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40% 화염화상 입은 현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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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박수용씨가 현빈이의 깁스된 오른팔을 잡고 간호하고 있다. | | "고통으로 울부짖는 자식보면 제 가슴이 더 찢어지게 아파요"
죽음보다 더한 고통속에 4차례 수술 피부재건 위한 엄청난 수술비에 절망 몸 오그라져 오른쪽 팔이 옆구리에 붙어
“나 오늘 간다~. 내일은 아빠랑 스케이트 타러 가기로 했어. 넌 언제가?”
한강성심병원 소아병동 5층. 퇴원하는 옆 친구의 마지막 인사에 현빈(8)이는 벽만 바라보며 풀이 죽어있다. 그 친구마저 가면 남은 건 현빈이뿐. 이제 친구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아주기도 지쳤다.
1년째 옆구리에 붙어있는 오른팔로 아쉬운 척 인사를 건네는 현빈이. 친구가 가자 참고 있던 설움이 밀려오며 눈물이 흘렀다. 전신 40% 화염화상으로 인해 ‘미이라’ 마냥 자신의 몸에 둘러쳐진 붕대가 어느새 촉촉이 젖었다.
현빈이와 아버지 박수용(이시도로·41·포항 죽도동본당)씨는 단둘이지만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단칸방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려왔다. 박씨는 건물철거노동에서 운전 등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 노동자. 힘든 삶이지만 현빈이에게는 모든지 해주고 싶어 돈을 아껴 어린이 집을 보낼 정도로 자식 사랑이 각별했다.
그러던 지난해 3월. 박씨가 일을 나가자 그날따라 어린이집을 가기 싫었던 현빈이는 집에서 놀았다. 놀거리를 찾던 중 눈에 띄인 건 박씨의 라이터. 그게 화근이었다. 라이터의 불똥이 순식간에 현빈이 옷으로 튀었고 어쩔 줄 모르던 현빈이는 어느새 화마에 휩싸였다.
이웃주민들이 119에 전화했지만 함흥차사였다. 다행히 지나가던 경찰차에게 도움을 요청해 현빈이는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도착한 병원마다 현빈이를 거부해 결국 입원 가능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죽음의 문턱에 들어선 상황이었다.
하던 일을 팽개치고 병원으로 온 박씨는 담당의사에게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는다. 전신 40% 화염화상, 지체된 시간, 사망확률 60%… 하늘이 노랬다. 바로 수술을 해야하는데 현빈이 몸에 이식할 피부가 없어 지체하던 차, 박씨는 자신의 양 허벅지 피부를 벗겨 현빈이에게 이식했다.
피부이식은 화상을 당한 사람 만큼 힘겨운 고통을 받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박씨의 희생으로 현빈이는 기적처럼 되살아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현빈이는 1년간 죽음보다 고통스런 4차례의 수술을 받는 동안 화상 후 생긴 딱딱한 피부 때문에 절망에 빠졌다. 게다가 이식할 피부가 모자라 이식한 인공피부가 성장기인 현빈이의 몸을 오그라뜨려 어느새 오른쪽 팔이 옆구리에 붙어버렸다.
그동안 화상환자후원회에서 치료비를 후원해줬지만 이제 그마저도 힘들다. 어느새 누적된 치료비만 1600만원. 게다가 앞으로 현빈이의 딱딱한 피부를 제거하고 살리는 재건수술에 드는 수천만 원의 치료비는 이들 부자를 절망에 빠뜨리기 충분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뛰어노는 재미에 푹 빠질 나이인 8살 현빈이. “이제 미이라 싫어요. 얼른 학교 가고 싶어요. 학교 가서 손들고 싶어요” 눈물 범벅인 현빈이가 박씨에게 나직하게 속삭였다. ※도움 주실 분 우리은행 702-04-107874 (주)가톨릭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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