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 가족들과 모처럼 시내를 나갔다.
이제 제법 자란 녀석들은 자기 시간을 방해 한다며 영 내키지 않은 표정 있었다.
비록 반 강제적으로 동참한 두 녀석들 있었지만 나름대로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을 바라보니 세상 모든것이
내 것처럼 보여 가슴이 뿌듯하여 눈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잠시 볼일을 마친 우리는 시내 큰 빌딩사이에 자리 잡은 간판도 없는 허름한 국수집으로 향했다.
달랑 탁자는 4개 뿐 인 ......
국수집 이었다
주인 할머니와 아주머니 그리고 아들이 몇 십 년을 한결같이 연탄불로 뭉근하게 멸치국물을 우려내
그 멸치국물에 국수를 말아 내고 계셨다.
10년이 넘게 국수 값은 3,000 원에 묶어 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더 준다.
그리고 항상 웃는 모습으로 모든 손님에게 감사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인사말도 꼭 빠지지 않았다.
이렇게 인사를 받으면서 먹은 국수의 맛은 말로 표현 할수가 없었다.
이제 몇칠후면 철거 한다고....그래도 행복 했다고...
몇 년 전에 모 방송국에서 소개된 뒤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자랑했다.
정신없이 국수를 먹고 있던중 우리가족들은 옆자리에 앉은 중년 남자의 이야기 소리에 귀를 쫑긋하고 경청했다.
한 집안의 가장인 남자는 15년 전 사기를 당해 재산을 들어먹고 아내까지 떠나버렸다고 했다.
진주 역 앞을 배회하던 그는 식당들을 찾아다니며 한 끼를 구걸했다 한다.
음식점마다 쫓겨나기를 거듭하다보니 독이 올랐다.
휘발유를 뿌려 불 질려 버리겠다고 마음 먹었다.
할머니네 국수집에 까지 가게 된 그 사내는 자리부터 차지하고 앉았다.
나온 국수를 허겁지겁 먹자 할머니가 그룻을 빼앗아 갔다.
그러더니 국수와 국물을 한가득 다시 내줬다. 두 그 릇을 퍼 넣은 그는 냅다 도망쳤다.
할머니가 쫓아 나오면서 뒤에 대고 소리 쳤다.
"그냥 가 , 뛰지 말고 다쳐!"
그 한마디에 사내는 세상에 품은 증오를 버렸다고 하는 이야기 였다.
정말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 였다. 잠시후 그 할머니의 웃고 계시는 얼굴을 보노라니 정말 천사가 따로 없었다.
인사를 마치고 활짝 웃는 우리자녀들의 얼굴도 너무도 예뻐 보였다.
무더운 여름날씨였지만 마음만은 한줄기 소나기를 맞은 것 처럼 시원한 하루 였다.
비록 가서 먹을수 없는 국수집이지만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은 내 가슴에 남아 있다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웬 지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첫댓글 감동이 찡하네요. 고등학교 다니는 동생이 고생하여 번 두달치 월급이 담긴 가방을 덮쳐 달아나는 소매치기를 보고 높임말까지 써가며 말하던 내모습이 생각나네요. 그때 참 가슴이 많이 쓰라렸는데 그 소매치기는 그때 서너명 정도 되었는데 아마도 지금 잘 살고 있겠죠?
그런 아픈 추억이 있었네요 항상웃는 얼굴이라 좋은 추억만 간직하고 있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이세상은 따뜻함이 있기에 삶이 즐겁고 행복하지 않응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