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하제일 객잔》
# 제3부 ― 오늘도 영업합니다
## 제41화 ― 객잔 밖의 전투
객잔 문이 천천히 닫혔다.
따뜻한 등불은 안에 남고,
연우와 봉인의 수호자는 차가운 밤 숲으로 걸어 나갔다.
뒤이어 무명.
설화.
묘묘.
풍백과 백노인도 객잔 앞마당에 섰다.
연우가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청아."
청아는 문 안쪽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객잔은 제가 지킬게요."
설령은 설아와 비아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문이 조용히 닫혔다.
객잔의 규칙은 지켜졌다.
**안에서는 싸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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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바람조차 불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쿠우우웅!
산 전체가 흔들렸다.
검은 안개가 갈라지며 거대한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었다.
온몸이 검은 연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형체.
얼굴 대신 수많은 붉은 눈동자가 떠다니고 있었다.
풍백이 숨을 삼켰다.
"...저건."
백노인이 검을 움켜쥐었다.
"괴물인가."
봉인의 수호자가 낮게 말했다.
"아니다."
"봉인의 그림자."
"기억방울을 지키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묘묘의 황금빛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봉인이 약해질수록."
"저 그림자는 더욱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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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수백 개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울렸다.
"기억을..."
"돌려놓아라."
"봉인을..."
"되돌려라."
연우는 천명검을 뽑았다.
푸른 검광이 밤을 갈랐다.
봉인의 수호자도 은빛 검을 뽑았다.
천 년 만에,
두 개의 검이 나란히 빛났다.
수호자가 조용히 웃었다.
"천검성군."
"이번에는 함께 싸우는군."
연우도 미소 지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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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그림자가 돌진했다.
쾅!
거대한 팔이 숲을 휩쓸었다.
연우가 먼저 앞으로 뛰어올랐다.
푸른 검빛이 밤하늘을 가르며 그림자의 팔을 베었다.
그러나 상처는 곧바로 검은 안개로 다시 이어졌다.
풍백이 외쳤다.
"베어도 재생한다!"
백노인이 검기를 날렸다.
묘묘의 아홉 개 꼬리가 은빛 결계를 펼쳤다.
하지만 괴물은 쓰러지지 않았다.
봉인의 수호자가 이를 악물었다.
"검으로는 끝낼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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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무명은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손끝에는 검은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힘을 사용해.'
'한순간이면 끝낼 수 있다.'
머릿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속삭였다.
무명의 눈동자가 검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때.
객잔 안에서 설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명 오빠!"
문틈 사이로 설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약속했잖아."
"힘보다 마음을 먼저 쓰기로."
무명의 손이 멈췄다.
검은 기운이 흔들렸다.
그는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래."
"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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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잔 안.
비아는 기억방울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있었다.
방울은 전보다 훨씬 강하게 빛나고 있었다.
띠링...
띠링...
은빛 빛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비아는 눈을 감았다.
두 번째 기억이 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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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
왕궁 깊숙한 비밀의 방.
은하는 어린 비아와 무명을 마주 앉혔다.
그녀의 얼굴은 평소보다 훨씬 진지했다.
"잘 들어."
"곧 큰일이 일어날 거야."
어린 비아가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은하는 두 아이의 손을 꼭 잡았다.
"누군가는."
"기억을 잃어야 해."
무명이 놀라 물었다.
"왜?"
은하는 슬프게 웃었다.
"그래야 세상이 살아."
그녀는 작은 은빛 구슬 하나를 들어 올렸다.
기억방울이었다.
"이 안에는."
"한 사람의 기억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야."
비아와 무명이 동시에 은하를 바라보았다.
은하는 아주 천천히 말했다.
"천검성군의 마지막 선택."
"요계 왕의 진실."
"그리고..."
잠시 말을 멈춘 그녀는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너희 둘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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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잔 안.
비아가 눈을 떴다.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은하 언니가..."
"...우리를 지키려고."
기억방울이 다시 한 번 강하게 빛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방울 속에 또 하나의 희미한 실루엣이 떠올랐다.
묘묘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긴 은발.
새하얀 옷.
얼굴은 빛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묘묘가 숨을 삼켰다.
"...그분이."
"아직 기억 속에 살아 계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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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잔 밖.
검은 괴물의 몸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연우와 봉인의 수호자는 등을 맞댄 채 검을 들었다.
봉인의 수호자가 말했다.
"혼자였다면."
"벌써 쓰러졌겠지."
연우가 미소 지었다.
"객잔에서는."
"혼자 싸우는 손님은 없습니다."
두 사람은 동시에 앞으로 뛰어올랐다.
푸른 검광과 은빛 검광이 하나가 되어 밤하늘을 갈랐다.
그 순간.
객잔 안의 기억방울에서 눈부신 은빛 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검은 괴물이 처음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 기억은..."
"열려서는 안 된다!"
숲 전체가 흔들렸다.
전투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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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화 예고
## 제42화 ― 은하의 마지막 선택
기억방울 속 세 번째 기억이 열린다.
은하는 왜 자신의 모든 기억을 봉인했는가.
천검성군이 마지막으로 맡긴 부탁.
그리고 비아와 무명이 천 년 동안 다시 만나야 했던 진짜 이유가 밝혀진다.
한편 객잔 밖에서는 검은 괴물의 정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