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청학동을 내려다보는 구룡계곡의 소나무
소금강은 물과 바위가 어울어진 우린나라의 대표적인 계곡중의 하나이다.
계곡양쪽은 화강암 단애로 이루어져 골짜기안으로 깊숙이 내려와 옆구리까지 다가오다가 멀어지고 멀어졌다가 팔꿈치 옆으로 다가 오며 계곡안의 거의 모든 단애와 암봉 위에는
청청한 가지를 골바람에 맞춰 휘젓고 있는 멋진 소나무가 서 있어서 골짜기안으로 들어오면 절벽과 단애와 암봉과 소나무와 폭포와 소 구경에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소나무를 보면 마치 싱그런 깃폭을 단 무수한 깃대처럼 계곡안에 높이와 경사를 불문하고 서 있어서 자연축제장으로 들어가는 흥겨움을 준다. 좌우로 눈을 돌려 위를 바라다 보면 고개가 아파오고 암반을 흘러가는 옥수가 비취 빛 깊은 소를 만든 곳에서는 청정한 물속이 무서울 정도로 깊다. 무엇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암반을 흐르는 옥수, 심연을 만들어 소용돌이치는 깊고 푸른 계류이다.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물이라는 것이다.
이 계곡은 직선거리만도 8km가 넘는 큰 계곡이다. 노인봉을 오르지 않고 낙영폭포까지 갔다오는데도 최소한 5시간은 잡아야 한다.
코스의 첫 부분에서 깊은 인상을 주는 경관이 식당암과 십자소이다. 식당암은 좁은 협곡양쪽이 천애의 절벽인데 골짜기 바닥의 한쪽은 물, 한쪽은 물에서 1-2미터 높은 길다란 반석으로 수십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바위이다. 식당암 끝에서 물속을 바라보면 물속이 훤히 드러나 보이고 피라미따위의 작은 고기가 떼지어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십자소는 물속 암반이 물의 힘으로 깊이 패이었으되 십자형으로 패인 소를 말한다. 십자소는 산록으로 난 높은 길위에서 보게 되는데 그 모양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비경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관은 소금강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자연자원의 한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경치가 눈을 끄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금강이라는 골짜기전체를 고려해보아야 한다. 식당암에서 골짜기 안쪽을 바라보면 석벽으로 성채를 이룬듯한 계곡은 한번 깊이 휘어져 감돌아 가는데 벼랑위로는 소나무들이 비죽비죽 서서 단애아래를 내려다보고 있고 옥계청수는 하얀 암반을 미끄러지며 보이지 않는 계곡으로부터 쏟아져 나온다.
가장 최근에 찾은 소금강은 작년여름, 장대비가 쏟아지는 장마철 끝무렵이었다. 소금강을 제대로 보려면 폭우가 내리거나 폭우가 내리고 난 뒤라고 생각했다. 물이 소금강의 주인공이므로 장마철 소금강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보고싶었던 것이다.
괴어있는 물이 아니라 움직이는 물을. 자신을 가이드라고 생각했으면 장마철에 소금강에 들어가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의 계곡 소금강에서 가장 극적인 시각은 물이 가장 많을 때인 것이다.
식당암을 지나 굽이진 골자기를 돌아갈 때 비는 그치고 하얀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비가 오면 올수록 골짜기의 물이 맑아지는 듯 옥수는 더욱 푸르고 갑자기 구름이 걷힌 하늘은 쪽빛인데 비에 씻긴 단애와 암반은 하얗게 세척이 되어 있다. 거기에 물기를 흠뻑 먹은 소나무는 청청하기 그지 없지.. 정말 그 순간 소금강은 내가 바랐던 가장 바람직한 모양으로 푸른 하늘에 반짝이는 햇빛아래 빛나고 있었다. 비로 불어난 엄청난 수량은 소와 담을 만나면 한껏 푸르게 암석과 암반과 폭류를 만나면 한껏 희게 화강암 암반을 만나면 한껏 투명하게 미끄러져 흘러내렸다.
소금강에서 어떤 곳이 특별히 아름답다고 하는 말은 소금강 전체를 돌아본 뒤엔 별로 설득력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보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십자소, 식당암, 연화담, 구룡폭포등 이름난 경관들이 미스코리아라면 소나무가 여기저기 서있는 단애아래 푸르게 괴었다가 흐르는 이름없는 담과 소는 시골에 묻힌 소문나지 않은 숫처녀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어 더 정이 간다. 바위와 바위사이로 푸른 수로를 내고 주위의 생솔가지에 푸르름을 돋보이게 하는 이제는 검은회색의 바위아래의 청류는 지나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맑음이란 것이 왜 아름다운지, 사람은 왜 맑은 것을 동경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맞딱뜨리게 한다. 그러다가 만물상 부근의 수수한 소에 눈길이 간다.
평평한 물의 흐름이 1미터도 안되는 암반위를 흐르는 곳이다. 위쪽에는 조그마한 폭포가 있는데 이 폭포아래 둥그런 푸른 소가 형성되어 폭포에서 쏟아진 물이 소안에 맑은 소용돌이를 치다가 널찍한 암반(물속)위를 흘러가는 곳이었다. 물가에 얕은 바위가 있어 물속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너무나 깊어 바닥이 까마득했다. 물의 풍요함, 물의 해갈성, 물의 다이너미즘을 생각하면서 손으로 떠서 마시는 그 청류는 소금강 자체의 맛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만물상의 뾰족한 암봉이며, 폭포들, 소와 담, 암반, 송림등 그 위로도 한없이 나오는데 하룻만에 이 모든 것을 지나가버린다고 생각하면 산행이라는 스케줄 중심의 우격다짐의 수고가 불만의 대상이 됨을 느끼게 된다.
소금강에는 입구에서 구룡폭, 만물상, 낙영폭포를 거쳐 노인봉으로 올라가는(혹은 노인봉에서 역순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위시, 여러개의 코스가 가능하다. 구룡폭포 계곡도 그 코스중의 하나이다. 3,4개의 연폭으로 골짜기를 물소리로 가득 채우는 구룡폭포계곡은 주계곡보다는 짧지만 꽤 긴 계곡이다.
구룡폭포 계곡은 노인봉에서 소황병산-1168봉에서 동자석-구룡폭포방향으로 내려온 능선과 여기서 매봉으로 가던 백두대간 능선이 매봉 조금 못미쳐에서 청학동 입구쪽(거의 북쪽)으로 뻗어내린 능선 사이에 형성된 상당히 깊은 계곡이다. 그 때문에 구룡폭포는 언제나 수량이 많은 편이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곳이라 구룡폭포위쪽은 훼손도 덜해 자연스런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구룡폭포와 연계된 폭포들 위의 계곡풍광은 뛰어나지는 않지만 희암대부근은 넓은 너럭바위와 계류가 어울어진 곳으로 소나무가 군데군데 있어서 아름다운 곳이다. 구룡폭포계곡으로 올라가 능선을 따라 구룡폭포 오름길의 반대쪽 능선을 따라 구룡폭포를 보면서 내려오는 코스도 하루코스로 충분하다. 다 내려오기전 구룡폭포 위쪽의 송림은 아름들이 적송으로 숲의 솔향기는 대기중에 가득한 채 송림바닥에 깔린 초원에 앉아 소금강 계곡을 내려다 보면 기분이 어떨 것인지 상상만해도 시원한 느낌을 가질 것이다. 실제로도 그러했다. 적송은 미끈하게 자랐거나 구부정하게 휘었거나 키가 컸으며 나무가지가 사방으로 벌어진 바로 아래쪽은 줄기가 정원(圓)을 이룬데다가 색깔마저 나신을 연상시키는 불그레한 수피여서 육감적인 자태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싱싱하게 자란 소나무숲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마침 산맥을 넘어오는 바람에 송풍움이 요란했다.
그러나 구룡폭포 계곡은 지계곡일 뿐 청학동소금강의 백미는 주계곡상에 있다.구룡폭포를 지나 가면 만물상이 나타난다. 너럭바위가 넓게 펼쳐진 옆으로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한 바위봉우리 등 주변의 경관은 소금강에서도 가장 수려한 곳 중의 하나이다.
또하나 아름다운 곳은 계류가 계곡안으로 나앉은 야트막한 바위 봉우리 뒤로 감돌아 흘러나오는 경관이다. 한쪽은 높은 단애, 그 아래 작은 암봉이 계곡 바닥에 얹혀 있어서 계류는 좁은 틈새를 파고 흐르는 장면이다. 작은 암봉은 단애에서 굴러 떨어진 바위일텐데 바위의 모서리가 부드러운 모양을 보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그외에 담과 소는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08' 1월6일. 일요팀 신년산행을 백두대간20회차 노인봉~소황병산~매봉~곤신봉~나즈목이~보현사 구간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신년 첫 산행을 대간산행으로 시작하였다는 기쁨과함께, 고정맴버님까지 총출동. 만석의 정원을 넘어 통로에 앉아오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기분좋은 출발을 하였습니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를 빠져나와 진고개휴게소에 도착, 단체사진을 찍는데.. 오늘 산행이 어떻할지 예고를 하듯, 세차게 부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네요. ㅋ
단체사진을 찍고, 복장을 정비한 다음. 오전 10시경, 모처럼 일요팀에 시간을 내주신 손팀장님을 선두로 산행이 시작되고...
그다지 힘든 오름길이없는 등로를 룰루랄라 산책하듯 걷습니다. 마음에는 눈에 푹 덮힌 진짜 노인봉을 그려 보았지만, 아쉽게도 눈은 많치가 않네요..
새로이 나무계단을 정비해 놓아 오름길이 훨씬 수월해졌네요.
어느정도 고도에 오르자, 녹지않은 눈이 제법 쌓여있구 빙판을 이루어 모두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노인봉에서의 공유님^^
노인봉갈림길에서 대간길은 휀스를 쳐놓아 이정표 한장 없지만은, 휀스를 넘어 소황병산 구간으로 진행을 해야합니다. 일부 산님들을 소황병산구간으로 인도하고, 잠시 노인봉을 올랐지만 바람대문에 몸조차 가누기가 힘이들어 공유님 사진 한장으로 대신합니다^^
노인봉을 들러 내려오니, 청건님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네요. 덕분에 쐬주도 사진 한장 건졌습니다^^ 뒤로 노인봉을 배경 삼았는데, 너무 잘 나왔네요^^ 청건님 감솨~*
일출님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안좋다고 엄살을 부리더니, 노인봉을 거치지않구 어느새 풀잎님을 떨구워놓고 앞장서 가버리고, 쐬주가 도중에 주워서? ㅎㅎ 소황병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에서부터는 좌측으로 휀스를 따라 진행해야합니다.
소황병산부터는 삼양 대관령목장길을 걷게되는데, 풍차와함게 이국적인 풍치를 느끼는 구간입니다. 하지만 바람이 세차게 부는게 장난이 아니네요...
25톤형님^^ 이 거대한 덩치가 3~4번 굴렀죠. ㅎㅎ
어찌나 바람이 쎈지... 앞으로 똑바로 나아가기가 힘이드네요 ㅠㅠ
많은 사진을 담고 싶었지만, 바람때문에 카메라 잡은손이 흔들려 많이 찍지를 못하였네요..
바람때문에 더디게 걸어도, 곤신봉까지 왔습니다. 이제 이곳서 조금더 진행하다가 좌측 보현사로 내림하면 오늘 산행의 끝입니다^^
코브라형님과 행복한나라님^^ 정말 오랜만에 따라나선 행복한나라님이 너무 힘들어하시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곤신봉에서 좌측으로 내림을 하여, 약 3키로정도를 급경사 내리막을 따라 내려오면 최종 날머리인 보현사에 당도하게 됩니다.
오전 10시경 산행을 시작하여 매봉부근에서 1시간을 조금 넘게 쉼을 하구, 최종후미와 같이 하산을 완료하니 오후 4시30분경. 산행거리 약15km. 6시간30분의 산행이었네요. 함께하신 산우님 정말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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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