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암농장엔 아직 이랑만드는 기계가 하나도 없다. 농사짓는 집엔 최소한 경운기 관리기는 기본적으로 갖추어져 있어 이런 이랑을 만드는 것은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워낭소리에서의 할아버지는 아직도 소의 힘으로 밭을 갈고 있지만 지금 소를 사용하는 농가는 거의 없고 경운기나 관리기가 있어도 더 편리한 트랙터 있는 분에게 부탁해서 전체를 갈아엎은 다음 관리기로 이랑을 만든다.
그러나 학암농장 밭은 돌이 많아 트랙터 있는 분에게 갈아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와서 겉면을 슬쩍 갈아보더니 안되겠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트랙터를 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기에 다시 부탁을 할 수가 없어서 해마다 삽질로 이렇게 밭을 일구고 있다.
여기는 컨테이너 뒷밭
여기는 다시 아래에 있는 다른 밭
밭을 일구려면 먼저 거름을 펴고 일단 삽으로 파서 뒤집어야 한다. 이 작업이 가장 힘드는 핵심 작업이다. 워낭소리의 할아버지가 이랴낄낄하면서 쟁기로 밭을 가는 장면의 작업을 나는 혼자 삽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거름을 펴는 것도 일일이 손수레로 실어다 삽으로 펴야하고 비닐부대에 들은 퇴비는 손수레로 실어다 한 부대씩 밭에 내려놓고 부대를 뜯어서 붓고 다시 펴주어야 한다.
이렇게 파놓으면 기초 작업이 끝나고 이어서 이랑을 만드는 작업을 해야한다.
이랑을 만들려면 간격을 정해 고랑을 파야하는데 고랑을 파는 작업은 계속 엎드려서 흙을 파서 이랑으로 올려야하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간다.
그래서 내가 개발한 방법은 바닥에 무릎꿇고 앉아서 손으로만 삽질을 하는 것이다. 남이 보면 참 일같지도 않게 하고 있네 하고 비웃음을 살 수 있는 자세지만 나에게는 허리가 아프지 않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단 무릎에 무리가 가긴 하지만 허리가 아픈 것 보다는 나은 방법이다.
앞으로 무픞을 보호하기 위해 운동선수들이 착용하는 아대라나 하는 무릎보호대를 구입해서 착용하려하는데 운동구점 들릴 기회가 없어 아직 구입하질 못했다.
겨울에 흙을 새로 받아서 새 땅을 만든 곳이 많기 때문에 올해의 이랑만드는 작업은 최고로 양이 많다.
올해 기초를 잘 해놓으면 내년부터는 좀 쉬워질 것이다.
하루종일 삽질 해봐야 사실 얼마 하지 못한다. 이 정도를 하느라 지금 이주일째 중노동을 하고 있다.
삽질 덕분에 팔의 근육이 좀 생긴 느낌이다.
삽질도 스포츠인 셈이다.
삽질스포츠.
댄스스포츠도 좋은 운동이지만 삽질스포츠도 운동량이 더 많은 스포츠인 셈이다.
씨뿌리는 시기라서 늦지않게 이랑을 만드느라 몸에 좀 무리가 갈 정도로 삽질에 중심을 두고 하고 있는데 삽질이 끝나면 좀 힘드는 일은 지나가고 풀매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풀매는 것이야 삽질 보다는 노동의 강도가 세진 않다.
삽질이 빨리 끝나야 휴우 하는 안심의 한숨이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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