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우유를 아침 식사 대용으로 하고 8층 높이의 아파트 계단을 네려온다 스르르륵~! 아파트 출입문이 열리고 인도에 내려서니 이슬비가 소리없이 네린다 난 다시 올라가 우산을 챙겨 올까 하다 그냥 차 문을 열고 핸들에 손을 얹는다
때는 2016,10,29, 오전 7:20 분경~~~~ 풍류객이 풍요로운 이가을을 그냥 보내려니 속이 상해 못살겠다 그래서 10월의 마지막 밤을 따뜻한 남해 쪽에서 보내려 여헹을 떠나는 것이다 나는 네비양의 멘트를 끄고 서해 고속도를 점검 하려고 서서울 톨게이트 를 지난다 이윽고 도착된 서산 휴게소... 아~! 가을은 가을이다 휴게소의 많은 사람들 의상을 보니 가을은 우리들 주변 깊숙히 왔나보다 어떤이는 아직은 더울거 같은 패딩을 어떤이는 추울거 같은 반팔 티셔츠를 어떤 일행은 버스에서 네려 따끈한 국물에 아침밥을 먹는 사람들... 어떤 일행은 일행이 덜 왔다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난 따뜻한 라떼 한 잔을 손에 들고 비좁은 의자에 걸터 앉아 혹시나 나처럼 혼자 여행다니는 사람있나 하고 주변을 두리번 거려본다 그러나, 라떼 한 잔이 다 식어 가는데도 동행할 여인네는 보이질 않고 안개비의 알갱이들만이 정신나간 나의 얼굴에 부딫치며 사라진다 또다시 기다려 주는이 없는 길을 재촉하면서 시동을 건다 기다리는이 없지만 맞아 주는 선운사가 있어 고창으로 핸들을 돌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선운사로 가는길... 차창밖의 가로수와 누렇게 익어가는 곡식들 그리고 어디선가 들깨를 털고 남은 검불을 태우는지 연기냄새가 이 가을의 향연을 노래 하는듯 하다 이윽고 멀리지만 단풍으로 바쁘게 옷을 갈아입는 선운사의 뒷산이 보인다 아직은 좀 이른 느낌이지만 그래도 주변 가로수나 은행잎은 한껏 가을을 뽐내고 있다 난 정력에 최고라는 장어집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선운사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끈다 한 손에 조그만 물병 하나를 챙겨 들고 들꽃들이 피어있는 한적한 가을길을 걷다보니 샛 노오란 은행잎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떨어진 은행잎들을 밟고 지나가려니 밟기가 미안하다 난 조그만 다리 하나를 건너 선운사 의 탱화가 있는 정문으로 발길을 돌린다 선운사 경내에 들어선 난 적잖게 놀랜다 스님들 보다 몇배나 많은 인파가 경내를 꽉 메우고 있다 선운사 노승의 낙엽쓰는 소리를 뒤로하고 도솔암 오르는 계곡길로 접어든다 계곡물에 떠러진 단풍잎들이 올 해의 마지막 발버둥 이련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도솔암 뒤쪽의 마애블상을 둘러보고 네려와 솔향기 그윽한 솔잎차 한 잔으로 나그네의 심신을 달래본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 했던가... 언젠가 먹었던 담양의 삼겹살집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가는 길을 알수가 없다 하는수 없이 주소를 어느 지인에게 전화로 물어서 겨우겨우 찍고 달린다 1시간여를 달려온 나의 애마의 가쁜 숨소리를 뒤로하고 주차 요원의 친절한 안내를 받고 식당에 들어선다 언젠가 먹었던 그 삼겹살 구이... 그때는 그렇게 맛났었는데 오늘은 후회할 정도는 아니지만 맛이좀 덜 하다 아무튼 점심을 먹고 지난번에 가보지못했던 죽녹원에 갈 심사로 네비양에게 길 안내를 부탁하고 출발한다 죽녹원에 도착해보니 입이 떡 벌어진다 세상에 세상에 그야말로 대나무 천지다
오늘의 마지막 금속성 멘트를 듣게 된곳은 남해의 도장포 라는 조그맣고 조용한 포구... 여객 터미널 주변의 음식 점으로 들어가 저녁을 매운탕으로 먹고 식당 주인에게 쉴만한 숙소를 묻는다 바쁘게 회를 뜨던 주인장은 회뜨던 칼 끝으로 가르키며 하는 말이 저집이 내 집인데 저리로 가면 깨끗하고 좋습니다 한다. 그러나 내가 쉴만한 숙소가 아닌 펜션이다 난 바다가 보이는 (그곳에 있는 왠만한 숙소는 거의모두 바다가 보임 ㅋㅋㅋ) 숙소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을 청해보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난 다시 일어나 어둠이 바다를 삼켜버린 신선대 라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숙소에서 신선대 까지 거리는 약 100 미터 정도인데 계단을 만들어놓아서 걸어서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았다 깜깜한 바다 너머... 깜빡이는 불빛과 간간이 들려오는뱃고동 소리는 나그네의 심신을 녹일듯 들린다 깜깜한 밤바다의 파도가 괴물처럼 밀려와 무섭기까지하다 벌써 찬 바닷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걸 보니 그만 숙소로 돌아가야 할거같다 난 깜깜한 신선대 바위에 올라 그동안 나에게 꾼질기게도 붙어 있던 아집, 못된성질, 배려심없는 마음, 각종 욕심의 먼지들을 털어내며 부르짖는다 황혼의 나이에 세상의욕심을 버리고 행복한 노년을 보내게 해 달라고.....
아침을 먹고 식당에서 무료 제공 되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쥔장에게 장사도 가는 배시간을 묻는다 오늘은 날씨도 좋고 하니 아마 한 시간에 한대씩 뜰건데 여기서 타시지 말고 장사도 선착장이 따로 있으니 거기 가서 타시는게 더 빠를겁니다 난 장사도 가는 배에 올라 갈메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뱃전으로 향한다 아~~! 시원하다~! 짭짜름한 바닷내음과 시원한 바람이 희끗해진 머리칼을 사정없이 흐트러 놓는다 난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바닷물빛에 눈이 부셔 큰 사위가 사준 썬그라스를 쓰고는 멀리 지나는 통통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를 바라보니 무척 여유롭고 한가롭게 느껴진다 장사도의 아름다움을 만끽 하고 돌아오는 귀선에 몸을 싣는다 궂이소감을 말 하라면 장사도는 섬이 긴 뱀 같다고 해서 장사도 이고 드라마 촬영을 이곳에서 많이 한다고 해서 그런지 여러군데 이쁜곳이 있다 지금도 머리에 남는 무지개 다리에서 바라본 뒷 배경과 동백나무 숲속 그리고 식물원 각종 야생화들... 남해의 관광 코스로 불릴만하다 남해의 아침은 참으로 상쾌 하고 아름답다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는 풍차가 돌고 있는 바람의 언덕 이라는 곳으로 올라가 저물어 가는 이 가을의 바람을 온 몸에 부대끼며 걷는다 언젠가 가봤던 외도 라는 섬... 서울의 어떤 돈 많은분이 그섬을 사서 가꾸었다는 외도 와 해금강을 둘러볼 참이다 언젠가 가 봤지만 한번더 가보고 싶었던 섬이기에 승선표를 사고 물병을 사고 나를 기다리는 배에 승선하고 갑판 위로 올라가려고 계단 난간대를 잡으려는데 난간대는 잡히지 않고 위에서 떨어지는 모자 하나가 내손에 먼저 잡힌다 잉? 이게 웬 모자?! 손에든 모자를 들고 속으로 용왕님께 감사기도를 올리려 하는찰나 이번에는 새우깡 한 봉지가 머리위로 쫘악~!!! 모자가 날아온 쪽을 바라보니 여러명의 눈동자가 나를 반긴다 난 모자 하나 생겼다 했더니 먼저 올라간 사람들이 갈메기 먹이를 준다고 하다가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 모자를 잡으려고 손을 내민순간 새우깡 마져 놓쳤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내복에 무슨 모자가...ㅋㅋㅋㅋ 모자의 주인은 여인같은데 일행인듯한 우락부락한 남정네가 손을 내밀며 고맙수~! 한다 난 씁쓸했지만 그 일로 인해서 그 일행과 같이 해금강과 외도섬을 함께 할수 있어서 좋았다 다시금 혼자가 된 풍류객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남해의 한적한 길을 신나게 달린다 그런데 가로수의 나뭇잎들이 마치 겨울 나무처럼 잎들이 모두 떨어져 있다 궁금한것은 못참는 성미라서 주유를 하면서 묻는다 주유소 직원의 대답은 지난 태풍때 바람이 너무세게 불어서 나뭇잎이 일찍 떨어졌다고 한다 난 고개만 끄덕이고 또다시 막내 동생네 공장 가는길을 달린다 가덕도 해저 터널도 지나고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을숙도도 지나고 동생네 동네로 접어들었다 거기서 하룻밤 자고 포항의 강구항으로 가서 시월의 마지막 밤을 보낼 예정이다 약 2시간여를 달려 막내네 공장이 부산 북평동 에 있는데 멀리 언덕위의 지붕이 보일무렵 급전 한통을 받는순간 이 가을의 서막은 네려지고 말았다 막대 동생 한테 전화를 걸어 이래저래 해서 오빠가 들르지 못하고 올라간다 라고...
풍류객의 시월의 마지막 밤은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끝이 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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