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맘 편히 먹을 수 있는 음식.
국수다. ‘후루룩~ 후루룩~’ 열서너 번 젓가락질을 하면 한 그릇이 뚝딱! 다소 허전한 듯하지만 가벼운 점심으로 딱 맞다. 날씨가 조금 더워지면 국수는 더욱 당긴다. 입맛도 없고, 어디 멀리 가기도 귀찮을 때 가까운 곳에서 국수 한 그릇 해치우면 오후 일과도 가뿐해진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너무국수를 좋아해서 청와대 일대에 국숫집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김 전 대통령은 ‘국수 마니아’다. 열무국수, 칼국수, 콩국수, 육국수 등 가리지 않고 국수를 즐겼다.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다. 국밥`라면과 함께 서민 음식의 대명사 격이기도 하다. 대구에도 국수 맛집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 이번 주에는 다양한 국수 맛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미담국수’를 찾았다.
◆통기타 음악과 함께 국수 한 그릇=이번 주 단골손님 덕에 국수에 기타 선율이 흘렀다. ‘기타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은 한 달에 적어도 서너 번 이상 찾는 이곳 단골식당에서 국수가 나오기 전, 몇 곡의 아름다운 기타 반주를 하면서 기다렸다. 대구 통기타 및 MC 1세대인 윤재섭 씨가 노래하고, 이 모임 고문을 맡고 있는 유홍종 씨가 기타를 쳤다. 음악이 흐르는 점심이었다.
기타 반주로 발라드곡 몇 곡을 부르고 나니, 드디어 오늘의 메뉴인 다양한 국수가 등장했다. 단골손님으로 온 이들은 서로 이 식당 자랑에 나섰다. 유홍종 씨는 “조미료를 안 써 담백한 맛이 나며, 다양한 종류의 국수가 다 맛이 있어 매번 뭘 고를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고 선수를 쳤다.
시인이면서 취미로 기타를 치는 김사윤 씨는 “개인적으로 ‘비빔 막국수’와 ‘닭개장 국수’를 가장 좋아한다”며 “집에서는 도저히 낼 수 없는 그런 웰빙식 명품국수라 먹을수록 입맛이 더 돋는다”고 좋아했다. 회원 박미령(부동산중개업) 씨는 “자연식 재료의 양념을 사용해 맛이 깔끔하면서도 부드럽다”고 맞장구를 쳤다.
국수만으로 도저히 포만감을 느낄 수 없다는 대식가들에겐 다른 메뉴도 있다. 수육(중 1만5천원, 대 2만원)도 있고, 메밀 꿩만두(5천원), 소고기 육전(7천원), 버섯전(7천원), 부추잡채(7천원), 부추전(5천원) 등으로 국수로 다소 부족했던 식사량을 채울 수 있다.
◆삭힌 열무김치 육수가 맛의 비법 =2012년 가을에 문을 연 이 식당은 국수 전문집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단골손님들도 많을 뿐 아니라 이곳 일대에서는 국수 맛집으로 자리를 잡았다. 3년째 한결같은 맛으로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 식당 주인인 정호섭`차미성 부부에게 맛 자랑을 한 번 해보라고 하자 “강원도에서 동치미를 주로 육수로 사용하는데, 우리 식당도 열무김치를 맛있게 삭혀 육수로 사용한다”며 “메밀국수의 양념을 비롯해 모든 식재료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도 전부 정제된 국산을 쓴다”고 밝혔다.
차미성 씨는 “‘메밀 검정콩국수’는 국산 검정콩을 사용해 콩국수 주문 즉시 그때 그때마다 갈아서 콩국수가 더 깊은 맛(고소한 맛)을 낸다”고 덧붙였다.
이 식당만의 독특한 메뉴인 ‘안동 누름국수’는 구수한 맛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들은 옛날 고향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고소한 국물맛을 추억할 수도 있다.
더불어 공기밥 무한 리필은 국수만으로 허전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서비스다. 하지만 메밀 국수사리는 1천원을 추가로 더 내야 한다. ‘입안에 또르르 구르는 다양한 국수 맛’을 보고 싶다면 적어도 대구에서는 ‘미담국수’가 정답 중 하나다.
▶국수류=메밀 검정콩국수 7천500원, 메밀 물막국수 6천500원, 메밀 비빔막국수 6천500원, 메밀소바 6천500원, 닭개장 국수 6천500원, 안동 누름국수 5천500원, 멸치국수 4천원, 비빔국수 5천원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9시
▷규모=80여 석, 주차 20대 가능
▷문의=대구시 수성구 가천동 479-1번지, 053)792-0119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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