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24 10월13(일)~14일(월)
산행지: 지리산 일부구간 종주. 음정마을-벽소령-세석산장 박-중산리 순두류로 하산
참석자: 김영문(20회급, 전원광대 법대교수),박진주(28, 구덕산우회 회장.피부과의사),한효용,원종철(31급),권귀동(40)
일기: 13일 화창했다가 점점 흐리더니 14일 하산 시 계속 비 옴
박진주(28) 구덕산우회 회장님의 번개제안이다.
요새 한 달에 한번 월요일에 휴무이니 13,14일 지리산 능선길 가는데 만큼 가능한 종주하자고.
그놈의 코로나 이후 지리 종주를 못한바 두말 않고 오케이다. 벌써 20년 넘게 같이 산행을 해온 김교수님과 누구보다도 산재이스러운 원종철에다가 최근 구덕에 입회하여 작년 일본 남알프스를 기점으로 산행이 즐겁다는 권귀동.
귀동이가 산에 온다면 내가 할 일이 없다. 식단만 짜주면 모든 식재료 구매해서 준비까지 알아서.
게다가 이번에는 세석산장 예약에 남원행 KTX 기차표 구매까지, 거참 인재로세.
토,일 처가에 볼일이 있어 일욜 오후에 귀가해 산행준비를 해두고 저녁에 가져온 탱자이야기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난 3년차 탱자주 500미리 페트병에 담그니 향이 진동을 한다.
귀동이는 오디주 가져온다 했는데. 지하철 첫차로 용산역에 도착을 하니 0710 출발하는 남원행 KTX 타는데 여유롭다.
열차 출발하니 광명역에 서 타는 3명이 준비 중이라고 연락 옴, 김교수님은 익산서 인월거쳐 음정마을 들머리서 조우하기로.
택시 잡아타고 출발하는데 벌써 도착 하셨단다.
아마 지리산을 수백번 오르신 분이라 내가 오른 한 40번 정도 될까 하는 기록으로는 상대로 안 됨.
택시기사도 산행을 하는 분이라 지리산휴양림 지나서 연하천 삼거리 입구까지 아무 불평 없이 산길을 올라간다.
5명이 만나서 채비를 하고 출발하면서 연하천을 경유할거냐 벽소령으로 바로 갈거냐를 상의함.
강력한 나의 주장에 연하천 우회는 안 하는 걸로. 한창때면 몰라도 평균나이 68세가 넘는 팀인데.
담날 비 맞으며 하산할 때 정말로 잘한 선택임이 입증됨.
연하천 삼거리서 미련 없이 직진. 벽소령 쪽 계단을 오르는데 이전에 선명하던 작전도로를 아예 막고 펜스에 나무를 심어 가려 놨네. 저리로 가면 구벽소령 삼거리까지 편하게 가는데.
재미 었는 돌계단을 한참 올라 벽소령대피소 도착을 하니 일요일 오후라 철지난 휴양지처럼 썰렁하다.
물을 뜨려고 이전 물탱크 있던 자리로 내려가려니 여기도 펜스로 막아놓았다. 다시 보니 접수처 바로 옆에 수도가 매달렸네.
물만 뜨고 그릇 씻기도 못한다는 공고. 노고단 산장의 물도 음용불가에다가 그 풍부하던 임걸령 샘이 쫄쫄 흐른다고 하더니 지리능선에 갈수록 물이 말라가서 큰일이다.
후딱 라면에 밥 말아서 먹고 냄비는 대충 갈무리 선비샘에서 쉬기로 하고 바로 출발.
어찌 하늘이 점점 흐려진다. 예보에는 일요일 오후에 약간의 비만 온다고 했는데 걱정이다.
다행히 선비샘은 수량변화가 별로 없다. 이전 물길이 10여 미터 위에 있을 땐 정말로 물이 풍부했는데.
둥그스름하게 보이는 덕평봉을 거쳐 칠선봉에 도착.
일요일 오후라 바위위에 올라가 사진 찍는다고 소리 지르는 아줌마들이 없으니 조용한 게 좋다.
칠선봉 돌아서 내려가는데 김교수님 전화가 계속 울린다.
받아보니 세석대피소 직원이네. 70대 후반이 예약을 했으니 걱정이 돼서 확인하는 거란다.
모르긴 몰라도 전화건 직원보다 더 날랜 분일 건데 하고 일행이 모두 웃는다.
통화 한 김에 별도로 예약한 4명과 40대 한명도 같이 가는 중이라고 전달.
40대 젊은 친구는 산을 좋아하지만 육아 때문에 최근에 못오다가 허락받고 종주하는 거란다. 산에 젋은 인구가 많아야 좋은겨.
이친구는 나중에 칼바위로 하산 우리하고 진주 가는 버스에서 다시 만남. 아주 예의가 바름.
아침 일찍 성삼재서 출발했다니 우리 이전에 야영짐 지고 걷는거 랑 같은 속도다.
점심은 연하천 아니면 벽소령 저녁과 잠은 세석이나 장터목서. 개인적으로 연하천이 물이 좋아서 선호.
이제야 야영 짐이 필요 없으니 가벼운 배낭지고도 이전만큼 겨우 걸으니 그나마 다행?
어느새 일몰시간이 당겨져서 세석대피소 내려가는데 어두워졌다.
비교적 한가한 식당에 자리 잡고 종철에게 수낭 채워오라고 하고 저녁 준비를 하니 바로 귀동이도 도착.
얼마 차이 아닌데도 그사이에 랜턴을 꺼냈네.
구이용 고기 굽는 동안 수육도 삶으면서 오디주에 짜르르한 탱자주가 한 순배 도니 불콰해진다.
그사이 CCTV를 봤나 공단직원이 내려와서 시에라컵을 조사한다. 이미 다 마시고 난 뒤라 증거가 없네.
사람이 없으니 감시가 쉬워 문제.
내일 아침 김교수님은 백무동으로 하산하시고 4명만 천황봉을 오르기로 하고 정돈 후 9시 소등시간에 맞춰 3층 자리로 올라가니 실내 온도가 너무 높다. 항상 4계절 내내 왜이런지 이해가 안 됨.
12시도 안되었는데 더워서 잠이 깨니 종철,귀동 모두 힘들어 한다. 마음 같아선 침낭들고 식당에 가서 자고 싶지만 그놈의 CCTV가 웬수다. 억지로 잠을 청하다 4시 반에 기상 짐들 고 식당으로 내려가니 종철,귀동 뒤따라 내려오네.
7시에 백무동으로 내려가시는 김교수님과 작별하고 우리는 제석봉을 오르는데 이전 고사목만 있을 때의 분위기와 사뭇 달라졌다. 한 5년 사이에 변화가 크다. 식재한 게 너무 드러나는 우리나라 특산 구상나무들이 부자연스러운 주변과 조금은 거슬린다.
고사목이 좋아서 지리산에서 제석봉을 제일로 친다는 선배도 있다.
날씨는 자꾸 우중충해지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우측의 해양성기후대의 깨스가 좌측으로 넘어든다.
100% 비올 징조다.
동계도 아닌데 월욜이라 오랜만에 인적 드문 통천문을 지나면서 독사진 한 장씩.
칠선계곡서 올라오는 출구 자리가 이전보다 한참 아래로 내려와 있다.
이전은 입구가 천황봉서 50미터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200미터는 아래로 내려갔다.
이전 자리도 표시는 나는 데 왜인지 모르겠네.
사람이 별로 없으니 처음으로 천황봉 표지석을 앞뒤로 하고 개인,단체로 사진을 찍는다.
인파가 많으면 사진도 생략하곤 했는데. 그나저나 바람이 심상찮다. 중산리 하산 계단은 매번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계단이 없을 때 동계산행에 여길 내려가려면 한두번 자빠지곤 했는데.
귀동이 속도에 맞추느라 두어번 쉬다보니 어느새 볍계사, 로타리대피소에 도착.
드디어 로타리 대피소의 털보 영감이 공단에 설득을 당했는지 완전히 새로 짓는 공사중이다.
치밭목 민대장도 결국은 공단에 대피소를 넘기고 대원사분소에 촉탁으로 내려갔는데 이젠 은퇴 했겠지. 28회 급이니.
그 양반 있을 때 하산은 항상 중봉 하봉을 거쳐 치밭목 자주 들렀는데 이젠 그림의 떡이다.
순두류냐 우측 칼바위냐를 고민하다가 비도 계속오고 하여 조금이라도 빠르고 셔틀버스를 탈 수 있는 순두류 청소년 훈련원 쪽으로 방향을 튼다. 비는 계속 오는데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줄기가 굵어지며 우의와 배낭을 적신다.
순두류 버스정류장 부스에 들어가 정리를 하면서 제일식당 들릴 욕심에 목욕은 생략 바로 진주행 시외버스를 환승하기로 합의.
순두류 셔틀 종점에 도착 부지런히 걸어내려가니 셔틀기사의 조언대로 마침 진주행 시외버스가 기다리고 있어 바로 탑승.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려 서울로 버스를 이용할 나는 2천원에 배낭을 보관하고 중앙시장으로 직진.
그사이에 중앙시장 노점들을 모두 정리하여 길 중앙에 만든 부스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오랜만에오니 새로운 게 많다. 제일식당에 들어가니 이제는 쥔장이 된 며느리가 반갑게 안내를 한다.
진주형은 50년 전 보드 따고 처음 농어촌의사로 부임 시 왔었다고 회고.
루틴대로 가오리무침 한 접시 와 막걸리,소맥을 먼저 시키고 적당한 때 나오게 육회비빔밥 하나씩 주문.
행동식으로 대신한 부실 점심에 보답을 하니 모든 게 즐겁다.
진주형님이 이번 번개산행 주동자로서 저녁을 찬조, 감사합니다.
3명은 택시로 진주역으로 가서 7:10발 광명행 KTX, 나는 6:10발 남부터미날행 시외버스로.
집에 도착을 하니 10시가 다됨. 내일 새벽에 공항 가야는 데 준비하다보니 늦게 잠이 들었다.
상공산우와의 단독산행 약속으로 홍콩 호텔방서 부지런히 후기 작성해 올립니다.
올해는 오랜만에 동계종주를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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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쫄고/싱가포르노가 제안하여 30회가 나 혼자지만 나홀로 산행이 아니었던 관계로 가능하면 다른 분들 얼굴이 안 나오는 사진으로 고르다보니 좋은 사진을 많이 올리지 못했습니다. 해마다 하계,동계 지리종주를 하다가 그놈의 코로나 사태로 5년 못 했던 걸 일부 나마 하게 되어서 기분 좋네요. 삼공산우회 홧띵입니다.
역시 효용이는 고수네 !
바쁜 와중에 멋진 산행기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
역시 프로 산꾼이네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