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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aby carriage, 2003, 72.2×91.3cm, c-pri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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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소 : 인사아트센터 제1전시실 (지하 1층) (02-736-1020) ▣ 전시일정 : 2004년 6월 23일(수) - 7월 5일(화) ▣ 전시초대 : 2004년 6월 23일(수) 오후 6시 ▣ 작가와의 대화 : 2004년 7월 1일(목) 오후 3시 -5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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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서문 |
대도시의 욕망, 부유하는 군중 - 방병상의 사진
- 며칠동안 대도시 중심가의 거리를 걷다보면 우리는 대도시 사람들이 그들의 도시를 가득 메우고 있는 문명의 기적들을 모두 완성시키기 위해 그들이 지닌 인간성의 좋은 부분들을 상당히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고, 또 그러한 문명의 기적들 속에 내재한 수많은 힘들이 활용되지 못하고 억압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중략).... 거리의 혼잡 속에는 이미 무엇인가 인간의 본성에 거슬리는 면이 있다. 각양각색의 계층과 신분에 속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지나치며 몰려가고 있다. 동일한 특성과 능력, 동일한 이해관계를 지닌 이들은 과연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한 사람들이 아닌가?.....그런데도 그들은 마치 서로 아무런 공통점이 없으면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처럼 서로 치닫듯 스쳐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
이 말은 엥겔스가 <영국에서의 노동자 계급의 위치>라는 저서에서 당시 막 생성되기 시작한 200만 혹은 300만이 넘는 많은 인구가 몰려 사는 대도시 런던의 모습을 본 충격과 소감을 묘사한 글의 일부이다. 그리고 발터 벤야민은 이런 엥겔스의 글을 보면서 그가 군중이란 존재에 대해 무척 당황해 하고 도시의 속도감이 그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벤야민은 엥겔스의 묘사는 그의 꼿꼿한 비판적 태도와 고풍스러운 자세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사실 일명 메트로폴리스라고 불리는 대도시라는 인간 삶의 거대 공간은 인류 전체의 역사에서 볼 때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18세기 이후 급격한 산업화의 과정은 그 필요에 따라 필연적으로 도시화의 과정을 수반했고 대도시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대도시라는 새로운 사회, 문화적 현상은 인간의 삶에 대한 감각과 공간의 인식 체계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집단적 주거 공간의 탄생과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군중의 등장이었다. 그래서 근대화가 일찍 진행된 서구 사회에서는 이런 대도시의 환경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19세기 문학, 예술인들의 작업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벤야민은 최초의 모더니스트로 인정받는 보들레르와 그가 살았던 환경으로서 대도시인 19세기 파리에 관한 연구에서 대도시가 얼마나 인간의 공간 의지와 삶의 감각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도시에서 생겨난 대표적인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몇 가지를 꼽았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아케이드 arcade"로서 모든 종류의 상품을 한 곳에 모아 길게 진열해 놓고 선택하게 하는 전혀 새로운 종류의 소비 행태를 가능케 한 것으로 19세기 중엽 파리에 처음으로 등장하게 된다. 그 다음은 "군중"으로서 이는 전혀 새로운 시각적 현상이며 익명성을 전제로 하는 군중 속의 개인은 행동이나 도덕적인 기준도 이전의 전통적인 사회와는 전혀 다르게 된다는 점을 말한다. 그리고 19세기 초 등장한 디오라마 혹은 영화와 같이 동일 이미지나 현상을 서로 관계없는 사람들이 동일한 시공간에서 집단적으로 수용하는 방식 또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하는 것이며 후일 대중문화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 중 군중이라는 개념은 대도시의 문화적 현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우리가 서울의 번화가를 걷다보면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인간의 무리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는 나 또한 다른 사람의 눈에는 군중의 일부로 보일 것이다. 그런데 이 존재는 익명성을 전제로 하면서 각자 다른 목적을 갖고 걸어가고 있으며 가는 장소도 다르고 신분과 계급 등 모든 것이 다르다. 이렇게 각각의 개인은 분화된 존재이지만 보는 사람의 눈에는 동일한 존재로 파악되는 모순 속에서 존재하며, 그렇기 때문에 군중속의 개인은 고독할 수밖에 없다. 이글에서 말하고자하는 방병상의 사진 작업 는 바로 이런 군중의 모습과 그 속에서 익명으로 존재하는 개인의 모습을 다룬 것이다.
방병상의 이번 작업은 압축적인 성장의 과정에서 다른 나라보다는 훨씬 더 급격한 근대화와 도시화를 진행시켜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시 서울의 소위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라고 불리는 한강의 고수부지의 이야기이다. 이곳에서 여가의 생활을 즐기고 행복을 추구하지만 결국 작가의 눈에는 군중인 사람들을 재인식 혹은 재발견하는 과정이다. 작가는 이미 <낯선 도시를 걷다> 시리즈 사진 등을 통해 도심 속의 군중 혹은 군중과 개인의 관계를 다루어 왔었다. 그런 작가의 일관된 관심이 이번 작업에서는 한강 고수부지의 휴일로 옮겨졌다. 작가는 이런 장소를 도시의 <여가공간>이라고 부르고 이를 둘러싼 건물과 자동차 등이 밀집된 도시를 움베르토 에코의 말을 빌려 <과도공간 hyperspace>라고 부른다.
방병상은 대도시의 중심이나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이 여가공간은 실질적인 자연보다도 더 자연 같은 대체의 공간으로서 여가를 즐김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모사공간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은 과거와 미래,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공이 뒤틀리게 뒤섞인 일상의 환경을 경험한다. 대부분의 도시인들은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여가의 시간을 원하는데 이는 <느림>을 향한 욕망이며 이 욕망이 분출하는 장소가 <여가공간>이다. 또 도시인들의 이러한 욕망은 도심 곳곳에 여가공간을 만들었지만, 그곳만 벗어나면 실상 대도시는 과도한 물질문명의 기적들만 존재하며 그것의 특징은 속도 즉 <빠름>을 향한 욕망으로 이것이 분출되는 장소가 바로 <과도공간>이다. <느림>을 원하면서도 <빠름>을 추구하는 뒤틀린 욕망은 바로 군중의 특징이기도 하며, 휴일의 한강 고수부지는 그것이 분출하는 장이라는 것이 작가의 생각일 것이다. 작가의 말을 들어보자.
“맑은 날 한강공원에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특히 주말이면 평일에는 볼 수 없는 인파로 들끓는다. 그들은 자신이 정한 위치에서 가족 또는 연인, 친구단위로 주말 오후를 즐긴다. 제각기 자기의 할 일을 한다. 이러한 군중들의 모습은 서로 비슷한 양상을 띠면서도 천차만별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이유는 하나의 군중으로서 무리를 지으며 드러나는 인상뿐만이 아니라, 개별 인물의 인상착의에서 느껴지는 개성과 여가 공간이라는 특정한 장소에 상응하며 드러나는 이미지가 다양하게 표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군중들의 모습은 마치 한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과도 같이 한낱 이미지로 다가왔다. 그러나 때로는 내가 보고자 하는 대로 한 순간 혹은 특정 대상의 이미지에 시선이 꽂힌다. 그 날의 기분에 의해 시선을 고정시키며 그 순간의 이미지를 드러나게 한다. 이처럼 영속적일 것 같은 현실의 시간에서 군중들의 모습과 개별적 인물의 이미지들이 뿜어내는 행동의 한 단면을 이미지로 담고자 했다. 현실과 비현실의 중간지점에 있는 시간의 간극(틈)을 표현하고자 했다.”
방병상의 이번 작업은 군중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자신의 사유 과정을 드러내기 위해 카메라 앵글의 위치를 바꿔가며 크게 세 가지의 형태를 취한다. 그 첫 번째는 원경의 이미지로서 고수부지라는 대형 공간에서 그 공간의 설정에 따라 움직이는 군중의 흐름을 포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한강 고수부지의 문화적 양상뿐만 아니라 자연을 가장하여 인위적으로 설정된 공간이 어떻게 군중을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중간 정도의 이미지로서 한강고수부지에서 다양한 형태로 보이는 개별 단위의 일행들의 모습을 포착한 것이며 이를 통해 하나의 정제된 이미지를 생산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근거리의 이미지로서 원경이나 중간 이미지에 존재하는 인물들을 근접하여 관찰하고 만나 얘기하는 과정에서 군중 속의 개인을 드러내는 방법을 취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예를 들면 주말나들이를 하면서 애완용 개를 안고 있다든지, 밀짚모자를 쓰고 있거나 민소매 차림의 가벼운 복장을 하고 있다든지 하는 개인의 변별적 특성을 포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대도시는 이미 우리의 삶이고 환경이며 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투의 무관심과 군중의 모습이 숙달된 태도를 갖고 살아간다. 방병상의 사진은 그런 우리의 자화상이다. 문득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뒤틀리고 건조한 우리의 일상을 생각해 본다.
● 글/ 박주석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 사진사)
| 전시작품의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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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ridge, 2004, 72.2×91.3cm, c-pri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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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rubber band, 2003, 72.2×91.3cm, c-pri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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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ree, 2004, 72.2×91.3cm, c-pri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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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clothes, 2003, 72.2×91.3cm, c-print |
| 작가약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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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병 상 ( Bang, Byoung-Sang, 方 炳 相 )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사진디자인전공) 졸업
| 개인전 | 2002년 "Waked in a Strange City"(대안공간 풀, 서울/갤러리 환, 대구) 2001년 "FLOWERS"- (갤러리"O2", 서울) 2000년 "Red Road"- (사진예술 초대전, SK Photo Galley, 서울/영광갤러리 초대전, 부산)
| 단체전 | 2004년 "젊은사진가 포트폴리오전"- (K-MOPA, 일본) "Looking inside" - (백상기념관, 서울) "도시에 머문 시선" - (대안공간 풀, 서울) "오*칠 전"- (갤러리 그린아트, 서울) 2003년 "젊은사진가 포트폴리오전"- (K-MOPA, 일본) "FLOWER GENERATION" - (갤러리 아티누스, 서울) "찾아가는 미술관, 풍경 : 오늘의 시각"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6인의 젊은 사진가들 : 서울발 사진통신"- (갤러리 가디언 가든, 일본) "삶에 스며들다" - (강남 성모병원, 서울) "동강 사진축전 2003" - (영월, 강원도) "서울 생활의 발견" - (갤러리 쌈지스페이스, 서울) "선물 전" - (갤러리 쌈지스페이스, 서울) "Face of Nature" - (갤러리 아트플라자, 춘천) 2002년 "젊은사진가 포트폴리오전" - (K-MOPA, 일본) "아시아 사진비엔날레" - (갤러리 라메르, 서울) "Super Real Life" - (갤러리 요코하마 포트사이드, 일본) "청량리역 30,000+31" - (청량리역, 서울) "하남 국제사진 페스티벌" - 사진과 역사", (하남시청 홀, 하남) "핑야오 국제사진 페스티벌" - (핑야오, 중국) "Photo Finish" - (포스코 미술관, 서울) 2001년 "젊은사진가 포트폴리오전" - (K-MOPA, 일본) "신진작가 발언전"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하루" 기획전 - ("O2" 갤러리, 서울) "산전수전" 기획전 - (대안공간 "풀", 서울) "2001년 아시아 사진가들" - (나고야 시립미술관, 일본) "open city" - (조흥 갤러리, 서울) "( )보다" 기획전 - (국립맹학교, 서울) "보물창고"기획전 - (환 갤러리, 대구) 2000년"젊은사진가 포트폴리오전"- (K-MOPA, 일본) "음예시각"- (한서갤러리, 서울/롯데갤러리, 광주) "2000년 예감"- (타임스페이스, 서울) "사진학 개론-인물과 풍경편" 기획전 - (아트선재센터,서울/아트선재미술관,경주) "가슴으로 말하기"- (올림픽공원, 서울) 1999년 "인간관계로" 기획전- (룩스갤러리, 서울) 1998년 "엿보기"- (사진마당갤러리, 서울) 1997년 "배음"- 2인전, (춘천시민회관, 춘천)
| 수상경력 | 사진비평상, 타임스페이스 젊은사진가상, 월간 사진예술 다음작가상, 박건희 문화재단
| 작품소장 | Joy of Giving Something (USA) Kiyosato Museum Of Photographic Arts (Japan) 동강사진마을 (korea)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