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기봉이
임 재 문
오랫만에 극장구경을 했다. 영화제목은 "맨발의 기봉이" 이다.
그러니까 내가 그림자처럼 옆에 함께한 바로 윗동서네의 초청으로 "태극기 휘날리며" "고독이 몸부림칠때" 등을 감상하고나서의 일이다.
이번에는 어버이 날을 맞아 대학다니는 딸은 빨간 카이네션 화분을 준비하고 대학 다니는 아들이 극장표를 예매했는데, 동서네 초청의 답례로 우리가 동서네 식구들을 초청해서 우리집에서 정성껏 준비한 저녁을 먹고 함께 영화구경을 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를 감상했던 그 극장에서다. 맨발의 기봉이는 KBS TV 인간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남해의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한적한 시골 "다랭이" 마을에는 어려서 열병을 앓아 나이는 40이지만 지능은 8살에 머문 때묻지 않은 노총각 기봉이 산다. 기봉역은 신현준이 맡았다. 그도 본나이가 40이 다되어가는 배우다. 기봉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엄마역은 전원일기에서 일용엄마 역을 맡은 김수미가 맡아 열연을 한다. 기봉이가 제일 잘하는 것은 달리기이다. 동네 허드랫일을 하면서 얻어오는 음식거리를 엄마에게 빨리 가져다 주고 싶은 마음에 신발도 신지 않은채 집으로 뛰어가 따뜻한 밥상을 차리는 그를 동네 사람들은 "맨발의 기봉이"라고 부른다.
기봉이는 팔순의 노모를 극진하게 모시는 효자로 온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 기봉이의 아침 첫일은 엄마를 위해 매일 아침 따뜻한 세숫물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엄마를 위해 군불을 지피는 나무를 해오고, 빨래도 도맡아 한다.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귀가 어두운 엄마 옆에는 항상 기봉이가 따라다닌다.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거나 심지어 화장실을가더라고 엄마 곁에는 항상 기봉이가 지키고 있다. 그런 그도 엄마 앞에서만은 어린 아이가 되어 투정을 부리기도 하지만, 엄마가 화가 날때면 나무로 직접 깎아 만든 마이크로 노래도 부르고, 장난도 치면서 엄마를 달래기도 한다. 엄마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의지가 되는 아들이 바로 기봉이이다. 어려운 생활 형편이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그늘이라곤 한 점 없다. 하루 하루를 늘 감사하면서 사는 그들은 항상 밝고 명랑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엄마를 위해 달리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달리기 하나만은 자신있었던 기봉은 우연히 그지역에서 열린 달리기 대회에 엉겹결에 참여하게 되고 당당히 입상까지 한다. 그로 인해서 고생만 해온 엄마에게 기쁨을 주게 되고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 달리기를 결심한다. 한편 이를 기특하게 여긴 임하룡이 분한 백이장은 기봉이를 "전국하프 마라톤 대회"에 내보기로 하고 기봉이의 트레이너로 자처하며 적극적으로 훈련에 들어간다. 기봉이를 부려먹던 마을사람들의 반대도 물리치고 훈련도중 기봉이 쓰러져 병원 의사의 하는 이야기가 심장이 약하다고 해서 달리기를 중단하려고 하지만, 기봉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훈련을 하고, 반대하던 마을사람들도 어느덧 기봉이 편이 되어 결국 마라톤대회에 참석하게 되고 입상은 못했지만, 완주를 축하하며 상금을 주어 어머니의 틀니를 마련해 주게 된다는 내용이다.
쇼킹하고 재미있는 영화라기 보다는 코믹하게 이어가는 이야기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게 해서 좋았다.극중 임하룡이 분한 백이장의 아들역은 탁재훈이 맡았는데, 처음에는 기봉의 방해꾼이 되지만, 기봉의 마음씨에 감동하게 되어 결국 기봉의 편이 된다. 기봉이 사진을 찍어 현상할때 즐겨찾는 사진관 주인은 김효진이 맡았는데 기봉에게 희망을 주고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어버이날을 맞아 효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서 좋았다. 전편에 흐르는 코믹한 흐름과 잔잔한 감동이 하루를 흐뭇하게 한다.
첫댓글 아빠에게 힘을 실어주던 아미가 천국티켓을 먼저 끊었으니 애달다 어이하리요!
맞습니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두었습니다. 사랑하는 내 딸아이의 흔적을 고이 간직하려구요 감사합니다.
인제 김권섭 선생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