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의 공격과 방어 수단인,
타감(他感) 작용(알렐로파시=Allelopathy) -
◆ 오스트리아 출신의 식물학자 ‘한스 몰리슈(Hans Molisch)’ 에 의해 처음 사용된 식물용어로 식물이 성장하면서 일정한 화학물질이 분비되어 경쟁되는 주변의 식물의 성장이나 발아를 억제하는 작용을 말한다.
이 억제를 통하여 자신의 생존을 확보하고 성장을 촉진하는 결과를 얻게 되는 작용이다.
◆ 우리나라 산에 가장 많은 나무는 소나무가 아니라 참나무다.
그런데 소나무가 많아 보이는 이유는 타감 작용을 하는 소나무 특유의 물질 때문이다.
소나무는 갈로타닌(gallotannin)이라는 독한 물질을 내뿜어 그 밑에서는 제 새끼마저도 자라지 못하게 만든다.
이 때문에 소나무 아래에서는 잔디조차 자라지 못하여 소나무가 돋보이고 많아 보이는 것이다.
◆ 나무의 단풍 현상을 ‘타감(他感) 작용’이라고 설명하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 콜게이트 대학의 프랭크 프레이 등 연구진이 단풍나무처럼 가을이면 빨간 색을 띠는 나무들을 대상으로 연구했더니, 빨간 단풍잎이 다른 잎들보다 상추씨의 발아를 현저히 감소시키더라는 것. 즉, 가을에 빨간 단풍잎이 땅에 떨어지면 안토시아닌(Anthocyanin) 성분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다른 식물의 생장을 막음으로써 이듬해 봄에 어린 단풍 묘목들만 자랄 수 있게 한다는 뜻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김선희박사는 홍릉수목원 근처에도 단풍나무의 타감 작용으로 다른 풀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했다.
◆ 그 외에 번식력이 왕성한 개망초는 뿌리에서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내면서 번식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의 방해 없이 큰 군락을 이루어 낼 수 있다.
- 고소한 호도가 열리는 호도나무도 타감 작용을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흑호도가 유명한데, 이 나무의 주변에는 잡초가 잘 자라지 않는다.
- 코알라가 좋아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 유칼리나무도 타감 작용을 한다.
이 유칼리나무는 어느 정도 자라게 되면 스스로 발아나 발근을 저해하는 물질을 만들어내 더 이상 뿌리가 자라지 않는다.
- 왜래종인 가시박은 타감 물질을 분비하여 주변의 식물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며, 결국 말라죽게 한다.
- 허브 식물의 독특한 향기도 타감 물질에 해당하며 마늘에 포함된 알리신(Allicin), 고추의 매운 성분을 만드는 켑사이신(Capsaicin) 등도 모두 대표적인 타감 물질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작물을 재배할 때 같은 작물을 계속 재배하면 잘 자라지 못하는데 이 또한
자기 중독이라는 타감 작용의 한 예이다.
◆ 이러한 타감 물질은 선택성 제초제 개발에 이용되고 있다.
잔디밭에 제초제를 뿌려도 잔디가 내성을 가진 화학물질에는 죽지 않고 잡초들은 제거 되는 원리이다.
또한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많아 신약 개발에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이러한 식물의 특성을 이용하여 친환경 농법이 개발되기도 한다.
특히 고등식물에 함유되어 있는 테르펜류를 주체로 하는 휘발성분, 즉 피톤치드가 미생물이나 원생동물에게는 저해적 작용을 하지만 사람에게는 유익하여 산림욕(山林浴)에 활용되는 것은 긍정적인 타감 물질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 봄은 한없이 아름다워 보이지만 풀과 동물이 죽기 살기로 싸우는 전쟁터다.
식물이 뿌리나 잎줄기에서 화학물질을 분비해 다른 식물의 생장이나 발생을 방해하는 타감 작용에 발동을 거는 시기다.
또한 가을에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화려한 단풍도 알고 보면 단풍나무의 고도의 생존 전략이 빚어낸 결과물인 셈이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결코 평화로운 낙원이 아니다.
생존과 번식을 위하여 동물들이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식물도 생존하기 위해 서로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는 것이다.
자신은 내성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식물은 살지 못하게 하는 화학물질을 배출하며 싸우는 것이다. 그것을 조금 어려운 말로(학명으로), ‘타감작용’ 이라고 한다.
“ 인간에게도 식물처럼 타감 작용이 있겠지요?
단지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생활할 뿐...
아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회피하고 있는지도...
나 혼자만 살겠다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는
부정적 타감 작용보다는
이왕이면 공존하며 상대를 이롭게 하는
긍정적 타감 작용이라면 좋겠습니다.
타감 작용에 꽂힌 오늘,
나에게도 피톤치드같은 타감 물질이 조금이라도 나오길
늘 나를 가르치는 나무에게 감히 빌어봅니다... 끝! "
첫댓글 역시 타감이란 존재 대해서 한층 배워봅니다...ㅎ
타감물질을 배출하는 여러 식물을 다시금 봅니다. 역시 꽃숨표 식물학이 좋네요.
이상한 일이군요^^
저도 며칠 전 타감작용에 대하여 찾아봤었는데... ㅎㅎ
신기한 자연의 생존전략이네요.
한 수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