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 하나로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
경험이 풍부하고 등반력이 뛰어나고 선등 능력을 갖춘 박전필님이
앞으로 시간이 되는대로 우리의 등반에 자주 참여를 한다고 하니 정말 기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앞으로 전필씨에게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
...
그래서 얘긴데,
이번 일욜날 거석산방 제 42차 등반이 도봉산 오봉인데
박전필님이 티롤리안 브릿지를 한번 해 보자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물론 당일 참가 인원수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
사실 티롤리안 브릿지는 고도감이나 생소함 때문에 그렇지
정확히 시스템을 만들고 장비를 완벽하게 세팅하면
실제로는 어려운 기술이나 위험한 방식이 전혀 아닙니다 ^^
...
자, 이쯤해서 티롤리안 브릿지 장면이 나온 영화,
<클리프 행어>를 잠깐 보고 넘어 가겠습니다 ^^
아주 오래전에, 바위에 '바'자도 모를 시절에
클리프 행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등반을 전혀 모르는 눈으로 볼때는 얼마나 리얼하였던지...
특히 첫장면, 티롤리안 브릿지를 하다가 하네스의 버클이 터져서
여자가 떨어지는 장면에서는 손에 땀이 다 나더군요 ^^
근데, 그 추락이 티롤리안 브릿지라는 시스템 때문도 아니고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도 아니고
하네스 벨트의 버클이 터져서 일어난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사실 버클을 잘못 채워서 등반 중에 하네스가 풀리는 경우는 간혹 생깁니다.
어이없는 실수지만 가끔 그런 상황이 생기죠.
하지만 하네스의 버클 자체가 부서져 버리는 일은
하네스라는 장비가 생긴 이래로 실제 상황에서 단 한번도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에서는 뭘 믿고 그런 설정을 했는지,
암튼 그 이유는 저 아래에 써 놓았구요... ^^
그 당시 저에게 "클리프 행어(cliff hanger)"라는 제목의 뜻은
단어 그대로 "절벽에 매달린 사람"으로 해석이 되었죠.
그후 '어어'하다가 바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는데,
인공장비 중에 클리프 행어라는 게 있더군요.
바위가 튀어나온 곳에 살짝 걸고 일어설 때 쓰는 것.
아무튼 장비의 이름들을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
이름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짓습니다.
프렌드가 그렇고, 버드빅이 그렇고,
퀵도르가 그렇고, 클리프 행어도 그렇고... ^^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요,
클리프 행어가 다른 뜻으로, 즉 방송이나 영화계에서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속극을 보면 대충 끝날 무렵에
우리를 솔깃하고 궁금증을 확 불러 일으키게 만들면서
"내일 이 시간에..."라는 글이 뜹니다.
그러면 시청자는 궁금해서 다음편을 안보기가 어렵죠.
그런 '궁금증 유발' 기법도 클리프 행어라고 한다네요?
즉, 자기가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청자가 드라마에 스스로 매달리게 만드는 기법이죠 ^^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도입부의 티롤리안 브릿지 도중에 일어난 하네스 사고에 관해서 이야기를 할까요?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도입부 사고는 하네스 버클이 터져서(부서져서) 생깁니다.
좌측처럼 되감기를 못했을 경우
그런데 당시 등반부분의 코디네이터였던 전문산악인
존 롱(john long)이 조언하기를
"버클이 터지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런 일은 실제로는 결코 일어나지 않으니까.
대신 안전벨트를 맬 때 되감기를 안한 것으로 하면 어떨까?
왜냐하면 버클에 되감기를 안해서 생기는
어이없는 등반사고는 기존에 많이 있으니까" 라고 조언 했답니다.
그렇지만 촬영팀이 대꾸하기를,
"실베스터 스텔론 같은 영웅이 기껏 되감기를 못한다니 말도 안된다.
그의 완벽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강행했답니다.
어디든지 실수는 어이없이 생기는 것이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제작진은 인정을 안했던 것이죠.
그러다 보니 리얼리티가 좀 떨어지기도 하구요.
어쨌건, 우리 모두 등반 전에 하네스를 찰때는
버클이 제대로 잘 채워졌는지 서로서로 확인을 해주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습니다.
며칠 후 오봉에서 즐거운 티롤리안 브릿지 실습을 위해서도 말이죠 ^^
첫댓글 오봉 티롤리안 브릿지 특급으로 하나 주문이요!
떨이는 몇개 남긴 했는디... ㅋㅋㅋ
영화 재밋게 봤었는데..브릿지 기대해 봅니다...
저는 떨이몇개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