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두번쨰 일본여행이 시작하는 날이다. 이번 여행은 배한글이라는 중학교동창과 김용정이라는 고등학교 동창과 나, 이렇게 셋이서 가는 여행이다. 저번여행보다 인원이 한명 늘어났다. 이번 여행은 내가 군대가기 전의 마지막 해외여행이라서 또다른 의미를 가진 여행이라 하겠다. 이 여행의 경비를 준비하기위해 시험기간주말에도 알바와 공부를 병행해가며 힘들고도 간신히 돈을 모았다. 일본에서의 일정은 여행하루 전날에야 겨우 완성할수 있었다.
이번여행의 여정인 일본의 남쪽 큐슈섬은 도쿄, 오사카에 이어서 한국관광객이 많이 찾는곳이라 한다. 일본으로 가기위해 이용하는 항공사는 JAL로, 입출국항은 후쿠오카 공항이고 왕복 25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또 큐슈는 남한만한 크기의 섬이어서, 큐슈를 일주일정도 관광하고자 'JR큐슈레일패스'를 15만원에 한국에서 구매했다. 'JR큐슈레일패스'란 지정된 기간동안 일본의 국철인 JR선의 모든 기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수 있는 티켓으로, 우리는 5일권을 준비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오전 11시 30분 비행기를 타기위해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공항까지 이동하는 과정도, 공항에서의 체크인 과정도 이미 여러번 겪어보아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JAL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Economy좌석을 예약한 우리 세명에게 항공사 직원이 Business Class좌석을 주겠다고 했다. 이유는 인천-후쿠오카노선은 Business Class를 운영하지 않지만, 비행기내에 비즈니스 좌석은 설치되어있고 때마침 비즈니스좌석쪽자리가 비어서 우리에게 주겠다는 것이다(따라서 요금은 동일하게 Economy요금으로..) 이코노미가격으로 비즈니스좌석을 확보한 우리들은 감사의 뜻을 표하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면세점에서 간단한 쇼핑후에 탑승장으로 가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즈니스 클래스로 승격된 우리의 좌석위치는 비즈니스 영역내에서도 제일 첫줄이었다. 그말은 많은 비행기 손님들중 공항에 도착한후에 제일먼저 튀어나가, 신속히 입국심사를 끝낼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식사시간이 되었는지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짧은 비행시간에 비해 계란새우덮밥, 빵, 녹차로 된 후한 기내식이 나와 조금은 놀랬다. 그리고 맥주를 가져다 달라고 하고 먹지는 않고 일단 저장해 두었다.
40분간의 짧은 비행이 끝나고 우리는 무사히 공항에 착륙했다. 물론 비행기에서 제일먼저 튀어나가 신속히 입국심사도 마쳤다. 친구들말로는 자신의 수속을 맡은 직원들은 조금씩 한국말도 할줄 알았다고 한다. 공항밖으로 나와 지하철을 타기위해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했다. 국제선청사에서 국내선청사까지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어 신속히 이동할 수 있었다. 국내선청사에서 지하철을 타고 하카타역으로 갔다. 이 역이 오늘 우리의 일정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일단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하카타역 오른편에 있는 하카타 교통센터 지하 1층에 있는 'Mos Burger'를 찾아갔다. 이곳은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Slow Food'햄버거 집으로 이 브랜드가 한국에는 없고, 또 신선하고 맛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나는 칠리버거세트를 주문햇는데 Slow Food라 그런지, 주문한지 꽤 지나서야 음식이 나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Fast Food에 익숙해져 버린 나는 길게 느꼈던 것 이었다. 궁금한것이 생각나면 참지 못하는 나는 모소버거와 여타 다른 햄버거 브랜드의 차이점을 물어보았더니, 모스버거 정업원은 내가 외국인인것을 감안한듯 쉽고 자세하게 알려주었다.(조리시간 조리 방법이 패스트푸드점과 틀리다고 말함.)
신선한 슬로우푸드인 모스버거로 점심을 해결하고 '구시다신사'로 향했다. 여태까지의 일본여행에서 시내관광은 거의 도보로 이동하는데, 우리는 나의 짧은 일본어 실력과 지도, 가이드북만 믿고 무조건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걷다가 모르면 물어보고 다시 찾아가야되는데, 지나가는 행인에게 구시다 신사의 위치를 물어보면 거의 모른다는 대답한 하는것 이었다. 거리에서 책을 보며 헤메고 있는데 한 중년여성이 접근하더니 우리에게 어디가냐고 물었다. 우리가 구시다 신사에 간다고 대답하자 그녀는 가방에서 후쿠오카시내의 관광안내지도를 펴더니 신사로 가는길을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알려줬다는 고마움과 놀라움, 그녀의 직업이 뭘까하는 궁금중을 뒤로 하고는 쉽게 신사를 찾을수 있었다. 신사안에는 일본의 전통건축물 답게 '도리이'가 많이 있었으며, 후쿠오카의 축제때 이용하는 가마인 '야마가사'가 전시되어있었다. 15분정도 신사안을 충분히 구경한후에 신사가까이에 있는 종합쇼핑몰인 '캐널시티 하카타'로 이동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캐널시티 하카타가 유명한 이유는 여러건물이 경계로 하는 벽 없이 유기적으로 모여서 하나의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건축디자인쪽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이곳에 와서 많이 사진을 찍어간다고 한다. 우리는 캐널시티 1층에서 특정시각에만 공연하는 분수쇼를 보고 '하카타 리버레인이'라는 또다른 쇼핑몰로 이동했다. 이 쇼핑몰의 5층에는 태양광을 이용한 옥상정원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지도만 보고 걷다가 헤메는 바람에 택시로 이동하기로 했다.일본에서 택시는 이번이 처음이용해보는것으로, 택시를 잡자 정말로 뒷자석문이 자동으로 열렸다.(기본료는 대게 570엔 전후로 비싼편이다.) 택시를 타고 하카타 리버레인으로 이동해 5층의 유명한 인공가든을 구경했다. 그후 걸어서 건물의 60m까지 올라갈 수 있는 쇼핑몰인'아크로스 후쿠오카'를 찾아가 60m오르기에 도전했지만, 절반쯤 올라갔을까, 경비의 제지로 건물등반(?)을 마쳐야했다. 건물에 올라갈수 있는 시간이 지났던 것이다.
그후 우리는 후쿠오카시의 최대 번화가인 '텐진(天神)'을 찾아갔다. 텐진에는 많은 백화점과 술집이 있기때문에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고 또한 전국적으로도 굉장히 유명하다는 라면집' 이치란라멘'도 있어, 저녁을 해결할수도 있기 떄문이다. 이 라면집은 느끼하고 닝닝한 일본라면에 비해, 한국라면처럼 맵고 짜고 뜨거워 화끈한 맛을 내기 떄문에 가게가 조그마한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줄을서서 먹을정도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넓은 텐진구역에서 아주작은 라면집 하나 찾는게 쉬운게 아니었다. 가이드북에서는 분명 '비브레 백화점'과 'IMS백화점'사이에 있다고 했는데 두번이나 그 주위를 빙빙돌았는데도 찾지 못했다. 도저히 몰라서 길가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다시 찾아헤멨는데, 그 사람이 우리가 잘 찾아가는지 보다가 우리가 잘 못간것인지, 따라와서 다시 길을 가르쳐주고 갈길을 떠났다. 일본인의 친절함에 다시한번 놀라며, 우리는 가까스로 콩알만한 이치란 라멘집을 찾을수 있었다!!
역시 유명한 라면집답게, 입구에는 일본스타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싸인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주문을 한국말로 할수 있는 주문서가 준비되어있어서 편리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내부를 보았는데 구조가 매우 특이했다. 여타 다른 음식점들과 식탁이 없고 칸막이로 나뉘어져있고 자신만의 좁은 공간에서 라면을 먹는 방식이었다. 또 라면의 주문도 'XX라면 주세요'라는 단순한게 아니라 파(실파/대파), 면(질김/중간/연함). 맛(진함/중간/연함)등 손님의 기호에 맞게 적어넣어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내 기호에 맞게 한국어로 된 주문서에 써넣어 제출하고 얼마후에 내앞의 가리개가 젖혀지며 라면이 나왔다. 라면국물을 한모금 마시고 내린 느낌은 '정말 죽인다!!'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적당히 얼큰하고, 국말맛도 진하고 면히 한국에서 흔히 먹는 푸르딩딩한 면이 아니라 정말 쫄깃쫄깃한 수타면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셋은 땀을 찍찍흘리고 입김을 후후 불면서 재빨리 한그릇을 비우고는 사리를 추가해 한그릇을 더 먹고 나서야 라면집을 나설 수 있었다.
이제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향했다. 사전예약은 하지 않은 상태로 책에 나온 약도만 보고 걸어서 찾아갓는데, 밤이라 그런지 사방을 더더욱 분간하지 못하고 밤거리를 헤메고 있었다. 어깨를 짓누르는 가방의 무게에 피로감까지 더해져 결국 택시를 타고 찾아갔지만, 우리가 자려했던 숙소는 '공사중'이었다. 젠장할.. 믿고 찾아간 숙소가 공사중이란 사실에 당황한 우리는 피곤함까지 겹쳐 패닉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 와중에 멍게라고 불리는 친구가 안정을 되찾고, 자기가 알아온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에 전화 해 보겠다고 했다.
조금 뒤 다행이 방이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민박집 주인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한걸음에 이동했다. 우리가 만난 민박집주인 아저씨는 일본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분인데, 민박집은 취미로 운영하고 있으며, 일단 자기가 운영하는 여행사로 가 우리의 일정을 들어보자고 했다. 아저씨의 여행사로 가서 아저씨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니 방 팔아먹으려는 말로 들릴만큼 방의 판매에 혈안이 되어있는것처럼 말을 했다. 가뜩이나 졸려 죽겠는데.. 30분정도 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는 숙소로 찾아갔는데, 숙소는 1인1박에 2000앤치고는 너무 깨끗하고 좋았다. 조금 춥긴하지만 깨끗했고, 넓었다. 단, 과부하가 걸릴시 전기가 나가는것만 빼면 말이다. 우리는 숙소의 쾌적한 모습을 보고는 숙소잡은데의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에 후쿠오카시 근처로 관광하는 날에는 모두 이곳에서 자기로 결정해 버렸다.
숙소도 정해졌겠다, 일단 샤워를 상쾌하게 하고는 역으로 나가 내일 하우스텐보스로 가기위한 열차 지정석을 예약했다. 이떄 쓴 일본어는 거의 대학교 올라와서 공부한 것으로 의사소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후 밀려오는 졸음을 뒤로하고 술집이 많은 환락의 거리 '나카스'로 향했다. 이곳은 후쿠오카시 최대의 환락가로 낮에는 조용하지만 밤만되면 번잡한 곳이라 한다. 실제로 가보니 아까 낮에 지나갈때는 나카스인지 몰랐는데 밤에 오니까 한번에 알겠더라. 거리엔 술먹고 만취한 아저씨들과 어꺠를 내놓은 옷을입고, 호객행위를 하는 술집 아가씨들로 분주했다. 번잡한 밤거리를 즐기면서 타코야키도 사먹고, 주점을 찾아다녔다. 그러다가 찾아간 한 주점은 '야키도리'집으로 여러 꼬치구이를 파는 곳이었다. 가게안엔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와 알바생, 호스트로 추정되는 구역질나게 생긴남자, 잘놀것같이 생긴 여자가 있었다. 우리는 뻘쭘하게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꼬치에 대해서 안느게 없으니 이것저것 아무거나 시키고, 일본술을 한잔 시켰다. 얼마 되지도 않는 꼬치구이와 한잔의 술을 셋이서 나눠먹으니 많이 먹을순 없었지만 일본의 술문화를 조금이나마 체험해볼수 있어서 좋았다. 기분좋게 즐기고 우리가 먹은것을 계산하니 3060엔(!)이 나왔다. 그제서야 눈에띄는 메뉴판을 보니 '꼬치 18개 3000엔'이 써있었다. 우리가 먹은 3000엔어치는 꼬치 12개와 술 한잔 뿐이었다 ㅠㅠ. 아무튼 일본의 술문화를 가볍게 체엄하고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피곤한 몸으로 술까지 마시니 졸음이 밀려왔다.
내일의 일정은 일본속의 네덜란드 '하우스 텐 보스'관광이다. 이곳은 놀이공원의 개념으로 나가사키시 근처에 있으며 하카타역에서 '하우스 텐 보스'라는 이름을 가진 열차를 타고 1시간 40분정도 가면 닿는 곳이다. 일본속의 작은 네덜란드를 상상하니 기분이 들뜬다. 얼른자야겠다. 우리 내일 네덜란드 관광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