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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이 연이은 아침의 해안로(까미노 뽀르뚜게스)
천연의 자연 아닌 인위적 가공 지역임에도 하루를 보내고 싶도록 맘에 들었던 하구 일대.
뽀르뚜의 약속(Roger교수와 재회) 때문에 실현할 수 없지만 그토록 품위 있게 정비되어 있음을
의미하는데, 느지막이(08:00) 알베르게를 나와 2번째 대하는 까바두 강안(江岸).
어제 석양의 환상적이던 모든 것이 어디로 달아났는가.
농무(濃霧)에 먹혀버린 하구와 썰물에 드러난 흉측스런 강심이 무슨 볼 거리가 되겠는가.
곧, 밀물이 와서 카무플라주(camouflage)되기는 했으나 적나라하게 드러나버린 민낯(實體)이
미화될 리 있는가.
결코 극복될 수 없는 천연과 인공의 차이를 의미할 것이다.
이 시간에는 그렇다 해도, 반도라는 조건은 동일한데 한반도와 이베리아반도는 왜 다른가.
해안 까미노는 물론 강안(江岸)을 걸을 때마다 무수히 하는 자문(自問)이다.
하구 일대의 강안에 무자비한 파괴와 훼손을 하지 않고도 친 자연, 친 환경적으로 미려하게 매립
하고 정비하여 효율을 극대화 하는 능력.
거기에 조화되는 시설을 갖추는 그들의 지혜가 우리에게는 왜 없는가.
과연 지혜와 능력의 부재 탓인가.
부재라기 보다 모럴 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 아닌가.
개선(改善)이라는 미명으로 주민의 피땀에 다름 아닌 거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그럴 때마다 악화
일로(一路)인 내 거주지의 하천과 공원에서 줄곧 느낀 결론이다.
하천과 공원뿐 아니라 경직성 경비 외의 돈이 집행되는 곳들은 예외 없이 소위 '콩고물 론'(論)을
생성하는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자체(地方自治團體)들에 만연된 이 모럴 헤저드는 지방자치제가 민주주의의 근간임에
도 나로 하여금 이 제도의 무용론에 기울어가는 모순에 빠져들게 할 정도로 심각하다.
미련 없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되어 오히려 다행이다 싶은 까바두 강 하구의 강안.
"빠라 산띠아고"(para Santiago/산띠아고로 갑니까)?
지근의 사물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짙은 안개 속에서 불쑥 나타나 합창하듯 물어온 두 여인.
건강을 위한 아침 산책이라면 안하느니만 못한 날씨인데도 강행하고(?) 있는 초로의 여인들.
"데 산띠아고 아 파띠마, 리스보아"(de Santiago a Fatima, Lisboa/산띠아고에서 파띠마, 리스본
으로)라고 응답한 나와 말을 나누고 싶은가.
뽀르뚜갈어는 기초적인 몇마디 외에는 백지지만 나이도 물어오는 듯 했다.
"오첸따 이 우노"(ochenta y uno/81/2015년 당시)
내 응답이 믿어지지 않은가,
믿기 때문에 아주 늙은 뻬레그리노에 놀란 것인가.
뽀르뚜갈어와 유사 발음인 스페인어 응답에 기겁하는 그들에게 이번에는 내가 물었다.
익살 끼가 있어 보이는 그들은 천연덕스럽게 "꾸와렌따 이 세이스"(quarenta e seis/스페인語는
cuarenta y seis/발음이 같은 46)
아마도, 세센따 이 꾸아뜨로(64)를 거꾸로 말했을 것이다.
농무(濃霧)가 덮쳐서 흐리멍덩하게나마 디카(digital camera)에 담았을 만큼 인상적이었던(특히
머플러가) 이 여인들이 아침나절에 부담 없는 이 몇마디로 끝났으면 오죽이나 좋았을까.
그들은 왜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졌을까.
떠나려는 내게 "시나(China/중국인)?, 자뽀니스(Japonês)?" 했으니.(스페인語 치노, 하뽀네스)
그들에게 아시아의 동쪽 끝에는 중국과 일본이 존재할 뿐 꼬레아는 없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까닭이 누구에게 있는가.
반만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의 조상들에게 있거늘, 그들(한국을모르는)을 원망해야 하는가.
멀리는, 고구려의 웅대한 기상을 꺾어버린 신라를 단죄해야 한다.
가까이는, 역성혁명(易姓)이라는 쿠데타로 세운 이성계의 왕조(이씨 조선)가 5백여년 동안에 잘
했다면 후손들이 이같은 수모를 당하지 않을 것 아닌가.
실은, 극동의 3국인은 유별난 소수 외에는 당사자들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닮았다.
아시아인들 중에서 뻬레그리노스가 가장 많은 한.일 양국인들의 대표적인 까미노 해프닝이 서로
자국인으로 간주하고 수작을 시도할 정도니까.
일본의 압제에서 광복한지 5년에 불과한 1950년,
6.25동란이라는 한국의 남북전쟁이 발발했다.
UN산하 대부분의 나라가 참전과 물적 지원 등 직,간접으로 도움을 주었으나 당사자와 가족 또는
정치적 관계자들 외에는 무관심 사항이거나 아예 모르는 일이다.
게다가 당시 세대는 대개 이승을 떠났을 만큼 세월이 흘렀다.
이후,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 날로 더 높아가고 있다고 해도 한국을 안다는 사람은 이해(利害)를
비롯해 어떤 형태의 관계가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꼬레아는 긍정과 부정 또는 무관심(무지) 등 삼각 현상의 나라다.
2011년에 뽀르뚜 시(Porto市)의 다운타운에서 만났으며 한국인 가수 '비'의 열성 팬이라는 청년
(대학생)과 까미노(프랑스 길)에서 조우한, 축구 마니아라는 중년은 대조되는 실례라 하겠다.
전자가 비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가려 할 만큼 친한적이라면, 후자에게 꼬레아는 2002년의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때 심판을 매수하여 자기 나라 팀을 물먹인 나라라는 부정적 이미지다.
자기가 사용중인 전자제품이나 자동차가 한국산(産)인데도 한국에 무지하거나 무심한 사람들.
그들에게 한국은 여전히 중국 또는 일본의 속국으로 치부되고 있을 정도다.
궁벽한 농산어촌의 사람들은 그나마도 깜깜이다.
국적에 관계 없이 노령자와 병약자에게는 호의적인 이베리아 반도에서 나는 늙은이라는 이유로
현실적인 애로는 없었지만 정서적으로는 심각한 수준의 수모를 참아야 했다.
"꼬레아 무초 모니"(Corea mucho money).
까미노에서 수시로 듣게 되는 이 말.
에스빠뇰(español/스페인어)과 잉글리시(english/영어)의 단어로 조립된 이 말은 돈을 바르게
(품위있게) 쓸 줄 모르는 졸부들이라고 조롱하는 말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글로벌(global) 시대.
지구 상의 모든 나라가 1일 생활권이 되고, 한국인은 지구촌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활동 중이고,
한국제품이 세계 도처에서 사용되고 있는데도 한국을 바르게 이해하는데 왜 이리 인색한지.
국적(한국) 매스컴들은 자국인의 활약상을 알리고, 자기나라의 위상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듯이
보이게 하려고 경쟁적으로 픽션적인(fictional) 보도를 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그 쪽의 현실은 이같은 미화 포장과 달리 다분히 냉소적이거나 염장지르기 일쑤다.
악의적이기 때문에 무지 보다 더 해롭다.
한국인이 아시아 최다의 고객임에도 무례한 졸부들이라고 비아냥거리는 까미노 상의 사람들.
문화의 상이(相異) 때문인 해프닝도 문화의 우열(優劣) 탓으로 돌린다.
그들(español)도 프랑꼬의 독재에 장기간(우리보다훨씬더) 시달렸으면서도 한국의 군사쿠데타
정권의 독재를 비판하고, 심지어 "꼬레아는 뽈리띠까(politica/정치)가 문제"라는 사람도 있다.
통일하지 못하고 있는 남북 분단 상태를 꼬집는 말이다.
피레네 산맥의 프랑스 길과 다른 까미노(Camino Aragonés)의 하까(Jaca albergue)에서 동숙
한 장년 식자(識者?)가 뻬레그리노 답지 않게 한국 늙은이의 아픈 곳을 마구 후벼판 것이다.
어찌 이런 일이(퇴계가 세종이 된 황당)
이와 달리, 내가 한국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단지 한 사람도 있다.
오브라도이로 광장(Praza Obradoiro/Catedral de Santiago de Compostela앞)의 전방 4.6km
지점인 몬떼 도 고소(Monte do Gozo/고소山) 알베르게의 젊은 오스삐딸레로(hospitalero)다.
프랑스 길, 노르떼 길, 쁘리미띠보 길 등 세 루트를 완주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숙박 여부와
관계없이) 곳이며 까미노 전체의 알베르게 중 최대(500beds?) 순례자 숙소의 관리인.
그는 꼬레아에서 가장 위대한 레이(Rey/King)가 누구냐고 내게 물어왔다.
'세종 마그노'(Sejong Magno/세종대왕)라는 내 대답에 박장(拍掌)을 한 그.
'세종' 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에 물은 듯 한데, 그는 세종보다 내가 더 위대하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 이 수작을 한 것 같다.
"세뇨르(señor/어르신)가 세종보다 훨씬(mucho) 그란데(grande/위대)하다"고.
세종은 세습에 따른 왕이지만 까미노의 7개 메인(main)루트 전부를 한꺼번에(최단기간) 완주한
유일한 노인이므로 한국에서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하긴, 내 나라에서는 거들떠보는 이 아무도 없는 늙은이지만 이베리아 반도(특히 까미노지역)
에서는 크리스천 네임 'Santiago'로 꽤 회자되고 있는 꼬레아노다.
180일 안에 메인 까미노들을 완주하려 했지만 90일 이상은 체류 불가인 '쉥겐조약'(Schengen
Agreement) 때문에 까미노를 중단할 수 밖에 없는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정도로
.
Dear Santiago,
<전략>I am happy you have no problem to stay in Spain forever!!
(스페인에 영구 체류해도 됩니다)
나바라대학교(Universidad de Navarra,Pamplona,Spain)의 총동문회(National Alumni Chap
ters J.A.Fernadez PhD)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 회장이 내게 보낸 메일이다.
"귀국하지 않고 여생을 까미노에서 보낼까"
순간적이나마 생각해 보게 한 메일이다.>
그렇다 해도 그의 어이없는 주장은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들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므로 썰렁한
개그(gag) 수준으로 접었지만 조선의 왕을 알고 있는 이 젊은이의 상식이 궁금했다.
한데, 더욱 황당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세종대왕을 아느냐는 나의 반문에 그의 대답은 자기 책상 유리판 안에 있는 한국지폐 '천원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한 한국인 뻬레그리노(peregrino)가 선물하며, 그 지폐의 모델이 꼬레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킹 세종이라고 설명했다는 것.
이럴 수가?
천원권 지폐의 모델은 이조 중엽의 성리학자 이황(退溪李滉)인데 그 한국인은 왜 그랬을까.
한국 지폐들의 모델이 금액 별로 다르기 때문에 천원권과 오천원권은 순간적 착각(退溪와 栗谷
李珥의 경우)을 할 수 있겠지만 세종대왕과 그들(퇴계,율곡)은 이미지가 전혀 다르거늘 왜?
나는 이 오스삐딸레로에게 입력되어 있는 오류를 수정해 줘야 할 의무감(?)을 느꼈다.
가장 빠르고 정확도 100%의 수정 교육은 실물 대비(對比)다.
내 지갑에서 꺼낸 만원권 지폐(세종대왕) 1장을 천원권과 대조하며 설명했으니까.
'1000원권'의 세뇨르는 당대(當代/이조 중기)의 필로소포(filósofo/哲學者) 이황(YiHwang)이고,
'10000원권'의 주인공이 세종대왕(Sejong el Grande)이라고.
고의로 그랬을 리 없지만 그 한국인의 오류(천원권 모델설명)를 바로잡는 비용으로 다른 한국인
이 만원을 지불한 꼴인가.
오스삐딸레로는 그들 특유의 습관 대로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우며 "밀 그라씨아스"(mil gracias/
매우 감사)를 연발하면서도 실물 대조에 쓰인 만원권 지폐의 반환 처리 동작이 굼떴으니까.
천원권 지폐를 선물로 받은 것 처럼 만원권도 그리 되기 바란 것인가.
"돌고 돈다 해서 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한국의 화폐.
그 중에서, 만원권은 오만원권의 탄생 때까지 최고의 권위를 뜻하는 별칭(배춧잎/배추의 잎처럼
푸르스름하다고 해서)을 가진 지폐였다.
이 배춧잎 1장이 스페인 땅에서 바야흐로 영면(永眠)에 들게 되는가.
기능면에서는 거래의 지불수단인 화폐가 그 기능을 하지 못하면 죽은 것과 같으니까.
화폐에 선물 기능을 추가한다 해도 바게트 1개 값인 70¢안팎에 불과한 천원권과 그 10배(7€)로
공립 알베르게 1박 요금(6€)이 넘는 만원권은 동일 레벨(level)의 선물이 될 수 없다.
그러한데도, 논리적 당위 여부를 비롯해서 제기 가능한 일체의 이의를 묵살하고, 나는 그에게 이
배춧잎(만원권/한국 지폐)을 선물했다.
'행운의 돈'이라는 속설을 가지게 된 미국 지폐 2$는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이 1928년에 발행하기
시작했으나 통용 화폐보다 수집용으로 더 사랑을 받고 있단다.
그 지폐(2$)는 내게도 있다.
오래 전에 "행운을 빈다"는 뜻으로 거래 은행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1956년의 미국 영화 '상류사회' 에서 여우(女優) 그레이스 켈리가 프랭크 시나트라(男優)로 부터
2$ 지폐를 선물 받고(영화에서) 모나코의 왕비가 되었다(실제로) 해서 붙여진 속설이라는데.
내가 통크게 선물한 '배춧잎'에도 한국을 70¢(cent)정도 부정(不正)하게 알게 된 그를 7€(euro)
만큼 더 바르게(正確), 많이 알게 하는 행운의 지폐가 되기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까미노 7개 루트 중 마지막으로 쁘리미띠보 길을 걸을 때, 몬떼 도 고소의 알베르게에서 3번째로
숙박할 때의 일이므로 이 글의 무대인 역방향 뽀르뚜 길 때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일이다.)
내 절대적(입체적) 기록인 사진 4.000여컷이 사라졌기(盜難) 때문에 뽀르뚜 길에 이어서 쁠라따
길과 잉글레스 길, 마지막인 쁘리미띠보 길까지 완주한 얘기의 완결이 과연 가능할지?
다행인 것은 5년이 지났는데도 작금의 일처럼 대부분이 생생히 기억되고 있다는 것.
망각된 일부분은 인공위성 지도에서 내가 걸었던 현장을 재생함으로서 복구가 가능할 것이므로
이 글 쓰는 것을 내 여생의 소일거리로 삼으려 한다.
출생과 성장사가 온존되고 있는 자기 고향도 알아볼 수 없도록 통째로, 급격하게 개조되는 우리
나라와 달리 환경적 변화가 매우 보수적인 지역들이라 추억거리로는 안성맟춤일 것이다.
"늙은이는 추억 먹고 산다" 잖은가.
돌발한 코로나-19 유감(有感)
초조감이나 강박감에서 벗어나게 되는 듯 하여 다행이다 싶은 때에 코로나-19(COVID)가 지구촌
전체를 강타하는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작년(2019) 12월에 중국 후베이성(湖北省)의 성도 우한(武漢)에서 발원했다는 이 바이러스에 전
세계가 잠식당하는데 걸린 날은 2개월여에 불과했다.
세계 최대의 감염국은 미국이다.
그러나, 이 코비드(COVID/코로나-19)에게 지구상에서 유일한 제국주의 국가가 휘두르는 공포의
핵무기 위협 따위는 가소로운가.?
무소불위의 패권국이지만 이 바이러스에는 무력하기 짝 없게 농락당하고 있는 미국.
이 미국에 갖는 연민감이 몇가지 생각을 더하게 했다.
그라나다(Granada)의 탈환을 끝으로 7.5c에 걸친 전쟁, 레콩키스따(Reconquista)를 성료하고
신대륙 개척에 박차를 가한 통일 스페인의 통 큰 여왕 이사벨(Isabel I/1451~1504).
그녀의 요청으로 이탈리아 사람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1450~1506)가 신대륙(아메
리카)을 발견한 때는 15c말.(1492년)
청교도들(Puritan)을 태운 화물선(Mayflower호)이 영국의 남서부 플리머스(Plymouth)를 떠나
그 신대륙 플리머스(現 미국Massachusetts주 동부)에 도착하는데 소요된 날은 66일이었다.
17c(1620년)의 일이다.
그들이 주동하여 독립한 미국의 최초 헌법(1789년)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취임 때(3월 4일) 까지
4개월이라는 긴 준비기간을 주었다.
대통령선거인단을 뽑는 날이 11월의 첫 월요일 다음 날(첫 화요일/2일~8일)이며 형식일 뿐이라
해도 선거인단의 최종 투표일은 12월 둘째주 수요일 다음의 월요일(13일~19일)이다.
당선자 발표는 이듬해 1월 6일에 하는데도 초기의 취임일은 3월 4일(첫 수요일)이었다.
(공교롭게도 헌법공표일과 대통령 취임일이 같은 날인데 의도가 전혀 없는 우연이었단다
초대의회가 헌법의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을 1789년 3월 첫주 수요일로 정하였는데, 그 날이 3월
4일이었다는 것)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한 후보자가 당선자가 되므로, 이미 결판이 났는데도(11월에) 길게 뜸들이
다가 4개월만인 3월에 취임을 한 까닭이 무언가.
미국 최초의 헌법이 제정된 시기에 뉴햄프셔 주 또는 조지아 주 출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기
고향의 사무(私務) 정리와 워싱턴DC까지의 긴 여정에 장장 4개월의 기간이 필요했단다.
육로에서 최고의 교통수단인(당시에는) 마차를 타고 줄곧 달려도 3개월 이상 걸렸다니까.
(西와 北, 西와 南 등 오늘날의 대형 州들이 미 연방에 들기 전, 독립 당시의 13개 주 중 위의 두
주가 워싱턴DC의 최서북단, 최남서단이었으니까)
18c에는 그랬다.
19c 후반(1886년)에 최초로 내연자동차가 등장하였으나 실용화는 20c에 가능하였으며 비행기
역시 20c(최초의 동력 비행기는 1903년에 미국의 Wright 형제가 발명)의 작품이었으니까.
헌법이 이처럼 치밀하고 세심하게 배려했으나 초대 대통령 George Washington(1789/3~1797
/3)부터 비행기가 발명된 1903년, Theodore Roosevelt(1901/9~1909/3)까지 26명의 대통령중
위 2개주 출신은 14대 Franclin Pierce(1853/3~1857/3)가 유일하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위 두 주 출신은 14대(프랭클린 피어스) 외에는 39대 Jimmy Cater(1977/
1~1981/1)가 유일한 조지아 주 출신이다.
미국 헌법이 기초(起草)될 당시의 내로라 하는 미국인 지도자들도 오래지 않아서(20c에) 출현할
자동차와 비행기라는 혁명적 교통수단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
예측은 했으나 120여년 후의 일이므로 수정의 짐을 후대에 남겨놓은 것일까.
아무튼, 그들의 후대는 합리적이지 못하다 하여 취임일을 1월 20일로 앞당겼으나(수정헌법20조)
여전히 불합리한 수정이었다.
수권정당(受權)이라면 하시라도 즉시 가동할 섀도 캐비닛(shadow cabinet/예비내각)을 비롯해
정강정책 등 집권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음을 의미하는데 별도의 준비기간이 왜 필요한가.
레임덕(lame duck)의 방지를 위해서라도 당선이 확정되면 정궘의 인계 인수를 지체 없이 하는
것이 합리적인데 이 불합리한 미국을 모방하고 있는 한국을 어떻게 평가할까.
당선자가 최악의 교통 사각지대에 있다 해도, 청와대까지 한나절이 걸리지 않는 좁은 땅에서 한
달의 준비 기간이 왜 필요한가.
자동차도, 비행기도 없던 때, 120년 전에 불과한 20c 이전이었다면 코로나-19(COVID)가 중국땅
을 벗어나기도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어쩌다 바다를 건넜다 해도 확산 역시 무척 더디었을 것.
가령, 이 코비드가 미국의 조지아 주(남서단)에 상륙했다 해도 워싱턴DC를 거쳐서 뉴햄프셔 주
(서북단)까지 가려면 쉬지 않고 달려가도 반년 이상이 걸렸을 것이니까.
지구의 크기는 510,072,000km²다.
그 중 표면의 70.8%가 물이기 때문에 땅은 29.2%, 즉 육지 면적은 148,940,000 km²가 된다.
현재는 50개주+1특별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지구)에서 3번째로 넓은 미국(9.836.676km²)이
지만 건국 당시, 13개주의 미국은 800.798.88km²로 현 미국의 12분의 1도 되지 못했다.
코비드가 현재의 미국 전역에 퍼지려면 당시(230년전)의 교통수단으로는 6년이 소요된다.
미국의 약 52배인 전 지구에 고루 침투하려면 312년이 걸리는데 단 2개월에 백기 든 지구.
바이러스가 현대문명을 십분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고 발전시킨 문명이 야누스(Janus/선과 악)일 줄이야.
허둥거리다가 팬데믹(pandemic/汎流行病)을 선언하는 것 외에는 아무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무기력한 WHO(세계보건기구)를 조롱하는 듯 감염자가 1천만명 선을 넘었다.(6월말현재)
51만명 이상이 사망했는데도 대책은 없고 절로 잦아들기만 바라고 있는가.
재 확산, 악화를 점치고 있는 정도니.
코로나-19가 동반한 천재일우의 기회
223.516km²(북123.138, 남100378)로 지구 전체의 약 2.282분의 1인 한반도는 어떠한가.
북쪽을 제외하면 지구의 5.082분의 1에 불과한 남반도.
코로나19의 공략에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할 땅덩이다.
수도 서울에서 각기 한달여가 소요되던 부산 또는 땅끝마을(土末/해남)등 가장 먼 원지(遠地)가
육로로도 모두 한나절 미만으로 단축되었기 때문이다.
1월 19일(2020년)에 우한(중국)에서 입국한 여성이 퍼뜨렸다는 국내 확산도 방역의료진의 사투
(死鬪)에도 2개월여에 불과한 짧은 기간에 감염자가 5자리수에 올랐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한국에서는 경천동지할 사건(?)들의 산실이 되는 기적도 일어났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진단키트(Kit)와 방역장비들의 신속한 생산과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선별진료소 운영의 민첩성 등 온 세계가 주목하고 부러워할 만큼.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한 세계 각국(선. 후진국을 망라해)으로 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진료
매뉴얼(manual)을 얻으려고 애걸(?)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였다.
이른바, 선진국의 자존심이 많이 상하거나 구겨졌을 것이다.
내로라 하는 의약선진국들이 심혈을 기울여 백신(vaccine)을 만들어 낸다 해도 빠르게 변종을
거듭하는 바이러스를 잡지 못하여 늘 뒷북 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런데도, 태어나기도 전의 백신을 입도선매(立稻先買) 식으로 싹쓸이 하는 이른바 강대국들이
얼마나 가소로운지.
그러면서도, 공생공존(共生共存)을 입에 달고 있는 자들의 두꺼운 낯가죽(厚顔無恥)을 대면하고
살아야 하는 것이 코로나-19에 당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 아닌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 나라들에서 극성을 부린 것은 사재기다.
사재기 경쟁으로 바닥을 드러낸, 일등 문명국이며 선진 문화시민을 자처하는 소위 강대국들의
생필품 시장(markets)에서 눈물로 호소하는 간호사의 모습(映像)은 참상에 다름 아니었다.
중환자실에서 48시간을 사투(死鬪)하다가 교체, 퇴근하였으나 다시 48시간을 버틸 먹거리를 구
하지 못하여 사재기를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사람이 영국의 간호사뿐인가.
고매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먹혀버렸는가.
애당초 위선이었던가.
평상시와 전혀 다름 없는 한국의 대소 시장을 보라.
고백하건대, 나도 내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하도 믿기지 않아서, 열렬한 갈망으로 인한 환각(幻覺)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만큼.
어느 것이 우리(한국인)의 참 모습인가.
정녕, 인도의 시성(詩聖)으로 불리는 타고르( (Rabindranath Tagore, 1861~1941)의 시:
<Korea was one of its lamp - bearers (빛나는 등촉의 하나였던 코리아)
And that lamp is waiting to be lighted once again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For the illumination in the East.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