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짜리 부모가 되려다 자칫 0점짜리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기준을 너무 높게
잡으면 쉽게 지치게 되고, 자칫 일관성 없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차라리 조금은 부족해도 일관성 있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위대한 교육론을 쓴 루소는 자신의 다섯 자식을 버렸다고 합니다. 옳고 그름을 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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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하지만, 선악의 이분법으로 미끄러지지 않아야 하리라. 어떤 부모가 좋을까,
우리의 자녀가 장차 어떤 부모가 되기를 원하는가, 조금은 부족해도 70점짜리
부모가 되는 것이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혼은
일생일대 오점은 남긴 것입니다. 제가 바람을 피운 일로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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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상흔을 주었다는 겁니다. 예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평생 속죄하면서
살겠습니다. 불구하고 억울한 것은 왜 이혼의 이유로 바람피운 저만 책임 사유가
되냐는 겁니다. 저는 수없이 아내에게 거절을 당했습니다. 가장인데 한 번도 내
명의의 주택을 소유하지 못했고, 내 월급을 내 맘대로 쓴 적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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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했습니다. 500만원 대출 건으로 티 칭을 그만 둘 때도,
어머니를 모시지 않은 것도 저는 일방적으로 아내가 하자는 대로 했습니다.
광주에 내려갔을 때 아내가 무조건 상경을 하자고 해서 꿈도 소망도 다 접고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저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니 저도
할 말은 있습니다. 난, 바보처럼 살았군요. 거절은 내가 더 많이 당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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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36회입니다. “유나 씨 나 오늘 유나 씨 엄마 만났어. 그때 차마 못한
말이 있었대(창)” “그게 뭔데?(유)” “비밀을 지켜 달래 유나 씨 엄마가 세진 실업
사모라는 걸 몰랐으면 좋겠대(창)“ ”헐, 울 엄마 차라리 만나지 말걸 그랬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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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방지 말고도 돈내기 고스톱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놀이도 없을 것입니다.
지난번 개 팔이 돈을 따먹었으니 이번엔 복수전 고스톱 판이 벌어진 모양입니다.
조 희봉(개 팔)이 놈 아주 깐죽거리기 9단입니다. 유나의 거리에서는 개 팔 캐릭터가
찌질이라서 그렇지 실제로는 강남 출신이고 옷걸이도 좋습니다. 나이 50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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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도 한 몫 했을 것입니다. 100원짜리 고스톱에 10만 원 짜리 수표를 꺼내는
고스톱 시퀀스 보면서 배꼽을 잡았습니다. 도끼 영감님 표정연기도 100만 불짜리
입니다. 진짜 실재 같았어요. 부킹 언니 2만원 잃고 도끼 영감님 5만원 잃은 상태
에서 수표가 나왔으니 ‘섰다‘로 넘어갑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눈치 챈 짱구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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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보에게 가다 창만을 만났고 맘보, 홍 여사, 창만, 짱구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세기의 한판이 벌어집니다. 개 팔이 패를 쪼이자 보름달이 환하게 떴습니다.
전판에 뻥 카로 먹은 개 팔이 이번엔 팔 땡입니다. 개 팔이 음흉한 표정으로 애써
포커페이스를 합니다. 공주들아, 섰다는 한 방에 끝나기 때문에 내 패가 잘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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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들어오면 흥분하지 말고 포커페이스를 잘해야 한다.
내 패가 잘 들어왔을 때 상대방도 높은 패가 들어와야 판돈이 커지는 원리란다.
“만원 섰습니다(개)” “콜(도)” “다시 만원 받고 만 더(개)” “레이스! 만원 받고
9만 더(도)“ 웬만하면 죽으시죠. 9만 콜(개)” “건방진 놈 콜 집부터 까 자식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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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형님이 그제서 패를 재끼는데 후, 장땡입니다. 갬 불에서 장땡을 잡았을 때
심장이 얼마나 존득존득 하는지 도선생들만 알 것입니다. 도끼 형님이 판돈을
싹쓸이해야 하는데 쓰러져버렸으니 어쩝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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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차안에서 까지 장땡을 꼭 쥐고 가는 도끼 형님 제발 별일 없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다시 병원입니다. 만복짱구 엄마 창만 정도가 보이고 병병이 뇌경색
전조랍니다. “내가 장땡을 잡았으니 이긴 거야. 같은 땡이라도 장땡은 땡 값을 받는
거야(도)” “근데 왜 나를 보고 말씀하세요. 그래요 나만 죽일 년이에요(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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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억울해서 그런다(도)“ 맘보가 병문 안 갔다가 다 죽어가는 왕십리
독사를 만납니다. “저기 왕십리 독사형님 아니십니까?(맘)” “독사가 이방에 와
있다고?(도끼)” 건달들 만나면 족보 까고 통성명 하는데 시간 다갑니다.
오늘 당번은 창만이 입니다. “독사야, 위암 몇 기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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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팔과 재미삼아 화투를 치던 장노인 이 승부에 집착하다 결국쓰러져 병원에서
조폭 후배 독사를 만난 것입니다. 드라마니까 그렇지만 얼마든지 실재할 수 있는
설정입니다. 그는 도끼와 영역 싸움을 벌이던 '독사'라는 또 다른 전설의
조폭입니다. 한때는 구역을 차지하기 위해 주먹다짐을 벌이던 그들이 이제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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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치레도 제대로 못 나눌 만큼 운신하기 힘든 병든 몸으로 병실에서 만난 겁니다.
독사 노인의 존재를 안 밴댕이(윤 용현)는 과거 자신을 코피가 터지도록 패고
자신의 돈을 빼앗은 독사의 기억에 이를 갈며 병실을 찾았지만, 그렇게 잊을 수
없었던 독사는, 그 누구하나 들여다보는 자 없이 홀로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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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불쌍한 노인일 뿐입니다. 이 장면은, 드라마의 주요 스토리와 상관이 없는,
스쳐지나가는 에피소드임에도,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한때 조폭으로
자신의 '업'을 쌓던, 독사가, 과거 자신의 잘못으로 고통 받은 자를 만나, 속죄하는
지극히 세속적인 관계 해소이지만, '죄 사함'을 받는 종교적인 면죄의 상징까지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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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가 과거에 해를 끼쳤던 숱한 피해자 중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죽음의
과정에서 독사는 자신이 현세에서 쌓은 카르마를 이렇게 풀어내고 갑니다.
아마도 저승길을 떠나는 그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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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나가 홍 여사에게 옷 한보따리를 줬는데 홍 변이 바바리코트를 득 템 했어요.
“이 프렌치 코트가 다 영이한테 큰 거 같아서(홍)” “내 거네 뭐(홍 변)”
싸가지 유나 코트라고 말했는데도 명품이라 그런지 쉽게 포기하지 않네요.
진짜로 벙거지 모자만 쓰면 카사블랑카에 나오는 잉그리드 버그만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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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형님의 짐을 챙기던 유나가 같은 일로 만난 창만과 다 영의 대화를 엿들었습니다.
카사블랑카, 잉그리드 버그만, 도무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못 알아듣는 자신이
초라한 모양입니다. 유나가 한동안 생각에 잠긴가 싶더니 미선에게 카사블랑카와
잉그리드 버그만에 대해 묻는데 미선이 알 턱이 없습니다. “내가 그걸 알아야 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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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 걸아는 게 나한테 무슨 소용이 있냐고?(미)”예에공! 니들은 아니?
짐을 챙겨 다 영과 창만이 병원을 갑니다. 뭔 일로 다 영이 차 안에서 유나의
좋은 점을 말할까요? “왜 갑자기 내 앞에서 유나 씨 칭찬이야?(창)” 정정당당히
사랑을 쟁취하겠다. 뭐 그런 건가? “ 난 오빠가 유나 언니와2박 3일 여행을
가면 다신 말 안할 거예요(다)” 어쩌라고 가라고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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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사장과 진미가 모바일 게임기로 희희낙락입니다. “마블 게임이요. 진짜 개구쟁이
같아요.(진)“ ”네 눈에는 개구쟁이로 보이는데 왜 내 눈에는 능구렁이로 보일까
까불지 마 이년아(유)“ 유나가 태식과 만나 작업 사전 답사를 가는 자리에서
태식이 유나 손을 잡자 유나가 계속 이러면 같이 작업 안한다고 선을 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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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복은 도끼 형님의 입원 소식을 밴댕이에게 전하고 독사 소식도 전합니다.
“넌 어디 하늘같은 형님한테 쪽팔린 다는 말을 할 수가 있냐?(맘)”
"난 마사까리 형님이 칠복이랑 도박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실망입니다(밴)“
김운경 작가가 바라보는 인간의 삶은, 한편에서 냉정합니다. 저마다, 현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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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가 쌓은 '카르마'는 결국 각자 풀고 가야 할 삶의 과제로 등장하지요.
한참 답사 중인 유나에게 엄마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저녁 같이 먹자는 것
같습니다. 다시 병실입니다. 밴댕이와 개 팔이 면회를 왔어요. “혹시 나 기억하세요.
나 형님한테 재떨이로 여기 맞어 가지고 12바늘 꿰맨 놈이요(밴)“ ” 이렇게
고생하다가 가실 것 같으면 옛날에 나한테 잘해주지 왜 그러셨어요(밴)“
“미안합니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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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주먹이었던 도끼 영감, 자식과도 연을 끊고 만복의 문간방에
얹혀사는 말년에 춤이나 화투 등 소소한 삶의 재미를 얻어 보려고 하지만,
그때마다 그의 발목을 잡는 건, 이제는 더는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그의
나이입니다. 춤을 좀 배울까 싶으면, 쓰러지고, 화투 좀 전투적으로 쳐볼까 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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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는, 그를 두고, 한때 부하였던 밴댕이는, 주책이라 흉을 봅니다. 그런 그에게,
만복은 “나라고 늘 도끼 형님이 좋기만 하겠냐고” 싫고 번거로울 때가 더 많지만,
그게 다 과거 조폭의 무리에 몸담았던 내 업보라 생각하며 감수한다고 말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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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도저히 무서워 세희 아빠를 만날 자신이 없던 칠복은 상만을 보드가드로
데리고 약속장소로 나갑니다. “여기서 만나기로 했어요. 겁먹지 마시고 할 얘기
다하고 나오세요(창)“ ” 맨 정신에 도저히 널 못 볼 것 같아서 나 먼저 시작했다.
영복아 나 이제 약 끊었다. 영복아, 넌 나보다 나이도 어리니 인간적으로 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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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양보하고 네가 떠나주면 안 되겠냐? 너 진짜 우리 마누라 사랑 하냐?
(세희 아빠)“ ”대답 못하겠습니다. 저는 제 목숨은 포기 할 수 있어도 세희
엄마는 포기 못합니다(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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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와 황 여사가 한정식 집에서 단 둘이 만났어요. “딴 게 아니고 네게 무슨
도움을 줄게 없나 해서 불렀다(엄)“ 유나는 엄마와 만난 자리에서 엄마를
엄마로 부를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매몰차게 항의합니다. “엄마 도움 없이도
잘 살 수 있어요(유)” 황 여사는 너무 서두르지 마시라.
유나에게 시간이 필요할 테니 말입니다.
2021.1.3.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