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헬리코박터균의 정확한 명칭이다.
위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는 헬리코박터균은 급성 및 만성위염, 위·십이지장궤양, 위암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큰 병을 야기할 수 있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시경을 이용하는 검사와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는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먼저, 내시경을 이용하는 검사에는 신속 요소분해효소 검사, 조직검사, 균배양검사가 있다.
내시경을 이용하지 않는 검사에는 혈액검사, 요소호기검사, 대변검사가 있다.
◇ 신속 요소분해효소 검사
내시경 검사가 가능한 경우, 정확도가 높아 1차 검사로 추천되는 검사다.
헬리코박터균이 다량의 요소분해효소를 사용하여 요소를 분해하는 성질을 이용한다.
내시경을 통해 얻은 위점막 조직을 요소와 pH에 색이 변하는 표지자가 있는 용기에 넣는다.
표지자의 색이 노란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했다면,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요소가 분해돼 암모니아가 생긴 것이다.
이로써 헬리코박터균이 있음을 판단할 수 있다.
◇ 혈액검사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체내 혈액 속에 특별한 항체가 생긴다.
그러나 이 항체는 헬리코박터균을 제거하지는 못하고, 균 감염 여부를 평가하는 데만 사용된다.
따라서 채취한 혈액에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항체가 존재한다면, 과거 언젠가 이 균에 감염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 감염됐으나 현재 위점막에는 헬리코박터균이 없고 혈액에만 항체가 남아있는 경우와 현재 감염된 상태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 요소호기검사
호흡만으로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는 편리한 검사다.
요소호기검사도 헬리코박터균이 요산을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변환하는 특성을 이용한다.
4시간 이상 금식한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검사 방법은 이렇다.
먼저, 튜브에 날숨을 불어넣어 검체를 채취한다.
그 후, 요소 용액을 복용하고, 복용 직후 구강을 세척한다.
30분 동안 기다린 뒤, 한 번 더 날숨을 불어 검체를 채취한다.
검사자가 복용한 요소 용액에는 탄소13으로 표지한 요소가 들어있다.
이 요소는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생긴 탄소13으로 표지된 이산화탄소가 폐를 통해 배출되는 양을 측정한다.
검사자의 날숨에서 탄소13으로 표지된 이산화탄소가 발생했다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요소호기검사는 헬리코박터균 치료약인 위산억제제나 항생제 등을 복용한 후,
세균 박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할 수도 있다.
단, 이때는 약 복용 4주 이후에 검사해야 한다.
항생제나 위산 분비 억제제가 검사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헬리코박터균 없애는 치료, 꼭 필요할까?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있는 환자에게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시행하면 재발률이 현저히 감소한다.
따라서 이때는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또, 위암 가족력이 있거나 위암 수술 후에도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헬리코박터균이 감염된 사람의 대부분은 임상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 후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