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만 3000원이지5000~6000원씩 받고 파는 칼국수와 비교해도
맛이나 질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ㆍ
주머니 얇은 사람이나 시장 나들이 나섰다가 출출할 때
이곳에 들러 후루룩 칼국수 넘기면 배도 부르고
다음 행선지로 가는 발걸음도 가볍다ㆍ
남편과 함께 가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집을 두고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한다ㆍ
나는 어디든 손님이 적어 자리가 빈 곳을 우선해 들어가자고 한다ㆍ
하지만 남편은 긴 줄을 서 번호표를 받더라도 성남칼국수로 가겠다고 한다ㆍ
결론 따로 먹는 거다ㆍ
나는 이화국수집에서 손칼국수를 시켜 통통한 식감의 칼국수와 아삭하고 달큰한 김치를 먹는다ㆍ
남편은 성남칼국수에서 장칼국수를 시켜 부들부들한 면발의 식감과 잘 익은 김치 맛을 즐긴다ㆍ
각자 먹고 싶은 대로 따로 먹고 다시 만나면 된다ㆍ
오늘처럼 장맛비가 내리는 날에는 칼국수 생각이 간절하다ㆍ
비오는 날, 칼국수나 부침개 같은 밀가루 음식이 생각나는 이유는 감성적인 이유보다 과학적이다ㆍ
밀가루에는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라는 성분을 구성하는 단백질,아미노산,
비타민 B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ㆍ
따라서 비오는 날,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우울한 기분은 물론 우수나 감상에 젖어
기분이 쳐지는 것을 막아 준다ㆍ
또 밀가루가 갖고 있는 탄수화물 성분이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데도 효과적이다ㆍ
비 오는 날은 저기압으로 냄새가 위로 올라가지 못 하니
낮게 깔려 퍼지는 고소한 부침개 냄새 역시 입맛을 자극한다ㆍ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니 칼국수 한 그릇 후루룩 들이키고 싶다ㆍ