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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찰옥수수
요즘 차를 타고 지나갈 때, 간혹 보이는 문구가 있습니다. "대학 찰옥수수 판매" 그 이름이 특이하고 재밌기도 해서, 궁금증이 더해갔습니다. '대학'이 무슨 뜻인지? 그 숨겨진 맛과 함께 이름이 알고 싶어졌습니다.
알아 본 즉, 충북 괴산군 출신의 한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충남대학교 농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임을 한 '최봉호' 박사입니다. 그 분은 오랜 연구 끝에 좋은 품종의 옥수수개량에 성공하셨다지요. 그분의 고향엔 이렇다 할 특산품이 없어 농가 소득을 올릴 만한 것이 없어서, 고향 분들에게만 대학옥수수를 심을 수 있게 특허를 주셨는데, 그것이 충북지역에 퍼진 것이랍니다. 그래서 대학 찰옥수수는 충청도 지역에서만 주로 생산이 됩니다. 대학 찰옥수수는 매년 씨앗을 '최봉호' 박사로부터 공급받아 파종을 하기 때문에 보급 원년부터 현재까지 똑같은 찰기와 맛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맛은 상당히 쫀득쫀득하고 부드럽기까지 한 맛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호기심 많은 이 목사는 차를 멈추고, 그 유명한 대학 찰옥수수를 샀습니다. 설레는 맘으로 집에 와서 옥수수를 좋아하는 아내와 아들을 위해서 삶았습니다. 그런데 웬일입니까? 쫀득쫀득한 맛은 어디로 갔나? 과연 대학 찰옥수수가 맞긴 맞나? 삶고 또 삶아도 찰옥수수가 아니었습니다. 씨앗이나 할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버린 옥수수였습니다. 이름이 아무리 멋있고, 거창한 대학 찰옥수수라 할지라도, 적절한 시기를 놓쳐 너무 익어버린 옥수수였습니다.
지난해에 옥수수를 심어봐서 압니다. 옥수수는 대궁으로부터 따는 시기를 정확히 지켜야 맛이 있습니다. 너무 일찍 따도 안 되고, 너무 늦어도 안 됩니다. 지난 여름, 열 손가락에 꼽을 만큼 옥수수 대궁을 심어 놓고, 제대로 맛본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옥수수 농사가 어려운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처음에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옥수수를 너무 일찍 따서 망쳤고, 그 다음에는 완전히 익어서 먹겠다고 여유를 부리다가 실패를 했습니다. 올해에는 시기를 잘 맞춰 옥수수를 따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인생도 옥수수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주님 앞에 잘 여문 시기적절한 인생을 드려야 할 것입니다. 너무 미숙해서 덜 익은 열매가 되어서도 안 될 것이고 또한 너무 익어버려 모질어진 열매가 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쫀득쫀득하고 찰진 옥수수처럼 덜도 더도 아닌, 시기적절한 인생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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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알맞게 익은 찰진 옥수수라... 생각 만으로도 침이 고이네요. 맛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