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문화 관련 주제의 토론에서 비록 이론으로 무장하고 타당한 근거를 들어 발언하지는 못했지만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 같다. 올해 내가 근무하는 학교가 고려인 마을에 위치하고 있어서 많은 다문화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데, 그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면서 다양한 어려움과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한학기 동안 나의 머릿 속에 자리 잡은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토론에서는 그 답을 찾지 못한 아쉬움에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논문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논문에서는 현대 다문화 사회에서 발생하는 차별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유가의 어울림 철학을 제시했다. 어울림 철학은 기성 체계에 소수자를 강제로 편입시키는 맹목적 동일화와 타자를 배척하는 배타적 경쟁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수평적 관계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 따른다면 학교에서도 다문화 학생의 고유한 문화적 특수성을 한국 사회의 선험적인 보편성에 억지로 귀속시키려 하는 '맹목적 동일화'를 경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다문화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한국에서 살아갈 것이라면, 너희가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고 거기에 적응해야 해.”라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아이들을 아끼고 위하는 마음에 한 말이었지만 낯선 타국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지기를 강요한 것은 아니었을까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논문의 예시처럼 여러 식재료가 각자의 맛을 유지하며 맛있는 국을 이루거나 다양한 악기가 조화를 이루어 음악을 만드는 것처럼 학생들이 각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평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분위기가 필요할 것 같다. 당연히 쉽지 않겠지만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학교 구성원이 끊임없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나간다면 좀더 현명한 방향을 모색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