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예술극장 도쿄예술극장 공동제작 하기오 모토 원작 극본 이시키와 쥬리 성기웅 번역 노다 히데키 극본 연출의 반신
공연명 반신
공연단체 명동예술극장&도쿄예술극장
원작·극본 하기오 모토
번역 이시카와 쥬리·성기웅
극본·연출 노다 히데키
공연기간 2014년 9월 12일~10월 5일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관람일시 9월 29일 오후 7시 30분
명동예술극장에서 하기오 모토 원작·극본, 이시키와 쥬리·성기웅 번역, 노다 히데키 극본·연출의 <반신>을 관람했다.
<반신>은 샴쌍둥이처럼 태어난 일본인 여자쌍둥이의 이야기다.
샴쌍둥이는 일란성 쌍태아의 특이한 형태로, 수정란이 둘로 나누어지는 것이 불완전해서 쌍둥이의 몸이 일부 붙은 상태로 나오게 된다. 샴쌍둥이는 다수정란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을 경우 태어나는데 신생아 5만-10만 명 출생 중 한 번꼴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샴쌍둥이는 1811년 타이에서 가슴과 허리 부위가 붙어 태어난 쌍둥이 형제에서 유래한 말이다. 샴(Siam)은 당시 타이의 이름이다.1811년 5월 타이에서 중국계 타이인인 창과 엥이 태어났는데, 이들은 가슴이 붙은 전방 결합이었다. 키가 157cm나 되었으며 걷는 것은 물론 뛰거나 수영까지 했다. 이들은 1829년 강변에서 놀고 있다가 부근을 지나던 영국 상인에 의해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미국으로 간, 이들은 1832년 한 서커스단에 입단해 인기를 모아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 나중에 미국 시민권을 얻어 1843년 두 자매와 결혼했으며, 노스캐롤라이나 주(州)에서 1874년에 사망했다. 20세기 전후해 태어난 샴쌍둥이는 600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그 중 157쌍이 생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3월에 태어난 민사랑/지혜 자매가 있다. 이 자매는 엉덩이가 붙은 채로 태어났으며, 그 해 7월 22일 싱가포르에서 분리수술에 성공했다.
<반신>의 주인공인 쌍둥이 자매는 한쪽은 지능이 제대로 갖춰져 표현도 제대로 하지만, 한쪽은 무척 예쁜 모습인데 지능미달로 늘 어린아이처럼 웃음만 터뜨린다. 그런데 이 자매를 분리수술을 해야 할 일이 극 속에 벌어진다. 자매를 둘러싼 어머니와 아버지, 이모와 가정교사, 그리고 수학교수인 할아버지, 분리수술을 하게 되는 의사, 그리고 자매의 반신에 대비시켜 자매주위에 반신반인의 인물들, 오리엔트 신화의 스핑크스, 그리스 신화의 게리온, 예수교의 가브리엘 천사, 인어공주 모습의 고대신화에 등장하는 머메이드, 뿔하나 달린 괴물 유니콘, 그리고 사람과 새의 합성 괴물 하피 등을 등장시기고, 현악기와 건반악기 연주자의 연주와 함께 연극을 상상과 환상의 나라로 이끌어 가면서, 마치 디즈니 제작 만화영화나, 프랑스에서 제작한 명작 만화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연극이 연출되고, 대단원에서 쌍둥이 분리수술로 결국 한쪽은 사망하면서 관객에게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남긴다.
무대는 완만한 나선형의 계단이 천정까지 이어지고, 그 중앙을 가로지른 통로가 무대 좌우로 연결된다. 통로 끝은 미끄럼틀로 연결되어 무대로 내려설 수 있게 만들어지고, 배경 막 가까이에 현악기와 건반악기 연주석이 마련되어 있다. 무대 오른쪽 객석 가까이에 칠판이 있고, 기초수학의 루트나 분수 의 덧셈 나눗셈이 잔뜩 적혀있다. 그 앞에 나무로 만든 원형 목욕통이 있어, 목욕통을 중앙원형무대로 이동해 사용할 때면, 통속의 물이 소용돌이 현상을 일으켜 사람이나, 신화 속 인물들이 빨려 들어가거나 솟아나오기도 한다. 얼기설기 마련된 계단 앞쪽에 2중 원형무대가 자리를 잡고, 극 전개에 따라 원형무대가 회전하면서 소용돌이 현상이 연출되기도 한다. 무대 좌우에 의자를 늘어놓아 출연자들이 거기에 앉아 등장할 차비를 한다.
쌍둥이 자매는 검은 의상에 검은 띠로 몸이 연결되었음을 나타내고, 언니는 똑똑하고 재주가 있는 여아지만, 미모가 동생에게 뒤져, 용모만 예쁠 뿐 저능아인 동생이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에 늘 상 불만을 갖고, 동생에 대한 미움이 켜져만 간다. 칠판의 수학을 풀이하는 백발의 교수는 대학자이지만 치매현상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쌍둥이의 부모 중 어머니는 자매에게 언짢은 일이 생길 때마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라며, 입버릇처럼 된 대사를 반복하고, 미모의 이모는 인물값을 하노라고, 가정교사까지 유혹해 몸을 밀착시키려 든다. 고모는 떠버리에다가 모든 것에 일일이 참견을 하는 성미이고, 가정교사는 순진무구한 청년이지만, 사랑에는 약 하디 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모에게 유혹당한 후, 몸 접촉에 눈을 뜬 가정교사는 미모의 쌍둥이 동생에게 몸을 밀착시킨다. 여기에 자매의 반신에 대비시켜, 신화 속 인물이나, 전설 속 인물인 반신반인의 모습을 한, 스핑크스, 게리온, 천사 가브리엘, 머메이드, 유니콘, 그리고 하피가 등장해 각자 나름대로의 탁월한 성격창출과 열정적 연기로 무대전체를 누비고 채우며, 회전무대의 소용돌이와 함께 연극을 환상의 나라로 이끌어 간다. 동생의 임신사실이 알려지고, 만삭이 된 동생은 욕조 속에 아기를 낳는다. 그러나 그 때문인지 자매는 중병에 걸리고, 분리수술을 않으면 둘 다 목숨이 위태로운 것으로 밝혀지면서 쌍둥이 자매의 분리수술이 시작된다. 그러는 동안 동생이 못하던 말을 하며 언니처럼 똑똑한 모습으로 등장해 사람들을 대한다. 관객은 언니가 사망한 것이 아닌가 하고, 안타까워 할 즈음, 언니가 등장하면서 그간 동생에게 품었던 미움을 떨쳐버리고,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 받아들이고 자신처럼 동생을 사랑하게 되었음을 전한다. 결국 사망한 쪽은 동생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시신담당자들이 관을 들고 등장한다. 시신을 확인하려고 관 뚜껑을 열지만 시신은 보이지를 않는다. 그 때 신화 속 전설 속 반신 반인의 인물들의 배웅 속에 천정을 향한 계단을 하염없이 오르는 쌍둥이 자매 중 동생의 모습이 보이면서 관객은 처연하고 서글픈 심정으로 하늘로 향하는 동생의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주인영과 전성민이 쌍둥이 자매로 출연해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요 용이 노수학자와 노 의사로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무대를 채운다. 이형훈이 가정교사로 출연해 훤칠한 용모와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박윤희와 이주영이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출연해, 제대로 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서주희가 이모와 인어공주 모습의 머메이드로 출연해, 놀라운 기량과 독특하고 탁월한 성격창출, 그리고 마릴린 먼로를 능가하는 요염한 자태로 남성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무대를 가득 채우고 빛을 낸다. 김정호가 전설속의 반인 반 조류의 날짐승으로 출연해 탁월한 연기로 무대를 장식한다. 이수미....고모와 천사 가브리엘....그녀는 자신이 최고기량의 연기자임을 관객에게 각인시킨다. 김병철이 스핑크스 역으로 전설 속 인물과 신화 속 인물의 대들보 역할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실제 스핑크스일지라도 김병철만은 못하리라. 양동탁이 유니콘으로 등장해 새로운 유니콘 연기의 세계를 개척하는 열정으로 무대를 빛낸다. 정홍섭의 게리온도 관객의 가슴에 깊은 인상를 남기는 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한정림, 진유리, 황정은, 권나형 등 건반악기와 현악기 연주자들의 연주가 극과 절묘한 어울림으로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한다.
무대디자인 호리오 유키오, 조명디자인 한토리 모토이, 의상디자인 히비노 고즈에, 음향디자인 다카쓰 유키오, 암무 샤 다마에, 분장·헤어디자인 쓰게 이사오, 협력연출 성기웅, 조연출 이성구·김정민 그 외 제작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명동예술극장(대표 구자흥)과 도쿄예술극장(대표 후쿠치 시게오) 공동제작 하기오 모토 원작·극본, 이시키와 쥬리·성기웅 번역, 노다 히데키 극본·연출의 <반신>을 연출력이 돋보이는 걸작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9월 29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