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멜번간다고 자랑질(!)을 해놓고
하루전날 여권이 없어졌다는것을 발견,,,모든게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흑흑,..
이틀치 호텔비를 패널티로 고스란히 물고
씩씩대다가 같이가려던 일행들한테 넘 미안해서 급 전라도로 스케줄을 바꿔 다녀왔습니다
권쌤이 일전에 모두 다녀오신, 그래서 언젠가 저도 가보고야 말겠다고 다짐^^하던
순천만이랑 무주 덕유산 향적봉을 주된 메뉴로 해서 말이죠...
첫날은 전북 진안 마이산 바로 아래있는 진안홍삼스파에서 완전 착한가격에 10여가지의
테라피 코스를 여유있게 하면서 몸 나라시(ㅋㅋ..._)를 하고
다음날 순천만이랑 말로만 듣고 TV에서 맨날 구경만하던 벌교꼬막정식을 먹었다죠
순천만은 넘 낮에가서그런지 기대보다 못했어요
사진쟁이들이 찍어놓은 환상적인 사진같은 풍경은 아마 이른아침이나 낙조시간에 가야하나봐요
암튼 찍어온 사진이 권쌤이랑 같은 풍경여서 사진은 생략하구요
다음날 가서 묵었던 무주리조트에서 올라간 덕유산 향적봉...정말 멋있었어요
올해 서울엔 눈이 별로 많이 안와서인지 설경이 너무나 반가왔습니다
좀더 복장을 등산모드로 해갔다면 종일 저 능선을 트래킹해도 참 좋았을듯한 아쉬움이 남는 정상였어요
얼마만에 보는 눈꽃인지...
얼마만에 밟는 눈길인지...
미끄러움 마저 즐기며 오르던 설산이었습니다
곤돌라 탑승장에 있는 최상급 슬로프에서 프로수준의 스키, 보드쟁이들의 활강을 구경하는것도
참 재미있었어요
저도 한때는 스키 좀 탔더랬는데 이젠 급경사를 내려다보기만해도 다리가 후덜덜 떨리더군요 ㅠㅠ...
그 가파른 경사를 뒤로 서서 출발하는 저 패기!
젊음은 정말 싱싱하고 아름답더라구요^^ ..
'한 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헬리콥터가 나타나도 손흔들지 않을만큼 그렇게 눈부신 고립을 당하고 싶다 노래하는
문정희씨 시가 어김없이 떠오르던 덕유산 ...그 순백의 아름다움이 아직 그립습니다
첫댓글 눈이 오는 소리가 보이고,눈 쌓인 산 모습이 들리는 듯 합니다.
다 잊어버리고,다음에 어디 갈까를...^^
삼월(三月)에도 눈이 오고 있었다.
눈은 라일락의 새순을 적시고 피어나는 산다화(山茶花)를 적시고 있었다.
삼월에 오는 눈은 송이가 크고,깊은 수렁에서처럼
피어나는 산다화(山茶花)의 보얀 목덜미를 적시고 있었다--김춘수 처용단장 1의2 중에서
....이따금 바람은 한려수도에서 불어오고 느릅나무 어린 잎들이 가늘게 몸을 흔들곤 하였다.
....베꼬니아의 붉고 붉은 꽃잎이 지고 있었다.
..어둠의 한쪽이 조금 열리고 개동백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었다.
잠을 자면서도 나는 내리는 그 희디 흰 눈발을 보고 있었다--처용단장 1의1 중에서
어제 어떤 모임에서 문정희시인이 도마위에 올라 1시간 이상 다졌었는데, 오늘 아침 이 시를 다시 읽으려는 전야제였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