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논술지도자협회는 그동안 보헤미안 시인들과 함께 매월 뚝섬유원지나 동사무소 등 에서 소년소녀가장 및 불우이웃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진여원]

2008년 04월 08일 (화) 15:08

“논술 교육 이렇게 합시다”

 
“논술 교육 이렇게 합시다”
논술전문가 오양심 교수가 말하는 논술  

"왜 우리나라 학생들이 굳이 외국으로 나가 교육을 받고 외국학교와 외국문화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 속에서 찾아보아야 합니다." 오양심 논술지도 전문가의 첫마디다.
최근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불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교육방침의 변화가 그 까닭이다. 영어 교육에 힘을 싣는 만큼 학생들의 성적에 반영되는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어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까닭은 개인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글로벌시대에 맞는 글로벌인재를 배출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교육시장을 과열시키고, 일관성 없는 교육방침 발표는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하여 오히려 성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또한 획일화된 객관식 교육은 이미 글로벌인재를 배출하기에는 너무 낡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물론, 의사소통의 기본인 외국어 교육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직 입시만을 위해 외우기식으로 끝나버리는 선답형 평가를 통해서는 영어교육을 강조한 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글로벌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소양은 반드시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영어교육보다는 다각적인 사고를 심어 줄 수 있는 입시교육에서 탈피해야만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논리적이고 융통성 있는 사고로 글로벌적인 마인드를 갖춘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교육정책들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논술은 입시논술이란 타이틀을 떠나,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생활 모두에 적용되는 인성교육이다. 논술은 무조건 주제를 가지고 써 내려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남의 이야기를 듣고, 또 자신의 이야기를 말하는 과정 속에 상호간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논술교육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교육 효과를 창출한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이에 20여 년간 8학군에 위치한 논술학원과 대학 강단에서 논술강의를 해온 오양심교수를 만나 논술의 정의와 필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오양심 교수 인터뷰> 

-현재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비춰 논술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 또한 논술이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십시오.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단답형을 요구하는 획일화된 교육으로 아이들의 사고가 딱딱해지고, 오직 입시에만 관심을 갖게 되는 논술교육의 현실이 비참하게 느껴집니다.
전교 1, 2등을 하는 아이들 10여명을 모아놓고 논술강의를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8학군 지역에서 상위권 성적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들이었지만 논술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입시로만 접근하려 하는 점에 참으로 놀랄 따름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토론하고 쓰는 방법을 기초로 하여 하루에 한 권씩 서른 권의 책을 읽도록 지도 했습니다. 성적이 상위권 아이들조차 논술에 대한 생각은 입시위주로만 치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저 또한 강남에 거주한 학부모로서 사교육에 편중되어 있는 교육현실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는 더욱 마음이 무겁습니다. 2008학년도부터 입시 논술을 치른다고 온 나라가 시끄러웠습니다. 그러나 단 한번 입시논술을 치르고 나서는 입시논술폐지론이 지상에 연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전국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력진단평가를 하여 성적을 공개했습니다. 선답형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방법인지 의문이 많지요. 학교 교육은 주관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키워야하는데 객관식 교육인 단답식 답안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은 말이 아닙니다. 급격한 교육환경의 변화로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개혁은 변화무쌍합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을 나와도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글 한 줄 쓰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토론을 한다고는 해도 찬반양론에 불과합니다.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일상생활중 책을 접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교육 중에서도 말(심층면접)과 글(대입논술)을 대변하고 있는 논술교육이 특히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오 교수님께서는 논술강의를 한 지난 20년여 간 유독 현장 논술 강의만을 고집하셨는데, 그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오랜 기간 글을 써온 저 또한 글을 첨삭하는 부분에 있어 쉽다고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아이들이나 논술지도사 선생님들도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는 부분이고요. 이를 동영상 강의나 외우는 단답식 형태로 이해시키기 어렵습니다. 현장에서 아이들이 직접 쓰고, 느끼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첨삭을 이해하고 논술에 적용시켜야 실력이 발전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현장논술강의를 고집하는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저도 논술강의를 펼친 지난 20여 년 동안 이화여대, 연세대, 중앙대 등 논술교육이 진행되는 현장은 안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현장에서 직접 강의를 해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고, 논술지도사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직접 경험으로 도움을 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논술지도사를 양성하고 있는 과정이 저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가르치는 것이 곧 배우는 것이니까요. 논술 외에 글쓰기와 국어, 한문 등도 함께 지도하고, 국악으로 논술강의를 펼치기도 합니다.
우리 뿌리에 대한 인식을 바로 심어주어 자신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알고 우리 문화를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도 현장 교육을 통해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으로 논술을 이해시키고 교육하기란 어렵습니다. 논술공부의 원조인 공자(BC 552년)는 주입식이 아닌 제자들의 자질과 개성에 맞춘 계발식 가르침을 시행하였습니다. 똑같은 질문에도 그의 대답은 제자에 따라 달랐던 것입니다. 이런 공자의 가르침은 논술을 바로 가르칠 수 있는 좋은 예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교수님께서 건국대학교에서 맡고 계신 지도사 논술강의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가르치는 사람이 아이들의 선지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은 우리의 말과 글입니다. 국어교육입니다. 읽고 쓰고 생각해야 하는 논술의 힘입니다.
영어교사 1000명을 해외 연수시키는 것보다, 영어특구를 만들어서 영어교육을 강화하는 것보다, 우리의 말과 글을 우선순위로 하여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의 정체성을 깨닫게 해주어야합니다. 현재 건국대 논술지도사 아카데미 주임교수로서 초중고 선생님을 비롯한 대학교수, 공무원, 학원 강사, 주부들에게 논술지도를 위한 현장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개월 단기집중과정으로 구성된 건국대학교 평생교육원 논술지도사 아카데미는 8기로 200여명의 논술지도사를 배출했으며, 현재 9기 지도사교육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이 지도사 아카데미 또한 현장강의 중심입니다. 주3회 오전반 오후반 수업으로 3시간씩 진행하고 있으며, 인성교육과 글쓰기에 동기부여를 하고 있습니다.

논술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은 매 시간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전날의 숙제를 복사해 와서 서로 강평을 하고 첨삭을 받는 것을 연습합니다. 개강 일부터 수료하는 3개월 동안 각기 다른 주제로 70여 편의 글을 쓰게 됩니다. 학창시절로 돌아가 일기부터 고입 논술까지 글쓰기를 하고 첨삭지도를 받기 때문에 실력이 향상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토론 수업을 할 때에는 마음 속 깊숙이 숨겨놓은 의심들을 두려움 없이 겉으로 드러내 놓고 서로 생채기를 내면서 진실된 자기 고백을 합니다.
작가를, 작품을, 주인공을 또한 토론하는 상대방을 쪼개고, 분석하고, 비틀고, 부수다가 마침내는 서로 고개를 끄덕이는 공감대를 통하여 진정한 토론문화의 벗이 됩니다.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풀 수 없는 시지프의 고통을 배회하다가 결국 자신으로 돌아가는 성찰의 시간과 마주치게 하면서 사고와 철학의 세계가 깊어지게 하는 토론의 장을 열어주는 수업으로 진행된다는 게 특징입니다. 

-논술을 써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막연히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논술은 어떻게 접근하여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동기란 스스로 공부하길 원하는 성취욕입니다. 특정한 지식에 대한 강한 관심이고 학습에 대한 의지입니다. 논술공부를 효과적으로 하고 싶으면 논술을 정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길러야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잘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논술로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설계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에 수강생들이 강의 내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먼저 글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토론 한 주 전에 미리 주제를 알려주면 수강생들이 자발적으로 도서관, 서점, 신문,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찾아옵니다. 문학감상기록장과 독서감상문을 써와서 저마다 다른 생각을 폭넓게 토론합니다. 논술공부를 잘 하려면 ‘百聞不如一見(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이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써 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논술강사 이외에도 한국논술지도자 협회회장으로서 그간 논술교육을 위해 시행하신 활동들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또한 이런 여러 활동을 통해서 얻게 된 논술교육에 대한 의견은?

=한국논술지도자협회는 그동안 보헤미안 시인들과 함께 매월 뚝섬유원지나 동사무소 등 에서 소년소녀가장 및 불우이웃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참된 논술 지도사를 위한 인성교육입니다. 지난 연말에는 충주의 행복한 우동가게에서 불우이웃돕기 모금운동을 전개하였으며, ‘진여원(고아원)’을 방문해 금일봉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순전히 논술 지도사들을 위한 인성교육의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과 함께 공감하고, 또 상대방을 설득시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논술을 배우는 기초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유아 때부터 독서교육은 필수적입니다. 그 교육이 바로 조상대대로 내려온 전래동화이고 세계명작입니다. 정보이며 지식입니다. 삼강오륜이고 명심보감입니다. 이미 세계화가 되어버린 교육 외풍에 제대로 대응하려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읽고 쓰고 생각하는 연습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구촌시대에 동참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정시와 수필, 소설 집필 등 문학인으로서 활동을 하실 때에는 주로 어떤 곳에서 동기를 얻나요?

=어려서부터 말이 없었던 저는 혼자 놀기를 좋아했습니다. 나에게 있어 가장 가까운 친구는 책과 자연이었습니다. 감나무가 있는 골짜기 바위 위에서, 바닷가 모래밭에서. 또 담쟁이 넝쿨이 우거진 뒤 안 멍석위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책을 읽었습니다.
우체국에 다니신 아버지가 다달이 가져다주는 월간잡지를 비롯해서 농협에서 나오는 새농민, 한국 야화전집 같은 것까지도 빼놓지 않고 읽었습니다.
저의 고향은 전라남도 여천인데, 제가 태어난 동네 양옆으로는 덕산과 후산이 있고 오 씨 집성촌을 이룬 동네에서 바다가 내려다보입니다. 보통 이런 저의 고향 풍경, 일상생활 속에서 제 작품들의 소제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마지막 풍속화가로 불리며, 일본과 미국에서 현대화로 명성을 떨치고 계신 청사 이동식 선생님과 함께 고향을 주제로 한 <뻔득재 더굿>과 사랑을 주제로 한<뻔득재 불춤>, 이 두 권 시집을 4월 중 선보일 계획입니다. 

오양심 교수 이력

건국대 평생교육원 논술지도자 아카데미 주임교수
한국 논술지도자협회장
오양심 통합논술원장
강남 논술학원 지도강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