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kie의 러시아 고행기8탄

느즈막한 아침을 먹고 10시쯤 캄차카 시내 구경을 하러 출발했다. 어제의 무리한 등반 탓에 근육에 무리가 가서 모두들 노인네 처럼 구부정하게 걷는데 끝까지 올라간 3진 보다 중간에 포기한 2진이 더 힘들어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3진은 모두 하루에 한두시간씩 운동을 하고있는 사람들이다. 나이들 수록 정말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잘 놀기 위해서라도 꼭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박물관 (꽤 정밀하게 캄차카의 역사 생태계에 대한 설명이 잘 정리되어 있다) ,레닌 동상,'사랑의 동산'등을 구경하고 오후엔 수영장처럼 되어있는 온천엘 놀러 갔다. 제법 시설이 잘되어 있다. 남자들은 여전히 평범하고, 아줌마들은 여전히 뚱뚱하고, 아가씨들은 여전히 쭉쭉빵빵이다. (탈의실에서 이녀들의 몸매를 유심히 관찰한 결과 날씬도 우리나라 처럼 걍 날씬이 아니라 나올땐 확실히 나오고 들어 갈땐 확실히 들어가고 다리도 그냥 긴것이 아니라 쪽 곧으면서 긴데다 피부도 매끄럽고 -미국애들 같은 주근깨나 기미,털 같은 것도 없이....- 얼굴도 조막만하고 그렇다.) 꽤 높은 미끄럼틀이 있는데 지호아빠가 하도 열심히 타길래 따라 올라가보니 늘씬늘씬한 미녀들 가운데 끼어 흐뭇한 표정으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타본 사람은 알겠지만 눕는 각도에 따라 속도가 조절이 되므로 앞뒤사람과의 간격을 마음대로 조절 할 수가 있다. 즉, 누워서 내려가다 몸을 좀 일으키면 속도가 줄어 빨리 내려오던 뒷사람이 줄줄이 내 뒤에 붙게 되어있다. 그런 방법으로 속도를 조절하여 앞뒤로 서너명씩의 미녀들을 달고 내려오는 재미에 50이 넘은 남자가 애들처럼 연방 미끄럼을 타고 있는 것이다.ㅠ.ㅠ 저녁은 캄차카에서 제일 비쌀 듯 싶은 한식당에서 먹었다. 북한 사람이 주인 인듯 싶은데 주인은 없고 맨 러시아 종업원만 있다. 메뉴에는 없는게 없는데 그 퀄리티를 알 수가 없어 옆 테이블에 앉은 한국인에게 물어 왕게 매운탕,비빔밥등을 시켰는데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가격은 캄차카 기준으로 보면 기절하게 비싼 수준.... 비빔밥만해도 거의 만오천에 가까우니 월급이 1,2백불에 불과한 그들에겐 도대체 얼마나 비싼 음식일까? 가이드 포함 도합 열다섯명이 먹은 음식값이 약 8000루불,,,, 우리나라 돈으로 30만원이 넘는 금액이다. 그래도 간만에 한식을 먹고 얼마나들 흐뭇해 하는지 값어치는 충분히 한 셈이다. 캄차카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드디어 떠나는 날 아침. 짐을 어찌나 많이 가져왔는지 싸고 푸는 것도 고역이다. 손끝에 굳은 살이 박힐 지경이다. 날씨가 워낙 변화 무쌍하다보니 옷은 완전 사계절용을 다 가져왔고 야영을 하자니 기본적으로 침낭 두개는 필요하지 샌들에 등산화에 카메라에 비디오에......열두명이 갔는데 개인용 손가방 빼고도 부칠 짐이 열일곱개다. 그래도 라면,햇반,고추장,등등을 다 먹어 치운 탓에 이번엔 짐무게가 오바되지는 않았다. 서비스정신 이라고는 약에 쓰려고 해도 없는 무뚝뚝한 직원들과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르니 이게 웬일,,,,,우리 자리엔 이미 다른 사람들이 앉아있다.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 스튜어디스에게 어찌된거냐고 물으니 아무 표정 변화도 없이 빈 자리에 그냥 앉으란다. 뭐시기? 이에 시외버스여,뭐여, 버젓이 자리표시가 있는 표를 줘 놓고는 빈자리를 찾아 앉으라고라고라? 비행기에서 서서가는 황당한 일이라도 겪을 까봐 열심히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빈자리가 잘 안보인다. 내려서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거나 정말 서서라도 갈판이다. 다들 기가 막혀 입을 못 다물고 있는데 다행히 스튜어디스가 한명씩 자리를 마련해 준다. 열두명이 뿔뿔이 흩어져 스튜어디스가 마련해준 자리에 앉아 안도의 숨을 내 쉬는 가운데 서서히 비행기는 이륙을 한다. 블라디보스톡까지 세시간...... 도대체 이렇게 오거나이즈가 안되어 있는 항공사의 조종사들은 온전한건가 내내 사고라도 날까 불안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러시아 비행기가 세계에서 사고율이 제일 적은 축에 속한단다.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어쨌거나 비행기는 무사히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착륙을 했고 (그러고 보니 착륙할때의 느낌이 다른 비행기 탈때에 비해 상당히 부드러웠다) 도착하자마자 한식집으로 직행해 한식으로 점심을 먹고 오후 내내 쇼핑을 했는데 정말 정말 살게 없었다. 게다가 백화점이란데 화장실이 없어 사정사정해서 직원용을 사용 했는데 도대체 이사람들은 쇼핑하다 오줌이 마려우면 어떻게 처리하는지 정말 궁금했다. <다음호에 계속> <embed src="http://www.rbcmp3.com/store/album_asx.asp?sku=31031" allowNetworking='internal' allowScriptAccess='sameDomain'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