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각기관은 어떤 정보를 입수하면 연쇄적으로 감정, 감각, 생각이 파도를 친다. 신경생리학적으로 ‘투쟁 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이 일어나며 여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우리가 늘 긴장되고 신경이 곤두서며, 별거 아닌데도 흥분하며, 즐거움이 사라지고, 인간관계가 겉돌며, 전에는 들어보지못했던(희귀했던) 우울증, 공황장애, 주의력결핍장애(ADD:attention deficit disorder) 등에 시달리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흔히 우리가 지금 힘든 이유를 각자 처한 상황이나 가족, 자신의 문제 등 개인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의 공통된 운명이기도 하다. 좁혀 말하면 우리의 신경계가 극도로 피로하고 강박적으로 작용하는 탓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런 불편한 상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우리 신체는 일종의 ‘회피 전략’으로 불편한 감정·감각·생각을 의식 표면으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주의를 딴 데로 돌리게 하거나 ▲의도적으로 둔감(鈍感)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항구는 고된 항해에서 벗어나거나 폭풍우를 피해 정박해서 기물을 수리하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이다. 인생이란 항햇길에 오른 우리도 각자 자기만의 마음의 항구가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이 정보의 폭풍우 속에서 벗어나 고요히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에 시달렸던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그림 그리기,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기독교 신앙이 각각 자신의 항구였으며,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명상이 그들의 안식처였다. 당신 마음의 항구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