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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검진을 통해 이루어지는 측만증 검사는 오히려 과잉진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최근 ‘척추측만증’(영창의학서적 발행)을 발간한 이춘성 교수로부터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오해를 풀어본다.
♥책가방, 책걸상 때문에 척추가 휜다?
청소년 측만증은 대부분 특발성(特發性) 측만증이다. 글자 그대로 원인을 잘 모르는 측만증인 것이다.
따라서 무거운 책가방, 조잡한 책걸상은 요통의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척추가 휘는 측만증의 원인은 될 수 없다. 또 많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잘못된 자세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측만증 어떻게 진단하나
가장 손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검사는 ‘전방굴곡검사’이다. 환자에게 무릎을 펴고 허리를 앞으로 굽혀 손끝으로 땅바닥을 닿는 자세를 취하라고 해서 체형을 평가하는 검사다.
정상인은 등과 허리가 평평하고 대칭이지만 측만증 환자는 한쪽 등이나 허리가 비대칭적으로 반대쪽으로 더 튀어나오게 된다.
대부분 특발성 측만증 환자는 주로 오른쪽 등이 튀어나오는데, 왼쪽 등이 튀어나왔다면 만곡증이 아니라‘척수공동증’(脊髓空洞症)같은 신경내부에 이상질환 때문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MRI검사를 받는 게 좋다.
♥척추측만증 흔한 병인가
일부 의사들은 청소년의 3분의 1, 많게는 3분의 2가 척추가 휘었다고 주장하지만, 잘못된 통계다. 유병률은 2% 전후다. 1977년 서울대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2.28%였다. 외국도 비슷한 수치다.
♥언제 치료에 나서야할까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하지 않고 자연경과를 지켜본다. 4~6개월에 한번씩 엑스레이 검사를 하면서 관찰한다.
일부에선 측만증을 그냥 방치하면 심폐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흉부만곡(등 부위의 척추가 휘는 상태)이 90도 이상이 아니라면 심폐기능의 장애는 나타나지 않는다.
60~80도 이상의 만곡을 방치할 경우 만곡이 계속 진행될 수 있으며 심폐기능도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 환자는 각고가 이보다 적다.
♥병이 발견됐는데, 방치해도 될까
일단 척추가 휜 것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은 수술 외엔 없다. 보조기 착용 등 교정치료도 척추가 휜 것을 펴주지는 못한다. 보조기 사용 중엔 척추가 펴지지만, 보조기를 풀고나면 다시 원래 각도로 휘어지게 된다.
♥측만증 때문에 요통이 생기는가
측만증 때문에 당장에 요통이 생기지는 않는다. 요통이 있다면 허리에 무리가 가거나 약해서 생기는 것이지, 측만증 때문에 생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척추에 통증이 유발된다면 척추뼈 종양 같은 특별한 질환 때문은 아닌지 고려해 보아야 한다.
♥보조기 효과 있나
보조기는 성장기에 20~40도의 만곡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사용되는 치료법이다. 보조기의 목표는 만곡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지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처방도 성장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만곡의 진행 가능성이 큰 경우에만 처방된다. 아직 보조기의 효과 여부를 놓고선 의사들간에도 정답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이가 보조기를 차기 싫어하는데
하루 22~23시간 같은 보조기를 착용하라고 하면 사실 어느 누구도 따라하기 힘들다. 차라리 잠자는 밤시간, 즉 하루 8~16시간만 파트타임 보조기를 착용하는 방법이 현실성이 크다.
♥수술은 어떤 상태에서 권하나?
수술은 만곡의 크기와 성장상태를 고려해 결정하는데 의사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나의 경우 만곡이 45~50도 이상 환자에게만 수술을 권한다. 환자나이도 중요해 성장기 환자는 40~45도 이상인 경우, 성장이 끝난 환자는 50~55도 이상인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큰 만곡을 작은 만곡으로 교정하고, 작은 만곡이 더 커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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