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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로 빼야 할까?” “안 돼, 그렇게 하면 더 들어가.” “어떡해! 아프겠다.”
지난달 말 사방팔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전북 임실군 덕치초등학교 운동장. 노희진(8·초2)양과 친구들 6~7명이 옹기종기 모여 강아지를 쳐다보고 있었다. 강아지 눈에 작은 돌멩이가 박혀 있었다. 아이들은 강아지가 불쌍해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잠시 후 강아지가 몇 번 눈을 깜빡이자 돌멩이가 쏙 빠졌다. “와~ 나왔다!”
희진양은 작년까지 전교생 1000명이 넘는 광주광역시의 한 초등학교를 다녔다. 수업이 끝나면 매일 태권도학원, 피아노학원을 다녔고 집에 돌아오면 늘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올해 3월 덕치초등학교로 전학 온 후 희진양은 컴퓨터를 별로 하지 않는다. “시간도 없고 재미도 없어졌다”고 했다. 대신 운동장에서 철봉을 하고, 친구들과 축구도 하고, 나무에 매달려서 논다. 한 반 친구들을 모두 합해도 12명. 이곳 아이들 사이에는 ‘왕따’도 없다. 다투다가도 금방 화해한다.
◆산골 학교로 몰려드는 아이들=도시 학생이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동안 시골학교로 전학와서 생활하는 ‘산촌(山村)유학’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겁다. 자녀를 시골학교에 보내려고 기러기 가족을 자처하기도 한다. 덕분에 폐교 위기에 몰렸던 시골학교는 활기가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