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아래 산청은 참 재미있는 고장인듯 싶다
먼듯 가까운듯
지리산 천왕봉이 꼭 품어 안은듯 싶은 산청
팔을 뻗어 손을 내밀면 바로 천왕봉자락이 잡힐듯 싶은 곳
그러나 중산리까지 차를 타고 오르기 시작하면
그리 만만하게 팔을 뻗어 품어주지 않는 곳 지리산

지리산 자락 천왕봉은 하루가 멀다 하고 눈이 내리고
또 운해로 인하여 천왕봉자락을 쉽사리 보여주지 않다가
어느날은 방긋 웃는듯 모습을 환하게 보여주기도 하고
하루에 몇 번을 숨었다 보였다 하는 곳
어제도 내가 머무는 곳 덕산은 비가 내렸지만
천왕봉은 눈이 내렸는가
눈을 하얗게 이고 있는 모습에 구름이 앉았다

그런가 싶은데
이 12월 한 겨울 천왕봉을 바라보며 여전히 꿋꿋이 피여있는 구절초를
오늘 만났다
구절초라 여겼는데...아니라 한다
하여 이것저것 꽃이름을 알아보고 있으니
쑥부쟁이? 그러나 잎이 다르다
벌개미취? 그와 가장 흡사한데 9~10월 핀다 한다
그러나 잎이나 꽃모양을 보니 벌개미취와 흡사하다
하여 내일 나오면서 잎을 더 좀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이제는 가을꽃이 다 졌으려나 했는데
저렇듯 오늘 만난 꽃은 여전히 꽃잎을 활짝 열어
노란 속을 내보이고 있는 것

그런가 싶지만 또 하나 놀라운 일
덕산초등학교 담장에 장미 아직도 꽃봉우리를 물고 있음이라
몇몇꽃은 잎이 지고 그 중에 몇은 입을 꼭 다문채
붉은 유혹의 손짓을 하고 있는 것

그리고 어느집 담장 아래 국화꽃
이곳이 바로 지리산이 품은 땅 산청이란 것이다
산위에는 눈이 내렸을지라도
내가 머문곳 덕산에는 한겨울내내 눈이 한번쯤 내려볼까 말까
눈 구경 힘겹고
그에 가을꽃은 한 겨울이 다 지나도록 꼿꼿이 피여 있으메
밭에는 냉이 또한 지천으로 있더란 것이다
산청, 만나면 만날수록 신비롭고
살면 살수록 묘한 매력을 품은 땅
그러기에 나는 오늘도 산청의 거리를 12월의 바람과 함께 걸어본다
첫댓글 개미취와 벌개미취 둘중의 하나일겁니다
별로 약으로 안쓰이는거라 관심을 안가졌어요
이맘때 지리산에 간간이 보이더라구요
대충 확인할결과 그러하기에
내일 아침 나오면서 다시 한번 살펴보고 잎을 담아봐야겠어요
멀리 보이는 눈덮인 천왕봉이 아릅답습니다.
넵 매일 걸어오면서
천왕봉을 보고 오는데 매일이 새롭습니다
뭐든지 난로불에 고와주이소 먹게!
내일은 고구마를 좀 구워볼까 합니다
아름다운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산청 자체가 참 아름답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