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에 눈이 먼 모래배(謀利輩) ◈
11일 만의 파국,
‘결혼 사기극’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이번 개혁신당 사태 때
이낙연(72)·이준석(39) 대표는 일대일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하지요
이낙연 대표는 자타 공인 막걸리 애호가.
이준석 대표 역시 폭탄주를 마다하지 않아요
두 사람은 통합 전부터 ‘DJP 연합’ ‘비빔밥 정치’ 같은
미사여구를 늘어놨어요
‘양당 기득권 타파’ 약속이 정말이었다면 아버지와 아들뻘인 두 사람은
당장 만나 수습을 논의했어야 국민에 대한 예의이지요
그러나 양측에선 ‘총리 대사’ ‘대표 칙사’만 오고갔을 뿐이지요
양당제 한국 정치에서 제3지대는 저주받은 땅이라고 볼수 있어요
두 사람은 이 불모지에 다당제를 정착시키겠다는 진심보단
자신의 체면과 자의식이 우선이었던 것 같아요
“DJP보다 우리가 더 가깝다”(이낙연)
“제가 함께할 스펙트럼은 노회찬의 정의당까지”(이준석).
그럴듯한 선언은 거짓말로 판명됐지요
11일 동거가 남긴 건 김종민·양정숙 의원의 개혁신당 당적,
그리고 환불조차 어려운 위장 결혼식 축의금 6억6000만원 뿐이었어요
결국 돈이 었지요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에서 대표까지 지낸
두 사람의 어처구니없는 결말에 유권자들은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하지요
앞에선 ‘새로운 미래’와 ‘한국의 희망’을 부르짖으면서,
뒤로는 안락한 거대 양당에서 하던 방식과 똑같았어요
과거 이재명 대표와 ‘명낙 회동’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거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선거 주도권 다툼을 하던 모습 그대로였지요
‘윤석열·이재명 심판’을 끝낸 뒤 친정에 금의환향할 생각이었다면
앞으로 제3지대를 옭아맨 저주의 주문은 더 강력해질 것이지요
사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의 전직 대표였던 이낙연·이준석 두 사람이
탈당 후 제3지대로 나올 때부터 ‘낙준 연대’ 성사는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어요
지역 기반, 연령, 정치 노선 등이 물과 기름 같았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양측은 ‘일단 현역을 확보해 기호 3번과
정당 보조금을 얻어내자’는 공통의 이익을 목표로 일단 손을 잡았어요
양정숙 의원이 지난 14일 개혁신당에 입당한 것 역시
선관위 선거 보조금 지급 기준일이 하루 뒤인 15일이었기 때문이지요
현역이 5석 미만이면 보조금이 수천만 원에 불과하지만,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정당이 되면 정치자금법에 따라
보조금이 크게 늘어나지요
개혁신당은 양 의원 입당으로 약 6억원을 더 받았어요
양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 공천을 받고 당선됐으나
이후 부동산과 세금 의혹으로 제명돼 ‘무소속 비례’로 활동하다
21대 국회 회기를 석 달여 남겨 놓고 개혁신당에 합류했지요
비례대표는 본인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당에서 제명돼야 의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어요
개혁신당 한 지도부 인사는 “양 의원에게 ‘새로운미래로 가기를 원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명해주겠다’는 뜻을 전달했는데,
양 의원이 개혁신당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지요
선관위 보조금은 이준석 ‘법적 대표’의 개혁신당에 지급이 완료된 상태이지요
하지만 김종민 의원 탈당으로 현역 4석이 되면서
불과 닷새 만에 억대 보조금 교부의 근거가 사라졌어요
이준석 대표는 “법률상 반납 절차가 미비하다면 공적인 기부라든지
좋은 일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정성을 보이고자 한다”고 했지요
그러나 선관위는 “반납한다고 해도 받을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기부 역시 법률상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현행 정치자금법이 보조금을 정당 운영과 선거 등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선관위 내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이번 개혁신당 사태는 꼼수의 극치를 보여줬다는 평가이지요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은
20일까지도 법적 합당이 완료되지 않았어요
새로운미래 창준위가 중앙당 등록을 완료한 뒤
개혁신당 등과 재창당하는 절차가 남아있음에도
이들은 지난 9일 ‘정치적 합당 선언’부터 서둘렀지요
설 연휴 밥상에 일단 합당 소식을 화젯거리로 올리고 보자는
정치 공학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런 다음 선거 보조금 지급 기한인 15일에 맞춰
새로운미래 김종민, 원칙과상식 이원욱·조응천 등 현역이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에 일단 들어가는 ‘선도 입당’ 편법을 썼어요
이낙연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개혁신당에 입당한 적이 없다”며
“법에 따라 합당이 이뤄지면 일괄 입당 방식을 취하는데
그 단계까지 안 갔으니 당적 변경이 없다”고 했지요
결국 이낙연 대표는 개혁신당에 입당하지도 않은 채로
11일간 공동대표로 활동했다는 얘기이지요
양측에선 “법적 합당을 하지 않았으니 엄밀히는 통합 합의 파기이지
분당은 아니다” “일단 약혼식을 했는데 결혼식을 준비하다가
파혼한 것”이란 말이 나왔어요
정치권 관계자는 “합당 합의라는 요란한 이벤트를 벌인 뒤
꼼수로 선관위 보조금까지 받아놓고 정치적 표현과 법적 절차에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 국민 우롱”이라고 말했지요
그러나 이건 국민우롱이 아니라 엄연한 정당 보조금 사기 이지요
직장 동료·상사가 아무리 꼴 보기 싫어도,
아침마다 꾸역꾸역 출근해 얼굴 보고 얘기하고
때론 밥과 술도 같이해야 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일반 시민이지요
국민들이 이렇게 힘들게 일해서 낸 세금으로 여의도 고관 대작들은
최대 수백억 정당 보조금을 받으며 당직자를 거느리고,
현역 의원은 억대 연봉을 수령하며 보좌진을 9명까지 두고 있어요
대리석 바닥에 레드 카펫 깔린 의사당,
사우나·헬스장·한의원까지 딸린 의원회관에 회의실이 못해도 수백 개이지요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세금으로 지어준 건물이지요
하지만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범죄자들의 소굴이 됐어요
인간의 기본도리도 모르고 나불대는 한 인간과
음융한 속내를 감추고 있는 뒷방 늙은이의 협작은
결국 정당보조금 돈이 었지요
정치란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분배라고 했어요
다시말해 정치란 나라와 국민을 윤택하게 다스리는 일이지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된다는 뜻이지요
권력에 눈이 멀면 인사불성( 人事不省)이 되고
돈에 눈이멀면 모리배(謀利輩)가 된다 했어요
딱 그꼴이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결국 갈라선 이낙연과·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