맣게 타버린 종이조각을, 어른들은 주워모으고 있었다. 그리고는 허리를 숙여서, 그녀에게 상냥하게 말했다. [이건 아니야] [그러니까, 너는 울지 않아도 괜찮단다] [이건, 너를 위한 것이니까...] 그래도 그녀는 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모두가, 정말로 슬픈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가 일어난 것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단지...이것만은 느꼈다. 파이프담배의 냄새도, 새하얀 에이프런도. 아름다운 정원도, 신비로운 소녀도... 모두가 끝나버렸다, 라고. 그 집에는, 그 뒤로 가지 않았다. 나는 근처의 남자친구들과, 당연한 놀이로 돌아갔다. 그 정원의 일도, 소녀의 일도, 생각나지 않게 되어버렸다. 어느샌가,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째서 잊어버린걸까. 잊어, 버린걸까...
어쩌면 이것이 어린 아이들의 일반적인 반응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애니판의 토모야는 이것과 다르게
직감적으로 느낌 '종말' 대신 몇번이고 코토미를 찾아왔죠. 이 점은 좀 더 마음에 들어군요.
좀 더 따듯한 토모야를 보는 기분이랄까요.
어쨌든 너무나 기대했기에 아쉬움도 큰 14화였습니다.
다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카논 리메이크에서 보여줬던 마코토와 비슷한 경우는 아닐까-하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물론 마코토의 경우는 텐션 조절보다는 나름대로의 상징성을 보여주느라 그런 연출(자세한 것은 네타이니...)을 썼지만
코토미 루트의 경우도 뒤에 애프터 등을 고려해 과다한 연출은 자제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좀 들더군요.
뭐, 여기서는 아쉬운 점만 줄줄 늘어놓았지만, 매체의 차이를 고려해보면 14화는 잘 만들어진 한 화 였습니다.
다만 연인->친구로 바뀌면서 어쩔 수 없었던 변화요소들이 코토미 루트의 핵심을 많이 잃어버리게
첫댓글 역시 원본으로 제대로 쓰일꺼는 나기사뿐인가.;;
뭐 코토미가 연인으로 엮여버린다면 토모야는 문어발이 될테니까요 ㄷㄷ....
뭐랄까.. 스샷찍기를 포기한 철저감상...을 보는 느낌? ....저작권인가...?
교토가 알아서 다해주겠죠..
어쩔수 없이 실망이 많은 한 화였네요... 정말 없어 아무것도
;;;; 아..;; 다음주 휴방인가요? ;;;; 조금 변형되어서 아쉽긴 했습니다만... 별 수 없죠..;;; 그래도 감동은 있더군요..;;;
저는 코토미 루트는 안해봐서 잘몰랐다는... 이런 부분이 있었군요.... 역시나 KEY입니다. 근데 지금부터 나기사 루트 ㄱㄱㅆ 해버리면 자매루트랑 학생회 루트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ㄱ-(유일하게 해본 2가지 루트들중 1개가 있다는...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