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뒤 짐은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정이 안 좋아진 사업을 궤도에 올리려고 오랜 시간 일했다. 3일 동안 기침과 인후염으로 고생하고 나자 열이 났다. 너무 힘이 들어서, 그는 밤늦게 집에 가는 길에 응급실을 찾았다. 진료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면서, 그는 열이 가해진 마시멜로처럼 축 처진 느낌이었다. 복용하고 있는 약 가운데 딱 세 가지만 이름이 기억났다. 전에 항생제 부작용이 있었다는 것도 생각이 났지만, 어떤 약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응급실의 보조 의사는 기관지염인 것 같다면서 시프로를 처방했다. 의사는 짐의 알레르기는 이 신약이 나오기 몇 년 전에 경험한 것이므로 이 약은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다.
짐은 무사히 기관지염에서 회복됐지만 의사들이 했던 모든 충고는 계속 무시했다. 그러다 63살이 되기 2주 전, 흉골 아래쪽에 부서질 듯 심한 압박감이 느껴지더니 왼쪽 팔로 퍼져나갔다. 가족들이 그를 응급실로 데려갔고, 의사는 짐에게 심장 발작이라고 했다.
심장 전문의는 응급 심장 도관술을 했고, 짐의 동맥이 모두 심각하게 좁아져 있음을 발견했다. 심장 안쪽으로 내려가는 주동맥은 완전히 막혀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응급 혈관 형성 수술을 했고 스텐트라는 장치를 삽입해 동맥을 개방했다. 짐은 심장 발작과 혈관 형성 수술에서 살아남았고, 일주일 뒤에 퇴원했다. 짐은 일터로 다시는 복귀하지 못했고 건강은 매우 나쁜 상태였다. 그런 상태였기에 관절 교체 수술도 받을 수 없었도, 따라서 엄청난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 게속해서 전문의들을 만났고 최근에는 일시적인 뇌졸증상이 있어서 신경 전문의까지 만났다. 신경 전문의는 쿠마딘을 권했다. 환자가 심방 섬유성 연축(불규칙한 심장 박동) 증상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그 후 신경 전문의는 짐의 심장 박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장 전문의에게 되돌려 보냈다. 하지만 심장 전문의를 만나려면 발기 장애 때문에 보기로 했던 비뇨기과 전문의와의 약속을 취소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전화 상담의를 비아그라 처방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지난 6개월 동안 수첩 안에 넣고 다녔던 번호로 전화를 해보기로 했다. 전화를 받은 의사는 짐에게 비아그라를 주문해주었다. 그는 짐이 니트로글리세린 계통의 약을 전혀 복용하고 있지 않으므로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심장 전문의는 그에게 심방 섬유성 연축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그의 약 처방에서 테노민을 빼고 베타페이스를 넣었다. 그는 또한 신경 전문의가 처방한 쿠마딘을 복용해도 좋다고 했고 거기에 플라빅스까지 추가했다.
이 이야기가 끔찍하게 들리지 않는가? 믿어도 된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들어봤다.
짐이 나를 만나러 왔다. 복용하는 약의 가짓수를 줄이고 걷잡을 수 없게 된 상황을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몰라 1차 진료 담당의를 만나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옳았다. 짐은 베타페이스, 플라빅스, 코마딘, 비아그라, 티몹틱 안약, 노바스크, 로텐신, 프로작, 부스파, 클로노핀, 리피터, 글루코파지, 셀레브렉스, 그리고 코데인이 함유된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있었다. 계산을 해보니, 짐은 지난해에 전문의 7명에게서 진찰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개별적으로 짐에게 약을 처방했다.
짐의 상황은 복잡하고 심각해서, 정리하기 매우 어려운 케이스였다. 그의 건강이나 병력과 상관없이 그토록 오랫동안 약들을 배합하고 뒤섞었는데도 약물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았다니, 그는 지독히도 운이 좋았다. 짐 이야기의 결말은 다음장에서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