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제 세일즈맨 아저씨..

[두부]

어제의 일이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어 사복을 입고, 띵가띵가 하면서 인터넷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11시 쯤이었나? 나의 사무실에 판매 세일즈맨이 조용히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어떤 오렌지색 용액이 든 분무기를 조용히 꺼냈습니다.

그러더니, 사무실바닥을 휭 둘러보더니만 지저분한 때가 묻어 있는 바닥에 다가가
분무기를 칙칙 뿌리는 것이었습니다.

나 : " ㅡ_ㅡ? "

그리고는 준비해온 걸레로 바닥을 쓰윽 닦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 아저씨.. 대체 머하는 시츄에이션인가 했습니다.

그 사람이 입을 열었습니다.

"사장님.. 여기 한번 보시지요.."

보아하니 지저분한 바닥은 말끔히 닦였습니다.
사무실 바닥이 지저분 했던지라, 닦인 곳과의 차이점은 명확했습니다.
확실히 그 사람이 뿌리고 쓰윽 문질렀던 자리는 너무나 깔끔했습니다.

아저씨 : " 1만원만 쓰시면 바닥청소를 편리하게 하실수 있습니다. "
라며, 무슨 홈쇼핑에서나 나오는 멘트를 날리더군요..

나 : " 죄송합니다. 저희에게 바닥 세척제가 있어서요.. "
라며 거절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저씨 나가지도 않고 걸레위에 발을 얹혀놓구서 계속 사무실 바닥을 싸돌아
댕기면서 춤을 추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누가 닦아달랬나? 웬 혼자 쌩쑈를 하지? 부담스럽게 스리.. ㅡ_ㅡ;;
그리고는 갑자기 나를 쓰윽 바라보더니..

" 좋습니다. 한통을 더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다 팔고 2통밖에 남질 않았거든요.. "

" (헹~ 그 수법 누가 모를줄 알구~) 그렇다면 1개당 5천원이란 말씀입니까? 싼 가격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나 솔직히 우리에게 필요한 상품이긴 했습니다.
세척제가 있다는 말은 뻥이었거든요..
거절했던 이유는 그 가격이 얼마인지 알수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갑자기 그 아저씨 가방에서 한통을 더 꺼내더니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저씨 : "좋습니다.. 그럼 3통을 1만2천원에 가져 가십시오.."

드디어 나는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 (음.... 머, 어차피 필요하기도 하니까..) 그럼.. 그냥 2통에 8천원 주십시오.."

갑자기 아저씨는 불쌍해 하는 표정을 짓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8천원에 거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점심식사 후, 퇴근 무렵 직원들과 함께 바닥에 분무기를 뿌려 봤습니다.
그런데, 용액이 독해서인지 화공약품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얼마나 독한지, 눈깔 다 빠질뻔 했습니다.

이거 혹시 '염산' 아냐? ㅡ_ㅡ;;

순간 갑자기 생각이 들더군요..

그 사람이 바닥을 닦을 때, 분무기를 뿌리자 마자 바로 걸레로 닦았던 이유가 약품냄새를
없애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함께 있는 실장은 화학 냄새가 너무 심해서 대굴빡이 아프다며 나가버렸습니다.
괜히 샀다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 거참.. 그 아저씨 영업 잘하네.. "

사실 나와 거래가 되기까지 시간은 고작 3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바닥을 닦은 후와 닦기 전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보여주었고,
단점을 숨기고 장점을 스피치 했던 영업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옆 사무실에서도 그 세척제를 구입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빌딩 관리실에서도 그 세척제를 1만원에 2개를 구입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빌딩의 구내 식당은 물론.. 우리 빌딩의 수많은 사무실에서 세척제를 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빌딩 전체에 세척제 약품 냄새가 진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6층도.. 5층도.. 4층.. 2층.. 지하까지.. 죄다 그 아저씨에게 세척제를 산 것입니다.

" 거참.. 그 사람 영업 진짜 잘하네.. 빌딩 하나를 완전히 세척제로 도배를 해버렸으니.. "

말도 별루 없으면서 구렁이 담넘어 오듯이 스윽 들어오더니 갖은 쌩쑈를 하는 이유가
전부 그만의 판매 노하우였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아저씨.. 인연이 되어 다시 한번 만나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부작용 없는 좋은 상품을 판매하셨으면 합니다.

[Hyperion]

ㅎㅎㅎ..

[브레이커]

ㅋㅋㅋ 오래가는 영업은 아니군요 ㅋㅋ 먼저 정직한 품질이 우선이라고 생각함니다...

[김대현입니다.]

영업의가치가 회성일순 있겠지만.. 욕심나는 사람이네여.. 제품의 단점은 뭐라할수 없겠지만 그 단점을 알고 적절히 ㅡ.ㅡ;;거의완벽에 가까운 전략으로 공략!! ㅋ 제품이 좋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