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 12 출 20:1-17 결론: 언약의 율법을 따라가자 찬송: 218, 363장
우리가 지금까지 십계명을 배운 이유는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으로서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삶의 거룩한 자태를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십계명은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모습으로 서는 것을 목표로 해서 받은 하나님의 언약의 율법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의 모습을 바르게 드러내기 위해서 십계명은 가장 기본적인 원리가 되며, 이 원리를 따라 살아갈 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거룩한 삶의 자태를 드러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말씀을 통해 배운 대로, 십계명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후 시내 산에 모였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과 언약을 맺으면서 주신 계명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될 것이다. 너희가 나의 백성이 되겠느냐?”고 물으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멘” 하면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로 서약하였다. 이것은 쌍방이 언약을 맺는 것으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을 보호하기로 약속하시며, 이스라엘 백성은 그 약속을 힘입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갈 것을 결심하는 것이다. 이 언약 이후에 하나님께서 십계명을 주셨다. 따라서 이 십계명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조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백성다운 품위와 자태를 드러내기 위해 그의 삶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된다. 그렇다. 십계명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름을 받은 자리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방법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이 열 가지 계명을 지킬 수 없다는 데 있다. 우리의 능력으로는, 우리의 현재의 위치에서는 결코 지켜낼 수 없는 것들을 하나님께서 요구하신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불공평하신분이시다. 왜냐하면 우리와 언약을 맺으시며 우리의 아버지가 되신다고 하셨는데, 지킬 만한 것을 주시고, 지키는 것에 따라 차등의 복을 주시면 될 것인데, 우리가 지킬 수 없는 십계명을 주신 것은 결국 우리를 멸하시기 위한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생각일 뿐이다. 하나님은 분명히 우리에게 당신의 책임있는 사랑을 보여주셨다. 그래서 우리가 그 사랑으로 하나님 앞에 오게 되었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제 완성의 자리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를 멸하실 리가 없다. 그런데 왜 지킬 수 없는 십계명을 요구하시는 것일까?
먼저 생각할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시키실 때, 그들에게 스스로 구출할 힘이 없는 것을 아시고 친히 먼저 찾아오셨다는 사실이다. 오셔서 은총을 베푸시고, 구속을 베푸셔서 홍해를 마른 땅같이 건너게 하시고, 많은 이방 족속 가운데 하나님의 백성으로 세우셨다. 이것은 분명히 하나님께서 그들을 통하여 이루실 귀하고 크신 목표가 있기 때문이었다. 출 19:5-6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소유요, 제사장 나라요, 거룩한 백성”으로 만드시는 것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가지신 큰 목표였다. 이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도록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계명과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율법을 주신 것이고, 십계명을 가장 기초로 하여 그들의 삶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낼 것을 요구하신 것이다.
그러나 십계명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이 십계명은 언약, 즉 약속의 말씀이 아니라 율법이 되어서 우리를 옭아매서 하나님 앞에서 죄인으로 고소할 뿐이다. 열 가지 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지킨 것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의 소유요, 제사장 나라요, 거룩한 백성이 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다.
롬 3:19-20 “우리가 알거니와 무릇 율법이 말하는 바는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에게 말하는 것이니 이는 모든 입을 막고 온 세상으로 하나님의 심판 아래에 있게 하려 함이라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
율법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다. 율법은 우리로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깨닫게 하여 하나님께서 보내신 구주를 바라보게 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전혀 구원의 소망이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서 구원의 자격을 받아내시는 것이 아니라, 친히 우리의 구원을 준비하시며 이루어 가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다음 말씀이 나오는 것이다.
롬 3:21-24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율법의 행위로 전혀 의로워질 수 없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죄인임을 깨닫게 하시고, 이제는 자기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 구속함의 자리에 들어오게 하시고, 우리의 구원을 친히 이루어내시는 하나님을 바라게 하셨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십계명과 율법의 역할이 있다. 십계명은 우리로 하여금 죄를 깨닫게 하고, 우리의 처지가 어떠한가를 바로 보게 하여서 우리로 하여금 전혀 소망이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 우리가 소망이 없는 자라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우리가 아닌 다른 이를 의지하게 될 것이고, 그분이 주시는 구원의 은총을 감격하며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에게 십계명을 주신 정확한 의미이다. 십계명은 죄를 깨닫게 함으로 오히려 하나님을 더욱 바라보게 하며, 그분을 더욱 의지하게 하며, 나에게 있는 아주 작은 소망이라도 버리도록 해서 온전히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는 구속의 은총을 받고 감격하는 자리에 들어가도록 우리를 이끌어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115문답은 이렇게 질문하고 답을 한다.
115문: 이 세상에서는 아무도 십계명을 완전히 지킬 수 없는데 하나님께서는 왜 그렇게 엄격히 십계명을 설교하게 하십니까?
답: 첫째, 평생 동안 우리의 죄악된 본성을 더욱더 알게 되고, 그리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사죄와 의로움을 더욱 더 간절히 추구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둘째, 이 세상의 삶을 마치고 목적지인 완전에 이를 때까지, 하나님의 형상으로 더욱 더 변화되기를 끊임없이 노력하고 하나님께 성령의 은혜를 구하기 위함입니다.
그렇다.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죄사함을 얻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서 살아갈 때에 십계명이 우리의 삶에서 하는 역할은 자신의 죄성을 날마다 깨닫게 하고, 우리의 죄 용서가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찾게 하면서,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의를 추구하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개혁 당시의 예배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찬양한 후 십계명을 낭독하면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시간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보혈로 의로움을 얻게 된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언제나 죄를 범하고 있는 죄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십계명을 낭독하는 것을 들으면서 내가 하나님 앞에서 완벽하지 못하고 늘 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마음으로부터 인정하고 고백하며, 나의 죄는 오직 나의 구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사함을 받는다는 고백의 말씀을 듣게 된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욱 더 하나님을 의지하게 되고, 매일의 삶에서 하나님의 죄사함의 선언을 갈구하게 된다.
이렇게 십계명을 통해 우리의 죄를 깨닫게 되면, 우리는 오직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시며 고쳐 가시는 은혜를 사모하게 될 것이며, 부지런히 성령의 은혜를 간구하는 기도를 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우리의 삶이 점점 성령의 은혜로 채워지는 충만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서 이러한 충만함을 완벽히 맛보지는 못하지만, 점점 새로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십계명은 우리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게 만든다. 왜 그런가? 십계명을 통해 우리에게는 소망이 없지만, 오직 모든 소망이 예수 그리스도에게 있음을 깨닫게 되고, 그리스도의 은혜를 사모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우리를 도우시는 분이 바로 성령 하나님이시다. 그분께서 우리 안에 내주하셔서 우리로 선함을 추구하도록 우리를 자극하신다. 이때 성령 하나님께서는 십계명을 도구로 사용하셔서 우리를 자극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십계명에 집중하게 되며, 십계명에 내재되어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사모하게 되며, 날마다의 삶에서 더욱 변화되어 가게 된다. 이처럼 십계명은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것이며, 신앙의 삶을 위하여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당신과 언약을 맺은 당신의 백성들에게만 이 언약의 율법인 십계명을 주셨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정죄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쳐냄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비록 이 십계명의 율법을 지키지 못하고 실패한다 할지라도, 우리를 끊임없이 고쳐내시는 삼위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통해 우리의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에게 이르게 되며, 그분을 더욱 의지하려고 애를 쓰게 될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십계명의 율법을 지키지 못할 때에 우리가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말씀에 더욱 귀를 기울이면서 그 말씀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늘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으로서 마땅히 지켜내야 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십계명을 우리의 기준에 따라 지킬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하거나, 아니면 그 의미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지켜내야 할 것임을 다짐해야 한다. 그래서 십계명이 요구하는 대로 우리의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우리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와 같이 우리의 이웃을 우리 자신 같이 사랑하는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책임 있는 사랑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우리의 하나님과 이웃을 향하여 책임 있는 사랑을 베푸는 유일한 길이다.
우리는 지금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대하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린다는 것은 세상이 요구하는 삶의 방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오심에 우리의 삶을 맞추어서 십계명이 요구하는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십계명을 통해 배운 이유이다. 그렇다. 십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이웃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준다. 이것은 성도로서 우리가 평생에 걸쳐 알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다. 부디 이 십계명을 통해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깨닫고, 십계명이 요구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되어 가고, 그렇게 여러분의 삶을 하나님에게 맞추어감으로 해서 하나님께 한없는 영광을 돌리고, 이러한 삶을 통하여 우리의 삶에 감사의 찬송이 끊이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