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봉 ~ 한계령 <제04구간>
1. 산행 정보
1) 일 시 : 2012. 07. 07. (토) 12:30 ~ 17:40(날씨 : 맑음)
2) 주요산 : 끝청(1610) / 중청(1665) / 대청봉(1708)
3) 소재지 : 인제군 북면 및 양양군 서면
4) 코 스 : 한계령 – 서북릉갈림길 - 끝청 – 중청 - 중청대피소 – 대청봉(왕복)
들머리 :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1-30
날머리 :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산 77
2. 한계령 ~ 대청봉 (도상 : 8.3km) - 북상
한계령 – 2.3km – 서북릉삼거리 – 4.4km – 끝청 – 1.0km – 중청대피소 – 0.6km – 대청
한계령(920) 휴게소의 자연친화적인 건축물을 감상하며 설악루와 위령비를 지나 행로를 따라간다. 바위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풍광을 따라가면 서북릉갈림길에 이른다. 이곳은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갈림 길이며, 공룡능선과 용아장성릉 등의 내설악을 조망할 수 있다. 내설악산의 장엄한 암릉을 조망하며, 백두대간을 그리며 북으로 이어간다.
대청으로 가면서 동행하는 내설악과 점봉산은 산신님들의 세상처럼 절경이다. 자연의 신선함과 조화로움에 감탄하며 자연경관의 보존이 왜 필요한지를 가슴에 담고 끝청에 안긴다. 설악산을 조망하며 귀때기청봉의 사연을 듣고 중청으로 향한다. 중청의 통신시설에서 속세와 교류하고 대청봉에 입 맞춘다. 한계령에서 대청봉까지 완만한 상승으로 큰 어려움은 없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나 조망이 일품이라 산행이 여유롭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대지를 적시는 장맛비가 시원하면서도 불안하다. 가뭄으로 비가 와야 되지만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하려니 심란스럽다. 오늘은 맑다는 일기예보를 믿으며 한계령에 도착하니 설악산은 하얀 구름 모자를 쓰고 벗기에 여념이 없다. 설악산의 절경을 보기는 글렀구나. 구름에 잠긴 설악산! 덕이 부족한 것을 누구 탓하겠는가?
2) 한계령 – 1307봉 - 서북릉삼거리 (12:15 ~ 14:10)
한계령에는 오색령이란 표지석이 있는데 양양군에서 설치한 것이다. 이곳은 인제와 양양의 경계로 인제에서는 한계령, 양양에서는 오색령으로 불렀다. 한계를 주위를 감상하며 한계령휴게소의 건축물을 보면 예사롭지가 않다. 예술적이면서 자연친화적으로 우리나라의 옛 정서인 자연과 어우러지는 소박함이 있어서 아늑하다. 자연을 개발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미를 발산하는 따뜻한 정감. 이제는 회색빛 도시를 녹색으로 채색하여 메말라가는 정서를 바로잡아야 될 시점임을 인식하며 백두대간으로 들어선다.
하얀 구름이 산자락을 감싸고 비를 뿌리지 않는 것에 만족하니 세상이 밝아진다. 위령비에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묵념을 올리고 하늘을 보니 구름이 선녀 옷을 입고 날개 짓한다.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바위자락에 흥겨움이 더해진다. 그래 이것도 행운이다. 조금이나마 설악산자락을 볼 수 있는 것에 만족하자. 행복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므로 행하고 얻은 결과에 만족하고, 부족하면 개선하며 즐거움을 더해가자.
고도가 높아지면서 구름도 덩달아 고도를 높이며 예술품을 내어놓는다. 암흑에서 서광의 빛을 만나는구나. 원색의 푸른 녹음사이로 백의를 입은 화강암이 한 폭의 그림으로 자리한다. 비온 이후에 볼 수 있는 청명함. 태고의 원시자연으로 만나는 맑고 순수함이 경이롭다. 저 멀리 점봉산 능선에는 구름이 승천하는 것인지, 점봉산이 승천하는지 신비로움을 안고 하늘과 맞닿았다. 설악산계곡마다 구름이 피어오르며 바위들은 용이 되어 하늘을 나른다. 용들의 잔치. 전화위복. 머릿속의 안개구름은 사라지고 광명의 세상이 열린다.
나무계단으로 넘어가는 계곡은 산사태로 누런 속살을 드러내서 애처롭다. 산이 무너져 내리는구나. 사람의 때가 많이 타서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았기를... 곰바위, 삿갓바위, 비행기바위 등에 흥미를 돋으며 서북릉삼거리에 이른다.
숲을 헤치고 들어서니 청아한 원색의 하늘아래에는 내설악이 완전하게 드러난다. 용아장승릉, 공룡능선의 화강암 암릉이 백옥으로 이어지며 반짝인다. 화강암의 그랜드캐년, 절로 숙연해진다. 하얀 면사포를 벗기듯이 떨리는 숨결, 여기가 천상이로다.
3) 서북릉삼거리 – 1456 – 1461 - 끝청 – 중청 – 중청대피소 - 대청봉 (14:10 ~ 17:50)
평생에 한번 만나기 어려운 청아한 대 장관을 만난 것에 삶의 행복을 높이며 끝청으로 향한다. 동남쪽은 하얀 구름이 운해를 만들며 설악산의 모습을 계속 변화시킨다. 하얀 구름에 잠긴 신비한 계곡에서는 끝없는 상상력을 자아내게 한다. 삼라만상이 재탄생하는 것을 보는 것으로 착각하며, 태고에 세상이 열릴 때도 이러하였으리라.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길을 따라가면 숲이요, 힘들어도 암봉으로 들어서면 광명의 빛을 만날 수 있다. 노력하라 그러면 사방이 확 트이면서 설악의 나신을 재발견하게 된다. 구름의 바다가 빚어내는 암봉의 걸 작품. 동일한 경치가 이어지고 있어도 구름이 조화를 부리며 작품 감상의 묘미를 더해준다. 동일한 작품이라도 연출자의 능력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달라지고, 빛을 발휘하는 것처럼 언제나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볼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자연의 신비함에 진정한 변화가 무엇인지를 찾는다.
바위너덜이 전하는 생성의 의미로 피로를 풀며 아치문을 통과한다. 나무 아치문으로 조그만 변화를 주었는데, 새롭게 보이는 또 다른 마음의 세상. 변화 참 쉬우면서도 어렵다며 끝청에 이르면 설악의 전경을 또 만난다. 귀때기청봉의 유래가 재미있다. 귀때기청봉이 대청, 중청, 소청 삼형제에게 귀싸대기를 맞았으니 집단 폭행이다. 폭력을 근절시키고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하여 법원에 고발하자고 설파하니 퍽. 애교의 폭력에 웃음꽃으로 설악을 음미하며, 바위자락에 피어난 야생화에서 생명력을 만나며 중청에 이른다. 열기구를 달고 있는 중청을 지나 중청대피소에서 여정을 푼다.
발걸음을 가볍게 대청봉으로 향한다. 새벽에 대청봉을 만나는 것보다, 밝은 때 만나자. 대청봉에 입 맞추니 동해바다가 구름이불을 덮고 새끈새끈 잠잔다. 운해의 대 장관에 피어나는 바위 섬.
4) 날머리에서
중청대피소에 물이 없어서 소청대피소로 물을 가지러 간다. 석양에 드리우는 내설악과 외설악을 감상하며 기회가 있을 때 부지런히 기회를 잡자. 내일은 꼭두새벽출발이란다. 기회가 옆에 널려 있음에도 우리는 기회를 잡지 않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흘려보낸다.
4. 문화유적과 전설
1) 오색령(한계령)
오색령(五色嶺)은 예로부터 양양(襄陽)을 중심으로 영동(嶺東)과 영서(嶺西)를 잇는 주요 영로(嶺路)였으며, 산세가 아름다워 1596년 선조실록(宣祖實錄)에서 처음으로 오색령(五色嶺)으로 불리어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한계령으로 불리우며 해발920m이다.
2) 귀때기청봉
설악산 대청봉에서 시작하여 서쪽끝의 안산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능선상에 귀때기청봉이 위치한다. 귀때기청봉은 설악산에서 제일 높다고 으스대다가 대청봉, 중청보으 소청봉 삼형제에게 귀싸대기를 맞아 귀때기청봉이라 불려졌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담겨있다.
첫댓글 멋진 사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