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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9일, 일요일, Valdivia, Hospedaje Veronica
(오늘의 경비 US $58: 숙박료 $35, 배 관광 18,000, 빵 400, 환율 US $1 = 800 peso)
오늘 숙소 예약을 3일 연장했다. 원래는 Valdivia 북쪽 약 300km에 위치한 Temuco라는 도시에서 3일을 보내려 했는데 아무래도 볼거리가 더 많은 이곳에서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Temuco는 Mapuche 문화를 가장 많은 도시라고 하지만 별로 볼거리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리고 이곳에서 3일을 더 묵은 다음에 25일 미국 행 비행기를 타는 칠레 수도 Santiago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Temuco에서 3일과 Temuco와 Santiago 중간에 있는 해변도시 Concepcion에서 3일을 보내고 Santiago로 가려고 있는데 Temuco, Concepcion 모두 생략하고 Valdivia에서 Santiago로 직행하는 것이다.
칠레 여행에 흥미를 잃은 것이다. 칠레는 2003년-2004년에 거의 한 달을 여행한 곳이라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이곳 휴가철이라 경치가 좋다는 곳은 남미 여행객들로 (대부분 칠레와 아르헨티나 사람들) 너무 붐빈다. 흡사 8월에 한국 동해안이나 제주도를 여행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특별히 불편한 것은 없지만 숙박비, 식비가 생각보다 많이 드는 것이 좀 불만이다.
Santiago로 직행 결정을 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Valdivia-Santiago 거리가 제법 멀어서 (약 850km) 대부분 밤 버스가 다니고 낮에 다니는 버스는 Santiago에 밤늦게 도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에 들어가서 자세히 보니 아침 7시 45분에 떠나서 오후 6시경에 도착하는 버스가 있다. 이곳은 지금 한 여름이라 오후 6시는 대낮 같은 시간이다. 인터넷이 아니면 이런 정보는 쉽게 찾을 수 없다. 관광안내소에서는 버스 스케줄을 잘 모르고 버스 터미널에 가서 직접 알아보는 것은 버스회사가 너무 많기 때문에 원하는 시간에 떠나는 버스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어떤 도시는 버스 터미널이 한 군데가 아니고 여러 군데 있기 때문에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버스 스케줄을 보고 버스표를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전화로 알아볼 수는 있겠지만 나는 스페인어가 딸려서 어렵다. 그러나 요새는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런 정보를 쉽게 찾을 수가 있다. 가끔 현지 언어로만 된 경우가 있어서 문제가 되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별로 많지 않다.
인터넷으로 버스표를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내일 이곳 버스 터미널에 가서 직접 구입할 생각이다. 진짜로 버스가 있는지, 출발시간과 도착시간도 확인하고 버스 승차장 위치도 미리 알아놓고 싶어서이다.
오늘 Santiago 숙소도 예약했다. Santiago의 중앙광장인 Plaza de Armas에서 두 블록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아주 마음에 드는 위치이고 주위에 지하철역, 수퍼마켓, 쇼핑몰 등 다 있고 현대식 고층건물이어서 전망이 좋은 것 같고 침실이 따로 있는 소형 아파트이다. 24시간 동안 여는 리셉션도 있어서 체크인도 쉽게 할 수 있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나 쉽게 받을 수 있다. 이제 내일 Santiago 버스표만 구입하면 25일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의 모든 여정이 확정되는 것이고 예약 같은 것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그저 25일 미국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나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오늘 배 여행은 별로 재미를 못 봤다. Valdivia 앞 강 선착장을 떠나서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있는 도시 Corral에 정박해서 한 시간, 근처에 있는 Mancera 섬에 정박해서 한 시간을 보내고 Valdivia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Corral에는 Valdivia를 해상 공격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세운 요새가 있고 Mancera에도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요새가 있는데 원래의 Valdivia 자리였단다. 무슨 이유로 나중에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것이다.
오후 2시에 떠나서 8시에 돌아왔는데 별로 재미를 못 본 이유는 강경치가 너무 단조로웠고 (처음 10분 동안에 본 경치나 4시간 본 경치나 전혀 차이가 없었다) 배가 만원이어서 좌석이 불편했다. 점심과 나중에 간식을 주었는데 음식은 괜찮았다. 어제 거의 10,000 peso 내고 먹었던 점심 못지않았다. 그러니 4시간 배 타는데 8,000 peso를 낸 것이니 18,000 요금은 괜찮은 가격이었다. 그러나 강경치 보는 것이 지루했고 좌석이 불편했고 Corral과 Mancera 섬 볼거리는 요새뿐이었는데 아주 초라한 모습이었다.
오히려 흥미로웠던 것은 배에 탄 손님들의 생김새였다. 대부분 칠레나 아르헨티나 사람들 같았는데 유럽 백인 같은 사람들도 좀 있었지만 대부분은 백인, 남미 원주민, 아프리카 흑인 피가 섞인 사람들이었다. 백인도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같은 남유럽 사람들과 독일, 영국 같은 북 유럽 사람들은 생김새 차이가 좀 난다. 원주민과 흑인의 피가 섞인 사람들은 섞인 비율에 따라서 생김새 차이가 많이 난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백인들은 원주민이나 흑인 피가 거의 섞이질 않았는데 중남미 사람들은 아주 많이 섞였다. 중남미를 정복한 스페인 정복자들은 대부분 혼자 와서 현지인 처를 들이고 가족을 이루어서 이민 2세 때부터 원주민 피가 많이 섞이기 시작했다. 반면에 미국과 캐나다 백인 이민들은 처음부터 유럽에서 가족을 데리고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오늘 타고 간 유람선
출발 하기 전 유람선 손님들
강을 따라서 Corral까지 왕복 4시간 동안 배를 탔는데 좀 지루했다
고급 저택 같다
바다에 가까운 도시 Corral에 도착했다
스페인 식민지 때 요새
강 입구를 지키면서 Valdivia를 보호했다
옛날 대포
Corral에서 멀지 않은 Mamcera 섬은 Valdivia의 원래 장소였는데 아마 지진 때문에 지금의 장소로 옮겼다
Mancera 섬 선착장
우리 배에서 손님들이 하선하고 있다
Mancera 섬에 있는 모래사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글과 사진을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