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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 제10회 참가자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ㆍ글쓴이 : 사무국 (yc0727@hanmail.net) ㆍ조회 : 21 ㆍ등록일 : 2013-05-27 15:43:06 ㆍIP : 211.221.148.31 |
아마도 천진암울트라 개최이래 이번 10회 대회가 가장 더웠던 것 같습니다.5월 뜻 하지 않은 더위 속에서 당당히 완주하신 분들, 다음을 기약하신 분들, 자원봉사에 임해주신 분들, 모두 승리자 이십니다. |
5km(30:02“)
무리를 지어 달리더니 서서히 길게 늘어서서 가고 부담 없이 줄줄이 달린다.
농담도 하는 사람, 오늘 달리는 계획을 나누는 선수들을 보고, 나도 한마디 건넨다.
더위가 천진암 계곡으로 올라가면서 조금 덜한 듯하지만 여전히 땀이 샘솟는다.
10km(30:02“,누적시간 1:00)
지나니 이제는 확연히 그룹이 형성되어 달린다.
모자에서 연신 땀이 줄줄 흐르고, ‘뚝뚝‘
공기가 더운 바람으로 몰려와 숨쉬기도 벅차다.
천진암 입구 까지 1TP(turnning point, 8.2km)까지 지속적으로 오르막이다.
주자들이 겁 없이 달려 처음부터 맨 뒤에서 출발, 5km까지 몸을 서서히 풀고 달리며 속도를 올린다.
8.4km PP(pass point)에 확인 도장을 받고 반환점에서 2등으로 가는 <김용준님>을 만나고 내가 18번째로 달리고 있었다.
숨이 가쁘지 않은 정도로 지속적으로 달려야지 저러다가 오늘 다 퍼지지...
아니나 다를까 앞에서 달리던 분들은 결국 다 퍼져 2-3시간씩 늦게 골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울트라는 머릿속으로 거리를 계산하며, 호흡을 조절해가며, 지속주를 하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다.
다른 주자가 어떻게 달리던 개의치 않고 달리며 마지막 20km를 남겨놓고는 사력을 다해 달려야만 기록이 갱신된다.
15km(26:49“, 누적시간 1:26)
속도를 조금 더 올리니 선수들이 안보이기 시작한다.
혼자 달리면 다른 길로 들어서기 십상, 길가 어른들에게 “분원리가는 방향이 맞나요.?”외치면서 달린다.
1TP에서 18번째로 가던 것이 추월해서 달린다.(13번째)
20km(29:06“, 누적시간 1:56)
서서히 주변은 어둠이 몰려오고 한강상류 남한강에는 안개가 자욱하며 팔당호에는 개구리 합창소리가 요란하다.
‘개골개골‘
‘부웅부웅’
강 속에서 물고기 소리도 들리고 ‘첨벙’
25km(30:40“, 누적시간 2:26)
반딧불이가 어디선가 나타나 나와 함께 한동안 달리는데 지루하지 않게 한다.
아카시아향이 진동을 한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냄새가 길에 퍼져 취해서 달린다.
30km(35:26“, 누적시간 3:02)
처음으로 서서히 지쳐감을 느낀다.
발걸음 보폭도 좁아지기 시작하고 길옆 화장실에 들어가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머리를 막고 감는다.
금년에 처음 보는 시설이다.
한강수 보호를 위해 강상류 쪽에 오염을 막기 위해서 길옆에 깨끗한 화장실을 설치해 둔 것이다.
35km(34:51“, 누적시간 3:36)
35.4km에서 1AS(aid station)에서 연거푸 콜라 2잔, 물 1컵 들이키고 1PP(pass point)에 확인 도장을 받고 바로 달린다.
출발하면서 <김순임님>에게 “오늘따라 갈 겁니다.“한 말이 빈말이 되지 않게 달리겠다고 생각하고 달렸는데 여기서 처음으로 만나게 될 줄이야?
속도를 올리면서 앵자산을 올라 달리면서도 줄 곳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45km지점에서 놓쳐버렸다.
40km(43:53“, 누적시간 4:20)
혼자서 열심히 달리며 다른 길로 안 들어서게 중앙선을 유심히 바라보고 달린다.
마을 주변에서 개구리 소리와 개짖는 소리가 요란하고 정적을 깨운다.
아직도 마을 어귀에서는 노는 소리가 간간히 들리고 음악과 함께 노래자랑이 들린다.
45km(34:12“, 누적시간 4:55)
앵자산 40km부터 오르막길로 4km 정도 될까?.
달려 올라가고 물 마실 때만 잠시 걷고 ‘헉헉‘거리며 정상에 올라서니 인천마라톤에서 자봉 오신분이 수박화채를 주어 큰 국그릇으로 2번이나 해치우고 물 1컵을 먹었다.
고개 숙이며 “감사합니다. 부러운 클럽입니다.”라고 외치며 간다.
일어서려니 2번째 김순임님을 만나고 먼저 일어난다.
산 속 시원한 바람이 한줄기 2번째로 느꼈다.
분원리로 들어서니 팔당호에서 부는 바람이 아주 시원하였는데 여기서도 찬 기운이 잠시라도 돈다.
울트라를 해보면 내리막길 내려가는 것이 그렇게 힘들 수가 없다.
5명이 ‘휙’ 지나가버린다.
속으로 체념하였지만 그 순간 발걸음이 미쳐 따라 가지 못하여 속상했다.
50km(34:36“, 누적시간 5:29)
48.4km(왕냉면삼거리) 2PP 보급수는 없고 체크도 하지 않았고 감독자가 안내만 하였다.
“조금만 더 가면 식사할 수 있습니다.”
제일 힘든 때인 10km 남은 거리, 그래도 희망을 가지며 달린다.
홀로 달리다 보니 양평입구, 모텔 촌 불이 환하게 밝았다.
길 가로 달리는데 차량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이리 저리 피하느라 도무지 속도가 나지 않았다.
‘빨리 병산리 입구로 들어서야 차가 안다니는데‘ 생각하며 마을입구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먹을까?
결국 달리는 내내 슈퍼 한 번 들리지 않고 준비해간 음료수로 완주했다.
55km(29:37', 누적시간 5:59)
마을 입구 들어설 때까지 주로가 나빠 이리 저리 길을 바꿔가며 달린다.
차량을 요리 조리 피하다 보니 그래도 가지만 제일 힘든 지점이다.
중간 중간 슈퍼에서 앞 선 주자들이 가게에 들러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60km(Lap time을 놓치다.)
3km 남은 2TP까지 마라톤 pace로 달리는데 오늘 최고 속도인 것 같다.
‘TP에서 조금 쉬자.‘는 생각에 무척 빨라져 나도 힘든지 모르게 달린다.
다른 주자가 마을 병산리 입구에서부터 쫒아오더니 뒤 처진다.
58.2km 2TP(신화2리) 확인도장(CP)을 받고 2AS로 탄수화물 loading으로 고기넣은 국밥을 반도 못먹고, 수박 2쪽, 꿀물 1컵, 냉수를 가방에 가득 채운 후 골인까지 마셨다.
반환점후 앞선 주자들이 달리면서 슈퍼에서 쉬는 바람에 순위가 바뀌었다.
울트라는 꾸준함이 최고라는 것을 실감한다.
느리더라도 일정한 pace로 힘을 분배하면 100km도 극복할 수 있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데 <김순임님>이 와서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하더니 먼저 달려가 버린다.
산악연맹 회장님이 “원장님 김순임씨 갔어요. 빨리 가야지요.”
“예”
카메라 세례를 받고 달린다.
나보다 먼저 간 사람이 뒤늦게 도착한 것 보니 ‘어디서 쉬다가 왔나보다. 그렇다면 오늘은 많이 따라 잡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였다.
반환 후에는 결국 Lap을 잊고 달리다.
2TP 이후 다리도 덜 불편하고 힘도 나서 spped를 서서히 올려 신화리를 벗어나니 반대편에서 많은 주자들이 달려온다.
singlet을 입고 등판에 이름이 새겨진 수지마 옷을 입은 탓인지 밤에도 주자들이 힘들 텐데 “수지마 파이팅, 원장님 파이팅.”하고 외쳐준다.
내가 먼저 인사를 못하고 받는 것이 부끄럽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예”간신히 대답하곤 헐떡거리며 달린다.
앞서 빨리 달리다 보면 그만큼 여유가 없다.
아무래도 한눈 팔 시간이 없고 집중해서 달리는 탓일 게다.
빨리 번잡한 양평 모텔촌(5km거리)을 벗어나 앵자산으로 오르고 싶었다.
앵자산입구에 들어서니 어느새 김순임님(4번째)이 얼음이 가득한 음료인 take out cup을 들고 앞서 달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앵자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 4km가 되어도 쉬지 않고 달렸다.
Flash들고 달리는 것도 힘들어 가방에 넣고 어두운 밤길을 내내 달렸다.
그것만으로도 달리는데 편하였다.
짐을 진 등판이 까진 것도, 아픔도 느끼지 못하고 달렸다.
정상에 오르니 올 때 자봉하던 <인천마회원>이 남은 수박화채를 2컵이나 주어 마시고 있으려니 또 김순임님이(5번째 만남) 오지 않은가?
이제는 내리막길이지만 다리가 힘이 남아 쏜살같이 달렸다.
이것이 마지막 만남이 되었고 ‘오늘 따라 잡는다’는 말이 빈말이 되지 않았고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이 분은 나중에 알고 보니 대단한 사람이었다.
마라톤하면서도 여성주자는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75km지점 동네에서 닭들이 새벽을 깨우는 소리가 처음으로 들린다.
81km(누적시간 09:13) 마지막 CP(check point)는 마라토너로 변신하다.
마지막 AD인 이곳에서 확인도장과 촬영을 하고, 시원한 물, 콜라 1잔, 오뎅 1컵을 먹는다.
남은 거리는 19km가 조금 넘으므로 ‘2시간에 달린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주자들은 3시간 정도를 소요한다.
다들 지쳐 있고 힘들어 하는 지점으로 걷는 주자가 많게 마련이다.
하지만 마무리를 잘하는 것이 마라톤이 아니던가?
달리다 보면 달림으로써 힘든 것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은가?
달리는 내내 남한강을 바라보며 달릴 수가 있었고 그래도 다른 주로 보다는 강바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가 있었다.
오늘은 달리는 내내 모자챙에서 땀방울이 맺혀 ‘뚝뚝’떨어졌다.
골인할 때까지...
뒤에 한명, 그리고 나, 앞에 선 2명의 주자가 잘린다.
갈 때 이용하던 화장실에서 다시 물세수와 온몸에 물을 뿌리고 식히던중 앞 주자는 더 이상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어느새 뒤에서 달리는 1명의 주자가 나를 추월한다.
후반전에 강한 내가 여기서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끝까지 따라 붙는다.
Flash도 없이 뒤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리니 앞선 주자도 힘들 것 같다.
결국 90km지점에서 2명의 주자를 추월하고, 95km지점에서 1명을 추월하니 어둠이 가시고 새벽이 밝아온다.
96km지점에서 또 1명, 총 4명을 추월하였다.
작년에는 19km를 달리는 동안 12명을 추월했는데 금년에는 앞 선 선수가 고수들이라서 그런지 4명을 추월하는데 그쳤다.
남은 3km에서 3.4등을 결국 놓치다.
추월할 분들은 다하고 남은 3km에서 보이는 선수들은 모조리 추월하고자 했다.
97km지점에서 3,4등이 나란히 200m 앞에서 달리는 것을 보고 열심히 갔지만 아무리 달려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그 분들도 나를 보았을 텐데 남은 거리에서 최선을 다해 달리는 것 같았다.
99km지점에서 길모퉁이 돌아서니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어찌하겠나?
고수를...
더 이상은 따라 잡을 선수가 없다고 생각하니 맥이 ‘탁’풀린다.
100km 골인하다.
최선을 다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더운 날씨와 달리느라 많은 선수들이 힘들었을 것이다.
울트라는 순전히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운동’인 것이 확실하다.
달리다 보면 고통스럽고, 몸이 아프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무수히 많지만 골인하면 완주의 기쁨은 물론 어떤 마라톤대회도 두렵지가 않다.
그리고 당당하다.
인생도 롤러코스트라고 했거늘 울트라마라톤을 두고 한 말인가.?
첨부 : 골인 후에 얼음막걸리 몇 잔과 계란1개를 먹고 일어나 5:30분에 만나기로한 매경신문팀장과 같이 복정역으로 가서 식사후 설악산가는 버스를 타고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14km를 treckking을 하고 수지마라톤클럽회원들과 합류하였다.
■ 제10회(13-05-25) 천진암울트라 기록(기록순-draft)
1. 참가신청자 : 191명
2. 참가입금자 : 143명(74.8%)
3. 불 참 : 8명(5.5%)
4. 참가 주자 : 135명
5. 중 단 : 34명(25.1%)
6. 완 주 자 : 101명(74.5%)
첫댓글 몸무게가 10키로는 빠졌겠는데요. 바로 설악산도 가시고 언제 이렇게 멋진 후기를...감동의 물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