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진부 마평리를 찾아서..."

[천리향]

~^ㄴ^~

2017년 5월 2일(화), 친구의 초청으로 지난 토요일날 가기로 한 계획을 변경하여 다른 한 친구와 함께 평창 진부를 갔다. 평창에는 내년도 동계올림픽을 대비하여 고속도로 및 KTX 철도편을 공사화 하여 강원도의 육로교통은 많이 단축이 된 것만 같았다.

동서울(터미널)에서 평창 진부(뻐스터미널)의 고속버스로는 약 2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07:10 부터 20:40 까지 약 30여 분 간격으로 오고, 가는 고속버스편이 있었다. 친구로 부터 봄이 왔음을 알리는 산약초 새순이 돋아 잠시 바람쐬러 오라는 소식이 왔다. 준비한 산약초의 새순과 숯불돼지고기 안주, 돌배酒 몇 잔은 먹어보고 마시기가 힘든 현실이다.      

대학의 친구는 평창 진부 마평리에서 오래전 부터 귀농하여 희망과 꿈을 키우며 살고 있다. 친구는 깊은 산골에서 天蔘(가시오가피) 등 유용한 한약 식물을 재배하며 송어, 철갑상어, 비단잉어 등 수산어류 양식은 대학 다닐때 꿈이었기에 그동안 어려운 과정은 많았지만, 그 꿈을 조금씩 이루면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

가끔 보는 좋은 글이지만, 친구 마나님이 목판에 새겨놓은 글의 의미를 새겨본다. "가장 좋은 날은 오늘이고, 가장 좋은 일은 용서이고, 가장 큰 재산은 상식이고, 가장 큰 실수는 포기이며, 가장 필요없는 것은 자존심이다"라는 삶의 철학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  모두가 항상 건강한 삶과 함께 희망의 꿈들이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 

후미진 산골짜기에 아름다운 시 한 편이 나무에 새겨 있어서 김형영 시인의 시를 챙겨 보았다. 아무쪼록 친구와 친구마나님의 건강을 기원하고, 현지 방문시에 항상 뜻깊은 음식과 약초를 준비하여 주시어 감사의 글을 드리고 싶다...

 ◈ 월일 : 2017. 05. 02일(화)

 ◈ 장소 :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마평리 '운중천삼방'

 ◈ 만남의 정 : 두룹, 개두룹, 명이, 곰치, 가시오가피 새순 + 돼지고기(목살)구이 안주에 돌배酒

 ◈ 기타 :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가능하면 친구들과 자주 만나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자.

 ※ 김형영 시인의 두 편의 시

 ♧"노루귀꽃" / 김형영

 어떻게 여기 와 피어 있느냐
 산을 지나 들을 지나
 이 후미진 골짜기에,

 바람도 흔들기엔 너무 작아
 햇볕도 내리쬐기엔 너무 연약해
 그냥 지나가는
 이 후미진 골짜기에,
 
 지친 걸음걸음 멈추어 서서
 더는 떠돌지 말라고
 내 눈에 놀란듯 피어난 꽃아

▶ 노루귀꽃 :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전국의 산지에서 자란다. 키는 9~14㎝이고, 잎은 솜털이 많이 나있다. 이른 봄에 흰색, 분홍색, 청색의꽃이 피는데 꽃줄기 위로 한 송이가 달리고 지름은 약 1.5㎝ 정도이다. 열매는 6월에 달린다. 꽃이 피고 나면 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노루귀란 이름을 얻었다.

♤"따뜻한 봄날" / 김형영(원작)  "春日母情"(춘일모정)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請花覽負母(청화람부모)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春日百花滿(춘일백화만)

어머니 좋아라고                     母喜喜如兒(모희희여아)

아들 등에 업혔네.                   孝子負老親(효자부로친)

마을을 지나고                        經里過平野(경리과평야)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回麓林道濃(회록임도농)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哀告哀告呼(애고애고호)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母茫然自失(모망연자실)

봄 구경 꽃구경 눈감아버리더니  春花觀覽止(춘화관람지)

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      握握採松葉(악악채송엽)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路上飛散之(노상비산지)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母呼今何事(모호금하사)

꽃구경은 안하시고 뭐하시나요.  胡爲不花覽(호위불화람)

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鎭靜散松葉(진정산송엽)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念慮子歸家(염려자귀가)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子呼勿失路(자호물실로)

▷ 이 시는 아들의 등에 업혀 고려장을 앞둔 노모의 마음을 담은 시이다.

 ※ 김형영 시인은 1944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1966년 문학춘추 신인 작품 모집, 1967년 문공부 신인 예술상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 『침묵의 무늬』 『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 『다른 하늘이 열릴 때』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새벽달처럼』 『홀로 울게 하소서』 『낮은 수평선』과 시선집 『내가 당신을 얼마나 꿈꾸었으면』이 있으며, 현대문학상(1988), 한국시협상(1993), 서라벌문학상(1997), 가톨릭문학상(2005), 육사시문학상(2009), 구상문학상(2009) 등을 수상했다.

< 돌배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