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한글날 |
<기획연재> 이대로의 '우리말글 살리기' - 왜곡된 논리로 폄하 안돼 2004/07/18 이대로 기자 |
지난 7월 15일 신기남의원과 한나라당 권철현의원, 민주노동당 노회찬의원, 민주당 손봉숙의원, 자민련 류근찬의원, 무소속 신국환의원 들 여야 국회의원 67명이 한글날을 국경일로 승격시키기 위한 '국경일에 관한 법률 중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공동으로 발의했다. 지금 국경일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들 4개인데 한글날을 하나 더해서 5개로 하자는 것이다. 외국 말글에 밀려 죽어 가는 우리 말글을 살리기 위해, 21세기 문화경쟁시대를 맞이해 문화국경일을 만들기로 한 것은 참으로 잘 한 일이다. 올 해 안에 반드시 한글날을 문화 국경일로 지정해 민족 자주문화를 꽃피울 계기로 만들어야겠다.
한글은 세계가 인정한 위대한 인류문화유산
한글은 지금 지구상에서 쓰고 있는 수천의 문자 가운데 만든 날자와 만든 사람과 만든 까닭까지 알고 있는 유일한 글자이며 세계에서 가장 배우고 쓰기 쉬운, 과학성이 뛰어난 글자다. 그래서 세계 언어학자가 인정하고 국제연합에서도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했고 세계에서 문맹퇴치에 공로가 많은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의 이름을 세종대왕상이라고 까지 정할 정도로 우수한 문자이다. 또한 우리 겨레 뿐 아니라 세계가 알아주며 아끼고 사랑하는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다.
그리고 한글날은 그 한글이 만들고 태어난 날을 축하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한글을 만든 조상에 고마워하고 우리 겨레의 우수성에 긍지를 가지고 즐겨 쓰고 갈고 닦아 민족자주문화를 꽃피우고 인류문화발전에도 이바지하자는 뜻깊고 경사스런 날이다. 그런데 이 글자의 주인인 한국 정부와 많은 한국인들은 이 한글과 한글날을 천대하고 외국 말글을 더 섬기고 있다. 조상에 죄스럽고 외국인에 부끄럽고 후손에게 욕먹을 일로서 한심스럽다.
한글날은 우리가 일제의 지배를 받고 있던 일제 식민지시대인 1926년 나라 독립을 염원하고 겨레를 사랑하는 선열들이 자주문화창조 무기요 도구인 한글을 갈고 닦아 나라를 되찾고 겨레가 발전하는 밑바탕으로 삼자고 만든 날이다. 1926년엔 '가갸날'이라고 이름을 정했다가 2년 뒤 1928년에 한글날로 바꾸었다. 1948년 대한민국을 세우면서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정하고 1990년까지 나라와 국민이 함께 기념하면서 우리 글자인 한글과 우리말을 지키고 빛낼 것을 다짐해왔다.
그래서 한글이 태어난 지 550여 년 만에 나라 글자로서 자리를 잡고 국민 누구나 글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하고 국민 교육수준을 높여주었다. 그 밑바탕에서 세계가 놀랄 경제발전을 해왔고 민주주의를 이루었으며 책방에 우리 말글로 된 책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되었고 국민 누구나 글을 쓰는 작가가 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한글이 정치 경제 문화 선진국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만약 한글이 없었다면 지금 우린 중국 한문이나 일본 말글을 쓰게 되었을지 모른다. 또 한글날이 없었다면 한글이 오늘날처럼 발전하고 온 국민이 즐겨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일제 때 민족 지도자들이 한글날을 만들고 한글맞춤법을 제정하고 우리말 사전을 만들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세우면서 우리 말글로 국민 교육을 하고 공문서를 쓸 수 있었다. 그 결과 국민수준이 빨리 높아졌고 그 바탕에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빨리 이룰 수 있었다. 한글과 한글날은 나라를 세우고 발전시키는 데 가장 공이 큰 숨은 공로자다.
왜곡된 경제논리를 앞세워 한글의 위대성을 폄하하는 것은 잘못
그런데 1990년 어리석은 노태우 정권은 노동자들이 쉬는 날이 많아 회사가 힘들다고 노는 날을 줄여달라고 하니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버린 것이다. 그 때 전두환, 노태우 정권은 국민과 노동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휴일을 많이 늘려주었었다. 새해 첫날만 놀던 걸 설날도 3일 놀게 하고 추석도 2일 놀던 것을 3일로 늘리고, 석가탄신일을 공휴일로 정한 것이다. 그래서 노는 날이 많다면 순전히 놀고 쉬기 위해 늘린 날을 줄여야지 민족문화와 경제 발전의 토대가 되는 국가 최고 기념일인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뺀 건 못나고 못된 일이었다.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빠진 뒤, 우리 말글은 외국 말글에 밀려 몸살을 앓고 점점 더 시들어 갔다. 우리말글살이는 더욱 어지럽고 혼란스럽게 되었으며 국민들은 외국 말글을 더 섬기게 되었다. 한 겨레말은 그 겨레의 얼을 담는 그릇이라고 했던가. 겨레말이 시들어가니 겨레 얼도 시들게 되었다. 자주정신이 흐려지고 자신감이 약해지면서 외국 투기자본의 밥이 되었다. 민족정기를 일으킬 한글날을 천대하고 얻은 건 국제통화기금의 경제식민지가 된 것과 우리말을 만신창이로 만든 것뿐이다.
나라와 겨레를 사랑하는 문화인들과 한글단체는 그럴 것을 내다보고 한글날을 빨리 국경일로 승격시켜 그런 불행을 막자고 지난 10여 년 동안 힘썼다. 정부도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해야겠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고 16대 국회에서 신기남의원과 여야 국회의원 47명이 '한글날 국경일 지정을 위한 국회의원모임'을 만들고 '한글날 국경일 제정을 위한 법안'을 제출했으나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경제단체가 반대해서 제대로 심의 토의도 못하고 16대 국회가 막을 내리며 자동폐기 되었다.
경제단체와 일부 얼빠진 정치인과 학자들은 주 5일제를 시행하면서 공휴일을 줄여야 하는 판에 한글날 국경일 제정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5일만 일하고 이틀이나 놀자는 판이다. 지난날 한글날을 놀아서 나라경제가 어렵다는 말은 잘못임이 증명되었다. 정치와 경제단체의 부정부패가 경제를 망친 주범임도 다 아는 사실이다. 만약 주 5일제가 되면서 나라가 정한 공휴일을 줄여야 한다면 순전히 놀고 쉬기 위한 공휴일이나 한글날보다 나라와 전체 국민에게 덜 중요한 공휴일을 빼고 한글날은 국경일로 정하면 된다.
한글날 국경일 제정으로 진정한 민족자주문화 꽃 피워야
지난 7월 15일 '한글날 국경일 지정을 위한 국경일 제정법 개정안'을 내 신기남의원과 여야 국회의원 67명은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의 근간이자 상징인 한글이 만들어진 ‘한글날’은 개국기념일인 ‘개천절’과 국권을 되찾은 ‘광복절’에 견줄 만한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이 될 것이다. 따라서 국가의 경사스런 날을 기리는 국경일로 한글날이 지정되는 것은 마땅하며, 1949년 제헌국회에서 제정한 '국경일에관한법률'의 입법 정신을 살리는 일이 되겠다. 휴일이 많다는, 근거 없는 걱정으로 미루어 둘 일이 아니라 여겨진다. 문화의 세기가 시작하는 바로 지금이 그 결정을 내릴 때라고 판단되어 '국경일에관한법률중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다."고 법안 제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옳은 생각이고 바른 말이다. 이제 정부도 그렇게 생각하고 찬성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경제단체와 일부 얼빠진 학자들이 말로는 한글날 국경일을 찬성한다면서 속으로 반대하며 방해하고 있다. 모든 일엔 때가 있다. 지금 우리말과 한글을 살릴 정책을 세우고 적극 힘쓰지 않으면 우리말과 우리 겨레의 앞날은 매우 어둡고 불행하게 될 수 있다. 한글창제 정신으로 정신무장을 하고 한글이란 최신 첨단 문화경쟁 무기를 잘 이용해 문화전쟁에서 승리해야 우리의 앞날이 밝다.
오늘날은 정보통신경쟁시대라고도 한다. 한글을 정보통신발전에도 가장 훌륭한 도구요 밑바탕이다. 지금 4개 의 국경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지만 온 국민이 경사스럽게 잔치를 벌이기 보다 가슴아픈 날도 있고 실감이 나지 않는 과거 지향성 기념일도 있다. 한글날은 현실 생활에도 밀접한 미래 지향성 기념일이고 온 국민이 마음놓고 잔치를 벌일 수 있는 문화국경일로 가장 적합한 날이다. 한글은 경제성이 가장 뛰어난 글자이고 한글날은 경제를 살릴 날이다. 경제단체는 더 이상 반대하지 말고 국회는 하루빨리 통과시키길 간절히 바란다.
한글날 국경일 지정을 위한 국경일법개정안 공동 발의 의원 명단
구논회 권철현 김낙순 김덕규김맹곤 김영주 김우남 김원웅 김재홍 김충환
김태홍 김한길 김현미 김형주노웅래 노현송 노회찬 단병호 류근찬 문학진
민병두 박기춘 박명광 박병석 박상돈 박 진 박찬석 박찬숙 복기왕 손봉숙
송영길 신국환 심재철 안명옥 엄호성 오영식 우상호 우윤근 우제항 유기준
유기홍 유선호 유승희 유재건 이미경 이상경 이상민 이영순 이종걸 임종석
임종인 임채정 장복심 장향숙 전병헌 정덕구 정병국 정성호 정청래 조배숙
천영세 천정배 최용규 최재천 최인기 홍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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