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캣 [Dr. Seuss' The Cat In The Hat, 2003]

[재경]

감독: 보 웰치

출연: 마이크 마이어스( 더 캣)

세상이 깜짝 놀랄~ 기상천외한 상자가 열린다!! | 엄청나게 Fun!Fun!한~

모든 스케줄을 PDA로 관리하는 새침한 ‘샐리’와 인생자체가 불만이며 산만하기 그지없는 ‘콘래드’. 엄마 앞에서는 친한 ‘척’(!) 행동하지만 사사건건 서로 부딪히는 앙숙관계의 남매이다. 어느 날 오후, 회사의 급한 호출을 받은 엄마는 집안의 어떤 것도 어지르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후 집을 나서고, 빈 집에 둘만 남게 된 ‘샐리’와 ‘콘래드’ 남매, 밖에는 비까지 내리고 집안에서 외롭고 따분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은 밀려오는 지루함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짐 캐리 주연의 <그린치>에 이어, 미국의 그림책 작가 닥터 수스(Dr. Seuss: Theodore Seuss Geisel: 1904∼1991)가 57년 발표한 베스트셀러 동화를 마이크 마이어스가 고양이로 분해 영화화하는 가족용 판타지물. 이 영화의 주관객층인 미국의 아이들이 부러울 정도로 미술적으로 너무나 환상적인 화면과 함께 <아이 앰 샘>의 아역 배우 다코타 패닝의 깜찍한 모습을 제외하면, 영화 자체로는 가족 영화 수준을 넘지 못했다.

  원작자는 기괴한 그림들과 뛰어난 상상력, 그리고 유머와 재치로써 그만의 독특한 세계를 창조해 최고 권위의 칼데콧상을 비롯하여 그림책 작가로는 이례적으로 퓰리처상까지도 수상했다. 닥터 수스의 또 다른 베스트 셀러를 스크린화 했던 <그린치>가 2000년 추수감사절 기간에 개봉하여 북미에서만 2억 6,003만불의 수입을 기록, <캐스트 어웨이>와 <미션 임파시블 2>를 누르고 당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데 흥분한 제작진(제작자 브레이언 그레이저가 이끄는 이매진 엔터테인먼트)과 유니버설 영화사는 이 영화의 제작에 곧바로 착수했었고, 이에 드림웍스 사가 합세했다. 이번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이는 미술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보 웰치. <가위손>, <고스트 버스터즈 2>,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맨 인 블랙> 시리즈 등의 미술을 담당했던 웰치는 이번 영화를 통해 극영화 감독으로 데뷔하였다. <그린치>의 타이틀 롤을 맡았던 짐 캐리에 이어 이번 영화의 타이틀 롤 '캣' 역은 <오스틴 파워> 시리즈의 마이크 마이어스가 연기했고, 최근 <진주만>에 모습을 보였던 알렉 볼드윈과 <제리 맥과이어>의 켈리 프레스톤 등이 공연하고 있다. 미국 개봉에선 첫주 3,464개 극장으로부터 3,833만불의 수입을 올려 1위에 올랐다.

  두 어린이가 품행 나쁜 고양이로부터 좋은 매너에 대해 배운다는 이야기를 불과 1,600 단어 정도로 심플하게 표현했던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해서, 제작진이 새로 창조한 인물은 아빠없이 두 아이, 샐리와 콘래드를 키우는 엄마 조앤(프레스톤)에게 구애작전을 펼치는 퀸 아저씨(볼드윈)이다. 어느 비오는 날, 급한 일때문에 회사로 호출되어 나가는 엄마는 샐리와 콘래드에게 집안을 어지럽히지 말 것을 주문한다. 하지만, 빨갛고 하얀 줄무늬 모자를 쓴 키 180 cm의 거구 고양이가 집에 찾아오면서, 아이들은 고양이와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되고, 결국 집 구석구석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 콘래드를 싫어하는 퀸이 이 모습을 확인하고, 엄마에게 고자질하러 떠나는데, 그의 목적은 화난 엄마가 콘래드를 군사기숙학교에 보내는 것이다. 이제 고양이와 콘래드, 그리고 샐리는 짧은 시간내에 집을 원상복귀해야 하는데...

  미국 개봉시 절대다수의 평론가들은 차가운 반응으로 일관하였다. 달라스 모닝 뉴스의 크리스 보그너는 "이 혼란을 참아내기 위해서는, 그들(제작진)이 관객들에게 돈을 지불해야 할 판."이라고 고개를 저었고, 아리조나 리퍼블릭의 빌 뮬러는 "이 영화는 닥터 수스의 놀라운 아동용 도서들을 라이브 액션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고 평했으며, 아틀란타 저널-콘스티튜션의 밥 롱기노는 "오락물로도, 솔직히 이 영화는 그저 그렇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뉴욕 포스트의 메간 레흐만은 "놀랍도록 짧은 82분의 상영시간에서조차, 이 영화는 공허함으로 가득차 있다."고 혹평을 가했고, 할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활기도 없고 매력도 없는 영화."라고 일축했으며,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더 캣>은 미술작업의 승리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 이유는 미술작업이 훌륭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영화자체가 실망스럽기 때문이다."고 사형선고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