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에선 ‘어탕’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분류에 의하면 생선국의 한 종류이다. 영어로 하면 fish soup이라 하겠다. 추어탕, 동테탕도 생선국의 한 종류이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먹는 어탕은 조금 색다르다. 이런바 매운탕의 일종인데 완전 뼈 없이 죽으로 만든 얼큰한 국을 이야기한다. 여기에 수제비나 국수를 넣어 먹는데 이 맛이 일품이다. 함양에 가면 조샌집이라고 있는데 이 동네에선 어탕을 어죽이라고 한다.
어탕은 주로 신맛이 나는 베트남의 ‘까인 쭈어’나 태국의 ‘똠 얌’같은 생선죽은 여기에 비할바가 아니다. 물론 그쪽 사람은 우리 어탕을 그렇게 비유할 것이지만.....겨울철 어탕은 정말 한 그릇 보약을 먹는 맛이다. 여기 소개하는 집 외에도 많이 있겠지만 내가 어탕만 먹고 사는 인간은 아닌지라 단골집, 맛있었던 집만 소개 한다.
1. 영천댐 자양식당(월광수변공원)
나의 영원한 단골집이다. 비록 멀어서 자주는 못가지만 근처만 지나가도 들리는 집이다. 하지만 이 집이 맛집으로 소문나는 바람에 이젠 혼자서 가는 게 미안하다. 줄 서서 기다릴 판이니 감히 혼자 들이대기가 민망하기 때문이다. 이 집에 손님 모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비록 집이 우중충하지만 맛은 일품이다.
2. 영천 자양식당
자양댐, 영천댐... 어느 댐이 진짜 이름인지 헷갈린다만 영천 자양댐 앞에 매운탕 집이 즐비했다. 사실 여긴 매운탕을 먹고 붕어회를 먹기 위해 들리던 곳인데 붕어회 먹다가 간디스토마에 거려 골골거리던 놈들이 생겨나는 바람에 맛있는 붕어회는 자취를 감추고 매운탕 집으로 변환한다. 그런데 맛을 보면 영락없이 어탕이다. 나중 매운탕 소개할 때 같이 한 번 더 소개하고자 한다.
3. 원조 어탕(산격동)
실지 자주 들리는 집이다. 사무실 근처에 위치한 탓도 있지만 맛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주차하기가 엄청나게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늘 손님들이 미어터진다. 한때 번호표를 받기도 했다. 앉아서 먹는 집이라 많이 불편했는데 근래에 가니 이젠 탁자와 의자로 다 바꿨다. 훨씬 편하고 맛있데 먹었다. 이집 특징이 와사비 버석인데 색다른 맛을 준다.
4. 칠곡할매어탕국수
어느 유명한 음식점이라도 할매가 다 먹힌다. 어탕집인들 오죽하랴. 송림사쪽에서 팔공산 올라가다보면 기성삼거리쯤 모퉁이에 있는 식당이다. 오랫동안 전통을 자랑하는 집이라 추천할만하다.
5. 항아리 어탕
월광수변공원 근처에 위치한다. 자양식당이 문을 닫아 근처 또 다른 어탕 집을 찾아 들어간 곳이 이곳이다. 지금부터 거의 10여 년 전 이야기이다. 개업한 지 이틀 되었다고 했을 때 먹었다. 맛이 괜찮았다. 하지만 그 이후로 자양 식당 갈땐 전화해서 미리 주문부터 해놓고 가는 바람에 문 닫을 땐 가지 않아 그 이후로 맛을 점검해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갈 때마다 그 집은 장사를 하고 있었다.
6. 어탕국수삼계
두류산 공원에서 대성사 가는 쪽으로 가면 유명한 식당 두어개가 있다. 물론 기사식당으로 유명한 곳이다. 여기에 맛으로 승부를 보자는 한 사람이 객기를 부리며들어 왔는데 맛이 꽤 괜찮다. 국수 면이 굵은 것까지 세심하게 어탕의 맛을 고려했다.
7. 두류어탕
우연히 찾아 들어갔다가 뽕 간 집이다. 내당역 황제피라미드 불한증막 바로 뒷집인데 지인과 함께 먹을 곳을 찾다가 들어간 집이다. 맛이 내가 원하던 바로 그 맛을 내고 있었고 소주 한 잔 할 수 있게 나온 생선튀김 종류도 맛이 좋았다.
8. 정성어탕(영천)
북영천에서 천문대 쪽 그러니깐 청송 쪽으로 가다보면 유명한 어탕집이 하나있다. 돌메기매운탕집이다. 길이 그렇게 넓지 않아 갑자기 밝은 집이 나오면 돌메기 매운탕 집이다. 길이 생기고 나서 바로 앞에 또 하나의 어탕집이 생겼다. 간이 부었다고 생각했다. 분명 경쟁 상대가 안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돌메기 매운탕집이 너무 전통 있는 집이 아닌가. 긴가민가하고 깨끗하고 주차장이 넓다 싶어 들러 어탕을 시켰다. 한입 입에 넣는 순간 수준급 솜씨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잡내도 없고 깊은 맛이 제대로 우러난다. 수제비를 따로 시켰다. 1인분인데 만족할만큼 준다. 젊은 부부가 어탕 집이란 집은 전국으로 다 돌아다니면서 그 비법을 만들었단다. 젊은 아낙과 시어머니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신랑과 아들을 자랑한다. 이 정도 맛이면 자랑할 만 하다.
9. 옥천 대박집
이쪽 충청도 집방에선 어탕,어죽이라 부르지 않고 ‘생선국수’라고 한다. 국수로 일반 소면이다. 일종에 생선 국에 국수 말아 먹는 것 같았다.
첫댓글 맛집 어탕 식당을 영천, 칠곡, 두류, 옥천 까지 찾아다니시며 두루두루 섭렵하셨습니다.
비린내가 나지 않은지 조금 걱정되지만 칠곡 어탕 식당이 가까운 곳에 있으니 한 번 들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