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 땀 적게 흘리고 오를 수 있는 곳을 찾아 보니 한우산과 자굴산이 있습니다. 갑을리쪽으로 구불구불 구절양장 도로길도 멋질 것 같았습니다. 마침 선친과 함께 했던 봉황대도 그 부근이니 벽계계곡과 함께 한꺼번에 다녀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며칠전 내린비로 춘천의 물이 제법 많습니다. 뒤로는 장산이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는 많이 후덥지끈한 날입니다 남해 고속도로가 워낙 밀려 국도로 내려와 돌아가는 중에 제방을 만나 잠시 쉬는 데 폐교가 보입니다. 폐교 교정에는 가슴 아린 그 무엇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멀리서 바라 보기만 해도 어릴 때 일요일 오후 텅빈 교정의 느낌이 되살아 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배롱나무와 달맞이, 달개비가 제철을 맞아 생생하게 피어 납니다. 제방위를 올라가 보니 강물은 반대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다리위에서 사진 한장 남겨 보고 강도 구경하고, 가을 은행잎 예쁠 것 같은 길을 지나 봉황대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곳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이 부근에는 상당히 유명한 곳입니다 예전 선친이 이 곳에 데리고 와서 얽힌 얘기들을 해 주시면서 "정곡에 사는 사람이 이 곳에 와 보지 않고 죽으면 저승에 못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습니다.
정곡에서 이 곳까지 한 40km 정도 되니 지금은 차로 20분 내외의 거리이지만 한 백여년 전쯤에는 길도 좋지 않아 왕복으로 하루가 넘는 거리이니 오는 것도 만만치 않았겠지만 그 보다도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이 곳까지 구경 오는 시간을 낼 수가 없기에 그런 얘기도 나왔겠지요! 한 백여년 전의 사람들이 반경 40키로를 벗어나 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이 80 %가 넘었다고 하니 지금을 사는 우리는 정말 복 받은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봉황대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일붕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동굴 법당으로 제법 유명한 절입니다. 이 곳의 종파는 선교종이라는 파로 일붕선사가 창건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불교종파도 참 많은 데 근대에 들어와서도 많이 개파가 된 것을 보면 우리 민족이 종교적인 민족이라는 말이 어느정도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들어가다 보니 발바닥 모양의 적불이라는 처음보는 비가 보입니다. 아래에 한문으로 써 놓았는 데 배움이 짧아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어떤 발자취를 적은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만 해 봅니다, 가운데 하얀 부분은 폭포입니다. 이 작은 산에 수량이 제법되는 폭포가 흐른다니 조금은 신기하게 보입니다. 탑 윗쪽의 오른편 대웅전이 세계에서 제일 큰 동굴 법당이라고 합니다 왼편이 대웅전 내부인데 밖에서 슬쩍 찍은 것입니다. 오른쪽은시조인 일붕선사 휴가철이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보입니다. 오른편으로 난 길을 따라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1 키로정도 오르면 금단청으로 단장한 물위에 지어진 극락전이 보입니다. 문득 영화 봄,여름,가을,겨울의 주산지에 떠 있던 절이 생각납니다. 이 곳 봉황산은 영험이 있어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만 산은 작은 데 물은 제법 많은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내려와 일붕사 절쪽에서 봉황대를 오릅니다. 한 4-50미터의 높이에 있는 봉황루 입니다. 누각은 예전 기억에는 없는 데 언제 만든건 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선친과 왔을 때는 저 바위위에 도를 딱는 분이 앉아 명상을 하는 것을 보았는 데 그 분은 득도를 했는 지? 했다면 배움의 잔해라도 남겨주면 좋으련만 하는 쓸데없는 공상을 해 봅니다 봉황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입니다. 앞으로 보이는 뚝 옆의 작은 물길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일도창해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명월이 만건곤하니 수여간들 어떠리" 하는 황진이의 그 벽계입니다. 그 윗쪽으로는 지금은 보가 있고 그 윗쪽으로 한우산 벽계계곡이 있습니다... 좌측 바위에 한자가 씌어 있는 데 추정해보니 아마 붕좌선대(일붕선사 좌선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석문> 돌아 내려오는 길은 불과 오분정도의 벼리길 수준의 길이지만 지금은 계단과 목책으로 온갖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을 수월하게 둘러 볼 수가 있습니다. 석문도 지나고 계단을 내려서서 입구의 봉황대 유래를 읽어 보고 도로 건너에서 전모를 살펴 보면 이 곳의 구경은 끝납니다. 전에 이 곳에 암벽 등반 개척을 했다는 데 보이지를 않습니다 윗쪽은 원예종 무궁화, 아래는 작약인 것 같은 데 조금 다른 품종 같습니다. 벽계계곡 윗쪽으로 한우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휴가철이라 교통이 마비되었습니다. 할 수 없어 구경한 기억이 없는 합천호를 돌아 보기로 했습니다 가는 길에 차가 제법 주차되어 있는 용호정이라는 곳입니다. 선비의 정신을 담았다는 배롱나무가 너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합천호에 도착했습니다. 협인줄 알았는 데 찾아보니 좁을 '합'자 입니다. 좁은 냇물이었던 곳인 모양입니다^^ 건너편 바위산이 너무 멋져 내내 눈이 그쪽으로 갔습니다. 찾아보니 약견산입니다맞은 편도 찍기가 어려워 사진은 없지만 바위가 아주 멋진 산입니다(금성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호수쪽의 전망은 그저 그렇습니다만 악견산은 멋진 좀ㅇ을 자랑합니다. 언제 산행 스케쥴을 잡아야 되겠습니다. 관광단지에서 바라보는 금성산입니다
이리꼬불 저리꼬불 산길을 달려
황계폭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육백미터라는 표지판을 보고 걸어 오르는 데 물은 깨끗하지 못합니다. 남명 선생님이 시를 남겼을 정도이니 경관은 멋질 것 같은 데 후손들이 관리를 잘 못한 모양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는 이단으로 만들어진 폭포는 제법 멋집니다 아랫편의 소도 제법 크지만 물이 조금 더럽습니다 한 삼십여미터 정도되는 상단 폭포입니다 수량도 제법 많습니다. 입구로 돌아나와 금성산쪽으로 돌아
의령 군북에서 고속도로로 올라갑니다.
방관자
내리는 햇빛 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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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상의 변두리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남연
첫댓글 이야.. 좋네여.. 잘 찾아가지 못하는 곳인데.. 이렇게 좋은 구경하게 해주셔서 매번 감사합니다~
감사할 뿐입니다
사진을 잘 찍으시네요...잘봤습니다!
잘보았습니다 우리 시골이 자굴산 밑인데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